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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egeun61 님의 서재입니다.

표지

독점 바람의 저쪽, 구름의 이쪽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공모전참가작

이검혼
그림/삽화
검혼
작품등록일 :
2022.05.14 14:25
최근연재일 :
2022.07.19 10:58
연재수 :
58 회
조회수 :
94,450
추천수 :
489
글자수 :
241,019

작성
22.06.13 11:11
조회
1,463
추천
7
글자
9쪽

내가 저 그림을 전부 이해하면 그녀가 나에게 올까?

누구에게나 그럴싸한 계획은 있다.




DUMMY

무향이 어떤 단호한 결심을 한 것 같은 표정을 내보이며 대답했다.


“바로 그런 사태를 막기 위해서라도 저는 반드시 알아야 하겠습니다.”


“어-허-허-허-헛!”


맹주가 몇 차례 헛웃음을 짓고 나더니 가소롭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지금 자네 능력으로 그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나?”


무향이 전혀 물러서지 않고 말했다.


“정 그러시면 지금 당장 시험을 한 번 해보시든지요?”


맹주가 한동안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고 나서 말했다.


“자네가 정 고집을 버리지 않겠다니 어쩔 수 없네. 내가 지정한 사람의 삼 초를 버티면 내가 진 걸로 하겠네.


자네가 지면 무조건 내 말을 따라야 하네. 내 제안을 받아들이겠는가?”


무향이 수락한다는 의미로 고개를 끄떡였다. 그러자 맹주가 천장에서 탁자 위에 늘어뜨려진 세 개의 줄 중에서 푸른색 줄을 잡아당겼다.


잠시 후 흑의 무복을 입은 사내의 목소리가 집무실 밖에서 들렸다.


“맹주님 찾으셨습니까?”


“지금 당장 천무대주를 연무장으로 가 있으라고 하게. 검을 가지고.”


맹주의 지시에 옆에 있던 여 총사가 더 깜짝 놀라는 것 같았다. 그리고 혼잣말을 웅얼거렸다.


“이런 일로, 맹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천무대주를 부르다니···.


마천에 무천이 있다면, 무림맹에는 천무대가 있다고 사람들이 말하는 바로 그 천무대의 대주를···.”


* * *


연무장 한가운데 흑의 무복을 단정하게 입은 한 사내가 구름 한 점 없는 투명한 하늘을 올려다보며 서 있었다.


아니, 잘못 보았다. 거대한 검이 한 자루 서 있었다. 난생처음 보는 거대한 검이었다. 가까이 갈수록 검은 더 거대해져서 무향의 전신을 짓누르는 것 같았다.


무향은 그 거대한 검과 오 장 정도의 거리를 두고 멈추어 섰다. 그는 사십 대 초반 정도로 잘 단련된 근육질의 몸을 갖고 있었다. 눈빛은 깊은 물처럼 잔잔하고 무심했다.


그가 가만히 있는데도 불구하고 무향은 거대한 검이 자신을 갈라오는 듯한 압박감 느꼈다.


조금만 움직이면 그의 검이 대기를 가르며 자신에게 날아들 것 같았다. 숨 쉬는 것조차 조심 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


무향이 먼저 그에게 공손하게 예를 갖추었다.


“유씨세가의 식객 이무향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천무대주 임아흔이라 하네. 나이에 비해 아주 좋은 검을 가지고 있군.


조심하게. 나는 아무리 사소한 대결에서도 진지한 사람일세. 자, 시작할까.”


그가 내뿜는 압박감을 해소하기 위해 무향은 먼저 천뢰검을 뽑았다. 곧바로 천뢰검에 진력을 주입하기 시작했다.


우-르-르-콰-콰-쾅!


주인의 의도를 알아채기라도 한 듯 천뢰검이 주변의 대기를 뒤흔드는 뇌성雷聲과 동시에 시퍼런 뇌기雷氣를 내뿜었다. 검신에서 뇌기가 파-츠-츠-츳 소리를 내며 일렁거렸다.


무향의 모습을 바라보던 임아흔이 가만히 고개를 끄떡이고는 천천히 검을 뽑아 들었다. 서로의 예전 초식이 끝나자마자 무향이 먼저 천뢰섬을 펼치며 임아흔을 공격했다.


천뢰검에서 쏟아진 수십, 수백 가닥의 시퍼런 번갯불이 임아흔의 전신요혈을 향해 벼락처럼 쏘아져 갔다.


천뢰검의 시퍼런 검기가 자신의 요혈 지척에 이르렀을 때 돌연 임아흔이 허공에 원을 하나 그리는가 싶더니 검 끝을 원의 한가운데로 힘차게 찔러넣었다.


임아흔의 독문절기인 파성검破星劍의 제일 초식이었다.


그 순간 무향은 마치 압축된 대기가 가슴 바로 앞에서 갑자기 폭발하면서 자신을 덮치는 것 같은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콰-콰-르-르-콰-쾅!


두 사람의 검기가 사나운 기세로 충돌했다. 수백, 수천 개의 가죽 북이 동시에 터지는 것 같은 엄청난 파열음이 들리더니 두 사람의 주변은 솟구친 흙먼지로 시야가 온통 뿌예졌다.


흙먼지의 소용돌이 속에서 억지로 참다가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내뱉는듯한 하나의 짧고 묵직한 신음성이 터져 나왔다.


그것은 바로의 무향의 입에서 나온 신음이었다. 시야가 조금 투명해졌을 때 두 사람의 모습이 희미하게 보였다.


무향은 뒤로 세 걸음이나 물러나 입가에 가느다란 한 줄기 핏물을 머금은 채 신형을 비틀거리고 있었다.


단 일 초의 교환으로 무향은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다. 몇 번의 기연과 피나는 수련으로 무향은 자신의 무공에 대해 나름 어느 정도의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임아흔과의 단 일초의 교환으로 자신의 자부심이 얼마나 가소로운 것인지 절실히 깨달았다.


무향이 받은 충격보다 더 큰 충격을 받은 사람은 무향을 직접 상대한 임아흔과 멀찍이서 그들의 비무를 관전하던 맹주였다.


임아흔과 맹주는 천뢰검으로 펼치는 천뢰섬을 보고 화들짝 놀랐다. 난생처음 보는 괴이하면서도 강렬한 무공에 입을 딱 벌렸다.


그들을 더 놀라게 한 것은 무향의 천뢰검법이 너무도 미숙하다는 점이었다. 그런 미숙함에도 저 정도의 위력을 보이는 것에 그들은 진정으로 놀랐다.


만약 몇 년이 더 흘러 무향이 자신의 검을 완성한다면 이곳에 있는 어느 누구도 무향과의 승부를 자신할 수 없을 것이라고 그들은 똑같은 두려움을 느꼈다.


이번에도 무향이 선제공격을 했다. 천뢰검에 내력을 주입하자마자 무향은 천뢰파의 초식으로 임아흔의 전신요혈을 짓쳐갔다.


검기가 일직선으로 뻗어가던 아까의 공격과는 달리 이번에 천뢰검에서 쏟아진 시퍼런 번갯불에는 직선 속에 곡선의 섬광이 곡선 속에 직선의 섬광이 뒤섞여 있었다.


무향의 초식을 가만히 들여다보던 임아흔은 돌연 하늘을 세로로 베듯이 허공에서 땅으로 천천히 검을 내려그었다.


무향의 번갯불과 임아흔의 대각선이 두 사람의 정중앙에서 충돌했다. 한순간 장내의 대기가 찢어발겨지는 듯한 엄청난 파열음이 터졌다.


허공에 솟구쳤던 흙먼지가 가라앉자 장내의 상황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임아흔이 뒤로 두어 걸음 물러난 채 살짝 신형을 휘청이다 즉시 바로 세운 반면, 무향은 대여섯 걸음이나 뒤로 주를륵 밀려나 제 발등에 한 사발의 선혈을 토한 후 여전히 신형를 부르르 떨고 있었다.


이번 격돌로 무향은 더 이상 버티기 힘든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내기가 참을 수 없을 정도 로 진탕되어 서 있기조차 힘이 들었다.


하지만 절대로 쓰러질 수는 없었다. 바로 이 순간에도 자신의 머리 위 저 먼 하늘에서 그녀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기에.


무향은 진탕되는 내기를 억지로 억누르며 마지막 남은 진력을 천뢰검에 주입하면서 임아흔을 바라보았다. 그는 수미산의 천년바위처럼 어떤 동요도 없었다.


무향이 천뢰검을 가슴께로 힘차게 들어 올렸다. 무향은 벼락같은 기합을 내지르며 마지막 초식인 천뢰환을 전개했다.


천뢰검에서 쏟아진 무수한 번갯불의 시퍼런 점이 임하흔의 전신요혈을 벼락처럼 찍어갔다.


무향의 번갯불을 뚫어지게 바라보던 임아흔이 허공에 자신의 검을 일직선으로 똑바로 세웠다가 갑자기 부르르 떨었다.


파성검破星劍의 제삼초식 파성단혼이었다.


임아흔의 파성검에서 일순간 은빛 실선이 마치 우산의 살처럼 사방으로 비산했다가 한순간 다시 하나로 수렴해 무향의 전신요혈로 쇄도했다.


천뢰검의 시퍼런 번갯불과 파성검의 은빛 섬광이 두 사람의 한가운데서 맹렬하게 충돌했다. 두 사람 사이에 있던 땅거죽이 통째로 뜯겨 허공으로 치솟았다.


연무장 한가운데 누군가 일부로 판 것 같은 커다란 응덩이가 생겨났다. 허공으로 치솟았던 땅거죽이 흙덩이로 변해 투두둑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임아흔은 서너 걸음 뒤로 물러나 한동안 신형을 세차게 떨었다.


반면 무향은 아예 셀 수도 없을 정도로 뒤로 밀려나 연신 제 발등에 선혈을 토하며 검으로 간신히 땅을 짚고 서 있었다. 아니, 간신히 버티고 있었다.


무향이 억지로 신형을 꼿꼿히 세우고는 먼발치에 있는 맹주를 쳐다보며 고함을 질렀다.


“맹주! 나는 쓰러지지 않았소. 약속을 지키시오!”


맹주가 잠시 넋이 나간 듯한 눈빛으로 무향을 바라보다 고개를 돌리지도 않은 채 총사에게 말했다.


“총사님, 저 아이의 내상을 치료한 후 무아대사에게 데려다주시오. 도대체 무슨 사연이 있기에 저 지경이 되었어도 그걸 포기하지 못한단 말인가?


인간의 일을 넘어선 것은 하늘이 알아서 하겠지. 인간의 순리와 하늘의 순리는 원래 다른 것이니까.”


맹주와 여 총사가 자리를 뜨자마자 무향은 땅이 꺼지듯 제자리에 푹 꺼져 내렸다.


* * *


바람이 살랑거릴 때마다 수면에 닿을 듯 말 듯 늘어진 수양버들의 잔가지들이 무심하게 어디론가 흘러가는 수면 위에 의미를 알 수 없는 수묵화를 그렸다.


내가 저 그림을 전부 이해하면 그녀가 나에게 올까?




그의 뱀 같은 징그러운 눈빛은 마주치는 것만으로도 모골이 송연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 작성자
    Lv.1 k808_ahj
    작성일
    22.06.16 00:18
    No. 1

    소제목을 보고 어떤 내용일까 기대하며 읽었네요
    소제목과 같은 마지막 문장 좋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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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저쪽, 구름의 이쪽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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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저 그림을 전부 이해하면 그녀가 나에게 올까? +1 22.06.13 1,464 7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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