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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egeun61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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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바람의 저쪽, 구름의 이쪽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공모전참가작

이검혼
그림/삽화
검혼
작품등록일 :
2022.05.14 14:25
최근연재일 :
2022.07.19 10:58
연재수 :
58 회
조회수 :
94,436
추천수 :
489
글자수 :
241,019

작성
22.06.12 16:27
조회
1,476
추천
6
글자
9쪽

자네 방금 마경魔經이라 했는가!

누구에게나 그럴싸한 계획은 있다.




DUMMY

차를 한 모금 마시고 난 총사가 무향을 바라보며 말했다.


“서찰을 통해 현재 유씨세가의 사정이 어떤지는 대충 짐작이 가고도 남네. 수석장로 유가량이 외부의 세력과 결탁해 모반을 꾀했다지.


그와 결탁한 세력이 마천일 가능성이 농후하고.


내 친구 유 장주가 정말 상심이 크겠어.”


총사의 말이 잠시 끊어졌을 때 무향이 재빨리 그의 말을 받았다.


“참으로 보통 일이 아닙니다. 그뿐만 아니라 지금 강소에는 <천지회>라는 신흥 세력이 발호해 유씨세가의 상권을 야금야금 파먹고 있습니다.


제가 조사한 바로는 그들 또한 마천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습니다. 맹의 철저한 조사와 대비책이 시급히 요구됩니다.”


“안 그래도 <천지회> 때문에 맹에서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네. 촌각이 멀다 하고 정보전으로 <천지회>에 대한 정보가 날아들고 있네.


호법 말대로 <천지회>뒤에는 마천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 틀림없네.


그렇지 않다면 강소에서 누대로 뿌리를 내린 기존 상권을 단시일에 밀어내고, 그토록 쉽게 자리를 잡을 수 없다는 게 내 생각이네.


도대체 마천이 요즘 무슨 흉계를 꾸미고 있는지 모르겠네. <천지회>라는 사이비 세력을 만들어 중원의 자금을 싹싹 긁어모으고 있으니.


틀림없이 뭔가 엄청난 일을 꾸미고 있기는 한데 아직 그 실체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네. 맹의 전체 일을 책임지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부끄러울 따름이네.”


무향이 총사의 자책을 위로라도 하듯이 두둔하는 어조로 총사의 말을 거들었다.


“그게 어찌 총사님 개인의 잘못이겠습니까? 철저히 숨기려고 하는 마천의 흉계가 그만큼 은밀하고 교묘하다고 봐야겠지요.


그리고 혹시나 해서 드리는 말씀인데, 유씨세가처럼 무림맹에도 간자가 있을 수 있으니 내부 단속도 철저하게 하셔야 뒤탈이 없을 것입니다.”


“호법의 말이 백번 지당하네. 안에서 정보가 새면 모든 게 헛것이지. 그게 가장 중요해. 그리고 유씨세가 일은 너무 걱정하지 말게.


내가 조만간 맹주님의 결재를 득해 진상 조사단을 구성해, 즉시 세가로 파견하도록 하겠네.


세가의 내분이야 맹이 관여할 바는 아니지만, 그 내분에 마도의 세력이 개입했다면 그건 또 다른 문제일세.


뭐니 뭐니 해도 맹이 최우선으로 해야만 하는 일이 바로 맹에 회비를 내는 회원들을 보호하는 것이네.


너무 걱정하지 말게. 모든 일이 다 잘 될 걸세. 그리고 유 장주에게 내 안부를 전해주게.”


세가와 관련된 일을 끝으로 유 총사가 둘의 만남을 대충 마무리 지으려고 했을 때 무향이 한층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유 총사를 주시했다.


무향의 표정이 심상찮다는 걸 직감한 총사가 마시던 차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내게 더 할 말이 있는가? 무슨 사인인지 괘념치 말고 말해 보시게. 나는 강호와 관련된 어떤 이야기도 들을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일세. 그게 또한 내 일이네.”


유 총사의 권고가 끝나자마자 무향이 조심스럽게 운을 뗐다.


“총사님! 혹시 마경魔經이란 서책을 아십니까?”


총사 여홍빈이 너무 놀라서 입을 딱 벌리며 소리쳤다.


“자네 방금 마경魔經이라 했는가! 그 말을 어디서 들었는가? 하나도 빠짐없이 사실대로 말하게. 그건 강호의 운명과 직결된 사안이네!”


총사가 너무 놀라는 바람에 무향도 갑자기 뜨악해졌다.


무향은 한 차례 호흡을 가다듬었다.


무향은 야화로의 흑호라는 자가 이가장에서 그 서책을 빼돌린 사실과 이가장의 멸문에 관해서 말했다. 자신과 자영에 관한 이야기는 쏙 뺀 채.


무향의 이야기를 다 듣고 난 총사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여전히 놀라움과 불안이 가득 담긴 흔들리는 눈빛으로 무향을 쳐다보며 말했다.


“이곳에서 잠시만 기다리시게. 이 사안은 나 혼자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아니네. 맹주님에게 잠시 갔다 오겠네.”


여 총사는 거의 한 시진 이상이 지나서야 집무실로 되돌아왔다. 그사이 너무나 무료했던 무향은 시비에게 말해 차를 두 주전자나 더 마셨다.


여 총사는 집무실로 들어오자마자 무향에게 자신과 같이 가자고 했다. 그는 무향을 데리고 곧장 맹주전으로 향했다.


현 맹주는 남궁세가 출신이다.


맹주 제왕검 남궁무진은 오십 대 중반으로 남궁세가의 가주인 남궁무린의 바로 아래 동생으로 세가의 무공인 제왕검형의 극의를 보았다고 세간에 알려져 있었다.


맹주의 집무실은 맹주전 가장 깊은 곳에 있었다. 무향이 집무실로 들어서자 맹주가 입가에 은은한 미소를 지으며 반갑게 맞이했다.


무향은 깍듯하게 포권의 예를 취하며 맹주에게 인사를 건넸다.


“강소 유씨세가의 식객 이무향이 맹주님을 뵙습니다.”


맹주는 가볍게 고개를 끄떡이고는 여 총사와 무향에게 자리를 권했다. 무향이 자리에 앉자 맹주가 직접 차를 한 잔 따라 주었다.


잠시 무향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맹주가 말했다.


“자네가 바로 혜성처럼 갑자기 강호에 나타나 파란을 일으키고 있는 신진고수 ‘무형마권’인가?”


‘무형마권’이라니!


무향은 이게 대체 무슨 소리인가 싶었다. 무향은 의아한 표정으로 맹주의 말을 되받았다.


“무형마권이라니! 대체 누굴 말씀하시는 건지?”


“으-하-하-하-핫!”


맹주가 어이없다는 듯 갑자기 앙천대소를 터트렸다. 잠시 후 웃음을 그친 맹주가 무향의 멀뚱한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자네, 이틀 전 검도 뽑지 않고 맨손으로 패도방을 작살내지 않았나. 그때부터 사람들이 자네를 무형마권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네.


강소에서는 천뢰검이란 별호로 불리고, 낙양에서는 무형마권으로 불리는 걸 본인만 모르는 모양일세.


도대체 자네의 사문은 어디인가?”


그제야 맹주의 말뜻을 알아차린 무향이 겸연쩍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따로 사사한 사문은 없습니다. 가문에 대대로 내려오는 검법과 장법 몇 초식을 익혔을 뿐입니다.”


맹주가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빙긋이 웃고는 더 이상 무공의 연원에 대해서는 묻지 않았다.


하지만 잠시 후 조금 전과는 완전히 다른 심각한 표정으로 무향을 쳐다봤다. 그리고 말했다.


“자네, 마경에 관해서 여 총사 말고 다른 누구에게 말한 적 있나?”


무향이 말했다.


“아직 아무에게도 말한 적 없습니다.”


맹주가 예의 심각한 표정을 지은 채 좀 전에 하던 말을 이었다.


“잘했네. 앞으로도 절대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게. 설사 황제가 묻더라도.”


무향이 궁금증을 견딜 수 없어 맹주에게 되물었다.


“맹주님, 그게 도대체 무슨 책인데 그리 쉬쉬합니까? 그리고 제가 그 사실을 안 게 뭐 그리 중요합니까. 그 사실을 알려드린 게 더 중요하지”


“자네는 더 이상 알 필요가 없네. 이만 마경에 대해서는 모두 잊게. 이건, 자네 차원에서 감당할 수 있는 일이 아니네.


어디서든 절대로 발설하지 말게. 알겠나. 내 말을 무시하면 자네의 목숨은 장담하지 못하네.”


맹주는 맹주라는 직함이 가진 권위로 무향의 입을 막겠다는 듯이 강하고 단호한 어투로 말했다.


하지만 무향은 반드시 알아야 했다. 그녀의 복수 때문이라도.


무향이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는 각오를 담은 눈빛으로 맹주의 눈을 정면으로 마주 보며 말했다.


“그럴 수는 없습니다. 맹주님. 저는 반드시 알아야겠습니다.


그 이상한 책 한 권 때문에 제가 꿈꾸었던 제 삶이 송두리째 짓뭉개 지고 말았습니다.


내 이야기조차 내가 맘대로 할 수 없는 삶을 나는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습니다.”


맹주가 한동안 난감한 표정을 짓더니 어렵게 운을 뗐다.


“자네는 강호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무향이 잠시의 시차를 두고 대답했다.


“강호란 모든 강호인의 욕망이 뒤엉켜 소용돌이치는 늪이라고 생각합니다.”


맹주가 다시 물었다.


“자네는 꿈꾸는 강호는 어떤 강호인가?”


무향이 즉시 대답했다.


“힘과 돈과 권력과 문파가 아니라 사람이 우선하는 강호입니다.”


맹주가 아무 말 없이 무향을 한동안 물끄러미 쳐다봤다.


무향의 표정을 살피는 맹주의 눈길이 수없이 무향을 움켜쥐었다 놓아주기를 반복했다.


무향을 뚫어지게 바라보던 눈길을 잠시 거둔 맹주가 창밖의 먼 산을 바라보며 말했다.


“강호에 대한 자네의 생각은 그리 틀린 것이 없네. 각자의 마음속 강호는 모두 다를 수밖에 없으니까.


그리고 자네가 꿈꾸는 강호 또한 당연히 존중받을 가치가 있고 마땅히 존중받아야 하네.


하지만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강호와 몸으로 겪어야 하는 강호는 많이 다르지.


내가 자네에게 마경에 대해 잊으라고 한 이유는 그 비밀이 새어 나가는 것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그렇게 새어 나간 비밀이 강호에 만들어낼 감당할 수 없는 파장 때문이네.


마경의 비밀이 강호에 흘러들면 강호 전체가 탐욕에 빠져 거대한 혼란에 휩싸일 것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네. 강호란 원래 그런 곳이네.


그 탐욕의 끝은 정도와 흑도로 갈라진 양쪽 진영의 목숨 건 전면적인 충돌뿐이네.


그러면 강호는 또다시 그 누구도 책임질 수 없는 무수한 피를 흘리게 될 게 뻔하네.


나는 뻔히 예상되는 그런 걷잡을 수 사태를 그냥 방관할 자신이 없네.


그래도 굳이 마경에 대해 알아야 하겠나?”




그의 뱀 같은 징그러운 눈빛은 마주치는 것만으로도 모골이 송연했다.


작가의말

hawthom님의 지지에 감사를 드립니다. 님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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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그리고 고색창연한 금琴 하나가 놓여있었다. +2 22.06.17 1,347 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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