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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egeun61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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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바람의 저쪽, 구름의 이쪽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공모전참가작

이검혼
그림/삽화
검혼
작품등록일 :
2022.05.14 14:25
최근연재일 :
2022.07.19 10:58
연재수 :
58 회
조회수 :
93,814
추천수 :
489
글자수 :
241,019

작성
22.06.09 11:56
조회
1,533
추천
6
글자
9쪽

때론 자비를 베푸는 것도 죄를 짓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그럴싸한 계획은 있다.




DUMMY

반노살수에게 당한 독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어지간한 독을 견딜 수 있는 몸이 되었고, 내공까지 증진되지 않았던가?


또 은잠조와 잠형조에 쫓기다 수백 년 된 산삼을 복용하는 기연도 있지 않았던가?


그런 행운이 없었다면 아마 지금쯤 곽력의 귀명도에 틀림없이 목이 떨어졌을 것이다.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 내일 일은 내일 걱정하면 된다. 부닥치다 보면 어떻게든 해결될 것이다. 무향은 반주와 함께 저녁을 먹고 나자 식곤증이 몰려왔다. 곧장 방으로 올라갔다.


침대에 눕기 위해 겉옷을 벗을 때 품속에서 뭔가 툭 떨어졌다. 무림쌍괴가 선물로 준 책자였다.


혈수마 단우천이 준 것은 비도술이었고, 반마선 마하연이 준것은 용독술과 진법에 관한 것이었다.


무향은 침대에 비스듬히 누워 마하연이 준 용독술과 진법에 관한 책자를 먼저 살펴보았다. 반노쌍살에게 독으로 호되게 당했기 때문이었다.


제목도 없는 그 서책은 마하연이 여러 책자에서 기본적으로 필요한 용독술과 진법을 발췌해서 만든 것이었다. 알아두면 강호행에 요긴할 것 같았다.


<무흔비도無痕飛刀> 단우천이 준 책자의 제목이었다. 제목이 거창했다. 피식 웃음이 나왔다. 책자를 살펴보던 무향은 화들짝 놀랐다. 대단한 비도술이었다.


극성에 이르면 소리도 느낌도 없는 무음, 무적의 상태에서 상대를 죽일 수도 있는 비도술이었다. 무엇보다도 숨어 있는 다수를 상대할 때 아주 효과적일 것 같았다.


무향은 비도에 천뢰기를 주입해 발출하면 어느 정도의 위력이 있을까 상상하다 금새 곯아떨어졌다.


무림맹을 찾는 일은 누구에게 물어볼 필요도 수소문할 필요도 없었다. 낙양에 사는 사람이라면 모두가 알고 있었다.


그만큼 무림맹이 무림에서 차지하는 위치는 대단했다. 그 규묘는 또한 어지간한 성城을 방불케 했다.


백도의 거의 모든 문파와 방파가 맹에 가입해 있었다. 그들은 매년 적지 않게 맹에 회비를 낸다. 맹은 자체적으로 경비를 충당하는 사업체를 갖고 있지는 않았다.


맹이 사용하는 경비는 거의 전적으로 맹에 가입한 문파와 방파의 회비로 충당되었다. 가끔 황궁이나 관이 해결하기 곤란한 의뢰를 받아 일을 해결하면 큰 목돈을 받기도 했다.


맹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일은 회원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것이었다. 맹에 가입한 문파나 방파가 사마외도와 충돌이 생기면 맹은 즉각 출동했다. 그것이 맹의 존재 이유였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 모든 것이 변하게 마련. 오래 고인 물이 썩듯이 요즘의 맹은 자신의 존재 이유를 거의 잊은 듯했다.


맹의 실권을 쥔 오대세가와 구대문파들이 서로 이권이 걸린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이전투구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래서 맹을 탈퇴하는 군소 방파들의 숫자가 매년 늘어나고 있었다.


성문 주변에는 회합에 참가하려는 오대세가와 구대문파의 제자들과 식객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그들이 성문 옆 대형 탁자에 비치된 방명록에 서명하느라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수십여 명의 무림맹 무사들이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분주하게 설치고 있었지만 워낙에 사람이 많아 역부족이었다.


무향은 사람들의 틈을 비집고 가장 직급이 높아 보이는 무사를 향해 곧장 다가갔다. 바로 그때 창을 꼬나쥔 무사 하나가 무향을 제지하며 말했다.


“순서를 지키시오. 어느 문파에서 오셨소.”


무향이 가볍게 포권을 취하며 말했다.


“난 회합에 참석하러 온 것이 아니오. 여홍빈 총사를 만나 뭔가 긴히 전달하기 위해 왔소.”


무사가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잠시만 기다리시오. 내 상황을 봐서 보고하고 오겠소.”


얼마 후 그 무사의 상사로 보이는 황의인이 무향에게 다가왔다. 그는 사십 대 초반으로 안광이 형형했다. 그가 무향에게 간단히 읍을 하고는 말했다.


“나는 오늘 이곳의 질서와 치안을 책임지고 있는 총순찰 팽경수요. 그래, 귀하께서 총사님에게 전할 것이 있다면서요. 그게 대체 뭐요.”


무향이 공손하게 포권을 취하며 말했다.


“중요한 사안이라. 직접 총사님을 만나 뵙고 전하면 안 되겠소?”


총순찰이 성가시다는 표정을 지으며 퉁명스럽게 무향의 말을 받았다.


“지금 이곳의 상황을 보고도 그런 말이 나오시오. 지금 총사님께서는 단 일각이라도 몸을 뺄 수 없소. 그게 뭔지는 모르지만 나한테 맡기시오.


내가 짬을 봐서 틀림없이 전해드리겠소. 그걸 나에게 주시오”


무향이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품속에서 서찰을 꺼내며 말했다.


“강소의 유씨세가 가주님이 총사님께 은밀히 전하는 서찰이오. 반드시 전달되어야 하오.”


“그건 염려 마시오. 어디에 머무르고 있소, 나중에 연락하려면 알아야 하니까.”


총순찰이 서찰을 뭄속에 집어넣으며 말했다.


“<여미루>에 머무르고 있겠소. 점소이에게 일러두겠소. 내가 잠시 부재하더라도 꼭 연락을 주시오”


“알겠소. 하지만 빨라도 이틀은 기다려야 할거요.”


그 말을 마지막으로 맹 안으로 들어가려는 그의 품속에 무향이 은자 열 냥을 집어넣었다. 아무런 소득도 없이 세가로 돌아갈 수도 없었다. 뭔가 얻어가야 가주에게 할 말이 있다.



* * *


할 일이 없었다. 무향은 무림맹에서 연락이 올 때까지 아무것도 할 게 없었다. 그렇다고 정말로 아무것도 안 하고 시간만 보낼 수는 없었다.


몸에 좀이 슬 지경이었다. 처음에는 그런대로 재미나던 성도 구경도 한나절도 되지 않아 지겨워졌다. 종일 대로 주변을 돌아다니다 보니 점포들의 간판까지 죄다 외울 지경이었다.


처음에는 이것저것 신기한 물건을 사는 소소한 재미도 있었으나 성도를 몇 바퀴 돌고 나자 그것 또한 금새 지겨워졌다.


무향은 성도의 뒷골목을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대로가 낙양의 화장한 얼굴이라면 후미진 뒷골목은 맨얼굴이다.


화장한 얼굴을 팔기 위해 음지에서 피땀을 흘리는, 과거의 자신 같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대로의 그림자 같은 곳이다.


습관과 기억은 참 무서운 것이다. 그런 후미진 뒷골목을 어슬렁거릴 때면 무향은 웬지 뭔가 모를 편안함을 느끼곤 했다.


습하고 퀴퀴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오랜만에 맡아보는 익숙한 냄새였다. 마치 고향에 돌아온 것 같은 느낌이었다.


과거는 지긋지긋하면서도 끈덕진 것이었다. 당시 자신의 삶을 옭아맸던 모든 것이 너무 혐오스러울 것이라 여겼는데, 그게 아니었다.


자신은 이제 더 이상 그런 삶을 살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오히려 아련한 향수마저 불러일으켰다.


그런 세상는 이제 더 이상 자신과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면 할수록, 알 수 없는 어떤 그리움이 그 시절을 더 생각나게 만들었다.


삭풍이 몰아치던 한겨울 며칠을 쫄쫄 굶어 너무나 배고 고팠던 어린아이가 누군가 실수로 땅에 떨군 먹다 만 흙 묻은 만두를 얼른 주워 호호 불며 맛나게 먹었던, 그런 맛과 냄새를 뒷골목이 기억나게 했다.


무향이 잠시 뒷골목의 향수에 젖어 과거를 회상하던 바로 그 순간, 아-악! 하는 비단 폭을 찢는 듯한 여인의 비명이 들렸다.


“제기랄, 이것도 호사라고! 이런 것에도 마魔가 낀단 말인가!”


무향은 속으로 투덜거렸다. 하지만 몸은 이미 비명이 들린 곳에 날아가 있었다. 네 명의 흉신악살처럼 생긴 놈들이 칼을 빼든 채 두 명의 여인을 희롱하고 있었다.


이미 한 명의 여인은 입가에 핏물을 베어 문 채 구석에 널브러져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도 단정한 녹의 경장을 입은 이십 대 초반의 여인은 전혀 기가 죽지 않은 당당한 태도로 사내들을 노려보며 일갈했다.


“강호에도 황법이 엄연하거늘, 대낮에 아녀자를 희롱하는 것도 모자라 사람까지 해하다니. 썩 물러나지 못할까!”


“황법 같은 소리 하고 자빠졌네. 여기 낙양 뒷골목에서는 황법은 없어. 있는 것이라고는 칼법밖에 없어. 젊은 남녀가 서로 재미 좀 보자는데. 웨~엔, 화~앙~법!


하긴, 여자가 좀 앙탈 부리는 맛이 있어야지. 밍밍하면 영 재미가 없지. 고년 고거 얼굴도 반반하고 툭 쏘는 맛도 있어서 더 사람의 애간장을 녹이네.”


놈이 너구리처럼 능글맞은 웃음을 이죽거리며 놈이 검으로 여인의 앞섶을 막 베려고 했다. 그 순간 무향이 분기를 참지 못하고 노성을 터트렸다.


“이런 더러운 종자들을 봤나! 너희 같은 놈들에게는 자비를 베푸는 것도 죄를 짓는 것이다!”


무향은 자신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무무마형의 수법으로 그대로 놈들을 짓쳐갔다.


퍼-벅-퍼-벅-퍽-퍽!


무향의 신형이 단 한 번 회전하고 멈춘 사이, 네 놈의 몸뚱이가 도끼에 맞은 장작처럼 날아가 모조리 담벼락에 처박혀 널브러졌다.


왜-액-왜-액, 왝, 왝!


제 가슴에 선혈을 토하며 신음을 내뱉고 있었다.


무향이 여인을 향해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그의 뱀 같은 징그러운 눈빛은 마주치는 것만으로도 모골이 송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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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언제쯤 나는, 내가 지키기로 결심한 것들을 전부 지켜낼 수 있을까? 22.06.18 1,331 7 10쪽
48 비명이 새의 영혼처럼 하얀 갈대꽃을 떠났다. 22.06.18 1,290 6 9쪽
47 이제 정말 얼마 안 남았다. 22.06.18 1,299 5 9쪽
46 당장 그 금琴을 그치지 못할까! 22.06.17 1,323 6 9쪽
45 그리고 고색창연한 금琴 하나가 놓여있었다. +2 22.06.17 1,334 6 9쪽
44 아무것도 하지 않고 뭔가를 기대할 수는 없다. 22.06.16 1,374 5 9쪽
43 세가는 세가의 힘으로 지켜야 합니다. 22.06.16 1,363 7 9쪽
42 누가 알아도 결국 알게 되어 있는 게 비밀의 속성이다. 22.06.15 1,374 6 9쪽
41 죽기 전에 할 수 있는 건 다 해봐야 한다. 22.06.15 1,396 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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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숲을 때리다 보면 뱀이 나올 것이다. 22.06.14 1,426 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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