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솥귀 님의 서재입니다.

전생을기억하는마법소년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민트소
작품등록일 :
2021.05.12 14:14
최근연재일 :
2021.06.22 11:15
연재수 :
47 회
조회수 :
10,209
추천수 :
292
글자수 :
280,872

작성
21.06.07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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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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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0쪽

32화. 추격 (2)

DUMMY

병원 진료실.


“인위적 혼수상태요?”


“그래. 원인은 아직 모르겠지만, 뇌에 가해질 충격을 대비해 감각을 일시적으로 끊어버린거야.

그것이 마취제 같은 약물일 수도 있고, 뇌의 자가 보호일 수도 있는데···. 노트북 배터리가 폭발하면서 기절했다고 했지?”


“···네.”


“그럼 약물을 투여한 건 아닐거고···. 아무래도 몸이 자가치유되는 과정 중에 통증을 없애기 위해 스스로가 혼수상태를 만든거라 볼 수도 있겠다.”


“그럼 건강에는 이상이 없다는 건가요?”


“체온과 맥박은 일단 정상이야.

조금 전에 촬영한 CT 결과를 보면 말이야···, 여기 가운데 부분 보이지? 사람의 미간에 해당되는 부분인데, 여기를 뇌간이라 불러.

보통 뇌간이 손상되면 그 정도에 상응해서 의식불명의 단계를 진단해. 뇌사나 식물인간 같은거 들어봤지?”


“네. 그러면 식물인간이 될 수도 있는 거에요?”


“아니, 그 정도는 아니야. 여기 뇌간도, 대뇌피질에서도 손상된 부분이 안보여. 오히려 정상보다 더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봐야 될 거야.”


“근데 왜 안깨어나는 걸까요?”


“음···. 쉽게 말하자면, 외부 충격에 뇌가 셧다운을 시킨 것 같은데, 그 전원을 언제 다시 올릴지는 우리도 몰라.

일단 하루나 이틀 정도 더 지켜보자. 뇌간의 활성도를 보면, 의식은 없더라도 꿈은 꾸고 있을거야.”


진료실에서 나온 서진이 아직 중환자실에 누워있는 슈에게로 갔다.


눈을 감고 아무런 미동이 없는 슈를 지그시 바라보다가, 문득 그의 볼을 잡고 늘려 보았다.


“얼굴이···. 좀 달라 보이네. 살이 빠진건가?”


잠든 슈의 얼굴은 이전 통통했던 젖살이 빠진 듯 보였다. 한숨을 한 번 쉬고 가방을 들었다.


“슈, 나 호텔에 가서 짐정리 좀 하고 올게.”



* * *




벨라차오 용역이 위치한 건물의 한 피시방.


유리로 된 대문에 휴업 팻말이 붙어있다. 그럼에도 피시방 내부엔 사람들로 북적인다.


자욱한 담배연기와 연신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이들이 모니터를 바라보며 내지르는 한국말과 중국말이 섞인 고성에 정신이 없다.


피시방 한 가운데엔 엔조정밀의 안 차장이 서서 이들을 지시하고 있었다.


“마! 빨리 빨리 움직이라! 광명 터미널 어디에도 안찍혔다는 건, 분명 인근 사각지대 어디에서 택시를 탔다는 거다. 그 시간대 택시 싹 다 조사해!”


타닥 타닥.

딸깍 딸깍.


“범계역 쪽 cctv는 확인해 봤냐?”


“차장님, 범계역 택시 승강장에 잡힌 흰색 소나타 택시 한 대가 30분 전 광명 터미널 근처 큰 길가에서 찍혔습니다!”


“승강장 카메라에 잡힌 소나타 확대해 봐!”


“이미 빈차입니다.”


“그렇다면, 범계에서 아이들 내려주고

돌아가는 편에 광명 방향 손님을 태우기 위해 승강장에 대었다, 이거 아냐?”


“그런 것 같습니다.”


“택시에 사람이 타고 있었을 때의 마지막 위치가 어디야?”


“범계역 사거리였습니다.”


그 이후에 발견된 택시는 빈차였단 말이지···? 나직히 생각을 정리한 안 차장이 다시 입을 열었다.


“범계역에 내려준 소나타 택시 번호판 따서 경찰에 넘겨줘. 빨리 수배해 달라고 해!”


잠시 후.


“차장님, 그 택시 운전사가 증언하길 평촌 로데오 거리 중간에 내려줬답니다.”


“로데오 거리엔 cctv 없어?”


“나가고 들어가는 길목에 각각 한 대씩 있다고 아까 들었습니다.”


“그 로데오 쪽 cctv 확인하는 놈 누구야?”


“전데요. 없습니다. 새벽 2시 녹화분까지 확인했는데 양쪽 카메라 전부 아이들이 나오는 모습이 없어요.”


“그러면 건물로 들어갔거나 택시타고 다시 빠져나갔다는 말이야?”


“로데오 거리 끝 쪽에 호텔이 하나 있습니다!”


“퍼뜩 연락해 봐라!”


“호텔에 문의해봤는데 그날 영업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염병할! 그럼 택시는?”


“그 시간대에 로데오에서 나가는 택시들은 전부 승강장으로 들어갔어요.”


“뭐라? 그럼 죄다 빈차였다는 거잖아? 썅! 어디로 사라진 거야···?”


이 때 단장이 피시방 안으로 들어왔다.


안 차장이 고개를 꾸벅이고 몇몇 이들이 컴퓨터에서 일어서려 하자, 손을 들어 제지했다.


“어떻게 됐어?”


“범계역 로데오 거리에 내려준 것까진 확인했는데 사라졌습니다. 들어갔다 나온 택시들도 전부 빈차고, 호텔도 문을 닫았고요.”


단장은 로데오 일대의 cctv를 살펴보다가 다시 물었다.


“···나간 차는 전부 확인해 봤어?”


“...네?”


“택시 말고 다른 차도 확인해 봤냐고!”


“아, 아니요. 밤이라서 어두운 데다 너무 많아서···.”


후우···. 전자담배 연기를 크게 한 번 내뿜고 다시 물었다.


“로데오 거리 정확히 어디에서 내려준거야?”


“병원이 있는 상가 앞이랍니다.”


“로데오 거리가 그리 길지 않아 보이는데···. 이런!”


단장은 위성지도를 확대하여 병원 근방을 살펴보다 한 곳을 손가락으로 짚으며 인상을 썼다.


“?”


“여기 보이는 공중전화!”


“...예?!”


“공중전화로 블랙택시를 콜한거야! 모범 윗 단계인 고급 택시 말이다! 고급 택시는 지붕 위 방범등이 없으니 택시로 안보인 거야.”


“그럼 어쩌죠?”


“···지금 당장 대형 세단 중 번호판 색상을 확인해! 고급택시는 일반 택시와 같은 노란색이다.”


서너 명의 손이 빠르게 움직였다.


“노란색 번호판 검정 제네시스 한 대가 들어왔다 나간 것이 보입니다!”


“좋아, 저 차 수배해!”


안 차장이 직접 휴대폰을 들어 통화를 시도했다. 수화기에 대고 제네시스 업체를 연결하라고 하더니 잠시 후, 뭐라캐쌌노! 느그 확 마 ···, 하며 화를 냈다.


난감한 표정으로 단장을 쳐다보더니,


“단장님, 블랙택시업체에서 고객정보라 협조 안한답니다.”


“무슨 소리야? 경찰 협조 받아내면 되잖아?”


“경찰이 뭐라해도 들은 척도 안합니다. 자기네들 고객정보 공개는 본사의 지시만 따른다며···.”


“뭐? 미친놈들 아냐? 대한민국에서 장사하기 싫은거야 뭐야? 어디 업체야? 우리가 운송회사들은 죄다 알고 있는데!”


“···.”


“어디야? 안 차장, 왜 말 안 해!”


“···도, 도무스 넷이랍니다···.”


“···!”


그 말을 들은 단장의 얼굴이 붉으락 푸르락 해 지더니,

으아아! 하며 들고 있던 전자담배를 땅바닥에 던져버렸다.


“씨발···.”


H그룹 이 개새끼들···. 어금니에 힘을 주고 뇌까리던 단장이 다시 고개를 들고 컴퓨터 앞에 있는 이들에게 소리쳤다.


“너희들, 다른 cctv 보지 말고 지금부터 구역 나눠서 저 제네시스 추적해라. 먼저 범계역 주변 cctv부터 시작해서 보이는 족족 나한테 보고해! 분명히 어딘가로 이동할 거다.”


밤 시각이라 cctv의 차량들의 모델은 커녕 번호판도 잘 보이지 않는다. 한참 동안 키보드와 마우스 소리만 들리던 실내에 노란색 번호판을 확인한 이가 손을 들었다.


“0시 35분. 수도권 제1순환도로를 탔습니다!”


“어디 방면?”


“판교 방면입니다.”


“당장 청계 톨게이트 cctv 보내달라고 해!”


안 차장이 재호가 알려준 경찰에게 연락했고, 잠시 뒤 피시방 메인 컴퓨터로 전송되었다. 검정색 제네시스가 청계 톨게이트를 지나 고속도로로 진입하는 장면이 나왔다.


“톨게이트에서 경부 고속도로로 빠졌습니다!”


“우라질! 그럼 어디야? 정말 지방으로 내려간거야?”


“아앗! 판교! 판교 톨게이트로 다시 빠졌습니다!”


“휴우···. 분당이군.


“분당이라 해도 서울역에서 김서방 찾기 아닙니까?”


“어쩔 수 없지. 지금처럼 계속 찾는 수밖에···.”


단장은 다른 책상에 있던 이들에게 시간대를 뒤로해서 동시에 찾아보도록 지시했다. 그리고 나서 얼마 뒤,


“미금역에서 노랑 번호판 제네시스 발견. 앗, 빈차로 보입니다!”


“···드디어 나왔군.”


“또다시 갈아탔으면 어떡하죠? 도무스 넷의 비협조로 정확히 하차한 곳을 알지 못하니···.”


“괜찮아. 미금역 주변은 cctv가 매우 촘촘해. 빠져나가기 힘들거야.”


단장이 그렇게 말하자, 안 차장이 앉아있는 이들에게 소리쳤다.


“미금역 주변 cctv 전부 확보하라고 해! 필요하면 블랙박스랑 상점 cctv도 요청하고!”


단장은 아까 내리다 부서진 전자담배를 들어보이곤 휴지통에 쑤셔 넣더니 전화기를 들었다.


“날세, 동오군. 잡았어. ···분당 미금역. 그리로 우리 아이들도 함께 보냄세.”



* * *



호텔과 병원은 그리 멀지 않았다. 서진이 걸어서 호텔 로비에 들어서자, 어제 프론트에서 대화하던 여직원이 보였다.


그 여직원은 정장차림의 두 남성과 이야기하는 중이었는데, 서진을 보자 그녀를 가리키며 말했다.


“아, 저기 오네요.”


서진이 순간 멈칫하자, 여직원이 다가가 그녀의 손을 잡았다.


“얘, 동생 괜찮니? 아휴, 이게 뭔 소란이람? 어떻게 구매한 당일 날 이런 참사가 생겨? 충전이 필요없는 노트북이라해서 기대했더니, 제대로 만든건지 원.”


“병원에 입원했고 아직 깨어나지 않고 있어요. 근데, 저 사람들은 누구에요?”


“아아, 노트북 회사에서 나왔대. 원인 파악 및 피해보상 하겠다고. 얘, 절대 그냥 넘어가지 마! 이게 무슨 베타테스터도 아니고 그렇게 비싼 노트북 구매해 놓고 사람 죽일 뻔한 거 아냐?”


“언니가 불렀어요?”


“응? 아니! 네가 연락한 거 아니었어? 좀 전에 와서 배터리 폭발 사고 난 고객 찾길래, 난 당연히 네가 신고한 줄 알았지.”


“···!”


저 사람들이 어떻게···?

서진의 얼굴이 굳어지며 고개를 돌리려는 찰나,



“실례합니다.”


정장 두 명이 서진과 여직원에게로 다가왔다.


“강서희 고객님 맞으시죠? 학생인가?”


“···!”


“어제 배터리 폭발사고에 대해, 잠시 대화 좀 할 수 있을까요?”


“···누구세요?”


“네, 이 학생이 강서희 맞아요. 얘, 저기 보이는 라운지 가서 얘기해. 필요하면 나 불러. 같이 항의해 줄 테니까.”


서진은 두 남성의 얼굴을 면면히 살펴본 뒤, 여직원에게 고개를 돌려 형식적인 미소를 지었다.


“아, 네. 고마워요, 언니.”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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