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솥귀 님의 서재입니다.

전생을기억하는마법소년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민트소
작품등록일 :
2021.05.12 14:14
최근연재일 :
2021.06.22 11:15
연재수 :
4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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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93
추천수 :
292
글자수 :
280,872

작성
21.05.15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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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7화. 소년은 자라지 않는다. (1)

DUMMY

7화.


- ···다음 소식입니다. 에제바의 자양강장제, 일명‘신의 눈물’이라 불리던 ‘라크리데이’의 제조율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어떠한 부작용도 없이 강력한 체력 증진 효과를 입증했던 라크리데이는, 원재료 수급의 어려움과 단가 인상의 이유로 작년 대비 30% 규모로 제조될 것이라 관계자들이 진술하였습니다.


이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13년 전 생산 개수의 1%도 채 되지 않는 수치로 밝혀졌으며, 이로 인한 품귀현상으로 시중에서 보기가 더욱 어려워질 전망입니다.

지난 해와 마찬가지로 각종 유사제품이 시장을···.



“이만 삼천, 이만 사천, 이만 오천··· 칠백 원!”


TV 뉴스가 흘러나오고 저마다 몸을 닦으며 로션을 바르고 옷을 갈아입는 흔해빠진 남탕의 아침.


슈는 옷장 안에 돈을 도로 집어넣고 한숨을 푹 쉬었다. 이윽고 수건 2장을 챙겨들고 윗층으로 올라갔다.


“여기!”


찜질방에 올라 토굴 안쪽을 두리번 거리다 바깥에서 모로 누운 채 손을 들고 있는 소녀를 발견했다.


그녀에게 다가가 수건을 건네고 마룻바닥에 주저 앉자, 그녀가 나뭇결 무늬의 그릇을 슈 앞에 밀어 놓는다. 그릇 안엔 맥반석 달걀 두 개가 들어 있었다.


“왠일이야? 네가 아침을 다 사고.”


“부탁할게 있어서.”


“···수건만으로 부족해?”


“흥, 남탕에 비치돼 있는 걸 공짜로 꺼내왔으면서 생색내긴.”


슈는 소녀와 나란히 엎드려서 달걀 껍질을 까며 그래서 뭔데? 하고 물었다.


“담배. 다 떨어졌어.”


“또? 좀 아껴 펴. 저번에도 살 때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아?”


“어차피 너한텐 민증 까라고 안하잖아? 아빠 심부름이라고 적당히 둘러대.”


“그렇게 했다가 확인해본다며 집 전화번호 물어봐서 얼마나 식겁했는데···. 졸지에 아빠가 청각장애인이라 통화할 수 없다고까지 둘러댔었잖아.”


“흐음···. 그래서 내가 생각해봤는데, 아무래도 전략을 바꿔야 되겠어.”


“...?”


“우리가 지금까지 편의점을 이용했잖아? 이젠 동네 구멍가게를 활용하자. 아파트 단지 말고, 일반 주택가 근처로.”


슈는 달걀 하나를 통째로 입에 넣고 볼을 부풀린 채 소녀를 쳐다봤다. 계속 말해보라는 듯이.


“동네 사람들 상대하는 곳이니, 부모님 심부름으로 술이나 담배 사는 애들이 없지 않을걸? 막장부모들 사는 동네 근처에 그런 경우 꽤 있잖아? 그런데서 사면 크게 의심하지 않을거야.”


“그럼 그냥 네가 사면 되지 않을까? 나 이제 그런 걸로 얼굴 팔기 싫어···.”


“바보야, 딱봐도 청소년인 여자애가 부모 심부름하게 생겼냐? 그것도 담배를? 절대 안믿어. 너처럼 어려보이는 애가 가야 진짜 심부름인줄 알지.”


오물오물거리다 꿀꺽 삼키며 말을 받았다.


“음, 내가 좀 동안이긴 하지.”


“조금이 아니라 꽤나. 그리고 이럴땐 동안이 아니라 덜 컸다고 하는거야, 이 미숙아야.”


“누가 미숙아야!”


“어휴, 알았어! 소리 좀 지르지 마. 아무튼 저번에 내가 알려준 거 기억하지? 그 표정 지으면서 말하라고. 그러면 백퍼 누구든 넘어가게 돼 있으니까.”


“그···, 아기들처럼 눈웃음 짓고, 보조개 내밀면서 간드러지게 말하라고?”


“간드러지긴, 그냥 니 평소 말투에 애교를 좀 붙이라는 거지···. 야! 그렇게 하기 싫은 표정 좀 짓지 마. 이건 너한테 어마어마한 무기라고. 그리고···, 이미 비슷한 거 하고 있잖아?”


“···깡돌이네 집 가서 하는거? 내가 하고 싶어서 하냐? 먹고 살아야 되니까 하는거지···.”


소녀가 자세를 고쳐 앉고 두 번째 달걀을 까던 슈를 똑바로 앉히며 말했다.


“말 나온 김에 하는 소린데, 너 그거 도대체 언제까지 할거야?”


슈는 눈을 내리깔고 힘없이 대답했다.


“···곧 그만둘 생각이었어. 저번에 못받은 거랑, 이번 것만 하고 나면. 근데 그거 안하면 어떻게 살아? 담달부터 찜질방 이용료 오른다며?”


“더럽고 추잡해보여. 깡돌이 패거리들이랑 어울리는 건 이제 그만 끝내. 그리고 어차피 여기 더 못 있으니까, 오늘 나갈 때 짐 다 챙겨서 나가야 해.”


“왜? 빨래하는 거 걸렸어?”


“카운터 아줌마가 눈치 챘더라고. 오늘 아침에 보니, 부모 동의서 없는 애들 두 명 있다고 전화하는 걸 봤지. 경찰 오기 전에 씻고 빨리 나가자.”


“그러게 내가 앞에 가는 아저씨랑 동행해서 들어가자고 했잖아? 누나랑 동생인 것처럼 적당히 둘러대면 된다고 자신만만해 하더니, 이게 뭐야?”


“이 바보야! 그 아저씨가 가족처럼 연기해 주는 댓가로 삼만 원이나 요구했다고! 삼만 원! 그거 주고 들어오면 쫄쫄 굶어야 되는데, 네가 그걸 감당할 수 있어?”


“내가 왜 바보야!?”


“돈도 없는 주제에 비싼 아이스크림이나 처먹으니 바보 맞지. 하겐다즈? 어이가 없다, 정말.”


“그건···, 내 추억이야. 행복의 상징이라고···.”


소녀의 질책에 시무룩해진 슈가 고개를 숙이며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소녀는 복잡해보이는 눈으로 슈를 한동안 바라보더니 이내 말을 꺼냈다.


“하아, 그래. 내가 널 모르는 것도 아니니 이 얘긴 그만 하자.

나도 뭐, 화구 살 돈도 없으면서 화방에 자주 드나드는 주제에 너한테 그런 말 할 자격이 있는 건 아니지.

그건 그렇고···, 몸은 진짜 괜찮은 거지?”


“응. 트럭에 부딪혀서 날아갔다는데 아무렇지도 않아. 혹시 트럭이 내 앞에 멈췄는데 그냥 나 혼자 놀라서 넘어진거 아닐까?”


“트럭 운전사가 얘기하기론, 뭔가랑 충돌하면서 엄청 큰 소리가 났다던데? 거기 있던 사람들 다 너 죽은 줄 알았다더라. 근데 트럭이 멀쩡한데다, 넌 숨도 붙어 있고 피도 안나고. 운 좋은 줄 알아.”


“아, 맞다! 근데 나 실려갔을 때 응급실 비용은 어떻게 낸거야? 꽤 나왔을 텐데···.”


“어떤 아줌마가 나한테 연락했더라고. 네 가방에서 내 연락처 봤다고. 가봤더니 편의점 복장의 아줌마가 너 심폐 소생술 시키고 구급차에 태워서 병원까지 갔다더라. 돈도 그 아줌마가 다 지불했대.”


“편의점 복장의 아줌마? 그게 누군데?”


“난들 아냐? 나보고 누구냐고 묻길래 그냥 네 친누나라고 뻥쳤지. 부모 없는 소녀가장이라고. 그랬더니 자기가 수납까지 다 하고나서 그냥 가더라고.”


“···아이스크림 준 누나인가? 근데 그 누나가 어떻게 거기까지 따라왔지? 지하철 타고 아주 생쇼를 다했는데···.”


“딱 봐도 아줌마구만 왠 누나? 그러고보니, 너 그때 중림동 쪽은 왜 갔던거야?”


“편의점에서 어떤 아저씨를 봤는데···, 그 아저씨가 나를 총으로 쏴죽이는 장면이 떠올랐거든. 그래서 그 아저씨를 쫒아 거기까지 갔던 거야.”


“···? 그게 뭔 소리야? 누가 누굴 죽여? 트럭에 부딪혀서 머리라도 이상해졌냐?”


“나도 잘 모르겠어···. 그냥 왠지 그 아저씨가 누군지 알아내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서···.”


“아무나 함부로 따라가지 마! 이 바닥에서 앵벌이 조직에라도 걸리면 인생 쫑나는 거야! 조용히, 있는 듯 없는 듯! 걔네들 동선과 겹치지 않게 살아야 오래갈 수 있어.”


“그런게 아니라···.”


“어쨌든 사고 건은 그렇게 잘 해결됐어. 경찰들도 왔다가 양쪽 다 아무 피해 없다보니 그냥 돌아갔지. 자, 다 먹었으면 이제 씻고 나가자!”


* * *


“자아~ 여러분! 이제 시식의 시간이 돌아왔습니닷. 초콜릿과 우유를 섞은 라면! 과연 어떤 맛인가! 인생에 깡다구만 남은 또라이, 이 깡돌! 제가 깡으로 맛보고 여러분에게 평가해 드리겠습니닷.

앗! 그냥 먹으면 재미없으니, 타이머를 키고 5분 내로 폭풍 먹방하는 걸 보여드릴께욧!

도전, 스탓~트!”


변성기가 갓 지난 목소리를 가진 여드름 투성의 깡돌이 라면을 게걸스럽게 흡입하고 있다.


굶주린 돼지가 사료를 먹듯, 인간에게서 결코 나올 수 없을 법한 신음소리를 내며, 먹는 중간 간간히 고개를 돌리고 타이머를 쳐다본다.


덕분에 건더기가 사방에 튀었고, 급기야 국물 방울이 웹캠에까지 들러붙었다.

모니터에 띄운 실시간 채팅창은 온갖 욕설과 비웃음, 조롱이 섞인 글들로 채워져 빠르게 올라가고 있었다.


“푸핫! 다 먹었닷. 자, 시간은 4분···꺼어억!··· 57초! 여러분, 이 깡돌이 미션 성공했습니닷! 하하하. 네, 설사맛캔디님 2000원 후원 감사드리고욧, 우왓! 민트소님 만원 감사합니닷~! 하핫, 여러분 덕분에 제가 먹고 삽···.”



똑똑.


“나 왔어···.”


고개를 돌린 깡돌이 문 틈으로 머리를 조금 내민 슈를 보았다.


“아~ 오늘은 조금 일찍 종방을 해야 할 것 같군욧! 여러분의 이 깡돌! 다음 주는 더욱 신박한 먹거리로 여러분께 찾아뵙겠습니닷! 저는 Bj···, 가 아니고 크리에이뤄 깡돌이었구욧, 구독과 좋아요는 무료입니닷! 바잉~”


스트리밍 라이브를 종료한 깡돌이 슈를 돌아보며 외쳤다.


“오라고 한 게 언젠데 이제서야 나타나? 지금 클라이언트들 땜에 내가 얼마나 정신없는지 알아?”


“···아팠어.”


“하이고, 지랄하네. 변명 참 좋아, 응? 폰도 없는 거지새끼가 잠수타고나서 이제 와 아팠다고?”


“진짜야.”


“됐고, 내가 저번에 얘기했던대로 클라이언트들 중 하나가 화상전화 요구했어. 크큭···. 이 변태아저씨, 목소리만으론 만족을 못하겠나봐. 교복차림 여중생인걸 확인해야겠대.”


“···그냥 저번처럼 스타킹 팔면서 전화로 여자 목소리 인증하는 거 아니었어?”


“그럴려고 했지. 아 근데 이 변태 꼰대가 니 얼굴을 꼭 봐야겠대. 여중생인거 확인한 다음, 직접 스타킹 벗는거 보여주면 전에 팔던 값에 5배로 쳐준대잖아. 크하하. 이 아저씨 지금 완전 꽂혔다니까.”


“그건··· 싫어. 얼굴 나오잖아.”


“찐따새끼가 뭐래? 어차피 여자도 아니면서. 너 때문에 내가 아는 애 교복도 빌려오고 인터넷에서 여자 가발까지 주문했어. 돈이 얼마나 깨졌는지 알아? 그거 다 토해낼래?”


“내가 한다고 하지도 않았는데 그걸 왜 미리 주문해?”


“너하고 연락이 안됐으니 그렇지. 잠수 타 놓고 누구한테 따져들어?”


“서진이한테 연락했어도 됐잖아.”


“아, 그 썅년 듣자마자 나한테 지랄할게 뻔한데, 내가 왜 그년한테 굳이 전화까지 해서 욕 들어야 하냐? 본드나 처 빠는 년이 정의로운 척은 혼자 다 해요. 아무튼 할 거야, 말거야? 참고로 안할거면 가발비랑 교복비 해서 20만원 물어내.”


“···뭐가 그리 비싸?”


“배송비하고, 내가 이것저것 알아본 수고비도 있고 또···, 아직 못 팔고 남은 스타킹도 꽤 있지. 그냥 내가 손해보고 20만원에 끝내는 거다. 알았냐?”


“그럼···, 그거 하면 나한텐 얼마 줄건데?”


“어디보자···. 네가 전화로 여자목소리 흉내낼 때마다 만 원이었으니까···, 좋다! 화상통화는 건당 3만원에 해 줄께.”


“···알았어.”


슈가 여자교복으로 갈아입는 동안, 깡돌은 컴퓨터로 인터넷 화상통화 앱을 켰다. 그러다가 아 맞다!하며 너저분하게 쌓여있는 택배박스 더미를 뒤지더니, 이내 주니어 여자 속옷을 꺼냈다.


“야, 이것도 갈아입고 그 위에 스타킹 신어.”

“···?”

“화상에서 스타킹 벗을때···, 혹시 팬티도 보여달라고 할 수 있잖아? 만약 팬티도 사겠다고 하면···, 흐흐흐, 완전 대박이야! 부르는대로 값을 쳐준다고!”


슈는 혐오스럽다는 듯이 얼굴을 찡그렸다. 잠시 깡돌이 손에 쥐고 있는 내용물을 응시하더니, 군말없이 받아들고 갈아입기 시작했다. 슈가 허리를 숙이자 깡돌은 몰래 휴대폰 카메라를 키고 슈의 탈의장면을 촬영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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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31화. 추격 (1) 21.06.06 90 2 16쪽
30 30화. 채수영 경위 21.06.05 85 2 19쪽
29 29화. 남서부 강력팀 21.06.04 101 1 10쪽
28 28화. Lacri Dei 오리지널 (2) 21.06.03 102 1 12쪽
27 27화. Lacri Dei 오리지널 (1) 21.06.02 117 1 13쪽
26 26화. 각성 (3) 21.06.01 138 3 11쪽
25 25화. 각성 (2) 21.05.31 137 5 14쪽
24 24화. 각성 (1) 21.05.30 148 4 14쪽
23 23화. 마법사 (4) 21.05.29 140 6 9쪽
22 22화. 마법사 (3) 21.05.28 153 2 13쪽
21 21화. 마법사 (2) 21.05.27 151 6 13쪽
20 20화. 마법사 (1) <-- 소제목 변경 21.05.26 155 6 15쪽
19 19화. 도박장 (4) 21.05.25 156 6 13쪽
18 18화. 도박장 (3) +1 21.05.24 153 6 12쪽
17 17화. 도박장 (2) 21.05.23 165 3 12쪽
16 16화. 도박장 (1) 21.05.22 167 6 13쪽
15 15화. 엔조정밀 (4) 21.05.21 178 4 14쪽
14 14화. 엔조정밀 (3) 21.05.20 183 4 14쪽
13 13화. 엔조정밀 (2) 21.05.20 202 4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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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1화. 야바위 21.05.18 248 6 16쪽
10 10화. 소년은 자라지 않는다. (4) +2 21.05.17 316 9 17쪽
9 9화. 소년은 자라지 않는다. (3) 21.05.16 324 9 12쪽
8 8화. 소년은 자라지 않는다. (2) +1 21.05.15 362 10 13쪽
» 7화. 소년은 자라지 않는다. (1) 21.05.15 465 11 12쪽
6 6화. 13년 전: 뒤바뀐 아이 (5) +1 21.05.14 468 16 13쪽
5 5화. 13년 전: 뒤바뀐 아이 (4) 21.05.13 488 14 16쪽
4 4화. 13년 전 (3) 21.05.13 498 14 14쪽
3 3화. 13년 전 (2) 21.05.12 610 15 13쪽
2 2화. 13년 전(1) 21.05.12 921 22 16쪽
1 1화. 전생의 파편 +2 21.05.12 1,436 41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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