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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ia 님의 서재입니다.

만렙 히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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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ia
작품등록일 :
2022.05.11 12:54
최근연재일 :
2024.04.10 19:10
연재수 :
25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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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09,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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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16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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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쪽

149

DUMMY

누군지 모르는 이의 방문. 이전 부재중일 때 발생했던 소란을 떠올린 리아는 살짝 긴장했다.



“제2 왕자의 사용인이로군.”


하지만 괜한 걱정이었다. 의문이 생기기 무섭게 에르에게서 답안이 나왔다.



“아, 레온의 사용인 씨였나요. ······응? 에르, 혹시나 한 데, 설마 학원에 있는 모든 사람을 다 파악하셨나요?”

“일단은.”

“헐······ 대단하네요.”

“뭘. 리아도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일이잖아?”

“아뇨, 학원에 있는 사람이 몇 명인데 가능할 리가―― 아니, 어쩌면 가능할지도?”


지구에서 노인일 때와는 비교조차 안 될 정도로 좋아진 기억력. 지금도 기억을 더듬기만 하면 마력을 통해 누구인지는 몰라도 어제 돌아다닌 동선을 정확히 그려낼 수도 있다.


누가 누구인지 알아두기만 하면 정말 학원에 있는 전원을 파악하는 것도 의외로 쉽지 않을까······


‘당연히 시도하진 않을 거지만. 프라이버시는 중요한 거잖아? ······귀찮기도 하고.’


그리 생각과 동시에 살짝 웃음이 나왔다.


이세계에서 다시 태어난 것도 신기해 죽겠는데, 노인 때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여러 능력이 뛰어나지다니. 지구의 아는 사람들이 본다면 얼마나 놀라워할지 감도 안 잡힌다.


‘애당초 만나봐야 절대 믿진 않겠지. 이계가 있다는 사실 자체도 공상에 불과하니. 거기다 이런 여자아이이고 말이야.’



“아내나 다른 녀석들도 나처럼 윤회의 순환을 겪었으려나 궁금하네. 기억은 분명 없겠지만 혹시라도 만난다면······ 후후. ――아, 그보다 지금 손님이 왔었지 참.”


손님을 너무 밖에 놔두는 것도 미안하다. 그것도 왕자님의 사용인을 상대로 말이다.


너무 딴생각에 빠져들었던 것을 반성하며 리아는 고개를 돌렸다.



“에르, 부탁드려요.”

“응.”


빛나는 미소를 보이고는 문으로 향하는 에르. 그를 배웅하며 리아도 손님 맞을 준비를 했다. 그래봐야 얌전한 척 의자에 앉아있을 뿐이지만.


그렇게 잠시 기다리니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리고 에르가 돌아왔다. 이는 용건을 알려주기 위함으로, 일단 절차상 주인인 이쪽의 의사를 확인하러 돌아온 것이었다. 사용인은 답변을 듣기 위해 밖에서 기다리는 중이다.



“리아, 어떻게 할 거야?”


대화의 내용은 이미 엿들었다. 에르도 이것을 알기에 어찌할지를 바로 물었다.



“음······ 갑작스럽게 방문을 원한다라. 레온이 이런 적은 처음인데―― 아니, 내 방에 찾아오려는 것 자체가 처음이네. 중요한 일이 생긴 게 아닐까 싶은데······ 저기, 에르. 에르는 어떻게 생각해요?”

“글쎄. 현재 상황으로는 뭐라 단정하긴 어렵군. 다만 긴급한 용건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긴 해.”

“역시 그런가요.”


잠깐 고민을 한 리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30분 후에 아이리스들이 오니 그전까지라도 괜찮다면 바로 오시라 하고, 안 되면 저녁이나 내일 약속을 잡는 쪽으로 가죠.”

“알았어.”


짧게 대답한 에르는 다시 문으로 가 사용인에게 내용을 전했다.


대답을 들은 사용인은 주인에게 알리겠다며 돌아갔다. 그 외의 답변은 없다. 번거롭겠지만 다시금 돌아가 레온의 의견을 물으려 한 게 아닐까 싶다.


‘약속이 있을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으면 스스로 판단을 내리긴 조금 그렇겠지. 뭐, 어찌 됐든 기다리다 보면 답이 나오려나?’


아이리스들을 맞이할 준비는 얼추 다 끝났다. 세세한 준비 같은 건 에르의 방해밖에 안 되니 얌전히 앉아 지켜보기로 하자.


그렇게 한동안 넋을 놓고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 재차 문이 두들겨졌다. 미리 준비하고 있었는지 채 3분도 지나지 않았다.


마력을 통해 누군지 확인한 리아는 놀라면서도 빠르게 뛰쳐나가 직접 문을 열었다.



“리아?!”


뭔가 익숙한 반응에 살짝 웃은 리아는 상대를 반갑게 맞이하였다.



“어서 오세요, 레온.”

“아아, 음. 미안하지만 잠시 실례하겠네, 이스피리아 양.”


금세 정신을 차린 레온은 다분히 주위를 의식하는 모양새로 예를 차렸다.


새삼 그러는 레온이 조금 의아하긴 했지만, 왕자인 이상 신경 쓸 게 많겠지. 딱히 의문을 드러내진 않고 안으로 레온을 들였다.


그러나 그런 마음은 레온과 함께 들어오는 사용인―― 집사를 보는 순간 깨지고 고개를 갸웃하게 됐다.



“아, 이자는 빌타스. 어렸을 때부터 줄곧 따라준 나의 집사이네.”

“처음 뵙겠습니다, 이스피리아 님. 빌타스라고 합니다.”

“어, 네! 만나서 반가워요, 빌타스 씨.”


과연 왕자를 모시는 집사라는 건가, 자신 또한 만나 봬서 영광이라며 예를 보이는 빌타스는 무척이나 관록이 넘치는 기품이 흘렀다.


중년의 신사라고 할까? 꽤 멋들어진 분위기와 더불어 중후한 생김새가 조금은 부러워진다.



“저기, 레온. 어쩐 일로 찾아오신 거예요?”


인사도 대충 했겠다, 시간이 없던 리아는 착석하자마자 곧장 용건을 물었다.


차도 전혀 내오지 않고 조금은 무례하게도 보일 성급함이었지만, 레온의 착한 심성이 어딜 가지 않아 눈살 하나 찌푸리지 않는다. 오히려 이해한다는 듯 바로 말을 받아줬다. 다만 처음 찾아온 이 방이 제법 신기했는지 슬쩍슬쩍 주변을 둘러봤다.



“방금 막 조정 쪽에서 소식을 들어서 말이야. 예의가 아닌 걸 알지만 급하게 찾아왔네.”

“소식이요?”

“그렇지. 제국에서 제3 황자와 제1 황손이 왔네.”


그게 어쨌단 말인가. 확실히 황제의 아들과 손주들의 방문은 굉장한 화제를 몰고 올 것이긴 하지만 자신과의 관련성이 있어 보이진 않는다.


고개를 꼬고 있으니 알아봤는지 레온의 얼굴엔 살짝 어색한 기운이 감돌았다.



“리아, 그들은 벨루디스의 관문을 통과하며 방문의 이유를 이리 전했다네. 베르다드의 자국 백성이 어찌 지내는지 시찰과 더불어 잠시 견학하겠다고. 벨루디스 쪽엔 다소 무례한 통지지만 딱히 거절할 명분이 없네.”

“――잠시만요. 조금 이야기를 따라가지 못하겠는데요. 어째서 그분들이 베르다드에 오는 걸 굳이 저에게 알려주시는 거죠?”

“아, 그렇군. 미안하네, 노파심에 조금 다급했던 모양이야.”

“노파심이요?”


재차 묻는 말에 레온은 아예 대놓고 어색하게 웃었다.



“그들이, 아니, 제1 황손이 관문을 통과할 때 이리 말했다고 하더군.”


꿀꺽.


분위기 덕분에 저도 모르게 긴장한 리아는 마른침을 삼키고――


――똑똑.


문이 두들겨졌다.


너무나 완벽한 타이밍에 끼어든 노크. 그 탓에 흐름이 끊긴 레온의 다음 말은 나오지 않았다.


리아도 그러했다. 멍해져 아무런 생각도 못 하고 문을 쳐다보기만 하였다.



“저, 리아? 확인해봐야 하지 않겠나?”

“아. 그, 그러네요.”


오늘따라 손님이 많다는 생각과 함께 리아는 슬며시 눈짓했다.


바로 알아들은 에르는 문으로 향하고, 피어오르는 궁금증에 상대의 마력을 확인해봤다. 마력은 꽤 익숙한 사람들의 것이었다.


‘그리고 이건······’


바깥에 있는 마력을 확인하다 또 다른 마력을 발견했다.


물론 그들은 원래부터도 서쪽 기숙사에 있던 사람들로 딱히 이상할 건 없었다. 그러나 현재 움직이고 있었는데, 그 동선을 보면······ 아무래도 확실하지 않을까 싶다.


역시나 예상대로 서로를 발견한 방문자들의 목소리가 열린 문을 통해 들려온다.



“어라, 라프리트 양과 소베르비아 공주님?”

“여기서 만나다니 우연이네요. 그게 아니면 여러분들도 소식을 듣고 급히 오신 건가요? 도련님들.”


그렇다. 새롭게 찾은 방문자들의 정체는 친구인 그녀들과 근래 안면을 튼 제국의 두 고위 귀족님들이었다.


‘근데 어째 루비아 씨, 기분이 나쁜 듯한데······ 착각인가?’


위기 센서가 작동한 리아는 잘못한 것도 없지만 조마조마한 기분이 되어 들어오는 새로운 방문자들을 맞이했다.



“리아 양, 갑작스럽게 찾아뵈어 죄송해요.”

“죄송하다뇨! 저와 라프리트 씨잖아요. 언제든지 마음껏 찾아오셔도 괜찮아요. 두 팔 벌려 환영해요! 당연히 루비아 씨도요.”

“그건 무척 기쁘네요, 리아. 하지만 그렇게 이야기할 거라면 제국의 도련님들께도 같은 말을 하지 않는다면 실례랍니다. 저기 계시는 레온하트 왕자님도요.”

“아······”

“영 마음이 안 내키신다면 삭였다가 다른 분들이 없을 때 해주세요. 이번 건······ 뭐, 다들 너그러이 이해해주시겠죠. 그렇지 않으시나요, 여러분?”


‘아니. 루비아 씨가 더 무례하잖아요.’


어투만큼은 정중하나 대놓고 업신여기는 그녀의 발언에 반성하려던 마음도 쏙 들어가 버렸다.


물론 그렇다고 불만을 표출하거나 하지 않는다. 예측대로 루비아의 기분은 엄청 안 좋은 상태다. 이런 그녀를 건드리는 건 기름을 지고 불구덩이 속으로 뛰어드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다행인 것은 루비아의 기분을 상하게 한 건 자신이 아니라는 거다. 안심하고 입하나 뻥끗하지 않도록 하자.



“리아? 우린 언제까지 서 있어야 하는 걸까나?”


역시 입을 열지 않는 건 무리였다.



“자, 자. 펴, 편하신 대로 앉으세요.”


어색해진 분위기 속, 먼저와 있던 레온에게 인사를 한 전원이 착착 테이블을 둘러싸 앉았다.


왼쪽엔 라프리트, 오른쪽엔 루비아. 맞은편엔 레온과 제국의 두 사람이 나란히 있다.


뭔가 이성과의 교류를 가지는 자리가 아닐까 싶은 풍경이다.


하지만 사실과는 전혀 다를뿐더러 양손의 꽃을 즐길 여유 따윈 없다. 가치가 잔뜩 돋친 루비아가 선두로 화제를 꺼냈기 때문이다.



“다들 같은 연유로 이곳에 모이신 거라 보이네요. 그러니 돌아가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대화를 나누었으면 합니다만······ 어떠신지요.”

“전 좋습니다.”

“저도 괜찮습니다. 기껏 이 인원이 모였는데 서로 간을 보다 시간을 허비하는 것만치 어리석은 일도 없겠죠.”


즉각 수긍하는 라프리트를 필두로 레스가 동의했고, 헤라드와 레온도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리아는······ 얌전히 기척을 죽여 공기가 되었다.


‘후후. 왜 여기로 집결했고, 무슨 이야기를 나눌지도 모르지만, 백방 진지한 주제일 거야.’


그건 딱 질색이다. 무념무상으로 생각을 비워 배경과 동화하도록 하자.


어느새 두 손을 동그랗게 하여 단전에 가져간 리아는 깊은 명상에 빠져들었다.


그렇다. 제1 황손이라는 사람이 재림한 사도를 만나러 베르다드로 온다는 등의 허무맹랑한 이야기 따위는 듣지 못한 것이다.


‘헤······ 아마 저게 레온이 말하려던 것이었나. 그리고 다들 당연하다는 듯이 제1 황손 씨가 만나려는 사람이 누구인지 아네.’


하지만 어째서 그 용무가 있다는 사람이 자신이 된 건지는 당최 영문을 알 수 없다. 아마 그 이유를 레온이 고운 심성을 발휘하여 알려주려 온 것이겠지만······ 진짜 영문을 모르겠다.


‘재림한 사도라는 건 분명 날 말하는 거겠지. 근데 들킬만한 구석을 남겨 놓았었나? 한 가지 확실한 건 당혹스러워 보이는 레스 씨나 헤라드 씨를 보면 딱히 협의가 이루어진 건 아닌 거 같아. 어쩌면 그 황손이라는 사람이 밀어붙인 것일 수도 있겠어.’


추궁하는 듯 몰아세우던 루비아의 기세도 급격히 줄어드는 것으로 보아 맞지 않을까. 증거가 없다면야 아무래도 좋다만.


‘그나저나 신언이라는 것도 듣긴 했는데 정말 내가 한 게 맞아? 델리안이 말해주기로는 확실할 듯싶지만 영 현실적이지가 않네. 신님과는 만나보지도 못했고 말이야.’


하지만 생각과는 달리 신언에 대해 조금 짚이는 부분이 있었다. 단순 예상일 뿐이지만 느낌으로는 꽤 그럴싸했다.


‘그야 3단계로 압축된 마력은 그거랑 비슷하다니까.’



“――리아?”

“어, 흣! 네, 네!”


너무 생각을 깊게 했다. 어중간한 암살자들은 울고 갈 은신이 풀려버리고 말았다.



“흐음······ 다들 바쁜 와중에도 안위를 걱정하여 모여줬건만. 딴생각을 하는 건 아무래도 좀 예의가 없지 않나요?”


역시나 단숨에 알아봤는지 루비아의 눈이 매서워진다. 그리고 그녀의 말을 들은 라프리트의 시선도 뒤통수에 아주 따갑게 박힌다.



“하, 하지만 전 사도님이 아닌걸요! 아닌 걸 이러쿵저러쿵 떠들어봐야 답도 안 나는데 집중이 안 되는 건 당연하잖아요!”


뻔뻔하게도 되려 성을 낸 리아. 볼의 위기와 강습을 직감하여 자포자기식의 대들기였으나――



“뭐, 그건 그러네요.”


――먹혀들었다.


아니, 루비아만큼은 다른 생각이 들었는지 눈에 잔뜩 고심이 흘렀지만, 그 외의 사람들에겐 좋은 대답이 되었다. 라프리트마저도 쏘아보던 눈빛에 힘이 풀려간다.



“하긴 로즈린느 님도 적당히 알아보시다가 포기하고 돌아가시겠지. 그렇지? 헤라드.”

“응. 황제 폐하께서 이제 와 공국과 척지는 판단을 내린다는 것도 이상해. 루시아스 교의 독실한 신자인 로즈린느 님의 입김이 작용한 게 아닐까 싶어.”

“하지만 어린 황손을 밖으로 내보냈다는 건 좀 의아하네······.”

“가베인 경까지 붙여서 말이지? 제3 황자 전하가 동행하신 거야 이해는 간다만.”

“실례지만 가베인 경이라는 건 투기장의 무왕이라 불렸던 그 남자를 말하는 건가?”


조용히 듣다 끼어든 레온의 물음에 레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레온하트 전하. 무패를 자랑하는 투기장의 폭군인 그 가베인이 맞습니다.”

“수년 전부터 모습을 감췄다고 들었는데 황실에서 거둔 것이었군.”

“황제 폐하는 직급에 상관없이 인재를 받으시니까요. 가명까지 주고는 근위 교사로 채용했습니다. 전하가 소식을 듣지 못한 건 그러한 연유지요.”

“과연 황족을 지키는 근위의 업무는 기밀이니.”

“꼬여 드는 놈들도 있으니 말이죠. 덕분에 어디서 당한 거 아니냐는 소문도 흘렀지만, 본인은 유쾌하다며 개의치 않더군요. 참고로 제 검술 스승님이기도 합니다.”

“호오······ 귀공의 빼어난 실력엔 그런 비밀이 있었나?”

“과찬이십니다. 전하야말로 뼈를 깎는 노력을 하시지 않았습니까. 그 노고가 고스란히 담긴 검로를 보노라면 절로 머리가 숙어집니다.”

“그거야말로 과찬이네. 난 단지 할 수 있는 것을 했을 뿐, 대단할 건 없다네.”

“겸손하시군요.”


화기애애하다.


――남자들의 진영은.


그에 비해 여자 진영은······ 조용하다.


힐끔 돌린 눈에 비치는 것은 무언갈 골똘히 생각하는 친구들의 모습.


진지하다. 너무. 분명한 건 남녀 교류의 자리와는 거리가 멀다는 거다.


‘아니! 아무래도 좋아! 내가 저 이쁜 사람들을 걱정할 때냐?! 알아서들 잘하겠지. 그보다 시간이 다 됐어!!’


곧 있으면 아이리스들이 온다.


리아는 서둘러 이 자리를 해산시키려 했다. 상황을 전부 이해할 순 없었지만, 얼추 본론은 끝난 듯도 하니 딱 좋은 시기이니라.


그런데······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하는 건가.


정면에 있는 남자들은 왕자부터 공작 집안이라는 자제 둘. 그리고 양옆에 있는 아리따운 아가씨들은 후작 가의 영애와 일국의 공주님이다.


위에서 세는 게 빠른―― 한 손가락에 전부 들어올 듯한 사람들에게 약속이 있으니 이제 돌아가라고 한다?


······까놓고 말하자. 무리다. 조금의 엄두조차 나지 않는다.


‘이, 이게 그 아이들이 처했던 상황인가?!’


확실히 이런 상황이라면 거절하지 못하는 게 당연하다. 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이야말로 드래곤 슬레이어란 과하디과한 칭호의 주인일 것이다.


뜻하지 않게 동병상련의 기분을 맛 본 리아는 정말 미안한 짓을 했다며, 아이리스의 친구들에게 더욱 잘해주자고 마음을 먹었다. 그러는 한편, 머릿속에서는 어떻게 하면 최대한 빨리 이 자리를 해산시킬 수 있을 지를 생각해보았다.











“아이리스 군의 숙소로 초대받다니. 너무 설레어서 어제는 제대로 잠도 못 이루었어요.”

“저도 그렇답니다. 서쪽 기숙사는 장소도 장소지만, 계시는 분들은 모두에게 선망을 한 몸에 받으시니.”

“비비안 님도 그런 기분이 드시나요?”

“당연하죠. 제가 뭐라고. 침착하려 애썼을 뿐이지 실은 아이리스 군의 누님이신 이스피리아 님―― 드래곤 슬레이어께서 직접 말을 거셨을 때는 너무 들떠서 머리가 새하얘졌었답니다.”

“아. 알 거 같아요. 워낙 굉장한 소문들이 많으신 분이니 엄청나게 긴장됐었죠. 그렇지만 듣던 대로 무척이나 착한 성품이셨어요. 권위 같은 것도 전혀 내세우지도 않으셨고.”

“예. 과연 아이리스 군의 누님분답다고 할까.”

“정말요. 겨우 3살 차이라는 게 믿기지 않아요. ······그 덕분이랄까, 3년 후에 저는 뭘 하고 있을지를 생각해보면 조금 암울해져요.”

“비교는 좋지 않다고 말씀드리고 싶지만······ 공감은 됩니다. 그분이 이룬 업적은 여러모로 궤를 달리하니.”

“······그, 그래도 3년 후면 신장 정도는 저라도 이길 수―― 비, 비견은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요. 아, 아니, 그 이전에, 누님분께선 정말 3살 많으신 게 맞긴 하신 건지······ 무례하다는 건 인지하고 있지만 솔직히 저희나 아이리스 군과 동 연령대로 보이시잖아요.”

“뭐······ 월반이 아니냐는 소문도 있었고, 아이리스 군과 함께 서 있는 모습을 보면 영락없이 같은 또래로 보여지시긴 합니다. 신장의 차이도 거의 없으시고요. 하지만 사람의 성장은 각기 다르니 조금······ 성장이 느리신 거겠지요. 3년 차이라 해봤자 200여 년의 인생으로 따지면 거의 차이가 없는 것에 불과하니.”

“그건 그렇지만 아이리스 군을 맘 편히 껴안는 모습을 보면 살짝 샘이나요. 또래로 보여서 그런지는 몰라도······. 물론 가족이시니 당연한 일이겠지만.”

“······.”


내심 비슷한 마음을 품고 있었는지 말문이 막힌 비비안.


에리사는 이런 그녀들의 대화를 조용히 듣고만 있었다. 딱히 끼어들기도 그렇고 할 말은 더더욱 없었기 때문이다.


친구도 아닌, 그저 같이 다니기만 할 뿐인 이들에게 어울릴 일 따위는 없다. 자신은 저 그룹의 사람이 아니다. 지금은 단순히 같은 용무로서 각자 따로 아이리스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그렇게 4명의 다른 아이들이 화기애애 떠드는 소리를 한동안 듣기만 하였다.


무척이나 지루하고 따분한 시간. 그러다 저 멀리 빠르게 걸어오는 발소리가 들린다.


딱딱 일정하면서도 사뿐한 걸음걸이.


지루하게 늘어져 있던 에리사의 얼굴이 밝아졌다.


곧이어 강의실 앞문에서 예상했던 상대가 나타났다. 아니, 상대들이 나타났다.



“다들 늦어서 미안.”

“아뇨, 오래 기다리지도 않았답니다. 거기에 아이리스 군의 잘못이 아니잖습니까.”


비비안을 따라 다른 아이들도 어서 오라며 아이리스를 반긴다.


이런 그녀들을 따라가지 못했던 에리사는 대신 조용히 아이리스의 뒤를 따라온 델리안과 페리에게 인사를 건넸다.



“에리사도 미안. 많이 기다렸지?”

“응? 아, 아니. 별로. 그, 그보다 어서 가야 하지 않아?”

“그러네. 분명 잔뜩 기대하면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

“엑?! 그, 그렇게나 기대 중이셔?”

“나름? 뭔가 열심히 준비하시는 거 같긴 하더라.”


즐거운 웃음소리를 흘리는 아이리스. 그와는 반대로 비비안들은 긴장한 기색들을 흘렸다.


에리사도 살짝 긴장했으나 비비안들과는 달리 부담스럽다는 마음이 컸다. 너무 대접받는 것도 어째 미안해서.


‘그냥 친구의 방에 놀러 갈 뿐인데 말이야. 그런데 너무 챙겨주면 아무래도 좀······ 반겨준다는 거니 기쁘긴 하지만.’


그렇게 각자 어색해진 분위기 속, 아이리스를 선두로 발걸음을 옮겼다.


7분여를 걷다가 나온 갈림길. 거기서 평소와는 다른 반대편 길을 향하자 정말 아이리스의 방으로 향한다는 실감이 난다.


비비안들도 이를 느꼈는지 숨을 삼키며 평정을 되찾으려 하였다. 그리고 대표로 긴장을 덜어낼 겸 비비안이 입을 열었다.



“저기, 아이리스 군? 실례지만 부 학원장님께선 어떤 볼일이셨습니까?”

“아······ 그냥 조만간 손님이 찾아올 거 같다는 이야기였어.”

“그러십니까.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뭘. 그나저나 편하게 말해줘. 동급생끼리잖아.”

“후훗. 마음 써줘서 고맙습니다. 하지만 무리하는 게 아녜요. 저 스스로가 이 어투가 편할 뿐이랍니다.”

“본인이 그렇다니 다행이지만 언제라도 편히 불러줘도 괜찮아.”

“네. 되도록 노력해볼게요.”


이 대화를 시작으로 다른 아이들도 긴장이 조금 풀렸는지 사근사근하게 굴며 아이리스에게 말을 걸었다.


에리사는 또 끼지 않았다. 다만 이번엔 비비안들과의 사이가 어색하기에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


양보였다.


1학기와 달리 2학기에 비비안들은 아이리스와 수업이 겹치지 않은 게 늘어났다. 그에 비해 자신은 모든 수업이 같으니 아이리스와 함께 있는 시간이 훨씬 길다.


자신은 비비안들과 친구가 아니지만, 아이리스는 비비안들과도 친구다. 친구와 시간을 가지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알고 있으니 잠시 양보한 것이다.


그래. 절대 끼어들기 뻘쭘해서가 아닌 거다.


‘그러니 그만 좀 부추겨주지 않을래? 페리.’


이러한 뜻을 간절히 담아 시선을 보냈으나······ 마수에게는 전해지지 않는 것인가. 페리는 계속해서 코로 등을 밀어붙여 왔다.


하지만 거듭되는 압박에도 전혀 나서려 하지 않자 드디어 페리도 포기했나 보다. 거친 콧김을 내뿜고는 밀던 것을 그만두었다.



《보기보다 더 한심한 계집이군.》


또다시 들려오는 페리의 목소리.


거친 어투와 잔뜩 매도하는 이 말은 나약한 마음을 품은 자신을 스스로가 질책하기 위해 만들어 낸 환청이다. 그러니 대꾸하지 않고 마음속에 담아두기만 하였다.


‘하지만 환청까지 들릴 정도니 제대로 반성해두는 게 좋겠지? 으음······ 그, 그래도 오늘은 무리! 내일! 응. 내일부터 똑 부러지게 할 거야!’


그런 결연한 다짐을 하고 있으니 갑자기 떠들썩하던 비비안들의 목소리가 뚝 그쳤다.


왜 그런 것인지 의아해하던 에리사는 곧 그 이유를 알게 됐다.


도착했던 거다. 서쪽 기숙사에.


상당히 훌륭한 집안의 영애인 비비안조차도 허락되지 않았던 성역. 선택받은 자만이 배정받는다는 서쪽 기숙사는 과연 비비안들이 동경한다고 했던 것처럼 입구부터 동쪽 기숙사와는 분위기를 달리하였다.


왠지 함부로 떠들기 곤란하달까? 외견만큼은 동쪽 기숙사도 훌륭하였으나 이곳과 비교한다면 왕성의 화려함과 요새의 투박함과 같은 차이가 있었다.


솔직히 말해서 신분, 지위를 막론하고 지식을 전파한다는 베르다드의 이념이 무색할 정도로 차별적인 대우가 느껴진다.


그 증거로 동쪽 기숙사 내에서도 꽤 훌륭한 방에 배정됐을 비비안도 가까이서 보게 된 서쪽 기숙사의 화려함에 넋이 나가 있다.



“자, 이제 다 왔어. 조금만 더 가면 돼.”

“그, 그렇군요.”


아이리스의 말에 정신이 든 일행은 멈췄던 발을 다시금 움직였다.


입구도 대단했지만, 복도도 왕성이라는 곳이 이러할까 싶을 정도로 장엄함이 느껴진다. 그런데도 아이리스는 거침없이 나아간다. 내색은 안 하지만 움츠러든 비비안들과는 확연하게 다르다.


이 익숙한 모습에 새삼 정말 여기서 살고 있다며 감탄했다. 그리고 그런 아이리스와 친구가 됐다는 행운에 무척 기뻤다.



“다 왔어. 여기가 나와 가족들이 지내는 방이야.”


조금만 더 간다는 말과 달리 제법 걸었지만, 드디어 도착하게 된 아이리스의 방. 전원 멍하니 커다란 쌍여닫이문을 바라보았다.


에리사도 별반 다를 거 없이 입을 벌리고는 문을 쳐다봤다. 그러다 어떠한 사실을 깨닫고는 정신을 차렸다.



“저, 저기, 아이리스.”


처음으로 침묵을 깨고 에리사는 말하였다. 그만큼 지금 깨달은 사실은 매우 충격적이었다.



“응?”

“가, 가족들이 함께 산다는 건······ 호, 혹시 누님분도?”

“맞아. 함께 살고 있는데?”


긍정하는 아이리스의 모습에 어안이 벙벙하게 되었다. 설마 같이 살고 있었을 줄이야.



“아, 에리사 양. 저희가 지내는 동쪽 기숙사와 달리 서쪽 기숙사는 남녀가 따로 구분되어 있지 않습니다. 친족이시라면 같은 방에서 지내시는 것도 드문 일은 아니죠. 오시면서도 보았듯 방의 크기는 상당해 보이니 같이 지내시기에도 어려움은 없을 겁니다.”


대답해준 것은 비비안으로, 그녀는 좀처럼 놀라움을 숨기지 못하는 게 신경 쓰였던지 드물게 말을 걸어주었다.



“그, 그렇군요. 아,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비비안 사르케아 님.”

“비비안이면 된답니다, 에리사 양. 함께 다닌 시기도 좀 되는데 너무 서먹하게 굴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예······ 노, 노력할게요.”


물론 앞으로도 그럴 일은 없다. 비비안의 집안인 사르케아 가는 왕도 내에서도 둘째가라면 서러울 초거대 상회. 진심으로 자신과 친분을 두려고 할 이유 따윈 없을 것이다.


그러니 그저 예의상 말한 것에 불과한 거다. 만약 권한 대로 편하게 부르는 날엔 핀잔을 줄 게 분명하다.


‘그렇지 않다면 본인부터 먼저 편하게 불렀겠지.’


다시는 속지 않는다.


그렇게 다짐하고 있으니 지긋이 바라보고 있던 비비안도 시선을 거두었다.


아이리스도 얼추 정리됐다고 봤는지 문고리에 손을 올렸다. 그리고 그대로 문을 열었다. 과연 본인의 방. 거침이 없다.


열린 문의 안쪽으로 제일 처음 보이는 광경은 자신의 방에 족히 10배는 될듯한 널찍한 거실이었다.


비비안들은 재차 긴장감과 더불어 기대가 가득한 얼굴이 됐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왼발을 방으로 들인 아이리스가 돌연 멈췄다.



“와, 왔니······?”


이쪽이 온 사실을 알아채고는 아이리스의 누나, 이스피리아가 종종걸음으로 서둘러 마중을 나왔다.


사용인도 마다하고 직접 뛰쳐나올 정도로 반가운 기색인 건 분명하다. 다만 미소 짓는 그녀의 얼굴이 이상하게 조금 딱딱했다.


비비안도 이를 알아챘는지 예를 표하는 것도 멈추고, 치마를 잡은 상태에서 슬쩍 그녀의 뒤―― 방의 안쪽을 살펴봤다.


그리고 굳는다.


뭔가 묘한 반응이다.


다른 아이들도 서로를 쳐다보고는 슬그머니 안쪽에 시선을 옮겼다. 마찬가지였던 에리사도 아이리스의 뒤에 붙어 어깨너머로 들여다보았다.


그렇게 보게 된 거실―― 아이리스의 등에 가려 보이지 않았던 커다란 테이블에는 제법 많은 어른이 있었다.


한명 한명 손가락으로 세어보니 그 수는 총 10명으로, 다들 범접하기 힘든 분위기를 띠고 있어 절대 평범한 사람들이 아님을 짐작게 했다. 다섯 명의 복장만은 같은 교복이지만.


이 상상이 틀리지 않았는지 먼저 들여다봤던 비비안이 크게 숨을 들이켠다.



“어······어, 어쩌다 보니 다들 갑작스럽게 찾아왔단다. 볼 일은 다 마쳤지만······ 으음. 그게 말이지······”

“괜찮아요. 대충 무슨 상황인지는 알겠어요.”

“으응. 일단 들어오렴. 부담 갖지 말고―― 아니, 힘들려나. 어, 어쨌든, 여러분들에게도 미안하게 됐어요.”


면목이 없다는 듯 고개를 숙이는 이스피리아에게 비비안이 허둥대며 마주 예를 보였다.



“사과라니 가당치도 않습니다. 저희야말로 다시금 초대해주신 것에 대해 감사의 말을 올립니다.”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요. 아 참. 내 정신 좀 봐라. 손님을 계속 문 앞에 두고. 자자, 들어들 오세요. 보기보단 다들 좋은 분들이니 너무 긴장하지 않아도 돼요.”

“예에······.”


조금 떨떠름한 기색이 담긴 비비안의 대답을 끝으로 이스피리아가 비켜서고, 아이리스는 멈췄던 발걸음을 옮겨 안으로 들어갔다.


서로 눈치를 보던 비비안들도 이내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알고는 아이리스의 뒤를 따랐다.


모두가 방으로 들어가자 테이블에 앉아있던 사람 중, 마치 공주님처럼 고운 얼굴에 행동 하나하나가 예쁜 여성이 의외인 듯 이야기하였다.



“어라, 리아. 손님이 올 예정이었나요?”

“네······”

“그렇군요. 어쩐지 기색이 어수선하더라니. 미리 말씀해주셨으면 자리를 비켜줬을 텐데.”


몹시 미안하다는 낌새가 가득한 여성의 말에 이스피리아는 어색하게 웃어 보였다.


‘보이는 대로 착한 분이시네. 누나분도 착해 보이시는데 이런 사람의 옆에는 비슷한 사람들이 모이나 봐.’


조금 부럽다고 생각하는 사이, 여성은 자리에서 일어나 한 걸음 다가왔다.


이 단순한 행동조차도 우아하기 그지없다. 그리고 넋을 잃고 바라보는 이쪽을 향해 그 고운 목소리로 찬찬히 말하였다.



“몰랐다고는 하나 귀녀들의 즐거운 시간을 방해해버렸어요. 하나 모처럼 만난 인연, 이대로 정 없이 떠나는 것도 실례겠지요.”


그렇게 서두를 땐 여성은 한쪽의 치맛자락을 잡고 크게 펼치는 특이한 예법―― 기억하기로는 아마 멀리 떨어진 나라, 공국 귀족의 인사를 하였다.



“만나서 반가워요. 전 소베르비아 루 몬테르이어요.”


여성―― 소베르비아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비비안들이 신속하게 양쪽의 치맛자락을 붙잡더니 한쪽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는 가볍게 묵례하였다.


아무리 자신이 귀족식의 예법을 모른다고는 하나 무릎을 꿇는 의미 정도는 안다. 눈앞에 있는 이 여성은 콧대 높은 비비안들이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위치에 있는 사람인 것이다.


이 생각은 틀림이 없으리라.


그야 루 몬테르―― 한 나라의 국명을 자신의 성으로 대는 자는 그리 없으니까. 미치지 않은 이상에야 함부로 댈 리가 없다.


이를 증명이나 하듯 뒤늦게 무릎을 꿇은 에리사의 귀에 비비안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베르비아 루 몬테르 공주님께 삼가 인사 올립니다.”


그랬다. 얼굴만 공주님처럼 고운 게 아니었다. 명실상부 진짜 공주님이었다.


‘우, 우와. 아이리스 군은 공주님과도 아는 사이였어?! 대단해. ――핫?! 그게 아니지, 나 인사 아직 안 했잖아!’


번뜩 깨달은 사실에 에리사는 황급히 외쳤다.



“사, 삼가 인사 올립니다!”

“어······ 그래요.”


다행이다. 조금 인사가 늦었지만, 화를 내지는 않을 듯하다.


이미 공주님이 착하다는 건 알았으나 만일이라는 것도 있으니 안심하는 것도 당연했다. 회까닥하여 엄한 처벌을 내리는 귀족들의 안 좋은 이야기는 파다했으니 말이다.



“언제까지고 무릎을 꿇고 있을 게 아니어요. 다들 편히 앉도록 하세요. 자기소개는 이후 편히. 여러분들도 괜찮으시겠죠?”


소베르비아는 테이블을 둘러싸 앉아있던 다른 사람들에게도 동의를 구했다. 3명의 남성은 모두 이의 없다며 이를 수락하였다.


‘다른 분들은 공주님만치 높으신 분들은 아닌 모양이네.’


마치 제일 상위자인 듯 빠르게 자리를 정리하는 모습을 보고 그리 판단했으나······ 바로 이 생각이 잘못됐음을 깨닫게 되었다.



“레온하트 디안 벨루디스라고 하네.”

“라프리트 로 디안 리벨리타스예요. 반갑습니다, 여러분.”

“난 레스 린 프라바이드야. 만나서 반가워.”

“헤라드 벨렌 샤라즈입니다. 귀녀들과 만나 뵙게 되어 무척 영광입니다.”

“······.”


아이리스가 그랬듯 지난번에 봤던 사용인 아저씨가 허공에서 의자를 꺼내 준비해준다.


그곳에 앉은 모두의 눈은 멍했다. 누구 하나 선뜻 대답하지 않는다. 과부하가 된 머리로 인해 생각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에리사도 별 다를 바 없었다. 너무나 고급스러운 이 의자는 도대체 얼마일까 하며 슬쩍 팔걸이를 문질러보던 자세 그대로 멈췄다.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다시 인사드려서 너무나도 반가운 라스티아 입니다!


-2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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