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녀석과 이별하다.
16년 전 어느 화창한 날,
6남매 중 제일 늦게 눈도 못 뜨고 태어났다.
까만 피부에 눈빛이 너무 맑았다.
동작이 굼뜨고 너무도 순둥이였다.
잘도 참았다.
아파도 아프다고 말하는 법이 없었다.
너무도 무던했다. 너무 잘 참았다.
어쩌면 날 닮았는지 모른다.
눈빛이 너무 맑은, 수줍음이 많은,
그 녀석과 이별했다.
3일 동안 토하기만 했다.
먹은 것도 없는데...
토할 것도 없는데...
북어포를 좋아했다.
잘게 잘게 잘라주고 있는데
녀석은 며칠 전부터 북어포 대신
내 얼굴을 쳐다보고 있었다.
내가 시선을 주면 그대로 나를 봤다.
나와 시선이 마주치면 곧 수줍은 티를 내던 녀석인데
며칠 전부터는 무심한 듯 보였다.
무슨 느낌이 와서 그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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