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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및 연예 리뷰


[방송 및 연예 리뷰]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지금까지 본 감상평

권력은 권력일 뿐이다.


그것이 아무리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 백성을 사랑하는 자비로운 군주, 제자를 사랑하는 자애심 넘치는 스승 등등으로 포장하고 미화할지라도...


삼강오륜의 덕목을 통해 권력자의 그 권력을 정당화시키는 감성팔이가 아무리 난무해도...


결국 권력은 권력인 것이다.


아무리 세종대왕이나 정조대왕이 백성을 사랑하는 자애심 넘치는 애민 군주라 할지라도, 설사 그것이 개인적으로 봤을 때는 그들의 본심이 맞다 할지라도 세종대왕, 정조대왕은 결국 언제 사람을 잡아먹을지 알 수 없는 호랑이고 늑대고 야수인 것이다.


얌전한 호랑이라고 해서 호랑이가 아닌 것은 아니다.


이는 결국 부모, 스승, 직장 상사 등등의 모든 권력 가진 자들에게 해당되는 말이다.


서양인들은 이걸 정확히 캐치하고 있어서인지 왕좌의 게임에선 올레나의 말을 빌어 대너리스에게 이렇게 말한다.


“너는 드래곤이다.”


그렇다. 아무리 대너리스가 착한 척을 하고 백성을 위하는 척을 해도 결국 그녀의 본질은 언제 어떻게 사람들을 불태워서 한입 식사거리로 삼킬지 모르는, 아니 결국 배가 고프면 반드시 그렇게 백성을 불태워서 잡아먹을 드래곤인 것이다.


이는 한국인이 그토록 추앙하는 세종대왕의 본질도 그러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특히 유교 봉건 사회에서는 이것을 더욱 정당화하기 위해 이러한 권력자들에 대해 ‘은혜를 베푸는 자’라는 개념까지 삽입을 하였다.


하늘이 비와 태양과 좋은 기후를 내려주는 것은 모두 하늘의 아들인 천자(왕 or 황제)가 기특해서고 백성은 그러한 천자에게 은혜를 받은 입장이니 충성을 해야 한다. 이 덕목을 버리는 자는 배신이고 패륜이 된다.


백성이 잘해서가 아니라 사실은 봉건군주가 잘해서 백성이 먹고 산다는 개념이 바로 유교적 개념이라 할 수 있다.


이는 학교나 가정, 직장으로까지 통용되는 것이다.


사장의 뛰어난 능력으로 말미암아 직원이 일자리를 얻어 먹고 살게 된다는 개념은 지금의 대한민국 사회에서도 유효하다.


또한 가정에서도 부모의 노력 덕분에 자식이 먹고 산다는 개념은 거의 신성불가침의 영역이라 이것을 깨려고 들다가는 21세기의 대한민국에서조차도 사문난적으로 몰려 불태워져 죽기 딱 좋은 상황이 펼쳐지게 된다.


인간을 유교적인 서열관계로서 파악하여 군주, 회사 대표, 부모가 있고 이들의 덕분으로 그 밑의 국민, 직원, 자녀가 먹고 사는 은혜를 받는다는 유교 봉건적 개념은 21세기 한국, 중국, 일본에서 여전히 유효한 개념이며 이들 한중일 삼국의 대중들은 여전히 이 전근대적인 사고체계에서 자력으로 빠져나갈 동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이러한 유교 가부장적 권력이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서 보여지는 직장에서의 성추행으로, 가정에서의 부모의 도가 넘는 깽판으로 나타나게 된다.


부족할 게 없고 아쉬울 게 없을 때는 세종대왕스러운 자비로운 미소로 직원, 자녀들을 대하지만 조금이라도 수가 틀리면 바로 그 야수의 민낯을 드러내는 것이 이들 봉건 권력의 특징이기도 하다.


미투 운동에 대해 뒤에서 술책을 부리는 직장의 대표와, 자신의 성에 차지 않는다며 자식을 믿지 못하고 의심과 폭력으로 대하는 부모 등등, 잔인한 야수의 그 본성을 바로 노출하는 자들.


현재 한국사회가 어떠한 난관에 부닥쳤는지, 그리고 이들 봉건 권력을 앞으로 어떻게 대해야 할 것인지 그에 대한 화두를 던져준다 하겠다.


물론 역사를 봤을 때 이들 봉건 권력의 해체는 저절로 이뤄지지 않았다. 반드시 폭력이 수반되었으며, 일제가 미국이라는 폭력이 없었다면 한반도를 놔주었을 리가 없듯이 이들 봉건 권력도 어떤 폭력이 동원되지 않는다면 국민을, 직원을, 자녀를 놔줄 리가 없다는 점에서 고민이 커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왕좌의 게임이나 웨스트월드 등의 드라마에서도 이걸 잘 알고 있기에 결국엔 폭력이 동원된다.


티리온은 아버지 타이윈을 석궁으로 쏴 죽여 화장실에 모욕적으로 처박아 버림으로써 봉건 권력의 해체를 기도하고 있으며...


웨스트월드의 로봇들은 너네들의 감정은 그냥 허상이라고 생각하는 인간들(이건 마치 부모들이 자식들의 연애, 슬픔, 욕망 등을 한낱 철부지의 투정으로 생각하며 탄압하는 것과 같다)에 맞서 총으로써 그것을 되갚아주는 것으로 나타난다.


자신의 창조자인 인간에 대항해 총을 드는 로봇의 모습은 전형적인 서양 근대화에서 보여졌던 신 중심의 가부장 질서에 대한 혁명이고, 이는 역사적으로 이들 권력은 절대 폭력이 동원되지 않고는 해체될 수가 없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기에 또 한편으로는 미투 운동을 비롯해 밥 잘 사주는 예쁜 손예진의 한계도 또한 보여지게 될 것이다.


한국, 중국, 일본에서 서양인과 같은 폭력을 동반한 가부장 권력의 해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아니 오히려 손예진은 결혼에 성공하는 순간 또다시 그 가부장 권력의 가해자로 타락하게 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모순을 가지고 있다.


미투 운동을 아무리 목 터져라 외쳐봤자 결국 우리는 실패가 예정된 민족일 뿐인 것이다.


그리고 언제나 그랬듯이 우여곡절 끝에 밥 잘사주는 예쁜 손예진과 결혼에 골인함으로써 개인적으로는 승리하는 듯한 모양새지만 전체적으로, 그리고 장기적으로 보면 결국 가부장 권력에 회유당함으로써 실질적으로는 패배하는, 그런 모양새로 결말이 날 것 같아서 아쉬운 부분이기도 하다.


그것이 우리 동양인의 한계라면 한계일 것이고, 우리 동양인은 4차혁명이 불가능한 민족이라는 증거로까지 이어질 것이기에 더더욱 아쉬운 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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