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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트라찌니
작품등록일 :
2013.01.19 19:33
최근연재일 :
2013.02.22 11:52
연재수 :
44 회
조회수 :
29,007
추천수 :
165
글자수 :
248,137

작성
13.02.15 18:27
조회
469
추천
3
글자
9쪽

탄생의 비밀(32)

안녕하세요. 테트라찌니입니다.




DUMMY

이 소설은 그림 파일로도 연재됩니다. 그림 파일로 소설을 읽고 싶으신 독자 여러분께서는 하단 후기 페이지부터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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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믿겠어요.”

거북이가 말했다.

“믿지 마세요. 누가 믿으라고 했어요?”

“방금 인류의 기원을 설명했잖아요. 믿으라고 한 얘기가 아니란 말이에요?”

“당연하죠, 당신은 y축 시간도 있다는 걸 몰라요? 시작점은 딱 하나만 있는 게 아니랍니다.”

y축 시간이라는 말에 거북이의 고개가 아래로 내려갔다. 확실히 그게 있다면 말이 안 되는 소리는 아니다. 시간을 x축으로 보면 가로선이 하나 나온다. 그리고 그 가로선 위에 수많은 세로선들이 마치 싹이 자라듯 피어오른다. 마지막으로 이것을 동전 세우듯이 세우면, x축이 y축이 되고, y축은 x축이 된다.

즉 y축 시간은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상황이 모두 존재한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아무튼, 참 이상한 이야기를 들어서 찝찝하긴 했다. 차라리 몰랐다면 좋았을 것을. 거북이는 이것도 다 욕심이 과한 탓이라고 생각했다.

마술 트릭을 풀기 전까지는 참 행복하다. 그런데 비밀을 비밀로 놔두지 않고 풀어버리면 불행해진다. 즉 비밀은 비밀로 있을 때가 가장 좋다는 말이다.

“내가 당신에게 들려준 얘기는 관찰자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시작점 중 하나랍니다. 그러니 당신이 생각하는 진실과 다르다고 생각한다면, 내 말을 쓰레기통에다 갖다버리세요. 알겠죠? 당신이 찾은 진실이야말로 당신의 진실이니까.”

그 말을 듣고 나서야 거북이의 입술이 바이킹을 탔다. 이제 뭘 하면 좋을까. 그때 토끼가 슬픔이 가득한 눈으로 남편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거북이는 그녀가 왜 이러는지 잘 알고 있었다. 몸이 예전 같지 않았다. 담배 연기처럼 몸이 사라지고 있었으니까. 만남이 있으면 이별도 있는 법. 이제 정말로 헤어져야 할 때가 온 것이다.

“그동안 고마웠어요.”

“왜 다시는 못 볼 것처럼 말하죠?”

토끼의 눈썹이 윗몸 일으키기를 함과 동시에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볼이 퐁 하고 터졌다. 그녀는 애써 태연한 척하려고 눈가에 맺힌 눈물을 고드름으로 바꾸고 있었다. 거북이는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당신은 웃는 게 제일 예뻐요.”

“누가 울렸는데 그래요?”

그렇게 말하면서도 토끼는 거북이의 따스한 손길을 음미하고 있었다. 그녀는 거북이의 생각을 훑어보고 나서야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알 수 있었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서 걱정됐군요?”

“뭐, 그렇죠. 당신이 지금 당장 환생한다고 해도 나랑 30살이나 차이 나니까요.”

“그럴 줄 알았어요.”

토끼는 그의 어깨에 기댄 채로 환생에 관한 정보를 입에 담기 시작했다. 잠시 후, 거북이는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이 알던 것과는 전혀 다른 얘기였기 때문이다.

“그게 정말이에요?”

벌레가 몸에 달라붙어 놀란 사람처럼 거북이는 과도하게 몸을 비틀었다.

“만약 사람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혼란스러워할 거예요. 정말로 사실이라면 난 당신을 기다릴 필요가 없게 되겠군요. 오, 제발 희망고문만은 아니길 빌어요.”

“믿으세요. 나도 당신을 빨리 보고 싶으니까.”

“하지만 당신 말은…….”

거북이는 토끼가 한 말을 곱씹어 보았다.

환생. 죽어서 다시 태어난다는 말인데, 그녀의 말대로라면 굳이 안 죽어도 환생할 수 있다고 한다. 지금까지의 환생 개념으로서는 도저히 이해하지 못할 개념이었다.

“아무래도 설명이 필요할 것 같네요.”

토끼는 그렇게 말하면서 목을 가다듬었다.

“현재의 인류는 환생한다고 믿는 단계에 와 있답니다. 문제는 이 개념이 완전하지가 않다는 거죠. 애초에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상황은 이미 다 일어난 상태라서 그들이 생각하는 환생의 개념은 틀렸다고 볼 수 있어요. 다시 태어난다는 건 맞지만, 꼭 죽어야만 태어날 수 있는 건 아니거든요.”

듣고도 믿지 못하는 말이었다. 거북이는 몹시 의아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그럼 산 사람에게 빙의한다는 개념으로 볼 수 있나요?”

“그게 더 적절한 단어일 수도 있겠네요.”

“세상에…….”

“애초에 우리는 정보 덩어리에 불과해요. 정보가 어떻게 물질로 바뀔 수 있겠어요? 그러니 이미 만들어진 물질 속으로 들어가는 수밖에는 없어요.”

토끼의 설명을 듣고 거북이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차원이동을 생각하면 충분히 일리 있는 말이었다. 움직이는 건 육체가 아니라 정보. 그렇다면 환생도 이와 마찬가지일 수 있다. 이미 만들어진 육체로 들어가는 현상을 환생으로 본다면, 환생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정답이에요.”

토끼는 가볍게 손뼉 치며 말을 이었다.

“이런 말이 쉽게 믿기지는 않겠지만, 틀림없는 사실이니까 잘 들어요. 먼저 질문을 하나 하죠.”

토끼는 거북이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당신의 첫 번째 기억은 언제였죠?”


*


“내 첫 기억은… 아마 6살 때쯤이었을 거예요. 집으로 뛰어가는 중이었죠. 그 전에 있었던 일은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기억나지 않거든요.”

“그때가 바로 당신의 진짜 시작이었어요. 여기서 재미난 사실이 있어요. 6살 이전의 당신, 그러니까 지금 당신이 사용하는 육체를 관리하던 영혼은 어디로 갔을까요?”

“그건…….”

토끼의 질문은 거북이를 당황케 하기에 충분했다.

“아마 죽지는 않았을 거예요.”

“애걔, 그게 다예요?”

토끼는 거북이의 이마에 커다란 동산을 만든 다음 설명을 이어나갔다.

“두 번 말하지 않을 테니까 잘 새겨들어요. 당신이 쓴 이론대로 우리는 이 세상 출신이 아니에요. 이미 만들어진 육체 속으로 쏙 들어가기 때문이죠. 그럼 그 전에 있던 영혼은 어디로 갔을까요? 답은, 그 어디로도 가지 않았다는 거예요.”

“그럼 내 몸속에서 계속 살고 있다는 말인가요?”

“그래요, 이게 바로 환생의 비밀이에요.”

“하지만…… 못 믿겠어요. 난 살면서 단 한 번도 그 전에 살던 영혼과 만난 적이 없다구요.”

“당연하죠. 이 말 몰라요? 우리는 모두 하나라고.”

“그 말은─.”

“말 그대로 우리가 모두 하나라는 얘기죠.”

“너무 과격한 가르침 같아요.”

“겨우 이 정도로 엄살 부리긴. 더 남았어요. 이건 다음과 같은 사실도 말해준답니다. 어제의 당신과 오늘의 당신, 그리고 내일의 당신이 다를 수도 있다는 사실을 말이죠. 당신은 언제나 육체의 주인이겠지만, 당신은 어제의 당신이 아니에요. 오늘의 당신이죠.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당신은 지금 이 순간 죽고, 지금 이 순간 다시 태어났어요.”

토끼의 설명이 모두 끝이 났다.

거북이는 이마를 짚으면서 고개를 흔들었다.

“환생이 이런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 했어요.”

“진실을 안 소감이 어떤가요?”

“글쎄요……. 당신 말대로 진실이 밥을 먹여주진 않아요. 그게 옳고 틀리고를 떠나서 말이죠. 아무튼, 정말로 당신 말대로라면 죽음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내 상상이론과도 궁합이 척척 맞네요. 애초에 죽는 건 육체이고, 우리는 단지 형태를 바꿀 뿐이니까요. 가만, 잠깐만요, 생각해 보니 모든 게 다 연결된 진실들이었네요? 그렇구나, 그랬어, 이제 이해했어요!”

“어디, 한번 들어볼까요?”

토끼가 한 걸음 물러서 무대를 마련해주었고, 거북이는 자신이 찾아낸 진실들을 세상 사람들이 들을 수 있을 만큼 크게 외치기 시작했다.

“상상이론은 시간이 하나가 아니라고 말해줘요. 우리는 시공간 이동뿐만이 아니라 차원이동도 하기 때문이지요. 이 말은 육체가 이동한 게 아니라 정보가 이동하고 있었다는 걸 뜻해요. 왜 굳이 정보만 이동할까요?

우리가 이 세상 출신이 아니기 때문이죠. 우리는 육체가 아니라 정보예요. 이 진실은 또 다른 진실로 연결돼요. 죽음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진실로!


죽음은 없어요!


애초에 죽는 건 육체이고 우리는 단지 형태만을 바꿀 뿐이에요. 난 여기까지는 제대로 이해했어요.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의문이 계속 남아있었죠. 그게 바로 환생이었어요. 환생은 죽고 나서 다시 살아난다는 개념인데, 상상이론은 환생도 존재한다고 말해줬거든요.

문제였어요.

육체가 죽어도 정보는 살아남아요. 그럼 이 정보는 다시 육체로 되돌아가야 하죠. 그런데 죽음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돌아갈 곳이 없다는 얘기가 되고 말거든요. 이건 모순이었어요. 말이 안 됐죠. 상반되는 개념이 충돌해서 정말로 난감했는데, 지금에서야 겨우 이 의문이 풀리다니!

환생이 죽고 나서 다시 태어나는 게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버젓이 일어나는 자연현상이라면 모순이 없어지는 거예요. 환생의 고정관념을 깨야만 뫼비우스의 띠가 완성되죠. 이제는 이해할 수 있어요. 어제의 나, 지금의 나, 내일의 나는 모두 다른 나이면서 동시에 같은 나예요. 즉,”


“우리는 모두 하나예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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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생의 비밀(32) 13.02.15 469 3 9쪽
40 탄생의 비밀(31-2) 13.02.15 479 3 9쪽
39 탄생의 비밀(31-1) 13.02.15 479 3 9쪽
38 탄생의 비밀(30) 13.02.15 361 3 17쪽
37 탄생의 비밀(29-2) 13.02.15 320 5 9쪽
36 탄생의 비밀(29-1) 13.02.15 528 3 11쪽
35 마지막 시험(28) +2 13.02.15 484 2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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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마지막 시험(26) 13.02.13 380 2 15쪽
32 마지막 시험(25-2) 13.02.13 342 2 12쪽
31 마지막 시험(25-1) +3 13.02.13 647 2 10쪽
30 천국으로 가는 길(24) +1 13.02.13 560 1 12쪽
29 천국으로 가는 길(23-2) +1 13.02.13 527 3 9쪽
28 천국으로 가는 길(23-1) +1 13.02.13 655 1 10쪽
27 천국으로 가는 길(22-2) +4 13.02.12 546 5 10쪽
26 천국으로 가는 길(22-1) +2 13.02.12 548 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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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인류 최초의 마법 수업시간(17) +6 13.02.08 682 7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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