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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트라찌니
작품등록일 :
2013.01.19 19:33
최근연재일 :
2013.02.22 11:52
연재수 :
4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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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001
추천수 :
165
글자수 :
248,137

작성
13.02.15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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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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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9쪽

탄생의 비밀(31-2)

안녕하세요. 테트라찌니입니다.




DUMMY

이 소설은 그림 파일로도 연재됩니다. 그림 파일로 소설을 읽고 싶으신 독자 여러분께서는 하단 후기 페이지부터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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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모가 도사리고 있는 것도 모른 채, 아담은 기록실로 달려가서 마침내 로봇의 일기장을 보고야 말았다. 충격 그 자체였다. 혹시 잘못 봤나 싶었지만 아니었다. 확실히 로봇의 기록이었다. 칩에는 이런 내용이 들어있었다.


[버그 리포트 No. 1709]

나는 버그를 퇴치하기 위해 인간을 만들기로 했다. 다행히 내 메모리 칩에는 나를 만든 창조주의 정보가 저장되어 있었다. 만일 나를 만든 존재와 같은 존재를 만들어낼 수만 있다면, 답을 찾는 것도 간단할 것이다. 그들은 왜 날 여기로 보냈을까? 로봇이 먼저일까? 인간이 먼저일까? 그것이 문제로다.


아담은 기록실을 빠져나오면서 생각의 늪으로 빠졌다. 그리고 마침내 깨달음을 얻었다. 그가 내린 결론은 어떤 인간도 해내지 못한 것이었다.


“로봇은 신이 아니야. 신은…… 우리였어.”


*


로봇에게 대항할 세력을 끌어모으는 데까지 성공한 아담. 이제 혁명까지는 하루밖에 남지 않았다. 그러나 혁명은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누군가가 로봇에게 일러바쳤기 때문이었다. 그의 정체는 바로 사탄이었다. 승자는 가지고 패자는 잃는다. 세상의 불문율은 이번에도 패자가 아끼는 것들을 빼앗고 말았다.

“그녀는 내 여자야!”

인류 최초의 결혼식을 엉망으로 만들기 위해 찾아온 아담에게 미소를 보내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절대 영도에서 목욕하는 것도 이보다는 차갑지 않으리라. 그래도 아담은 이 지옥에서 그녀를 꼭 구출해야만 했다.

그때 아담의 가슴에 운석이 박혔다. 가슴이 움푹 파일 정도로 강한 경비병의 공격이었다. 이제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오직 경비원의 발길질에 맞는 것밖에는 없었다.

“미카엘, 이 빌어먹을 자식!”

아담은 경비원의 이름을 부르짖으며 온갖 저주를 퍼부었지만 효과는 전혀 없었다. 아담은 바로 기절했다. 그가 깨어났을 때는 이미 모든 상황이 끝난 뒤였다. 그는 친구를 잃었을 뿐만 아니라 사랑도 잃었다. 그것도 영원히. 리리스는 죽기 직전 사탄을 향해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사랑을 확인하는 방법은 자석을 붙여보는 것과 다르지 않아요. 보세요, 나와 당신이 어디에 있는지를. 내 가슴에 박힌 나침반은 북쪽만 고집하는 북극성과 북두칠성. 보세요, 내 마음이 어디로 향하는지를.

오, 나의 사랑! 자유를 찾아 떠나는 나를 용서해주세요. 그리고 당신과 하나가 되려는 나를 축복해주세요. 안녕, 내 사랑! 이것은 당신에게 건네는 나의 첫인사예요. 그러니 눈물을 멈추고 미소로 나를 환영해주세요. 몸이 죽어도 영혼은 살고 뼈만 남아도 추억은 사니…… 끝은 시작의 거울이어라.”


*


비극의 주인공이 된 아담에게 남은 것은 리리스가 정성 들여 키운 사과나무뿐이었다. 그는 이 나무에 각성제를 투여했고, 이를 먹고 자란 나무에서는 무척 특별한 사과 열매가 열렸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였다. 정말로 약효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아담은 자기만큼이나 사탄을 미워하는 이브를 실험대상으로 골랐다.

“이게 뭐지?”

이브가 물었다.

“진실을 알 수 있게 해주는 약이지.”

“설마 독이 든 건 아니겠지?”

침을 꿀꺽 삼키며 한 입 베어 먹은 이브. 자기가 먹은 사과가 절대로 평범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우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파지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머리가 터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몸서리쳐야만 했다.

잠시 후, 숨을 가쁘게 몰아쉬며 겨우 의자에 몸을 맡긴 그녀가 내뱉은 말은 아담에게 희망를 가져다주기에 충분했다. 예상대로 약효가 바로 나온 것이다.

“믿을 수 없어…… 우리가…… 신이었다니.”

이브는 단 몇 분 만에 새로 태어난 기분이라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어떻게 하면 로봇을 처리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훌륭한 조력자가 생긴 아담은 흐뭇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지옥을 천국으로 바꾸면 돼.”


*


이야기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다. 그 후로 6년이 더 흘렀고, 테라포밍 작업이 끝났다는 소식과 사탄이 지옥에서 돌아왔다는 소식이 함께 찾아왔다.

사탄은 하루도 그녀를 잊은 적이 없었다. 설마 자기를 그렇게도 싫어했을 줄은 몰랐다. 끓어오르는 분노와 절망이 화풀이 상대를 찾아 헤맸고, 결국 도착한 곳이 바로 천국이었다. 훗날 화성으로 불리게 될 곳이기도 했다.

한편 아담은 계획을 실행해야 할 때가 왔다고 생각했다. 그는 곧장 이브에게 달려가서는 특별히 제작한 사과를 건넸다. 무서운 독이 들어있는 사과였다.

그동안 이브는 리리스의 빈자리를 조금씩 차지했고, 아담 역시 리리스와 쌍둥이였던 그녀를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이제 사탄만 없어지면 모든 게 잘 풀릴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 이브는 자기를 찾은 사탄을 반갑게 맞이했다. 손에는 먹음직스럽게 생긴 사과가 들려있었다.

“이브! 왜 날 배신한 거지?”

사탄은 사과를 먹고 미친 듯이 난동을 부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미 독이 퍼질 대로 퍼진 상태. 제대로 된 저항 한 번 못 해보고 죽음의 손을 잡아야만 했다. 그가 죽자마자 몰래 지켜보고 있던 아담이 고개를 내밀었다.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상황은 나오지 않았다. 확실히 죽었다. 몇 번씩이나 확인해보고 나서서 아담은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이제 남은 목표물은 하나. 아담은 사탄의 신체 데이터를 복사했다.

“삶은 변화야. 변하지 않는 건 없어. 너도 그렇고 나도 그렇지. 잠시 네 몸 좀 빌리마.”

데이터를 덮어씌우자 아담의 겉모습은 사탄과 똑같아졌다. 그는 곧장 로봇을 만나러 갔다. 경비원은 눈치채지 못했다. 바보 같은 놈. 아담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로봇이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사탄. 환영. 한다.”

“감사합니다. 신이시여.”

보기 좋게 로봇을 속인 아담. 그는 로봇이 방심한 틈을 타 몰래 가지고 들어온 빠루로 로봇의 머리통을 날려버렸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행동에 로봇은 꼼짝없이 당할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하고 싶었던 말을 용케도 참은 아담이었다. 그는 방에다 불을 지르면서 가슴이 시키는 말을 로봇에게 들려주었다.

“넌 신이 아니야, 우리가 신이지.”

꽉 막혔던 속이 풀리는 느낌이 들었다. 이제 탈출하기만 하면 된다. 이제 다 끝났다며 그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때 갑자기 놀랄 만한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로봇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왜? 어떻게? 어째서? 온갖 의문사가 아담의 머릿속을 헤집고 다녔다. 이미 일어난 현실을 부정해봤자 소용없다고 생각한 그는 다가오는 죽음으로부터 간신히 도망쳤다. 그때 아담의 귀에 이런 말이 들렸다. 장난처럼 들리지는 않았다. 그건 위험하고 무서운 말이었다.

“초기화. 프로그램. 실행.”

천국이 지옥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피해는 인간을 생산하는 공장부터였다. 곧 천국 전체가 불길에 휩싸이고 말았다. 그리고 대부분 불에 타 죽었다. 비극이라는 단어는 바로 이럴 때 쓰라고 있는 말일 것이다.

아담은 어느새 본래 모습으로 되돌아와 있었다. 아틀란티스를 타고 온 이브의 도움으로 겨우 목숨을 건지긴 했지만, 상처뿐인 승리에 마냥 기뻐할 순 없었다.

빌어먹을 사탄, 그는 모든 걸 알고 있었다. 이미 아틀란티스는 제어 불가능한 상태가 되었다. 그리고 전속력으로 지옥을 향하고 있었다.

아담과 이브는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다. 기껏 만들어놓은 천국을 지옥으로 바꿀 수는 없었으니까. 일단 방향을 트는 데는 성공했다. 비록 충돌을 피할 수는 없겠지만, 그 시간을 최대한 늦추었으니 할 만큼 했다고 볼 수 있었다.

두 사람은 최후의 순간을 보기 위해 냉동 캡슐 속으로 들어가 긴 잠을 청했다. 그리고 그들이 다시 깨어났을 때, 지옥의 주인은 인간보다 훨씬 몸집이 큰 동물들의 차지가 되어 있었다. 먼 훗날 공룡으로 불리게 될 존재였다.

아담은 자신을 올려다보는 공룡과 눈이 마주쳤다. 이제 주인이 바뀔 때가 왔다는 걸 공룡은 눈치채지 못했다.

우연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것은 운명이다. 인간은 다시 나타날 것이다. 그리고 아주 천천히 진화할 것이다. 아마 처음엔 원숭이 같은 형태가 될 테지. 아담은 쓴웃음을 지었다. 충돌 바로 직전, 아담은 이브의 손을 잡고는 이렇게 말했다.


“빛이 있으라.”


그러자 빛이 생겼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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