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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트라찌니
작품등록일 :
2013.01.19 19:33
최근연재일 :
2013.02.22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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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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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48,137

작성
13.02.13 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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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천국으로 가는 길(23-2)

안녕하세요. 테트라찌니입니다.




DUMMY

이 소설은 그림 파일로도 연재됩니다. 그림 파일로 소설을 읽고 싶으신 독자 여러분께서는 하단 후기 페이지부터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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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죽으면 그대로 끝이다.”

“나는 죽으면 천국에 갈 것이다.”

“나는 죽으면 지옥에 갈 것이다.”

“나는 죽으면─.”

“끝이 없군요. 그만 하세요.”

그녀는 가위로 끈을 자르듯이 거북이의 말을 잘랐다.

거북이는 이게 바로 천국으로 가는 주문이며,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이 원하는 천국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모두 자신의 의견이 옳다고 주장하지만, 진실은 모두가 정답이었다고. 죽고 난 후의 상황을 만드는 게 자기 자신이라면, 싸울 이유도 없다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

“사람들은 오직 종교에서 말하는 천국만 있다고 생각해요. 실은 수없이 많은데도 말이죠. 천국은 자기가 직접 만드는 거니까요. 여기서 잘 생각해보세요. 사후 세계에 관해 잘 안다는 사람들이 과연 누구겠어요?”

“종교인들이죠.”

그녀는 당연하다는 듯이 답했다.

“맞아요. 그래서 이들의 말을 누구보다 잘 듣는 신도라면, 그의 몸이 죽고 나서 그가 맨 처음으로 겪을 체험은 다름 아닌 종교가 그에게 심어준 믿음의 세계가 된다고 할 수 있어요. 잠깐,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걸까요?”

그녀는 가볍게 미소 지을 뿐이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 듯했다. 거북이는 기분 좋게 말을 이었다. 천국은 확실히 존재한다고. 종교인들의 말대로 믿으면 천국으로 갈 수 있다고.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는 천국의 개념을 다시 바꿀 때가 왔다고 주장했다.

“천국의 개념을 확장해야만 해요. 천국을 만드는 사람이 바로 자기 자신이라고 말이죠.”

어떤 종교를 보더라도 우월한 누군가가 존재한다. 흔히 신이라 불리는 이들의 존재는 종교의 뿌리에 해당했다. 종교는 이 뿌리를 재료로 고속도로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그 누구라도 이 길에 올라서면 천국으로 갈 수 있다고. 사람들은 그 말을 듣고 열광했다.

종교의 바람대로 삶은 행복이 되었다. 여기까진 좋았다. 어느새 인류와 종교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었다. 종교는 인류의 약이었다. 사람들은 종교를 신성시했고, 아무도 이 생각에 토를 달지 않았다. 그러나 종교는 점점 변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길이 하나만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말았다. 종교는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떡하지? 저쪽에도 길이 있었잖아.”

시간이 지날수록 인류의 눈도 진화했고, 이건 종교에 있어서는 최악의 결과가 되고 말았다.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은 종교가 하는 말보다는 가슴이 하는 말을 더욱 귀담아 듣기 시작했다. 가슴은 이렇게 말했다.

“네가 갈 길은 여기야. 내게로 와.”

사람들은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종교는 길이 밖에 있다고 말했으니까. 이것은 옳았다. 길은 밖에 있었다. 밖에서는 모두가 신의 이름을 부른다. 그뿐인가? 그 누구도 신의 존재를 부정하지 않는다. 증인이 이렇게나 많은데, 설마 거짓이겠는가?

만약 가슴이 옳다면 길은 하나만 있지 않았다. 가슴은 군인에게 지급되는 총처럼 누구나 하나씩은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럼 길이 대체 몇 개란 말인가? 셀 수도 없다. 센다는 것 자체가 무리수다. 문제였다. 정말로 문제였다.

종교는 길을 인정할지 말지를 논의했다. 처음에는 인정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그러나 곧 반대 의견이 거칠게 저항했다.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만약 길이 안에 있다면 우리가 지금껏 닦은 길은 무엇이란 말인가?

그때 누군가가 이렇게 주장했다.

“만약 우리가 이 사실을 인정한다면 사람들은 길을 잃어버리고 방황할 것이다. 두 개의 태양이 뜰 수는 없는 법이다. 우리 길이 옳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종교는 가슴이 내민 손을 뿌리쳤다. 혼란을 막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결과는 반대였다. 대혼란의 시대가 찾아온 것이다. 종교는 훨씬 거만해졌고, 가슴이 낳은 자식인 과학을 학대하기 시작했다. 사실 종교는 과학을 미워하지 않았지만,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 과학을 인정하는 날이 곧 종교가 죽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이건 생사가 달린 문제였다.

과학은 점점 발전했고, 결국 종교가 제시하지 못했던 증거들을 하나씩 선보이기 시작했다. 승자는 과학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런 과학도 양자를 만나고 나서부터는 변할 수밖에 없었다.

과학은 당황했다. 그들은 입자를 쪼갤 수 있는 데까지 쪼개고 또 쪼갰다. 분자 안에는 원자가 있었고, 원자 안에는 쿼크가 들어 있었다. 과학은 이게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다. 그들은 이보다 작은 입자는 없다고 결론지었다. 하지만 과학은 이를 세상에 공표할 수 없었다.

“넌 단지 수학에 불과해.”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너무 작아서 보이지도 않는 끈을 인정하는 것은 신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과학도 종교도 보이지 않는 벽에 가로막힌 신세가 되었다.

“대체 어떤 게 옳지?”

종교는 신의 존재 여부를 놓고 싸워야만 했고, 과학은 블랙홀에 상대성 이론을 적용할지 양자 역학을 적용할지를 놓고 싸워야만 했다. 문제가 문제였다.

시간에 y축과 z축도 있다면 시간은 물질이 되어야 하고 당연히 매개입자도 있어야 한다. 즉 시간이 물질이라면 길은 밖에 있지 않고 안에 있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보면 승자는 당연히 과학이 되어야 마땅하지만, 문제는 시작도 끝도 없다고 말해주는 시간의 화살에 있었다.

왜 그럴까? 왜 이런 결과가 나올까? 시작과 끝이 없다면, 안과 밖의 경계도 무너지고 만다. 그때 거북이의 머릿속에서 한 가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이 얘기를 다르게 풀어보면, 어디에도 답이 있다는 얘기가 된다고.

우리가 양자처럼 작은 존재라면, 우리를 만든 신은 그보다 더 작은 존재일 것이다. 그럼 그 존재가 사는 세상 역시 양자와 같은 성질을 가지지 않을까? 양자처럼 여기에 있을 수도 있고 저기에 있을 수도 있는 세계이지 않을까?

거북이는 천국을 이런 식으로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유레카를 외쳤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이 시간을 사람들에게 하나씩 나눠준 것처럼, 천국도 사람들 개개인에게 나눠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천국도 시간처럼 상대적이다.”


이게 그가 내린 결론이었고, 지금 눈앞에 있는 그녀에게 말하는 진실이었다.

“흠…… 조금 부족한데요?”

그녀가 아쉽다는 듯이 중얼거리자 거북이는 마침표를 쉼표로 바꾸었다.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우리와 영혼의 차이점은 단 하나, 다른 이에게 관찰 받는다는 것뿐이에요. 즉 현실도 천국이라는 얘기죠. 어떤 상황을 눈앞에 두고 ‘마치 천국에 온 것만 같다.’ 또는 ‘마치 지옥 같았다.’는 말을 쓰곤 하는데, 그 순간 비유가 아닌 진짜로 천국에 갔고, 지옥에 갔어요. 죽고 나서 체험할 천국은 어디에도 없어요. 발밑에 있죠.”

설명이 계속되었다.

“당신이 천국을 향해 떠날 때, 당신은 지금 막 천국에서 떠난 거예요. 다만 우리가 살면서 체험하는 천국은 언제나 다른 사람의 영향을 받는 천국이에요. 그러니 몸이 죽고 나서 체험할 천국이 좀 더 그럴싸한 천국이 되는 거죠.

생각해보세요. 천국이 뭐겠어요?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자신이 가장 행복해하는 일을 하는 곳이에요. 그러니 이곳이 진짜에 가까운 천국이죠. 그리고 천국을 만든 창조자는 다름 아닌 자기 자신이구요. 이게 바로 내가 찾은 진실이에요. 그러니까…….”

“대체 무슨 말을 하려는 거죠?”

그녀의 표정은 축구 승부차기를 보는 것처럼 긴장으로 가득 차 있었다. 거북이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는 자신이 찾아낸 진실을 당당히 세상 밖으로 꺼내놓았다.

“나는 종교에서 말하는 천국을 부정하지 않아요. 그들이 말하는 천국은 존재하니까요. 오히려 여기서 한 발짝 더 나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만약 누군가가 내게 천국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말할 거예요.


시간이 하나가 아니었듯이,

천국도 하나가 아니라고.


종교에서 말하는 천국도 존재하지만,

당신이 만든 천국도 존재한다고.


천국은 몸이 죽고 나서 사는 세상이 아니라,

몸에서 벗어난 후 최초로 겪는 체험일 뿐이라고.


천국이 있는지 없는지를 놓고 시간 낭비할 때가 아니라,

어떤 천국으로 갈 것인지를 놓고 고민해야 할 때라고!


어때요, 당신이 찾은 진실과 다른 게 있나요? 있다면 그게 바로 당신의 진실이에요. 그러니 난 당신이 찾은 진실을 부정하지 않고 오히려 축복할게요. 내 방식은 또 하나의 방식일 뿐이지 유일한 방식이 아니기 때문이죠.”

거북이는 후련한 표정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이게 바로 자신이 찾은 천국의 비밀이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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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Lv.34 산우
    작성일
    13.03.06 18:17
    No. 1

    끈의 존재를 인정하는건 신의존재를 인정하는것이라는 구절이 불편하네요..ㅠㅠ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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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국으로 가는 길(23-2) +1 13.02.13 527 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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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인류 최초의 마법 수업시간(17) +6 13.02.08 681 7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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