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꼬마작가하안 님의 서재입니다.

내 맘대로 무림정복 : 소설로 들어가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무협

독특하안
작품등록일 :
2018.12.07 09:31
최근연재일 :
2019.01.08 19:02
연재수 :
27 회
조회수 :
6,074
추천수 :
100
글자수 :
170,893

작성
18.12.08 13:44
조회
682
추천
7
글자
17쪽

인생 2막 : 눈 떠보니 무협 소설 속 들러리라고?

DUMMY

물속에 얼마나 잠겨 있었을까?

누군가 나를 흔들어 깨우며 부르는 것이 느껴졌다.

귓가가 웅웅거리며 울리고 있었다.


뭐지? 내가 물을 너무 먹은 건가? 어떻게 된 거지?


그때 누군가가 나의 몸을 잡고 일으켜 세웠다.


"사금찬, 사금찬, 정신 들어?"


사금찬? 이건 또 뭔 소리야?

그리고 얘는 또 누구지?

고개를 들어보니 어디서 소도둑 놈 같이 생긴 녀석이 나를 깨운 모양이었다.

그런데 또 하고 있는 꼬락서니는 요즘 사람의 옷도 아니다.

이게 대체 뭔 일이래?

저 옷은 또 뭐야? 옛날 시대 옷인가? 조선 시대 옷도 아닌 것 같고, 옛날 중국 사람들 옷 같은데 이런 옷은 왜 입고 있는 거지?

흠······.

맞다! 무협 영화에서 보던 복장이다!


"사금찬, 괜찮은 거야?"


얘는 왜 자꾸 날 보고 사금찬이라는 거야?

안 그래도 정신없어 죽겠는데······.

근데 사금찬이 누구지? 어디서 들어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잘 기억나진 않는 이름인데······.

우선은 정신이 없으니 좀 물어보자.


"여, 여기가 어디지?"


방금 나를 흔들어 깨운 녀석이 말했다.


"어디긴 어디야? 장강이지. 사금찬, 근데 너 방금 성공한 거 아냐?"


'이건 또 무슨 개소리야? 성공하긴 뭘 성공했냐는 거지?

아, 그렇지 내가 최덕진을 이겼지. 내 기록이 51초? 그래 애들이 51초라고 하는 걸 들었다.

최덕진은 45초라고 했으니 내기에서 이긴 것도 성공이라면 성공이라고 할 수 있겠지.


"그럼 성공했지. 내가 물 속에서 51초나 있었으니까!"


나를 둘러싼 녀석들이 갑자기 놀란 토끼 눈이 되어 나를 쳐다보았다.


"뭔 소리를 하는 거야? 물을 많이 먹었나 보네? 사금찬, 너 정말 괜찮은 거야?"


근데 이 녀석들 우리 반 애들도 아니고 죄다 처음 보는 얼굴에, 복장도 무슨 죄다 무협 영화에나 나올 법한 것들인데?


제법 귀엽게 생긴 여자애가 눈물을 글썽이며 말을 걸었다.


"대사형, 정말 괜찮은 거예요?"


'대사형? 나보고 한 소리인가?'


그러고 보니 얘들이 하는 말이 한국말도 아니고 중국말이잖아?

그런데 나는 어떻게 이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거지? 헐~

원래 중국말이라곤 '니 하오 마' 딱 한 마디 밖에 모르던 나였는데 이 말을 다 알아듣고 있는 나는 또 뭐냐고?

나를 깨웠던 소도둑 놈 같은 그 녀석이 다시 말을 걸어왔다.


"안 되겠다, 사금찬. 너, 너무 무리했나 보다. 우선 얼른 들어가서 쉬자. 사부님께는 내가 잘 말씀드려 놓을 게."


사부님? 설마 무협 소설에나 나오는 그런 사부님을 말하는 건 아니겠지?


"내가 정신이 없어서 그런데, 미안하지만 내가 누구였지?"


나를 둘러싼 모두가 하나 같이 걱정 어린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얘가 진짜 물을 엄청 많이 먹었나보네? 네가 누구긴 누구야? 우리 장강파의 보배, 사금찬이지.

대제자 지정까지 받고 왜 이래?

우리 장강파의 미래. 네 어깨에 우리 장강의 미래가 달렸다! 사부님께서 늘 하시던 말씀이잖아!"


장강파? 장강파, 장강파라... 흔한 문파 이름은 아니다.

무협 소설을 좋아하는 나라고 해도 쉽게 떠오르는 이름은 아니다.

하지만 분명히 들어본 이름인데, 정신이 없다 보니 바로 생각이 나질 않네?

최근에 본 소설 중에서 봤던 것 같기도 한데......

우선 구파일방에는 해당하지 않는 방파고, 그럼 군소문파 중에 있다는 건데 어디서 봤더라?


"사금찬, 사금찬, 얘가 갑자기 왜 이래? 코평수를 벌렁대고 안 하던 짓을 다 하네? 상태가 많이 안 좋은 거 아냐?"


사금찬, 사금찬, 대체 사금찬이 누구야?

확 소리를 지를 수도 없고!

이 상태로는 아무것도 알 수 없다.

그럼 우선 어디 쉴만한 곳으로 이동부터 하고 보자!


"내가 물을 너무 많이 먹었나 봐.

나 좀 쉬고 싶은데 좀 도와줄래?"


내 말을 들은 동료들이 다시 한 번 놀란 토끼 눈을 하고 나를 쳐다봤다.


"천하의 사금찬이 도움을 다 청하다니!

정말 보통 심각한 상황이 아닌가 보다.

다들 도와주자!"


대체 사금찬이 어떤 녀석이길래?

동료들한테 도움 따위는 절대 안 취하는 녀석인가 보지?


아무튼 그렇게 해서 동료들의 도움으로 문파 안의 내 방으로 들어 오긴 했다.

잠시 쉬어야겠다고 아무도 내 방에 못 들이게 했으니 우선 시간은 벌었고, 이게 어찌 된 건지부터 따져 봐야겠다.

장강, 장강, 장강파라.......

한참을 골머리를 싸맨 끝에 평소 잘 안 굴리던 나의 머리가 굴러가기 시작했다.

그래, 기억났다!


장강무적(長江無敵)

맞아, 장강무적이란 무협 소설에서 등장했던 문파.

장강파는 구파일방에 속하지도 않을 뿐더러 보통 다른 무협 소설에서는 등장조차 하지 않는 군소문파다.

맞아, 그래서 이 문파는 십중팔구 허구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진짜 있는 문파였나?

그리고 내가 그 소설 속으로 들어왔다는 건가?

그럼 아까 물에 빠졌을 때 그게 꿈이 아니라는 건가?

이게 말이 돼? 믿을 수가 없는데?

꿈인가? 꿈일 꺼야. 꿈이겠지?

도저히 믿기지 않아 볼을 꼬집어 봤다.


"아야!"


헐~. 꿈이 아닌가 보다.

이곳이 무협 소설 속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나의 심장은 미친듯이 요동치고 있었다.


정말 내가 무협 소설 속 주인공이 된 거란 말야?

현실에서는 별 볼 일 없던 나였는데, 여기서는 대제자라고 하니 그렇다면 화려한 인생을?

좋아!

여기에선 장풍도 날리고 경공도 쓰면서 악당도 해치우고 퀸카도 만나고 하고 싶은 건 모조리 다 해봐야겠다!

기분이 들뜬 나는 나도 모르게 코미디의 유행어를 따라했다.


"오케이, 계획대로 되고 있어!

오케이, 계획대로 되고 있어!"


전체적인 상황은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보기(?)보다 좀 단순한 내가 신이 나서 유행어를 하며 춤을 추고 있는데 누군가가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금찬, 안에 있느냐?"


아무도 들이지 말랬더니 누가 온 거야? 젠장!

이것들이 감히 대제자의 말을 안 들어?


"그럼 안에 있지, 밖에 있겠냐?"


문밖으로부터 헛기침 소리가 두어 번 나더니 다시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강에 빠졌다가 나왔다는 소릴 들었다. 괜찮은 것이더냐?"


어라? 목소리로 보아 나이도 그렇고, 말투도 그렇고 나보다 확실히 위인 것 같은데?

그렇다면······. X됐다. 설마 이곳에 오자마자부터 이렇게 꼬이는 건 아니겠지?


"아, 예, 예! 그런데 뉘신지요?"


"흠흠, 정장로다. 괜찮으면 들어가서 얘기해도 되겠느냐?"


"예. 들어오시지요."


정장로.

삐쩍 마른 데다 키만 커서 비실대어 보이고 뾰족한 턱에 각진 얼굴로 성격이 날카로울 것처럼 보인다.

나는 그를 보는 순간, 그가 누구인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장강무적에 등장하는 장강파의 정장로, 정강.

그는 겉보기와 다르게 사실 알고 보면 심후한 내공에, 속정이 깊은 인물이라고 했다.

오룡을 직접 가르친 스승이기도 하다.

아까 애들이 말한 사부님이 바로 이 자인가?

그럼 나도 이 자의 제자인 건가?


눈앞에 있는 정장로는 한눈에 알아보았지만, 정작 내가 빙의힌 인물, 사금찬은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이 나질 않는다.


우선 아무리 봐도 이곳은 '장강무적'이라는 무협 소설 속은 확실한 것 같다.

내가 속한 파도 장강파고, 장강무적에서 등장했던 장강파의 정장로도 등장했으니 말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장강파 장문의 아들 오룡인데, 그럼 사금찬은 누구란 말이야?

장강파의 대제자? 그런데 왜 소설에서 비중이 없었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잖아!


"그래, 어디 안 좋은 데라도 있는 것이더냐?"


정장로가 실제 속정이 깊다고는 하지만 역시 목소리는 겉모습과 어울리게 뭔가 싸가지 없어 보였다.


"아, 아닙니다. 큰 문제는 아닌 것 같지만 그냥 썩 좋은 편은 아닌 듯 합니다."


"그래, 몸조리 잘 하도록 하고, 그건 어찌 생각 좀 해보았느냐?"


그거? 그게 뭐지? 그게 뭐냐고?!

우선 대충 넘기고 보자.


"제가 아직 좀 경황이 없어서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습니다."


정장로가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결코 쉽게 결정할 일은 아니지.

너 같은 차기 유망주에게 너무하는 짓이기도 하고.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으니 잘 생각해보도록 하거라.

그런데 어차피 수뇌부에서는 결정한 것이나 다름없으니 그대로 따르는 게 좋을 것 같구나.

그렇지 않으면 그들이 네게 어떤 짓을 가할 지도 모르니······.

하필이면 장문인의 아들인 오룡과 겹쳐서 너만 피해를 보게 됐으니 나도 장로로써 할 말이 없구나.

내가 네게 큰 도움을 주지 못해서 미안하구나.

내 최대한 네게 돌아가는 보상이 클 수 있도록 신경 써 보도록 하겠느니라.

아직 이레가 남았으니 우선 푹 쉬고 천천히 그리고 신중하게 결정하도록 하여라."


"예.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정장로님."


정장로가 말을 마치더니 홀연히 방문을 빠져 나갔다.


대체 정장로가 한 말은 뭐지?

나보고 무슨 결정을 하라는 거야?


장강무적이란 소설 내용을 천천히 되새겨보자.

군소문파였던 장강파에서 역대 최고의 기재로 꼽히는 불세출의 인재, 오룡이 나왔다.

그는 장문인의 아들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구파일방 등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던 군소문파, 장강파.

그들은 오룡을 통해 문파의 이름을 날리고자 하는 목적 하에 그의 성장을 위해 온갖 정성을 다 쏟아 붓었다.

그리고 거기에는 오룡 이상 가는 기재인 대제자 사금찬이 있었다.


사금찬!

그래. 기억났다!

정말 짧게 등장하고 사라진 인물이었어, 사금찬!

그는 오룡을 능가하는 재능을 갖고 있었지만, 장문인의 아들이 아니라는 이유로 오룡이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희생을 강요 당한 뒤 낙향해서 쓸쓸히 범부(凡夫)로 생을 마감했다고 했다.


전체 내용 중 앞 부분에서 잠깐 등장하고 말아서 까먹었는데, 안타까운 인재였다.

사.금.찬!!

그런데 내가 사금찬의 몸으로 빙의한 거란 말이지?

현실에서도 들러리만 서며 살아 온 나보고 이곳까지 와서도 들러리나 서라고?

미쳤냐?


그것도 내가 살던 현실과 다르게 여기에서의 나는 일신에 지닌 능력까지 출중한데?

그럴 순 없다.

더 이상 아싸, 들러리로 살 순 없다는 거다!

무엇보다 나는 소설 내용을 다 알고 있으니까 그걸 이용해서 내가 주인공이 되면 그만 아니겠어?

나는 그때 처음으로 내게도 이런 의욕과 야심이 있다는 걸 처음으로 알게 됐다.

그건 시작에 불과하지만 말이다.


일단 어느 정도 상황 파악이 된 나는 장강무적이란 소설의 내용을 되새기는데 무엇보다 집중을 했다.


중요한 건 내가 이 소설 내용을 얼마나 기억하고, 또 그것을 얼마나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건데......

내가 사금찬의 몸에 빙의했지만, 다행히도 사금찬이 그동안 겪어온 기억이나 능력은 그대로였다.

생각을 더듬어보니 문파 안의 지리도 다 알 수가 있었다.

휴~ 다행이다!


과연 내가 펼칠 수 있는 무공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알기 위해 곧장 수련장으로 향했다.

무공을 시전해보니 몸이 상당히 가볍고 날렵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이야, 이 정도면 최덕진 아니라, 짱인 강정태도 한주먹 감도 안 되겠는 걸?


혼자서 무공을 연습하고 있는데, 뒤에서 누군가가 박수 치는 소리가 들렸다.

뒤를 돌아보니 수염이 덥수룩하며 풍채가 크고 눈이 부리부리한 사내가 서 있었다.

장강무적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은 나는 그가 누구인지 금세 알아챘다.


금웅, 금장로.

뚱뚱하고 쫀팽이에 이기적이며 욕심도 많고 알랑 방귀를 잘 뀌는 자.


경계해야 한다. 무슨 짓을 할 지 모른다.


"역시 우리 장강의 대제자답구나.

그동안 무공이 더욱 정진한 것 같구나. 하하하."


이따위 놈이라도 우선 장로니까 예의는 갖춰야겠지?

나는 즉시 무공 연습을 멈추고 다가가 포권의 예를 갖추었다.


"예. 금장로님."


"아니, 우리 사이에 뭘 그렇게까지 예의를 차리고 그러느냐?

내외하는 것도 아니고, 하하하.

그런데 뭘 그리 연습을 하고 있는 게냐?

어차피 며칠 후부터 쓸 일도 없을 텐데......

마지막으로 원 없이 익힌 것을 펼쳐보려는 게냐? 하하하.

그래, 어떻게 결정은 내렸고?"


정장로도 그렇고, 금장로도 그렇고, 대체 나보고 자꾸 무슨 결정을 내렸냐는 거냐고?


"좋은 조건으로 대우해줄 때 결정하는 것이 네게도 이로울 게다.

나에게 먼저 결정을 말하면 내 그만큼 네 몫을 더 챙겨줄 수 있도록 하마.

물론 너를 설득한 내 공로도 인정을 받게 되는 것이니 말이다. 하하하."


뭔가 안 좋은 일인 것 같다.

설마 지금이 바로 사금찬이 오룡에게 몰빵해 주고 빠지는 그 시기를 말하는 건가?

난 무림에 온 지 아직 반나절도 안 됐다고!


"예. 신중히 생각해서 현명한 판단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금장로가 근엄한 척하며 수염을 쓰다듬으며 웃었다.


"그래, 그래야지.

너는 야무진 녀석이니까 올바른 결정을 내리리라 믿는다.

그런데 반드시 나에게 먼저 말하도록 해라.

내 그 누구에게 말하는 것보다 후하게 네 몫을 챙겨줄 테니 말이다. 하하하."


금장로가 발걸음을 옮기고 난 뒤, 나는 내 방으로 돌아가 혼자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그러고 보니 장강무적을 이번 수학여행 올 때 들고 왔던 것 같은데, 하필이면 그 책이 내 손에 없는 게 한스러웠다.


'아까비! 책을 들고 있으면 더 정확하게 모든 정황을 파악하고 움직일 수 있을 텐데······.

이레면 일주일이고, 그동안 뭐가 어떻게 되는지 알아두어야겠다.

소설 내용도 다 알고 있는데 내가 가만히 당하고 있을 줄 아냐?

밤에 근처 산책하는 척하며 장로 등 수뇌부의 동향이나 살펴봐야겠다!'


저녁을 먹는 둥 마는 둥 대충 먹고 근처를 돌다 보니 장문을 비롯해 장로들이 모여서 회의를 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느릿하면서 웅장한 톤의 사내가 입을 열었다.


"그건 그 정도로 하면 되겠고, 그래, 대제자 사금찬의 건은 어찌 되어 가고 있소?"


그리고 이어 정장로의 목소리가 들렸다.


"본인도 아직 미련이 남는지 고민 중인 것 같습니다."


이어 근엄한 척하는 티가 팍팍 묻어 나오는 목소리가 들렸다.

그는 보나마나 아까 만난 욕심쟁이 금장로임이 뻔했다.


"정장로가 아직 사태 파악이 조금 느린 것 같습니다.

제가 알아보니 곧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습니다. 하하하.

잘 타일러서 하루라도 빨리 결정을 내리게 하겠습니다.

그리고, 내공 이전을 시킬 때 단지 이전만 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의 전신 혈맥의 기운을 다 뽑아내어 오룡이 하루라도 빨리 임독 양맥이 타통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장문인."


다시 느릿하면서 웅장한 톤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그렇소?

그건 좀 과한 것 아니겠소?

그래도 그 녀석도 살아가야 하는데?"


"걱정마십시오. 장문인.

제가 다 잘 알아듣도록 타일러 놓았으니 보상만 좀 두둑하게 해주면 별 탈은 없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그렇소? 하하하.

정장로는 무공은 뛰어나지만 이런 정치적인 부분은 신경을 덜 쓰는 경향이 있다 보니 아무래도 이 일은 금장로가 신경써주시기 바라겠소. 하하하.

결정이 나면 바로 일러주기 바라오."


문틈 새로 눈을 갖다 대고 안을 들여다보니 총 네 명이 모여 있었다.

정강파의 장문인인 오문과 날카롭고 싸해 보이지만 속은 너그럽다는 정장로, 근엄한 척을 하지만 실제로는 이기적이고 아부만 떤다는 금장로, 그렇다면 남은 이는 인상이 좋아 보이는 반달눈 안장로, 안승이었다.

반달눈 안장로가 입을 열었다.


"금장로님의 처신도 훌륭하나, 자신의 모든 지위나 꿈을 포기하는 일이니 만큼 너무 다그치면 오히려 일을 그르칠 지도 모릅니다.

혹시나 싶어 그의 가족들까지 설득을 시켜 놓았으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지요. 장문인."


안장로의 말을 듣자, 그의 특징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안장로는 보통의 체격에 반달눈으로 인상이 좋아 보이지만 그건 겉모습에 불과한 것이고, 속은 음흉한 자.

어차피 장강파의 1인자는 글렀다고 본 그는 2인자 자리를 차지하고자 하는 야욕을 가지고 있다.

결국 자신의 뜻대로 잘 안 되자, 장강파가 멸문 당할 때 그의 공이 컸다지 아마?


정장로가 특유의 날카로운 목소리에 더욱 날을 세웠다.


"어찌 다들 그렇게 금찬을 핍박만 하려고 하신단 말이오?

사금찬도 우리의 제자요.

그의 숭고한 희생을 기릴 생각을 해야지, 어찌 이런단 말이오?"


그래, 맞아. 역시 정장로가 겉은 날카로워 보여도 속정이 깊었지.


정장로가 잡고 있는 탁자가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그의 전신 혈맥의 기운을 다 뽑아내면 그는 일반인처럼 살아가는 것조차 불가능해지지 않소?

그런 걸 어찌 이리도 쉽게 말한단 말이오?"


뭐? 나를 아예 병신으로 만든다고?

나를 병신으로 만들어서 고향으로 돌려보내겠다는 거야?

이, 이것들이 미쳤나?


나도 모르게 두 주먹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욕심쟁이 금장로가 정장로의 팔을 잡으며 미소를 지었다.


"정장로님, 금찬도 우리 제자인데 어찌 그렇게만 생각하겠습니까?

노여움을 푸시죠. 모두가 다 좋자고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툭.

쨍그랑!


이때 밖에서 뭔가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아니 밖에 누구냐?"


장문과 장로 모두가 일제히 몸을 일으켜 세웠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96 초류공자
    작성일
    18.12.09 16:21
    No. 1

    음... 어차피 기연들 모두 수습하려면
    문파를 나가는 게 낫지 않을까요
    그리고 내용을 보건대 문파라기 보다는 세가라고 하는 게 맞겠네요
    세가라야 가주가 자기 아들을 위해 방계나 문도를 희생하는 게 말이 되지
    일반 문파의 장문인이 뛰어난 제자를 희생해 덜 뛰어난 자기 아들을 위한다는 게...
    그리고 뭐 대단한 문파도 아니고
    주인공은 당장 문파를 나와 기연 수습하고 절대고수가 되어
    자신의 문파나 세가를 개파하는 게 나을 듯 싶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5 독특하안
    작성일
    18.12.09 16:51
    No. 2

    무협 소설의 내공이 상당하신 것 같네요^^
    주인공은 문파를 나가게 됩니다.
    세가와 문파는 설명을 듣고 보니 초류공자님의 말씀이 일리가 있는 것 같네요.
    제 딴에는 세가라고 하기에 규모나 모든 면이 너무 작아서 그냥 군소문파라고 한 건데요.
    성격은 세가 성격이 맞습니다.
    PS. 혹시 초류공자라는 닉넴이 중국 3대 무협작가 중 한 분인 고룡의 '초류향'과 관계가 있는 것인가요?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내 맘대로 무림정복 : 소설로 들어가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7 무림명탐정 오수한 - 밝혀지는 음모 +1 19.01.08 80 2 18쪽
26 무림명탐정 오수한 - 밝혀지는 음모 19.01.05 72 2 15쪽
25 한밤 중의 살인 사건 +1 19.01.03 82 3 14쪽
24 한밤 중의 살인 사건 19.01.01 79 3 14쪽
23 한밤 중의 살인 사건 +1 18.12.31 83 2 13쪽
22 한밤 중의 살인 사건 18.12.30 74 4 14쪽
21 한밤 중의 살인 사건 +1 18.12.29 103 4 14쪽
20 무림공적, 천하개x끼 오수한 +1 18.12.28 133 3 13쪽
19 무림공적, 천하개x끼 오수한 18.12.27 99 4 16쪽
18 무림공적, 천하개x끼 오수한 +1 18.12.26 133 3 13쪽
17 무림공적, 천하제일인 오수한 18.12.25 101 2 16쪽
16 무림공적, 천하제일인 오수한 +1 18.12.24 119 3 13쪽
15 무림공적, 천하제일인 오수한 +1 18.12.23 125 2 13쪽
14 무림정복의 시작 - 곤륜파 18.12.22 117 2 14쪽
13 무림정복의 시작 - 곤륜파 18.12.21 124 2 13쪽
12 무림정복의 시작 - 곤륜파 18.12.20 157 2 12쪽
11 무림정복의 시작 - 곤륜파 18.12.19 170 1 13쪽
10 구양신공을 찾으러 가다. 18.12.18 222 3 14쪽
9 독공을 익히다. 18.12.15 232 2 13쪽
8 젠장할! 소설의 스토리가 다 틀어졌나? 18.12.14 265 3 13쪽
7 다른 사람들도 무협 속으로? 18.12.13 289 5 13쪽
6 다른 사람들도 무협 속으로? 18.12.12 335 9 13쪽
5 다른 사람들도 무협 속으로? +1 18.12.11 444 7 14쪽
4 문파를 떠나다 +2 18.12.10 465 7 17쪽
3 인생 2막 : 눈 떠보니 무협 소설 속 들러리라고? +4 18.12.09 486 7 14쪽
» 인생 2막 : 눈 떠보니 무협 소설 속 들러리라고? +2 18.12.08 683 7 17쪽
1 사건의 서막 : 수학여행을 가다. 18.12.07 803 6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