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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작가하안 님의 서재입니다.

내 맘대로 무림정복 : 소설로 들어가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무협

독특하안
작품등록일 :
2018.12.07 09:31
최근연재일 :
2019.01.08 19:02
연재수 :
2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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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86
추천수 :
100
글자수 :
170,893

작성
18.12.07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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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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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사건의 서막 : 수학여행을 가다.

DUMMY

우리나라의 고등학생은 맨날 공부, 공부, 공부를 강요 당한다.

한창 나이에 마음대로 놀지도 못하고 닭장 같은 학교에 갇혀서 맨날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돌아가는 일상에 얽매여 있는 청춘들.

어찌 보면 참 불쌍한 녀석들이다.


이런 말을 하는 나로 말할 것 같으면......

바로 그 중에 하나다. ㅠㅠ

그것도 그 중에서 딱히 잘난 것조차 없다.

공부도 그닥, 운동도 그닥, 그렇다고 무슨 외모가 특별히 빼어난 것도 아니고, 우리 집이 부자도 아니고, 뭐 하나 딱히 내세울 만한 게 없는 대한민국 대표 흔남 고2 남학생이다.


하지만 그건 그때까지의 일에 불과하다. 음하하하.


사람들은 그렇게 평범하고 지루한 일상 속에서 각자 자기에게 위로가 되거나 즐거움을 얻을만한 방법을 하나 쯤은 알고 있지 않나 싶다.

나에게는 그런 게 바로 '무협 소설'을 읽는 것이었다.

나도 언젠가 소설 속에 등장하는 멋진 주인공처럼 화려하고 멋지게 한 번 살아보고 싶은 대리만족이라고나 할까?

언젠가 어디선가 누구에게 들은 말에 의하면 소망이 간절하면 이루어진다고 했다.

진짜로?

진짜로 이뤄지기는 개~뿔, 내가 하루에 열두 번도 넘게 기도한 것 같은데 이뤄지지도 않더만!


나는 다른 내 똘래 애들과 다름없이 그렇게 무료한 일상을 반복하고 있었고, 거기에 이벤트 격으로 성적에 의해서 종종 혼나는 보너스(?)까지 곁들인 생활을 반복해가고 있었다.

수학여행에서 그 사건이 있기 전까지는 말이다.


어느 날, 나 역시 여느 고딩과 다름없이 고등학교 기간 중 최대 낭만이라는 수학여행이란 걸 가게 되었다.

그것도 수학여행 장소가 국내도 아닌 해외, 나의 유일한 현실 탈출구인 '무협 소설'의 단골 배경인 중국으로 말이다.

생애 최초의 해외여행이라니! 야~호!!

기대가 되지 않으려야 않을 수가 없는 일이다.

당시 나는 중국으로 수학여행을 간다니 내가 봤던 무협 소설에서 나왔던 곳들을 돌아보며 내가 상상한 거랑 얼마나 비슷한 지를 확인해 봐야겠다는 기대에 잔뜩 부풀어 있었다.


아는 중국말이라고는 '니 하오 마'가 전부인 수준에 불과하지만, 내가 보려는 건 주변의 경치와 무협 소설에서 나온 모습들이니까 까짓꺼 중국말이야 몰라도 상관없다.

물론 잘 알고 있으면 등장했던 물건, 장소 등의 이름도 확인하고 좋겠지만, 그걸 위해 단 기간에 중국말을 배운다는 건 내 머리로써는 어불성설(語不成說)에 불과하다.

내 머리가 좋지는 않지만, 적어도 나는 내 머리가 어느 수준인지 정도는 알고 있다.

그게 불가능하다는 것 정도?


한문도 약하고 중국어도 전혀 모르는 내가 그나마 '니 하오 마'라도 알게 된 건 우리 반에 촉새란 별명을 가진 종수란 녀석이 어디서 주워들었는지 우리 반 애들 전체에게 알려줬기 때문이었다.

사실 알고 보면 촉새 종수도 중국어를 알만한 녀석은 아니긴 하다.

왜 보면 반마다 항상 나불대고 빨빨거리고 잘 돌아다니는 애들 있지 않나?

종수는 바로 그런 애였다.

수학여행을 중국으로 간다고 하니까 어디서 주워들었는지 그걸 가지고 또 막 퍼뜨리고 다닌 것이다.

어찌 됐건 내 생애 처음으로, 상상의 나래로만 펼쳐지던 곳을 구경한다는 것이 정말 내 가슴 속을 부풀어 오르게 했다.

이런 느낌, 대체 얼마 만에 느껴보는 감정인지 모르겠다.

이게 어릴 때 초빅사이즈 로버트를 아빠가 사줬을 때 이후 처음이려나?

흐흐흐......


우리는 그렇게 중국으로 수학여행을 가게 되었다.

우리를 기다릴 앞으로의 사건은 전혀 낌새도 차리지 못한 채로 말이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비행기라는 것도 다 타보게 되고 신난다!

어떤 애들은 집이 잘 살아서인지 외국을 몇 번씩 다녀왔다는 애들도 있고, 꼭 외국은 아니더라도 제주도 다녀오면서 비행기를 타봤다는 애들도 있었다.

다른 애들이 어떻건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내가 비행기를 처음 탔다는 것, 그게 중요한 것이다.

남이 백 번 타봐야 내가 한 번도 못 타봤으면 그 까짓거 뭐가 중요하냐는 거다.

나에게는 정말 완전 들뜬 수학여행일 수밖에 없었다.


하루는 수학여행의 일정 중 한 곳인 장강(長江)을 구경하게 되었다.

나의 특성 중 하나는 공부를 하거나 어떤 설명을 들르면 정말 놀라울 만큼 이해나 기억을 잘 못한다는 특징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 수학여행에서는 안내를 해주는 가이드 누나가 상냥하고 예뻐서인지 설명해주는 게 머릿속에 잘 남았다.

가이드 누나의 이름은 '사린'이라고 했다.


사린 누나의 말에 의하면 이 강은 우리가 양자강(揚子江)이라고 알고 있는 강인데, 중국 사람들에게 양자강이라고 하면 잘 못 알아듣고 장강(長江)이라고 해야 알아 듣는다고 한다.

양자강(揚子江)이라는 이름은 우리나라에서도 그렇고 세계적으로도 알려진 이름이긴 한데, 실제 중국 사람들은 오히려 그 이름을 잘 사용하지 않는다고 하니 좀 의아하긴 했다.

하지만 그러건 말건 내가 알 게 뭐람?

내가 여길 다시 올 일이 그닥 있을 것 같지도 않고 말이다.


남자애들은 가이드인 사린 누나와 사진을 찍으며 번호 한 번 따보겠다고 난리도 아니었다.

나는 놈들과 똑같이 접근하고 싶지는 않아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보았다.

누나의 직업은 가이드다.

저 누나의 장점을 살려주면서 접근하면 본인도 기분이 좋을 테고, 남들과 다른 질문을 하는 사람이라면 분명히 기억에 남을 것이다.

나는 괜스레 옷매무새를 만지작거린 뒤 목소리를 깔고 누나에게 질문을 던졌다.


"누나, 안녕하세요?

저는 오수한이라고 해요.

궁금한 게 있는데요. 중국 사람들이면 대부분 무협 소설 많이 보지 않나요?

사실은 음음, 뭐 제 자랑은 아니고, 제가 무협 소설을 좀 좋아하는 편이라서 중국에 대해 궁금한 점이 많은 데 좀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역시나 사린 누나는 상냥함이라는 강력한 무기(?)가 몸에 베어 남자들로 하여금 심쿵하게 하는 매력을 지니고 있는 것 같았다.


"어머, 독특한 친구네?

그런데 이걸 어쩌지?

나는 무협 소설을 봐본 적이 없는 걸?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서만 조금 본 적이 있는 정도고.

우리 친구가 무협 소설을 많이 좋아하는가 보구나?

수한 친구가 어떤 친구인지는 감이 오는 걸?

누나가 무협 소설은 잘 모르지만 직업이 가이드니까 중국에 대해서는 아는 만큼 친절하게 가르쳐줄 게요."


중국 사람이면 당연히 무협 소설을 많이 볼 거라는 나의 생각은 완전한 오산이었다.

꽈과과광~♬ 꽈과과광~♬

그 순간 내 귀에서는 모짜르트인지 베토벤인지 작곡했다는 '운명'인가 하는 교향곡이 떠올랐다.

눈앞이 캄캄해지고 귀가 멍멍해졌다.

어떤 친구인지 감이 온다는 건, 나를 무협 오타쿠로 봤다는 건가?

나는 순간 부끄러워져 얼굴이 홍당무마냥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아, 아니요.

물어보려던 걸 까먹었어요. 생각나면 다시 물어볼게요."


너무 당황한 나는 아무 생각 없이 쏜살같이 그 자리를 벗어났다.

하긴 중국 사람이라고 죄다 무협 소설을 많이 볼 거라는 건 나만의 착각이었다.

더군다나 무협 소설은 여자보다 남자가 좋아하는 장르인데......

어찌 보면 브라질 사람이면 여자라고 해도 무조건 다 축구를 좋아할 거라고 생각하는 것과 같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이 들려면 말 걸기 전에 들어야지.

쪽이란 쪽은 다 당하고나서 들면 뭐하냐?

아, 수한아, 수한아, 오수한.

그러게 평소에 안 굴리던 머리를 굴려서 이게 무슨 개쪽이란 말이냐?

그냥 애들처럼 사진이나 같이 찍어 달라고 할 것이지.

나는 그곳을 피하고자 아무 생각 없이 막 뛰었다. 한참을 뛰다 보니 어느덧 강의 하구 쪽에 와 있었다.

이곳에는 우리반 남자 일진 몇몇과 꼭 일진은 아니더라도 덩치 좀 좋은 남자 애들 몇몇이 선생님 몰래 내려와 있는 것이었다.


그 중 일진에 속하는 최덕진이란 녀석이 나를 보더니 낄낄대며 다가왔다.


'쟤는 또 왜 기분 나쁘게 낄낄대며 오는 거지?'


"어이, 오수한! 여기서 보니가 왠지 반갑다.

무공으로 치면 우리 반 짱, 오수한!

너 무협 소설 좋아한다며? 물 위에 장풍 한 번 쏴 봐라."


미친 놈! 말 같은 소릴 해야지. 내가 그걸 할 수 있음 너네 같은 애들이 나한테 감히 말이나 걸 수 있겠냐?

가끔씩 보면 좀 논다는 애들 중에 저런 애들이 있다. 무협 소설 보는 나 같은 선량한(?) 애들한테 와서 괜히 장풍 쏴 봐라, 경공 써 봐라......등등


기분 같아선 욕이라도 한 바가지 퍼부으면서 '너나 해봐라' 라고 말하고 싶지만, 선량한 나의 양심은 결코 그런 험악한 상황을 만들게 놔두지 않는다.

물론 선량한 나의 양심이란 내가 평화를 너무 사랑해서 그렇다는 것이다. 절대로 일진 패거리가 겁나거나 그런 이유는 아니라는 것이다!

아마도......

아닐 것이다......

아니길 바란다......

ㅜㅜ ㅠㅠ......


평소 일진 애들이 말 걸면 버릇처럼 나오는 행동 그대로 나도 모르고 고개가 숙여지며 머리를 긁적였다.


"아, 아니, 아직은 내가 내공이 부족해서 그건 힘들지."


최덕진이 다시 낄낄댔다.


"야, 봤냐? 아직은 내공이 부족해서래? 크크크.

야, 네가 부족하면 대체 무협 소설 얼마나 읽으면 장풍나가는 거냐? 키키키.

그래, 그럼 장풍은 됐고 누가 물 속에서 오래 숨을 참나 해보자.

내가 무협 소설 한번 제대로 본 적도 없지만, 그래도 너보단 내공이 셀 것 같거든?

내가 먼저 해볼 테니까 네가 나보다 오래 참으면 수학여행 내내 내가 다 쏜다."


이렇게 말한 최덕진은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곧장 물 속으로 들어갔다.


최덕진.

일진이라면 일진인데, 솔직히 싸움을 잘하거나 하는 건 아니다.

노는 걸 좋아하고 얼굴과 와꾸가 좀 되는 편이다. 거기에 집까지 잘 산다.

돈도 잘 쓰고 얼굴도 되고 하니까 일진 애들이 껴주는 거라고 보는 것이 맞다.


아, 여기서 참고로 원래 친하지 않은 애는 아무리 같은 반 친구라도 이름을 부르고 싶지 않아서 일부러 성까지 붙이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나에게 최덕진이란 녀석이 그런 녀석이라고 굳이 밝히진 않았다.

그냥 그렇지 않나 싶다는 것이다. 흠흠...


주위에 있던 애들이 최덕진의 제안을 보더니 나를 부추기기 시작했다.


"야, 덕진이가 언제 저런 약속 어긴 적 있냐? 한 번 해봐! 나 같음 한 번 해보겠다.

덕진이네 부자잖아.

오수한, 너 이기면 수학여행 내내 황제 투어한다!"


'뭐라? 황제투어? ㅇ.,O!'


선량한 나의 양심은 이토록 애원(?)하는 친구들의 부추김을 결코 외면할 리가 없었다.


"45초!"


최덕진이 숨을 참은 기록이었다.


"야, 오수한. 네가 45초만 넘기면 네가 이기는 거다. 해봐!"


'에라 모르겠다. 그래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지, 한 번 해 보자!'


풍덩!


정말 말로만 듣던 황제 투어 한 번 해보자.

최덕진이 일진이라도 애들이 그리 싫어하지 않는 이유는 잘 쏘는 거니까, 약속은 지키겠지 뭐!

얼마나 지났을까?

나는 숨이 턱까지 차올랐는데도 불구하고 꾹 참았다.

참고 또 참았다.

확실한 건 내가 고개를 들 때는 더 이상 참다가는 내기고 뭐고, 내가 먼저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였다.

물 밖으로 머리를 내밀자, 애들이 기록을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51초! 우와! 진짜로 수한이가 이겼다! 와~!"


구경을 하던 애들이 환호를 지르며 난리가 났다.


"야, 진짜로 수한이가 이겼네? 오수한, 오~! 남자다, 남자! 살아 있네!"


나도 이겼다는 생각에 신이 나서 손을 흔드는데 그 순간 갑자기 발이 땅에 닿지 않는 게 느껴졌다.


'어라? 이건 뭐지? 조금 전까진 분명히 여유 있게 닿았는데......'


나는 그대로 물 속으로 가라앉고 말았다.


꼬르륵...

정신이 혼미해지기 시작했다.


...


그리고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모르겠다.


(( 들리나요? ))


'이건 뭐지? 꿈인가?'


(( 무협 소설 속으로 들어가 보고 싶다는 소망이 아직도 유효한 건가요? ))


'뭐야 이거? 꿈인가?

꿈속에서라도 내 꿈을 이루어주겠다는 거냐?

까짓거 해보지 뭐.'


"예. 들어가서 장풍도 쏘고 경공도 쓰고 하면서 절 괴롭혔던 애들도 혼내주고 한번 멋지게 인생 2막을 살아보고 싶어요."


(( 좋아요. 당신의 소원대로 해드리죠. ))


나는 이것이 절대로 꿈일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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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무림명탐정 오수한 - 밝혀지는 음모 19.01.05 72 2 15쪽
25 한밤 중의 살인 사건 +1 19.01.03 83 3 14쪽
24 한밤 중의 살인 사건 19.01.01 79 3 14쪽
23 한밤 중의 살인 사건 +1 18.12.31 83 2 13쪽
22 한밤 중의 살인 사건 18.12.30 74 4 14쪽
21 한밤 중의 살인 사건 +1 18.12.29 104 4 14쪽
20 무림공적, 천하개x끼 오수한 +1 18.12.28 133 3 13쪽
19 무림공적, 천하개x끼 오수한 18.12.27 100 4 16쪽
18 무림공적, 천하개x끼 오수한 +1 18.12.26 133 3 13쪽
17 무림공적, 천하제일인 오수한 18.12.25 101 2 16쪽
16 무림공적, 천하제일인 오수한 +1 18.12.24 119 3 13쪽
15 무림공적, 천하제일인 오수한 +1 18.12.23 126 2 13쪽
14 무림정복의 시작 - 곤륜파 18.12.22 118 2 14쪽
13 무림정복의 시작 - 곤륜파 18.12.21 124 2 13쪽
12 무림정복의 시작 - 곤륜파 18.12.20 158 2 12쪽
11 무림정복의 시작 - 곤륜파 18.12.19 171 1 13쪽
10 구양신공을 찾으러 가다. 18.12.18 222 3 14쪽
9 독공을 익히다. 18.12.15 232 2 13쪽
8 젠장할! 소설의 스토리가 다 틀어졌나? 18.12.14 265 3 13쪽
7 다른 사람들도 무협 속으로? 18.12.13 290 5 13쪽
6 다른 사람들도 무협 속으로? 18.12.12 335 9 13쪽
5 다른 사람들도 무협 속으로? +1 18.12.11 445 7 14쪽
4 문파를 떠나다 +2 18.12.10 466 7 17쪽
3 인생 2막 : 눈 떠보니 무협 소설 속 들러리라고? +4 18.12.09 486 7 14쪽
2 인생 2막 : 눈 떠보니 무협 소설 속 들러리라고? +2 18.12.08 683 7 17쪽
» 사건의 서막 : 수학여행을 가다. 18.12.07 803 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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