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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작가하안 님의 서재입니다.

님아, 물을 건너지 마오... (공무도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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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독특하안
작품등록일 :
2018.11.20 09:39
최근연재일 :
2018.11.20 09:44
연재수 :
5 회
조회수 :
616
추천수 :
11
글자수 :
22,891

작성
18.11.20 09:43
조회
95
추천
2
글자
8쪽

떠나는 여인

DUMMY

~~~~~~~~~~~~~~~~~~~~~~~~~~~~

公無渡河 (공무도하)

; 님아 물을 건너지 마오


公竟渡河 (공경도하)

; 임은 그예 물을 건너셨네


墮河而死 (타하이사)

; 물에 쓸려 돌아가시니


當奈公何 (당내공하)

; 가신 님을 어이할꼬

~~~~~~~~~~~~~~~~~~~~~~~~~~~~


여인의 곱게 모은 두 손에는 약사발이 들려 있었다. 여인은 약사발을 든 채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그때 또 다른 여인이 약사발을 들고 나타나 집안으로 들어갔다. 발만 동동 구르던 여인이 집 가까이로 다가갔다. 안에서 대화소리가 들려 왔다.


"장에 가다 들렸어. 자, 이거 챙겨 마셔. 놀란 가슴 쓸어내려주는 명약이래. 어떤 병도 마음이 편안해줘야 금방 난다더라."


"그래. 고맙다. 놔두고 가면 이따 먹을게."


마루의 앞에 앉아있는 여인은 여옥이었다. 여옥도 아직 완쾌하지 못했는지 마루 못지않게 창백해보였다. 그런데 그런 모습이 한편으로는 오히려 더 청초해보이기도 했다.


"꼭 챙겨 먹어. 얼른 회복해야지. 쥬신의 미래가 네 어깨에 달려있는데..."


마루는 손을 올리며 입을 열었다.


"알았어. 너도 아직 완쾌한 거 같지 않은데, 걱정 말고 얼른 돌아가 쉬어."


여옥이 오른손의 손가락을 내밀었다.


"그래. 그럼 약 꼭 먹기다! 약속!"


마루가 멋쩍은 듯 웃으며 말했다.


"무슨 얼라냐? 자... 약속!"


여옥은 약속을 하고 나서 바로 뛰어나갔다. 왼손에 쥐고 있던 동전을 떨긴 줄도 모르고, 볼에 홍조를 띤 채로...


마루는 누워있느라 그 모습을 잘 못 보았다. 여옥이 갑자기 뛰어나오자, 미리내는 얼떨결에 나무 뒤로 숨어버렸다. 평소 같으면 그 정도의 인기척을 놓칠 여옥이 아니었으나, 지금은 워낙 정신이 딴 데 팔려있어 눈치 채질 못했다.


여옥이 가고 잠시 후 마루가 말했다.


"밖에 숨어있는 분은 뉘시오? 나를 잡으러 온 저승사자라면 지금이 기회일 거요! 조금 더 늦음 내 한주먹에... 하하... 쿨럭!"


약사발을 못 전해주고 나무 뒤에 숨어 발만 동동 구르던 여인은 다름 아닌 미리내였다. 미리내는 마루의 말에 놀라 도망하려했으나, 말끝에 마루의 기침하는 소리를 듣고는 차마 발걸음을 옮기지 못하고 집안으로 들어왔다.


"어? 미....미리내!"


조금 전 여옥이 마루의 방에서 나갈 때 볼에 홍조가 띤 것처럼 이번에는 미리내의 이름을 부른 마루의 볼에 홍조가 일었다. 단지 이름만 불렀을 뿐인데, 미리내도 수줍은 듯 얼굴을 붉히고 말았다. 미리내는 양손에 들고 있던 약사발을 내밀고는 마시는 시늉을 했다.


"마...마시라고요?"


마루는 자신도 모르게 자신보다도 어린 미리내에게 높임말을 썼다. 원래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을 처음 대면하고 말하려면 자신도 모르게 자신이 한없이 작아지는 것 같고, 말이 쉽게 안 떨어지는 법이다. 왠지 자신보다 대접해줘야 할 대상 같고 ...

미리내는 고갤 끄덕이고는 마시고 나서 머리위에 빈 그릇을 터는 시늉을 했다. 그리고나서 머릴 쓰다듬어주는 시늉을 했다.


"아...네....네!"


조금 전까지 누워있던 마루가 벌떡 일어나 약사발을 벌컥벌컥 마셔댔다. 그러고는 빈 사발을 머리에 털었다. 그러자, 미리내가 잘했다는 듯이 마루의 머릴 쓰다듬어 주었다. 미리내가 가까이 다가오자, 마루는 미리내의 향에 취하는 듯 했다.


이때 문이 열리며 누가 발을 들여놓았다.


"쉬는데 미안! 돈을 놓고 가..."


들어온 사람은 여옥이었다. 마루와 미리내는 여옥을 보자 화들짝 놀라 얼굴이 홍당무처럼 새빨개지며 서로 떨어졌다. 여옥은 분명히 보았다. 미리내가 마루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것을.

그 모습은 얼핏 보기에 끌어안은 듯해 보일 수도 있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자신이 가져 온 약사발은 그대로이고, 다른 이가 가져 온 약사발은 비워있는 것을...


"미...안! 내가 방해한 모양이네. 나 먼저 갈께!"


여옥은 돈도 안 줍고 그냥 나가버렸다. 마루가 평생 본 여옥의 말투 중 가장 냉담한 말투였다.


"여...여옥아! 자...잠깐만! 오해야."


마루가 입을 열었을 때는 이미 여옥이 나가버리고 난 뒤였다.


여옥은 혼자 걸으며 생각했다.


'마루의 마음속에는 미리내가...흑흑... 언제부터지? 마루는 그렇게 쉽게 여자에게 눈길 가는 애가 아닌데... 어이하여 내가 소개시켜준 미리내를 보자마자... 하늘도 무심하시지...'


그러다 여옥은 마지막에 마루가 외쳤단 오해라는 말이 떠올랐다.


'그래! 오해일 거야. 마루가 거짓말할 애도 아니고, ... 뭔가 사정이 있었겠지...'


생각이 여기에 미친 여옥은 다시 마루네 집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한편 마루네 집안에서 마루와 미리내는 서로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었다. 그러다 이제 괜찮아졌는지 미리내가 일어나려는 것을 보고 마루가 말했다.


"미...미리내, 이...이 약사발 가져...가야죠?"


마루가 하는 말을 듣고 순간 놀라 휘청거리는 미리내의 다리에 마루가 내밀은 약사발이 닿았다. 미리내는 순간 심하게 휘청거리며 마루가 있는 쪽으로 쓰러지는 걸 마루가 간신히 받아내었다.


"괘....괜찮아요? 너무 놀라서 그런 것 같은데... 아... 맞다. 이 약 마셔요. 이거 놀란 가슴 쓸어내리는데 특효약이래요."


미리내가 괜찮다는 것을 이번엔 마루가 마시는 시늉을 하며 미리내가 했던 것과 똑같이 했다. 그러자, 아무 말 없는 미리내의 입에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아...아깐 내가 잠깐 당황했던 거 같아. 돈 가져갈..."


여옥은 다시 보았다. 미리내는 마루의 품에 안긴 채로 있고 자신이 준 약은 마루가 미리내에게 먹이고 있는 것을 말이다. 그러면서 그 둘의 입가에 웃음꽃이 핀 것까지...


"미...안! 내가 정말로 방해한 모양이네. 미안해. 나 먼저 갈께!"


여옥은 또 다시 돈도 안 줍고 나가버렸다. 이번의 말투는 조금 전 나갈 때 했던 말투보다도 더 냉담했다.


여옥은 세상의 그 어떠한 슬픔도 자신만큼 서글프지는 못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늘은 여옥의 슬픔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랑곳 않고 그렇게 무심하게 지나가고 말았다.


*****


그 일이 있고 2달 후, 어느 새 미리내와 마루는 쥬신최고의 예그리나('서로 사랑하는 사이'라는 뜻의 순우리말.)가 되어 있었다. 여옥 역시 그들을 축하해주었다. 아직까지도 마루는 여옥의 마음을 잘 모르고 있었다.


나라에서는 연나라와의 대립이 심해지고 있어 경계해야한다는 말이 오가기 시작했다. 그것이 날이 갈수록 점점 심해지더니 결국 나라에서는 간자를 파견하여 그들의 정세를 살피자는 얘기까지 나오게 되었다. 들킬 경우 목숨을 보장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니 쉽사리 나오는 자가 없었다.


마루가 나섰으나, 미리내가 한사코 말렸다. 모두 눈치만 볼 뿐 나서려고 하지 않았다. 마루는 미리내를 달래려고 했다.


"미리내, 나라가 있고 사람이 있는 거야. 우리나라를 잃고 우리가 설 곳이 없는데, 어찌 우리가 예그리나가 될 수 있겠어?"


이때 마루 외의 다른 한 명이 손을 번쩍 들었다. 그는 다름 아닌 곽마을 으뜸미인이라고 소문난 여옥이었다.


"나라가 있어야 모두가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만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나라가 있어야 나의 안위도, 우리의 안위도 보장되는 것입니다. 제가 가겠습니다."


모두가 여옥을 말렸지만, 그렇다고해서 대신 가겠다고 나서는 이도 없었다. 미리내를 달래던 마루가 놀래서 고갤 돌렸다.


"여옥?"


여옥은 살포시 미소 띤 얼굴로 고갤 끄덕였다. 마루는 미리내의 눈을 본 뒤 자신도 고갤 끄덕이며 주먹을 쥐고 엄지를 추켜세웠다. 여옥 역시 같은 행동을 취했다.


여옥은 그렇게 진개가 있는 연나라로 떠났다. 그러면서 미리내도 못하는 것을 한 자신에게 마루가 보다 강한 믿음과 사랑을 느끼게 될 것이라는 희망을 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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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님아, 물을 건너지 마오...(공무도하가) +2 18.11.20 120 2 14쪽
» 떠나는 여인 18.11.20 96 2 8쪽
3 예그리나 18.11.20 98 2 10쪽
2 한밤 중의 살인 사건 18.11.20 99 2 14쪽
1 풀잎사랑 18.11.20 204 3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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