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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작가하안 님의 서재입니다.

님아, 물을 건너지 마오... (공무도하가)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완결

독특하안
작품등록일 :
2018.11.20 09:39
최근연재일 :
2018.11.20 09:44
연재수 :
5 회
조회수 :
617
추천수 :
11
글자수 :
22,891

작성
18.11.20 09:39
조회
204
추천
3
글자
5쪽

풀잎사랑

DUMMY

1.풀잎사랑


~~~~~~~~~~~~~~~~~~~~~~~~~~~~

公無渡河 (공무도하)

; 님아 물을 건너지 마오.


公竟渡河 (공경도하)

; 임은 그예 물을 건너셨네.


墮河而死 (타하이사)

; 물에 쓸려 돌아가시니


當奈公何 (당내공하)

; 가신 님을 어이할꼬.

~~~~~~~~~~~~~~~~~~~~~~~~~~~~


기원전 298년. 쥬신(朝鮮, 고조선이라 불리는 최초의 조선)의 한 나루터에 얼굴이 수려한 한 여인이 우수에 찬 눈빛으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낮에 놀다 두고 온 나뭇잎 배는

엄마 곁에 누워도 생각이 나요~♪

푸른 달과 흰 구름 둥실 떠가는

연못에서 살살 떠다니겠지...~♬


연못에다 띄워논 나뭇잎 배는

엄마 곁에 누워도 생각이 나요~♪

살랑살랑 바람에 소근거리는

갈잎새를 혼자서 떠 다니겠지...~♬"


이때, 누군가가 슬금슬금 다가와 치마를 들췄다. 여인은 별로 놀란 기색없이 고개를 돌렸다.


"마루 왔구나!"


마루라고 불린 한 젊은 남자가 웃으며 답했다.


"이젠 놀라지도 않네? 어릴 땐 이러면 맨날 울거나 때리곤 하더니?"


여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뭔가를 내밀었다.


"이거 기억나니? 10년 전 네가 나한테 줬던 풀잎반지랑 풀잎왕관."


여인이 내밀은 반지와 왕관은 풀잎으로 만들었는지 알아볼 수 없었다. 단지 빛바랜 나뭇가지로 만들어진 것 같아 보였다.


마루가 고갤 끄덕였다.


"이걸 아직도 가지고 있었어? 풀잎은 헤져도, 오래가는 나무를 골라 엮으면..."


여인이 말을 이었다.


"그 모양은 언제까지라도 남아있겠지."


둘은 같이 고갤 끄덕였다.


남자가 여인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여옥, 무슨 일이라도 있는거야?"


여옥은 마루의 어깨에 얼굴을 기댄 채 아무 말없이 고갤 가로저었다. 하지만 그 얼굴은 여전히 우수에 가득찬 모습 그대로였다. 그렇게 또 햇님은 저물어가고 나룻터에 달님이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



그날 밤이었다. 마을의 한 주막에 남녀가 모여있는데, 그 중 여자는 아까 나뭇잎 배를 부르던 우수에 찬 바로 그 여인, 여옥이었다.


"오라버니, 그만 마시어요. 벌써 거나하게 취하신 듯 해요."


7척 장신에 덩치가 산만한 남자는 여옥의 만류에도 아랑곳 않고 벌써 말통 하나를 거의 다 비워가고 있었다.


"놔라. 이까짓 꺼 다 필요 없단 말이다. 쥬신 최고의 무사? 그런 거 다 필요 없다. 사랑 받지 못하는 놈이 살 가치가 있더냔 말이다."


여옥이 계속 남자를 말렸다.


"오라버니, 우린 남매여요. 아무리 피가 안 섞이고, 혈족이 아니라해도 우리는 남매여요. 우리가 같이한 세월을 생각해 보시어요."


남자는 기어코 술이 담겨있던 말통을 집어던지며 일어섰다.


"세월? 너는 그 세월동안 나를 친오라버니처럼 대했는지 모르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 나는 그 세월 동안 내 감정을 참고 숨기느라고 매일매일을 앓으며 고통 속에서 지내왔단 말이다. 잊어보려고 미친듯이 택견, 수박을 닦다 보니 어느덧 쥬신 최고의 무사라는 명예도 얻게 됐지. 그런 들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이냐? 다 필요 없다."


여옥이 울며 말했다.


"진개(秦開) 오라버니, 우리가 아무리 피가 섞이지 않았다고 해도 우린 한 식구이어요. 이제 부모님도 다 돌아가시고, 남은 건 우리 두 남매 밖에 없지 않어요?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야죠."


진개도 눈물을 흘렸다.


"되었다. 그만 해라. 난 원래 쥬신인도 아니고, 연나라 출신의 고아 주제에 쥬신에서 이만큼 컸으면 그것으로 복 받은 것이지. 내 이제 떠나련다. 너는 네가 좋아하는 마루한테나 가 보거라. 그리고 마루한테 전하거라. 네 눈에 눈물 나게 하는 날에는 어떠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서라도 내 반드시 마루와 이곳, 곽마을 전체를 다 풍비박산(風飛雹散) 내 버릴 것이라고..."


주먹을 움켜쥐는 진개의 손안에서 술병의 파편이 가루가 되어 흘러내렸고, 그의 의지처럼 새빨간 피도 또한 같이 흘러내렸다.


진개는 혼자 발걸음을 옮기며 가슴 속에 움켜쥐고 있던 것을 꺼내었다. 그것은 풀잎반지와 풀잎왕관이었다.


'마루에게 10 여 년 전 받은 것을 아직도 가지고 있다니... 내 반드시 너를 품으리라. 너를 나의 여자로 만들고 말리라.'


진개의 손에 쥐어진 풀잎반지와 풀잎왕관이 가루가 되어 흩어졌다.

그렇게 밤은 깊어만 갔다.


밤이 깊고 달님마저 모습을 감춘 새벽녘, 곽마을에서 큰 비명소리가 일었다. 비명소리의 크기만큼이나 핏줄기가 하늘로 높게 솟구쳤다.


"사, 사...람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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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님아, 물을 건너지 마오...(공무도하가) +2 18.11.20 120 2 14쪽
4 떠나는 여인 18.11.20 96 2 8쪽
3 예그리나 18.11.20 98 2 10쪽
2 한밤 중의 살인 사건 18.11.20 99 2 14쪽
» 풀잎사랑 18.11.20 205 3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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