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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작가하안 님의 서재입니다.

모기의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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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독특하안
작품등록일 :
2018.11.20 00:02
최근연재일 :
2018.11.20 00:03
연재수 :
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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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수 :
5,216

작성
18.11.20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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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모기의 반격

DUMMY

인간 계(界).

남자, 굉장히 허약해 보이는 남자였다.

여름, 무지하게 찌는 여름이었다.

모기, 사람의 피를 빠는 것을 좋아하는 평범한 모기였다.

많다, 여느 여름과 다름없이 그런 모기들이 많다.

웽~~~~

"이번 여름은 유난히 모기가 더 많은 것 같네."

남자는 모기와 같이 죽겠다는 생각인지 파리채를 놓고, 양손에 분사형 모기약을 들고선 마구 흔들어댔다. 그리고 우리의 예상을 벗어나지 않고 그대로 발포했다. 그것도 방안에 있던 2통을 다......

웽~~~ 슈루룩~~톡, 슈루룩~톡, 톡, 톡, ...

모기가 하나, 둘씩 쓰러져갔다. 남자의 입가엔 큰 전쟁에서 이긴 장수마냥 큰 성취감을 띤 미소가 번져나갔다. 남자는 사실 마스크를 쓰고 있었기에 2통을 다 쓰면서도 버틸 수 있었던 것이었다. 2통을 다 사용하고 난 남자는 모기약 때문에 공기가 탁해서인지 집밖으로 나갔다.


*****


모기 계(界).

"흑흑흑."

"이번 대 인간전쟁의 결과를 발표하겠습니다. 이번 전쟁터(인간의 집을 말함.)에 거주하던 모기 685마리 중 사망 465마리, 중상 210마리 도합 675마리가 죽거나 다쳤습니다. 피해가 막심하여 반격도 어려운 실정이고, 남은 모기들도 피를 먹지 못해 피골이 상접한 상태입니다. 이상 금일의 전쟁실적 약식보고였습니다."

"아이고~"/ "아이고~"


곡소리, 사방팔방에서 끊일 줄 모르는 곡소리였다.


"아놔, 난 도저히 인간들 용서할 수가 없어. 다 같이 먹고 살 자고 하는 짓인데... 그깟 피 좀 조금 나누어주는 걸 가지고... 아 흑..."


피울음, 모두가 슬피 우는데 그중 유독 한 모기의 울음은 평범한 울음이 아닌 피울음이었다.


"안젤라 촉, 흑흑흑... 그러게 오늘은 배도 부른데 조금 쉬었다 내일 가자고 하니까 굳이 하루에 3번씩 출격을 해가지고 흑흑흑..."


독기, 피울음을 흘린 남자 모기의 눈에 서린 것은 독기였다.


"오~ 나의 안젤라 촉, 내 뇌염변모를 해서라도 반드시 그를 없애버리고 말리라."


"오우~노! 그만해, 대빨 촉. 아무리 그래도 뇌염변모는 자네 몸에 무리가 갈 수가 있다고."


의지, 대빨 촉의 눈에 서린 독기는 안젤라 촉의 복수에 대한 의지였다.


"난 뇌염 진화하여 반드시 그 녀석을 없애버리고 말테야. 내가 잘 못 되더라도 나의 영웅적 행적만은 기리기리 남겨줘."


"오우, 나의 베프인 대빨 촉이여! 자네가 가더라도 부디 자네의 그 전투 정신과 안젤라 촉에 대한 진실한 마음만은 잊지 않을 것이네."


*****


인간 계(界).

방안.

전쟁터, 인간 계의 방안이라고 물리는 이곳은 바로 모기 계에서 일컬어지는 전쟁터였다.


사람, 그는 아직도 모기들의 모의를 전혀 눈치 채지 못하고 있는 사람에 불과했다.

조금 전의 혈전 이후로 모기의 방해는 밀물 나가듯이 전혀 없어진 상태였다.

사람, 그는 편안히 누워 티브이를 켜고 망중한을 즐기고 있었다. 대빨 촉을 비롯한 모기들이 대대적인 전쟁을 준비하는 줄도 모른 채로...


"이제 더 이상 모기들이 달려들지 못하겠지. 대화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좀 심한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방법은 이것 밖에 없었어.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이니 어쩔 수 없었을 뿐이지..."


사람, 그는 길게 한숨을 쉰 뒤 지그시 눈을 감았다.

그는 몇날 며칠을 집밖으로 한발자국도 나가질 않는 사람이었다.

보상, 마치 모기가 득실거려 편안히 못 있던 만큼 그 시간을 보상이라도 받겠다는 듯이...


*****


모기 계(界).

군단, 13-5954타에서 전투병력 1개 군단 지원.

의무대, 28-1073나에서 3개 대대 지원. 의무대 1개 대대 지원.

수송대, 지하-326로에서 전투병력 2개 군단지원. 수송대 3개 대대 지원.

뇌염진화 전투대, 지하-713바에서 뇌염진화 전투대 2개 대대 지원.

모기들은 모여들고 있었다. 전쟁터로...

병력, 그 수는 이루 헤아리기 힘들 정도였고 바람 한 점 없는 폭염의 여름날, 눈앞을 메우는 아지랑이 마냥 엄청난 수의 병력이었다.


"자랑스러운 우리 모기 최후의 전사들이여! 우리는 우리의 동료를 몰살시킨 인간을 흔적도 없이 박살내기 위해 출전한다. 우리는 그 동안 충분한 훈련과 병력을 모아왔고, 충분한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준비가 충분하다고 해서 절대 방심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에게는 한방이 있다. 지금 여기 있는 장병 모두가 알고 있겠지만, 그것은 바로 '모기 킬라'다!"


'모기 킬라'라는 말이 대장의 입에서 나오자, 여기저기서 탄식소리가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대빨 촉은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촉이 더욱 빳빳해짐을 느꼈다.

모기 킬라, 어쩌면 사람이라는 존재보다 두려운 것은 바로 이것, 모기 킬라일 것이다.


"정보사령부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그것도 그에게는 2박스 분량의 '모기 킬라'가 있다고 하니 우리의 수만 믿고 방심해서는 안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남기고 출발하도록!"


비장함.

대장 모기의 말에는 비장함이 서려 있었다.

하나같이 늠름하고 용맹한 모기들이다. 그들의 촉은 비정한 쇠못을 갖다 박아놓은 듯해 보였다. 사실은 모두가 겁이 났지만, 겁을 내려고 하지 않았다. 살아서 돌아온다는 보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눈물을 흘리는 모기는 단 한 마리도 없었다.


대빨 촉은 그런 동료 모기들을 보며 더욱 의지를 불사를 수 있었다.


"인간, 가만두지 않겠다. 내 기필코 안젤라 촉의 복수를 해내고야 말 테다!"


"13-5954타 전투군단부터 출동! 13-5954타 전투군단은 문 앞으로 즉시 돌진하여 인간이 문밖으로 도망가지 못하게 막아라. 지하-326로 전투병력 2개 군단은 양 측방에서 가운데로 몰고, 28-1073나나 3개 대대 지원은 정면으로 가서 대기하라. 지하-713바 뇌염진화 병력 2개 대대는 각각..."


그들은 일주일에 걸친 기간 동안 체계적이고 빈틈없는 작전까지 짜놓은 것이었다.


*****


인간 계(界).

웽~~~

소파에 눕듯이 걸쳐 앉아 있던 남자가 고개를 돌렸다.


"다 없어진 줄 알았더니 또 설치네? 한 며칠 잠잠한 것 같더니 다시 시작인 건가? 결국 2통으론 부족했던 건가?"


남자는 귀찮다는 표정으로 소파에서 일어나 몸을 추스른 뒤 '모기 킬라'가 있는 곳으로 발길을 옮겼다.

그때였다.

웽~~~, 웽~~~, 웽~~~

웽~~~, 웽~~~, 웽~~~

...


모기소리.

한, 두 마리의 모기 소리가 아니었다.

전투에 임할 때 낸다는 모기 특유의 전의를 불사르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점점 많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 소리는 금세 커져 티브이소리를 능가하고 남을 만했다.


탈출.

너무나도 큰 모기 소리에 놀라 주위를 둘러본 인간은 경악을 금할 수 없었다. 넓지도 않은 자신의 방에 이렇게나 많은 모기가 들어올 수 있는지가 의심스러울 뿐이었다. 급한 대로 문 밖으로 나가고자 문으로 달려가니 문 앞에는 더욱 많은 모기 군단이 대기 중이었다.


'헉... 아... 안 돼. 이래선 절대로... 내가 왜 그 난리를 쳐가면서 '모기 킬라'를 2통씩이나 썼는데...... 결국, 결국은 이렇게 될 운명이었던 거란 말인가!'


다시 뒤돌아 마스크를 쓰려고 탁자로 간 인간은 마스크 위에서 대기 중이던 3개 대대의 병력과 맞닥뜨리게 되었다. 인간은 마스크를 포기하고 창가 쪽으로 향했다. 창가에선 뇌염진화 병력 2개 대대가 대기 중이었다.


"전 병력 총공격!"

웽~~~, 웽~~~, 웽~~~

웽~~~, 웽~~~, 웽~~~

웽~~~, 웽~~~, 웽~~~

웽~~~, 웽~~~, 웽~~~

.

.

.


"으~~악~!"


모기에게 미친 듯이 뜯긴 인간은 그래도 문밖이라고 생각했는지 다시 문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그 수많은 모기떼들 사이로 힘겹게 손을 내밀어 손잡이를 잡고 돌렸다.

삐거덕 ...

문이 열림과 동시에 인간은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그대로 끝이었다.


대승.

한마디로 모기대군의 완벽한 승리라고 할 수 있었다. 피해병력은 굉장히 미미한 수준이었다. 인간은 '모기 킬라'를 집지도 못했다. 그저 놀라서 도망치느라 허우적대며 움직이는 팔 다리에 치여 죽은 일부의 모기가 피해병력의 전부일 뿐이었다.


*****


모기 계(界).

대 인간전쟁에서 완승을 거둔 모기대군은 개선장군이 되어 처음 출전할 때와 같이 늠름한 모습으로 모기 계(界)로 돌아왔다. 모기 왕국의 모기들은 모두가 환호성을 질렀다. 이번 전쟁의 책임자인 모기장군과 이번 전쟁의 발발을 주도한 대빨 촉은 왕모기 대왕으로부터 훈장을 받게 되어 있었다. 모기들은 쓸데없이 질질 끄는 것을 싫어했다. 그들은 기회가 온다면 놓치지 않고 바로 처리하는 강력한 생명체였던 것이다. 평소 그들의 관행대로 바로 훈장수여식까지 진행하게 되었다. 모기왕국의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많은 모기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대빨 촉은 굳이 왕모기 대왕으로부터 훈장을 수여 받지 않더라도 자신의 애인 안젤라 촉의 복수를 한 것으로 매우 큰 위안을 삼을 수 있었다. 쉴 새 없이 바로 왕모기 대왕의 앞으로 다가선 모기장군과 대빨 촉, 그들의 모습은 역대 그 누구보다 늠름하고 듬직해 보일 수가 없었다.


기침.

그 순간 갑자기 대빨 촉이 자신의 공훈만큼이나 뾰족하고 예리한 촉을 쥐어 잡으며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코~올록, 콜록~, 콜~록, 콜록, ......"


옆에 있던 모기가 대빨 촉의 등을 두드려주었다.


"이 친구, 너무 큰 상을 받게 돼서 긴장한 모양이군. 긴장 풀라고, 긴장, ...... 코~올록. 콜~록, ......"


모기 장군이 한심하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혀를 찼다.


"아니 저 친구는 또 왜 저래. 이렇게 나약한 친구들이 대 인간전쟁의 수훈공신이라는 게 밑겨 지지가 않는구만 그래. 응? ... 코~올록, 콜~록, ......"


모기장군이 기침을 하자 이어 왕모기 대왕도 기침을 하기 시작하더니 주위의 모기들이 하나, 둘씩 죄다 기침을 하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눈 깜짝할 새에 모기왕국의 전체 모기들이 기침을 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열이 급도로 높아지더니 촉이 축축 늘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누군가가 큰 소리로 외쳤다.


"신종플루다! 아까 그 인간이 신종플루 환자였다!"


멸종.

그렇다, 실은 그 인간은 모기들을 죽이려고 한 것이 아니었다. 어쩔 수 없이 일부의 모기를 죽이긴 했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겁에 질린 모기들이 더 이상 다가오지 않기를 바란 것이다.

그는 암세포도 생명이라는 명언을 남긴 모작가의 열혈 팬으로 그는 모기의 생명도 생명이라고 그들을 지켜주려고 한 것이었다.

자신이 겁을 주면 그보다 많은 모기들이 겁을 먹고 못 올 것이라 생각하고, 적은 수의 모기를 희생시킴으로써 이 수많은 모기들을 살리고자 했던 것이다.

그것도 모른 모기들은 인간의 배려를 무시하고 총공격을 했다가 그만 모두 전염되고 만 것이었다. 전염속도가 극도로 빠른 신종플루는 모기왕국 전체를 삽시간에 휩쓸어버렸다. 어리석은 모기들은 인간의 배려를 무시하고선 수십억 년을 이어온 그들 종의 최후를 자처하게 된 것이었다. 그날 이후로 인간 계(界)에서 모기란 존재를 구경하는 것조차 힘들어졌다고 한다.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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