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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성의 사무라이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전쟁·밀리터리

조휘준
작품등록일 :
2021.05.16 10:51
최근연재일 :
2021.06.29 10:00
연재수 :
39 회
조회수 :
4,661
추천수 :
135
글자수 :
158,650

작성
21.06.10 10:00
조회
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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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7쪽

15. 옛날 옛적 그 자리 1

DUMMY

15. 옛날 옛적 그 자리




예를 보았다.

예의를 보았다.


그들은 와서 그저 죽이려는 게 아니었다. 만약 내가 두 손 모아 이기길 바라는 남자가 그저 그런 실력이었다면 단칼에 죽었을 것이야. ‘대결’이 불가능한 대상은 가차 없이 죽일 것이 분명해. 예는 있지만 치러 온 놈은 과감하게 쳐버려.


저들은 어느 순간, 아주 오랜~~~~만에 무예와 대결에 관한 차분한 관람으로 대하기 시작했어.


합을 기다려주는 것.

이유는?


어떤 술이 나오고, 상대는 어떤 방법으로 대처하며, 그 결과는 무엇인가. 저 술밖에 없는가. 칼을 안 뽑은 사람들은 매우 신중하게 보기 시작했어. 그렇게 보는 대장은 얼굴에 야릇한 미소까지 띠고 있었고.


이들은 아마도 장수로써 전장에 나갔던 사람들 같아. 헌데 좋은 것을 먹고 좋은 집에서 자는지, 우리처럼 얼굴이 태양에 그을러 검지 않아. 평민은 거추장스러워 모자 없이 다니지만, 귀족은 태양을 가리며 다녀. 하얀 얼굴색은 있는 자의 상징인데, 허연 사람들이 그리 무서운지 처음 알았네.


一合.


정면에 선 자가 칼이 뽑히자마자 위에서 내려치려 들었는데, 그 동작 중간에 교묘히 다리를 굽히면서 갑자기 수평으로 돌아. 남자는 뽑아 정자세로 검 끝을 앞사람 명치에 조준하면서 한 걸음 물러났고, 정면에서 돌린 자의 칼이 빗나간 후에 - 말린 몸을 풀면서 다시 칼날을 돌려 반대편 수평으로 돌려.


칼은 남자의 몸이나 칼에 닿지 않았어. 상대도 불안감이 있었지. 깊이 들어오지 않고 반걸음만 앞으로 나와 동작을 했는데, 몸통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지는 않으나, 정확히 말하면 손과 팔뚝이 걸릴 거리에서 돌렸어. 몸통을 벨 거리로 들어오지 않은 것은 선뜻 내키지 않았음이라. 허니 남자도 칼끝을 아래로 돌려막기를 시도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것은 一합이 아냐. 두 명을 상대할 때는 공방이 적어도 한 번씩은 끝내야 온당한 一합이라 할 것이야. 여기서 내 시선을 끈 것은 오른쪽 사람이야. 첫 사람이 연이은 2회의 공격을 할 때, 오른쪽 사람은 칼을 뺌과 동시에 내가 방법을 모르게 칼을 빙빙 돌려. 손목이 문을 열 정도로 든 상태에서 칼이 좌우로 빙빙 돌려. 그리고 정면에서 두 번의 공격이 실패하자 바로 내려찍기로 가!


나중에 이 돌리기를 익힌 내가 설명을 하면, 내 오른손에서 좌우로, 앞에서 보기에 누운 팔자로 돌아. 당나라식이야. 그리하여 돌리다 마음을 먹은 순간, 오른 손목이 하늘을 향해 드러나며 오른쪽으로 칼이 돌 때, 팔이 뒤로 가면서 들어서 앞으로 돌려 찍어. 칼이 손목에서 돌 때의 그 선의 연장 선상으로 원이 확장되며 커지는 것이야.


“이약!!!”


이 내려찍기는 강력했어. 투구를 썼다면 투구를 가르고 머리통으로 들어갈 정도의 강력한 힘! 그러자 남자는 막대기로나 가능한 한 막기를 했어. 말하자면 남자는 정면의 남자와의 합에 이어 곧바로 연결 동작으로 오른쪽을 상대해.


남자가 오른손을 얼굴 위로 들고 칼을 수평으로 놓아 막았는데, 힘의 세기를 예상이라도 했는지 왼손, 왼손! 왼손으로 칼끝 쪽을 손바닥으로 받혔어.


칼이 탕!

때리면서 당연히 손을 베였어. 하지만 갈라졌다 할 정도로 베이지 않았고. 그것은 민첩한 손이 관건이었는데, 상대의 칼이 수평으로 막는 칼을 때릴 때 - 칼날과 왼손바닥에 이격이 있다면 크게 비이거나 손이 반으로 갈릴 수도 있어. 하지만 상대 날이 충돌하기 전에 손은 이미 날에 대고 부드럽게 밀착했고, 충돌 순간 자세를 버티지 않았어. 완충을 준 것이야. 양팔을 하방으로 출렁~하듯이 칼을 받았어.


노란 불꽃이 탁! 튀었고, 이어 남자가 칼을 내려 겨누는 검으로 돌아왔을 때, 왼손에서 피가 떨어져. 머리 대신 손바닥은 베인 거지.


예.

검객의 예의.


둘은 상처를 입은 남자에 달려들지 않았어.

둘이 동작을 잠시 멈춰.


침묵.

대장이 나서.


“근게. 재미는 있어.”


대장은 남자에게 천을 던졌는데, 그 천이 남자의 칼에 떨어져 칼받이로 흘러내린다. 손을 감아 피를 막고 계속하라는 뜻이야. 공격한 자들도 도도한 표정으로 어깨를 고쳐 펴고 기다려. 무엇이 도도하냐고? 쌤쌤이다 이거지. 자기들 한 명이 손을 다쳐 피가 났고, 너도 났다. 자, 감고 다시 승부를 내자고. 남자는 그냥 막다가는 자기 칼이 부러질 거로 생각한 것 같아. 보기에 칼들이 남자 것보다 아조 좋아.


어머니는 득달같이 달려들어 그 천으로 아버지의 왼손을 감아.


나 이때 놀랐어. 다른 처자들 같으면 칼을 뽑는 순간 벌써 “끼아~~~악!” 괴함을 지르고 말 것이야. 아무 소리 비명 없었어. 저 포근한 모친이 강한 여자란 걸 알았지.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자랑스러웠지.


‘내가 이런 사람들 자식이라니.’


대장이 물어.


“목경은 몇 합이었지?”


남자는 생각을 하고서 답한다.


“목경?...님은 열 합이 넘었소.”


이후 말이 충격이었다.


“어린 망자에게 ‘님’자를 대는 걸 본 게 무뢰한은 아니구나.”


“난... 친구로 생각한다.”


“글서. 친구는 워딨어.”


남자는 소나무밭을 지시했다.


‘아버지가 누굴 죽였어?’


“친구? 그래... 친구 조~~~옷지.”


“보아하니, 어떻게 열 개까지 갔지?”

“처음에, 목숨을 해치려고 싸운 건 아니다.”


“어이, 목경의 마지막 말은 무엇이냐.”


“우린 이렇게 되는 걸 알고... 사는 사람들이라고.”


“태도는 불량혀도, 경이가 말은 거시기 때깔 나게 한단 말여.”


“니가 목경의 칼을 들고 있었다문 단번에 모 다 달려들어 절단을 냈을 것이여. 행색은 거시기허나 도의 예는 익혀분 거 같아서 우리도 거기에 맞추는겨. 아마도 시시비비는 경이가 먼저 걸었겄제?”


“굳이 말해봤자 나만 구차해지지만 그렇다.”


“울도 귀한 것 먹고 자지만, 배불리 산다고 즐거운 것이 아녀. 따분하다. 배부른 것도 우린 재미가 없는 거여. 궁에서는 입만 나불거려쌌코. 한동안 전쟁은 안 일어나고. 우리가 겉옷은 귀하지만 품행은 세간이나 다름없은 게, 이라는 것을 새겨 두더라고.”


“어이, 지금 우리가 마지막 합까지 보려는 건 알재?”


“알고도 남는다. 난 많이 봤다.”


“전장을 치른 것이었지?”


“세 번. 싸움터는 십 회가 넘는다.”


“아따 지대로 만났구만.”

“언 놈이 뒤지건 멋 나게 하요 이?”


남자가 천 감은 손을 다시 칼로...


“길티.”


“손 단단히 여몄는가?...”

“됐다.”


“인자 니가 쓰러져야 칼이 칼집에 귀가한다 이.”

“반대일 수도 있지.”

“알아서 생각혀. 우리 맘이 임자 맘은 아닌 게.”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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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22. 동검의 무사 21.06.16 80 3 17쪽
35 21. 접신 +1 21.06.16 79 5 19쪽
34 20. 옹진의 살수 21.06.15 82 5 15쪽
33 19. 패잔 21.06.15 66 4 11쪽
32 18. 손들의 싸움 21.06.14 79 4 14쪽
31 17. 옹진 큰물 21.06.13 77 4 8쪽
30 16. 유언 21.06.12 69 3 7쪽
29 15. 옛날 옛적 그 자리 2 +1 21.06.11 72 4 8쪽
» 15. 옛날 옛적 그 자리 1 21.06.10 110 3 7쪽
27 14. 눈이 결정한다 2 21.06.08 88 4 7쪽
26 14. 눈이 결정한다 1 21.06.05 97 3 8쪽
25 13. 그 사람은 멋졌다 2 21.06.04 90 3 7쪽
24 13. 그 사람은 멋졌다 1 21.06.03 80 4 7쪽
23 12. 물 건너편에 2 21.06.02 83 2 7쪽
22 12. 물 건너편에 1 21.06.01 90 2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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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10. 입신양명 3 21.05.30 104 3 7쪽
19 10. 입신양명 2 21.05.29 85 3 7쪽
18 10. 입신양명 1 21.05.28 89 2 7쪽
17 9. 계루에서 사는 법 2 21.05.27 97 3 9쪽
16 9. 계루에서 사는 법 1 21.05.26 91 3 8쪽
15 8. 목경 2 21.05.26 79 3 7쪽
14 8. 목경 1 21.05.25 94 3 7쪽
13 7. 세상은 비만이 지배한다 2 21.05.25 84 3 7쪽
12 7. 세상은 비만이 지배한다 1 21.05.24 105 4 7쪽
11 6. 검은머리 짐승 3 21.05.24 93 4 8쪽
10 6. 검은머리 짐승 2 21.05.23 92 4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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