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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경도의 별

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조휘준
작품등록일 :
2020.05.27 22:55
최근연재일 :
2024.04.1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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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1.0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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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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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살아남은 개의 취침 12

DUMMY

난 적당한 걸 바라고 오지 않았다.


나는 그런 게 마음에 든다. 확실한 저주. 진심어린 저주. 경쟁 동물을 보내고 오는 자존감과 포효. 쟁취. 승리. 그러니까 니가 뭔데 내한테 대들고 지랄이야. 엉?


모욕을 주어야 보복의 완성이다. 보복의 대상은 무수하며, 꺼져가는 보복 대상에게 확실한 의사 표현을 하는 것. 작업 하나 했다고 인간은 인간이 어쩌고 찌질대는 것이, 어쩐지 내가 만든 환상 같다. 내가 그저 그런 인간이지 뭐가 대단한데 젖 같은 일을 저지르고 양심을 떠올리나. 양심까지 가진 좆밥이 되고 싶지 않아. 그럴 거면 하지를 말아야지. 계속 좆밥으로 조신하게 살던가 씨벌. 하면 하는 거고, 내가 한 모든 건 자랑스러운 거다!


처음에는 몸을 쐈다.


꿈에 나왔다.


다음은 머리를 쐈다.


난 트라우마의 끝을 보고 싶었다.


인간이 얍삽한 건 알았지.


내가 들개인 걸, 무슨 거창한 생명체라고.


점차 아무 감흥이 없어.

다음은 눈과 심장을 쐈다.

꿈에 안 나온다. 꿈도 없어졌다.

격발 후 탄착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들개를 위한 지옥을 만들어라.


칭기즈칸과 알렉산더가 실제로 어떻게 생겼는지 보리라.

어느 순간부터 가까이 다가가 직접 하고 싶었다.


총이 뭐니, 칭기즈칸과 알렉산더 보기 쪽팔리잖아!

서러워 마라. 어차피 우린 야산의 백골로 돌아간다.

그리고 오늘 그게 시작하는 줄 알았다. 젠장.


나를 도전하게 만든 건 그 크고 높고 뾰족한 건물과 성서.

아무리 읽어도 멀리 사막의 이민족 역사서.


내가 정말 이상해? 정신 차리고 다시 읽어 봐!

난 죽은 시신에게서 옷과 총을 얻었다고 말하기로 했지.


살아 있었어. 사투리는 문명의 적이야.

새로운 조건을 보여줘.

다시 한번 웃고 싶다.


허접한 건 개나 물어가라고 하지?

여기 부실한 일인숭배교 따위는 이 들개가 물어간다.


피는 보는 것에 두려움과 죄책감, 그런 게 마음에 안 든다. 그저 상상이 아니란 걸 이제 깨달았지. 뭔 상상이야, 인간 자체로 돌아온 거지. 이건 생존을 위한 경쟁이지. 성경에도 죄다 죽인 얘기뿐인 거 모르냐? 왜 우리가 성서에 나오는 여러 종족 중에 한 종족만 응원하고 자빠졌냐. 빨간 책 들고 다니며 그들은 말하지. 그 민족이 생존하려면 어쩔 수 없었다며 읽어 응원까지 한다.


니미, 뭐가 다른데? 학살과 파괴로 이스라엘 땅을 초토화하고 점령한 모세가 천국 맞나? 책에 순혈주의가 안 보여? 심지어 핏줄도 비슷한 토착 유대인들을 다 죽이고 위대한 인물이 되었다. 우린 이슬람에 전쟁 나고 망하면 또 좋~댄다. 예루살렘 단체 여행 가면 거기서 오, 형제들! 그러나? You just Asian slope. 이렇게 이기적인 천국 지옥이 어딨냐. 천국 가고 싶어서 기본적으로 착한 내가 존나 쪼리나?


중동이 아시아야? 그냥 중동이야.


That is no heaven country for Asian.


신이 존재한다면, 그게 신으로 불리면서 정말 신이면 그 존재와 개념과 모든 걸 인간이 몰라야 한다. 우리 은하 중앙의 초대형 블랙홀에 신이 있다면 약간 믿겠다.


난 거기서 거기일 뿐, 한 마리 들개임을 안다.


제끼고 나서 쓰러진 놈에게 침을 뱉고 볼을 꼬집으며 ’으이구 이 웃긴 새끼 이거!‘ ’새끼가 까불고 지랄이야.‘ 그러고 싶다. 뭔 씨발 인간이 인간은 어쩌고 지랄. 지 대가리에 지가 고통을 주나. 동물은 동물이지. 생각 좀 하는 동물? 까고 자빠졌네. 지는 놈은 패배자다. 이기는 놈도 지는 놈도 있는지도 모를 천국에 못 간다. 아니면 편협한 신과 천국이지.


당당히 지옥을 가려는 놈이 적어서 이렇게 인간끼리 지랄하는 거야.


내가 손으로 뜨거운 액체를 만들 때,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8번 [비창]이 흘렀으면 좋겠다.


몽실몽실 오른 체온이 내려가지 않는 손. 손이 동계 용 열선을 깐 것처럼 근질근질하다. 눈. 너와 나의 눈, 뜨거운 호흡, 가끔은 역겨운 호흡의 냄새, 삼겹살 냄새도 맡았다. 내가 지정한 곳에 정확히 따금, 왼팔로 민다. 뜨거운 액체와 뜨거운 냄새, 내 손에 반쯤 식은 커피를 쏟은 느낌, 이 정도면 내가 문호 아니냐. 이 오른 걸 식히고 싶지 않아. 손 온도와 함께 호흡도 아직 안 내려간다. 먹은 것도 없는데 펑퍼짐한 군복 속에 열기가 이글거린다. 아무래도 대열 앞, 선두 개척조로 가야겠다.


우리는 해주에서 다 죽을 것으로 생각했다.

다 죽을 때까지 퇴각은 없을 거로 생각했다.


그러나 서양의 어느 유명한 장군의 철학.

[어떤 작전도 적과 접촉하면 확실성이 사라진다]


그 불확실성으로 내가 지금 살아 있다.

개를 정말 들개로 만들어줘 고맙다.


바라본다. 관찰한다. 눈은 이미 글렀다. 몸을 본다. 몸은 확실히 아직 움직인다. 역시 중요할 때는 담배 맛이다. 중고딩 때도 안 했던 이 자세. 쪼그려 앉아 팔을 쭉 펴서 팔꿈치를 무릎에 대고, 팔을 접으며 빨고 뱉으며 바라본다. 관찰한다.


처음이다. 그간 꿈을 꾼 것 같다. 했으면서도 하지 않은 거다. 죄다 상상 속에 있었고, 내가 한 일조차 상상의 영역에 들어가 머물렀다. 현실도 상상으로 다 빨려 들어갔다. 하지만 지금은 보고 있다. 내 손, 내 폐, 내 무릎과 팔. 내가 한 것에 책임?을 지고 끝까지 바라본다. 새소리도 쓸쓸하지 않다.


아직도 몸은 움직인다. 속의 것에서 김이 난다. 담배 맛은 좋다. 묻고 싶다. 권장하고 싶다. 다시 해봐!


이게 왜 이상하지? 이게 왜 역겹지? 모양? 냄새?


“억울하나?!”


무릎도 아픈데 응답은 없고. 배도 고픈데 무섭지도 않고, 솔직한 심정은 신기하다. 신기해. 나도 같을 이게 뭐지. 하여간 신기해. 상상 밖으로 각인될 것 같다. 이제 상상에서 나왔다. 이제야 내가 정신을 차린 것 같다. 세상이 멀쩡하게 보인다. 이 생생함이 좋다. 아주 좋다. 난 이런 걸 바랐다. 생생한 거. 세상이 생생하든 내가 생생하든 ’지금‘이 느껴지는 거. 누가 보건 말건 짜증 난다. 나 홀로 그렇게. 보는 거다. 담배가 끝나면 가자.


그 순간이었다. 내가 그렇게 죽을 걸로 생각하니 편안해졌다.


지역대원 같은 사람들에게 말로는 하지 않았지만, 이곳에 대한 평가는 넘어오기 전에 이미 끝났다. 그리고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강해졌다. 길게 말할 필요 없다. 피의 독재자 스탈린의 딸이 말했었다.


[책으로 공산주의를 배우면 공산주의자가 되고,

몸으로 공산주의를 배우면 반공주의자가 된다.]


단, 몸으로 배우는 사람이 제정신이어야 한다.

그걸 일깨우러 우리가 왔다.

끝.

대한민국 만세.


공이는 뇌관을 쳤고, 화약이 터져 총알은 나갔다. 폭발하며 기화된 화약은 화학적으로 변하여 되돌리지 못한다. 다시 검은 가루로 되지 못한다. 총열을 떠난 탄두도 다시 돌아오지 못한다. 내가 그 총알이다. 갑갑한 약실과 총열을 탈출해 공기를 찢으며 날아간다. 신이 시계를 거꾸로 돌려 돕더라도 난 돌아가고 싶지 않다.


따라가다가 왼쪽으로 빠지리라. 가야겠다. 가봐야겠다. 그 전에 세 명을 만났으면 좋겠는데, 아무리 봐도 그 인간이 그 인간 인민군이고, 물어도 우리 지역대가 저 앞에 있다는 소리뿐. 가로질러갈 분위기도 아니다. 정지할 때가 있겠지?


오, 인생의 추구는 행복인가!


젖 까는 소리는 사우나에서 얼음 동동 띄운 식혜 마시면서 해라.


나는 좌향좌. 다.


리얼한 비극을 보고 살았다.

그걸 비극이라고 말하는 것도 불만이다.


그냥 그런 거 아닌가?

고통이 아니다. 영원한 숙면에 들기 위한 과정이다.


문명은 있어도 인간의 문명화란 없다. 가짜다. 상호 이중적으로 가짜면서 사용한다. 전쟁이나 크나큰 재해 혁명이 일어나면 사람들은 금방 가면과 옷을 벗는다. 총칼이 없으면 때려죽인다. 어느 것이 그 인간 그 인간들의 진짜인지 누가 장담하랴. 이런 건 남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 평상시에는 법의 보호/방해를 받는다. 그게 없어지면 그 어떤 곳도 아프리카 폭동 지역이 될 수 있다. 그런 걸 보고 놀라는 사람들이 참 난감한 분들이지.


내가 하는 건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거다.


외려, 나는 요람에서 추모원까지 가는 시간을 줄여주는 거지.


거 얼마나 복잡하냐고! 죽어서도 줄 서서 기다리는 거.


길게 산다고 뭐? 뭐 있어?


소소한 일상의 행복 외엔 없는 거야. 오히려 그게 더 귀중하지. 우린 이유도 모르고 태어나서 이유도 모르게 죽어. 유명한 화가 철학가 기타 등등 다 똑같은 소리였어. 가장 논리 이성적인 말이면서 평생을 외면하다 보니 낯설지. 우린 가짜 이유 제조기야. 비슷한 무리 사이에서만 통용되는 이유를 만들어.


그러므로 이런 비문화가 숨겨진 사회에서 사는 가장 확실한 항법은,


지금만 생각하는 거야. 다른 거 다 버리고 지금! 지금!!!


A : 저놈이 쐈어. 저놈이 나쁜 놈입니다

B : 너도 곧 죽어

A : 무슨 소리야

B ; 곧장 달려들지 않고 나쁜 놈이란 소리나 하고 처질러 앉아있으니...


진실은 1초도 끊임없이 흐르고 있었고 지금도 흐른다. 남의 진실에 진심이 없기에 우린 이상한 뉴스를 보고 진실을 거부한다. 세상의 관심과 진실은 따로 논다. 그러다 누구 말마따나 자기가 당할 때만 진실을 부르짖다가 아무도 안 봄을 깨닫는다.


난 그 진실을 볼 때 삶에 의욕이 생긴다.


나는 내내 그 진실 속을 살았지. 진실의 연속적 목도란 사회적으로 표현해서 불행하다? 불행하게 살았다? 어렵게 살았다? 뭐 그런 개 같은 표현을 사용함을 허용하노라. 그러거나 말거나 난 관심 없으니까. 진실은 이름이 없어. 난 진실을 내보이지 않는 인간들만 보고 있으면 따분해서 견딜 수가 없어. 가장 멍청한 인간은 갑자기 진실을 마주하고는 ’모순‘이라고 생각하는 부류야. 법 없이 살 사람이거나 덜 당한 거지. 그냥 그렇게 살길 바라. 그런 놈이 돌아서면 비할 바 없는 도라이가 되지.


특히나 외면했던 진실을 돌연 마주하거나, 상상 속에 없던 걸 마주하는 사람들의 충격 공포... 세상에 잔인한 게 어딨나. 다 인간이 하던 짓들이었지. 인간 빼고 모든 동물이 보기에 인간이 사이코패스적으로 잔인하지. 먹지도 않을 걸 죽이니까. 먹을 것은 가둬놓고 키우기에 죽인다는 생각조차 안 든다. 그건 생명이 아니라 음식이다. 음식을 죽인다고 말하진 않는 거다.


이 모든 생각의 총합으로, 나는 나 때문에 적 부대가 미치는 꼴을 꿈꾼다. 그러다 죽을지언정 나 하나 때문에 미치고 환장하는 그런 거. 전 부대를 꼼짝도 못하게 하는 기관총좌 하나 같은, 그런 걸 하고 싶다. 현상금이 걸렸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오늘, 내가 집중하는 지금의 오늘,


태어나서 처음으로 단어를 쓸 것 같다. 공허. 공허. 뭘 한 듯도 싶고 아닌 것도 같고, 꿈도 같고 현실도 같고. 무엇을 안 하고 가만히 있는 것이 공허하다.


’셋은 저 앞에 있나?‘


사라져간 중대원들.


중대장 취임식 때 연병장에 아홉 명 서 있었지.

교육과 대기 신병 빼고 바람 부는 황량한 날에 9.

전임 중대장은 일정상 이미 떠나 없었고,


그렇게 우중충하고 흐린 날 ’중대장 (이)취임식‘.

신임 중대장이 지역대장에게 깃발을 받고,

그걸 선임담당관이 단상으로 가 수령하고...


신임 중대장은 곧바로 공수교육 받으러 갔다.

학력 좋고 인성 좋은 학군 중대장 때문인가.

그럭저럭 우린 괜찮은 팀이었다.


’나만 물든 놈이야. 생활기록부 때문인가?‘


나에게 인생은 산에서 날 둘러싼 들개떼다. 그렇게 생각하고 살아야 내가 맘 편하다. 그리고 처음으로 목숨 걸고 제꼈을 때의 환희. 목숨 건 싸움과 생존의 환희. 피 뚝뚝 떨어지는 내 팔다리도 자랑스러웠다.


개. 나도 한 방 맞으면 내장이 쏟아져나오고 내장 출혈로 죽는 똑같은 개. 대가리에 든 건 인간의 자조. 나는 개와 다른 생물이 아니다. 그렇게 연약하다. 죽기까지 너무나 쉽고 빠르다. 전쟁이 아니라도 인간 동물 금방 죽는다.


하지만,

내가 내 몸에 칼 들어와 도살되기 전에, 어떻게든 내 몸으로 들어오는 총알과 칼을 피하고, 개 교묘하더라도 어떻게든 피하고, 대신 내가 당할 때까지 내 칼을 받아라, 들. 인생은, 내가 내장 덩어리로 눕기 전까지 걸리면 다 제기는 거다. 입관하기 힘들게 몸통에 십자선을 그려주마. 명치에서 단전까지, 좌 늑골에서 우 늑골까지...


이제 여기선 내가 들개다.


눈을 찔려도 문 것을 놓지 않은 들개.


그것이 인류가 인류가 된 생존력이다.


도시와 법의 보호막 속에 들개가 똥개가 되어가.


법 때문에 너무 눈치 보고 살았어!


리얼한 비극을 보고 살았다.


밤거리에서 북한 땅이 되었을 뿐, 같다.


이딴 걸 비극이라고 말하는 것도 불만이다.


그냥 그런 거 아닌가?


고통이 아니다. 영원한 숙면에 들기 위한 과정이다. 얼마나 더럽고 한심한 인생이면 영원한 안식에 든다는 말이 실감나겠냐.


우리 서로 모르지 않잖아? 우린 살던 방식대로 살다가 고대로 죽어. 특이한 일 없어. 인간사에서 일어나는 일을 대단한 희비극이라고 말하는 건 혼자 딸딸이고, 우린 비슷한 짓을 하다가 죽어. 아무리 발버둥 쳐봐라. 결국은 그러다 죽는다. 정말로 그렇게 된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갑갑하고 기분 요상해지나? 더 좋은 걸 바랐나? 아니, 못 벗어나. 나 자신이 그렇게 한심하고 무서운 거야.


개 같이 반복할 미래를 상상하면 인생 답답하고 젖 같아서 화가 나. 이렇게 살다 죽는다니.


그러나 그걸 물리치는 일이 있어.


역사. 역사의 현장에 서 있는 것. 우리가 보고 듣는 것도 역사긴 하나, 격랑이 없지. 그냥 시큰둥한 밥 벌어 먹고사는 역사. 그거 역사라고 하기도 뭐하지 않아? 이대로 누우면 너무 심심하게 살아서 억울할 것 같아.


그런데 봐라. 지금 강한 격랑의 역사 속에 들어왔다.


이런 기회는 흔치 않아.

역사의 현장에 서 있는 것.

뭐가 좀 인간이 대단하게 사는 것 같지 않아?


나 같은 놈은 억지로 에베레스트 꼭대기라도 기어올라 뒈져야 만족하고 죽어.


딱히 한 것도 없는 것 같은데 요양병원에서 기저귀 차고 죽기 싫어.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공포, 그러면서 하는 것. 조준하고 당기고 찌른다. 나는 딱 5초만 살아도 이런 순수한 공포 속에 살고 싶다. 도박 중독 아편 중독도 이것이고 알콜 중독도 근본적으로 같다. 우린 순수하게 태어나 순수하고 무익하게 죽는다. 앞과 뒤 세대 모두 내가 태어나더 살다 죽었는지 모른다. 가족도 잊는 판에 뭘 더?


우리끼리도 그랬었지. 영화처럼 못할 거라고. 반자이 돌격하는 일본 제국군이나 가능하다고. 아니, 미군도 충분히 했어. 모두가 가능했어. 트라우마? 뭔 젖 같은 소리. 맑은 양심과 도덕에 그렇게 상처를 입으셨어?


아무도 꿈에 안 나온다. 아무것도 안 보이고 새로 뜬 태양의 오늘만 있다. 그런 소리 하는 놈들은 동화 속에 산 거지. 곧 알게 될 거야. 잔인하고 이기적인 인간 21개 사단 7개 군단 정도가 나라에 있다는 것. 결론은 아무것도 안 하면서 무익하게 눈치나 보다 죽는 거다. 사랑? 가정? 행복? 난 그런 건더기가 없어서 다행이다. 매번 같은 자세로 엎드려 헐떡거리기 위해서 태어나지 않았어.


그건 변조된 거대한 욕망의 쓰레기. 부자도 정치인도 숨어서 그러고 있다고 생각하니 즐거워! 거대한 상식과 이성이 반복적인 아메바 행동을 위해 포장되는 돈과 권력, 언 놈은 입으로 떠들고 언 놈은 총칼을 들지. 까먹지 말라고! 네가 존경하는 인물들은 진정한 집단학살자들이야. 그게 수능을 위해서 줄줄이 암기하던 역사야! 10만 대군 벌레는 사서에 이름이 없어.


나는 넘어오기 전부터 그렇게 파란 용접 불꽃처럼 빛나는 담당관 눈을 처음 보았다.


’오, 친구.‘


청산리, 6.25. 월남. 울진 삼척, 강릉, 그리고 진정한 조국해방전쟁.


세포가 살아난다.


내 몸에 해부도를 걸고,


내 것을 보기 전까지 매일 다른 해부도를 본다.


’결국은 줄줄이 우로 가는군.‘


코에 선하게 오는 산짐승들의 고약한 냄새.


산의 내용물인지 짐승인지 모를 검은 인민군 그림자들이 칠흑을 향해 꾸불꾸불 올라간다.


Is Haeju burning?


“멧돼지는 돌아온다. 죽을 때까지.”


야투경 머리가 뒤돌아본다.

도시 화염에 빛나는 렌즈 두 개.

분명,

바로 나에게,

가운데 손가락을 올린다...

아는 새끼인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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