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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호 님의 서재입니다.

삼국지 : 백하팔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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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호
작품등록일 :
2021.10.08 02:05
최근연재일 :
2021.10.11 23:07
연재수 :
7 회
조회수 :
1,968
추천수 :
44
글자수 :
27,788

작성
21.10.11 23:07
조회
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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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1쪽

7화 : 갑자기 분위기 호거아

DUMMY

소비와 헤어지고나니 문득 홀로라는 것이 다시 한 번 느껴진다. 잠깐이었지만 생사의 고비를 함께 넘겼다는 것은 각별한 기분을 갖게했다. 소비도 그럴 것이다.


‘그나저나 감녕이라니···. 나 좀 미친건가?’


혼자인 기분이 드는 것은 꼭 소비와 이별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다급한 마음에 데려오겠다고 호언장담 했지만, 상대는 오(吳)의 내로라하는 상장 감녕이었다.


‘천하통일도 안 하고 등용도 못 하는데 감녕과 일기토를 벌여야 할 판이니. 어휴, 이따위 밑지는 장사가 또 있을까?’


말발굽이 남양으로 향할 수록 오금이 저려왔다. 아무리 환생하면서 무력 98을 부여받았다 한들, 산전수전 다 겪은 감녕을 이길 수 있단 보장은 없었다. 수적의 화살을 막은 것도 다 우연처럼 느껴졌다.


‘플랜B도 생각해야지. 만약 감녕을 이길 수 없다는 판단이 들면, 바로 서주로 향해야겠다. 더는 시간이 없어.’


복잡한 생각으로 가득찬 채 며칠 밤낮을 달리고 보니, 드디어 남양군의 주현인 완현(宛縣)에 도착했다. 감녕이 부도위로 있다고 했으니 분명 완현에서 그의 소식을 수소문 할 수 있을 터였다. 나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보이는대로 병사 하나를 붙잡고 물었다.


“이보시오, 혹시 부도위 감녕을 알고 있소?”

“히이익!!!”

“...아오, 시파!! 그만 좀 지랄해 그만 좀!!”


사정을 설명하기도 전에 또 기겁을 하는 병사를 보자 나는 순간적으로 울화가 터졌다. 강하에서부터 달려온 피로와 한껏 예민해진 감정이 누적되어 결국 폭발한 것이다.


"부도위라면 군사마께서 알고 있을거요."

"군사마? 군사마가 누군데?! 똑바로 말 안해?"

"저, 저기..."


험악한 표정으로 다시 한번 윽박지르자 병사는 거의 울상이 된채 한곳을 가리켰다.


"나다. 이 새끼야!"

"응?"


병사가 가리킨 곳을 쳐다보자 왠 불그죽죽하게 생긴 거한이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얼굴의 상태를 보니 나와 자웅을 겨룰만큼 흉악했다.


"누구길래 감히 이 완성에서 큰소리를 내는거냐? 똑바로 말하지 않으면 즉시 군법으로 다스리겠다!"


한치의 물러섬도 없는 모습에 나는 즉시 얼굴을 찡그리며 상대를 쳐다봤다.


통솔력 : 47

무력 : 82

지력 : 41

정치력 : 2

매력 : 30


'무력이 80이 넘다니? 한가닥 하는 꼴통인 것 같은데 누구지?!'


"어쭈? 인상을 써?! 안되겠다. 여봐라, 이놈을 묶어라. 내가 직접 문초하겠다."


역시 인상쓰기는 성능이 확실했다. 흥분한 거한은 바로 양 옆의 군사들에게 나를 포박하라 지시했다. 일촉즉발의 상황. 허리춤에서 칼을 뽑으려는데 갑자기 누군가가 나타났다.


"군사마, 게 누구길래 이리 소란스럽습니까?"

"아, 군사님. 마침 잘 오셨습니다. 글쎄 웬놈이 제 부하를 다짜고짜 협박하고 있지 않겠습니까? 근데 또 저 부하라는 놈은 또 등신같이 질질 짜고있으니 제 속이 터지겠습니까, 안 터지겠습니까?!"


군사라는 자가 나타나자 기세등등하던 거한은 갑자기 수다쟁이가 되어버렸다. 바로 얼굴을 찡그려 본 나는 깜짝 놀랐다.


통솔력 : 86

무력 : 48

지력 : 97

정치력 : 85

매력 : 57


'나보다 지력이 높아? 아니 그건 그만두고 이건 그냥 제갈량 다음급인데?? 가만있자...196년에 완이라...!"


머리를 굴리던 나는 바로 떠오르는 이름에 무릎을 탁치며 말했다.


"가후!! 가후다!!"


갑자기 큰소리로 자신의 이름을 말하자 가후는 놀라는 눈치였다. 또 생각없이 말이 나와버렸지만, 매력이 적은 탓인 걸 알게된 나는 그냥 자포자기했다.


문제는 바로 옆의 거한이 또 날뛰기 시작했다는 것이었다.


"이 자식이!! 어디 감히 우리 군사님의 이름을 함부로!!"


가후의 이름이 떠오르자 광분하고 있는 거한의 이름도 세트로 떠올랐다. 저놈은 호거아, 악래 전위를 죽인 자였다.


"네놈은 호거아로군. 생각했던대로 성미가 급하구만!"

"어?...이, 이 자식이!!"


자신의 이름마저 불리자 호거아는 잠시 멈칫하더니 등 뒤의 극을 꺼내 바로 내리쳤다.


[깡!! - ]


무식한 놈. 잠깐의 망설임이 있긴했지만 무방비인 사람을 바로 죽이려 하다니!!


지이잉 -


가까스로 일격을 막아낸 손이 한 박자 늦게 저려왔다. 과연 5백근을 메고 7백리를 걷는다는 말이 어울리는 힘이었다.


'넌 이제 죽었다고 복창해라.'


단순히 싸움을 걸어온 것이 아니라 목숨을 노린 공격을 받은 나는 극을 튕겨내며 본능적으로 칼을 바로쥐었다.


"멈추시오!!!"


막 호거아를 향해 칼을 휘두르려는데 갑자기 누군가 소리를 질렀다. 가후였다.


"군사마!! 이 무슨 경우없는 짓입니까?! 단지 이름을 불렀다고 사람을 죽이려 들다니요?"

"아니 저놈이 먼저 버릇없이..."

"닥치시오!! 한마디만 더하면 내 주공께 말씀드려 엄벌에 처하겠소!"


한주먹거리도 되지 않을 비쩍 마른 체구였지만, 호거아는 가후에게 찍소리도 하지 못했다. 나는 행여 또 말실수를 할까하여 가만히 가후가 말하기를 기다렸다.


“···뭐, 더 할말이 있는 것 같지는 않군. 그만 돌아가시오.”

“예?!”


내 마음을 꿰뚫어 본 것일까. 처음 본 자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고 호거아의 급작스런 공격을 막아냈는데도 가후는 무심히 발걸음을 돌리려했다. 이제 급해진건 나였다.


“가후공, 긴히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글쎄, 난 초면에 남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는 사람과는 할 얘기가 없는 것 같은데.”

“···그건 저의 불찰이었습니다. 사과 드리지요.”


예를 갖추어 사과했으나, 가후는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더니 보기 거북하다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


“좋은 일 하는 분 같진 않군.”

“···실은 소비공의 명을 받고 그 친우인 감녕공께 말을 전하러 왔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이 자가 덤벼들어 분위기가 험악해진 것입니다.”


아주 틀린말은 아니었기에 소비의 이름을 빌려 하소연을 해보자, 가후는 조금 놀랍다는 듯 말했다.


“하구독 소비 말이오?”

“예, 그렇습니다.”

“따라오시오. 군사마는 내 별도의 말이 있을 때까지 여기서 대기하시오.”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에 놀라 엉겁결에 가후를 따라간 나는 그가 안내하는 막사로 들어가 앉았다.


“문화(文和)입니다. 아까는 실례가 많았습니다.”

“아···. 아닙니다. 저는 단양군 출신 시파라고 합니다. 편히 수루라고 불러주십시오.”

“허허, 군사마가 조금 거칠지요? 다 성정이 급한 탓이니 수루공께서 좀 이해해 주십시오.”


아까의 그 꼬장꼬장함은 어디로 갔는지 가후는 친히 차를 건네며 내게 양해를 구했다. 나는 호거아가 큰 결례를 범한 상황임에도 어느새 내가 가진 정보를 다 털어놓고 가후에게 고마운 감정까지 느끼고 있음을 깨달았다.


‘당했군. 역시 괜히 가후가 아니지.’


눈을 감고 차향을 음미하는 척하고 있지만, 가후는 이미 내 무예를 보고 견적을 짜놓고 움직였던 것이다. 그것도 모르고 소비니 감녕이니 하고 할말 안 할말을 모두 지껄였으니···.


“무예가 대단하십니다만, 감녕을 상대하실 수 있을까요?”


뒤늦게 생각을 곱씹으며 꽁해져 있는 내게 가후는 찻잔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사실 말을 전하러 왔다기엔 쓸데없이 강한 무력을 뽐냈으니 내가 가진 패를 모두 보인 것이나 다름 없었다.


“과연 가후공, 이제와서 시치미를 떼도 소용없겠지요. 맞습니다. 저는 감녕과 겨루고자 왔습니다.”

“저와 군사마의 이름을 마치 잘 안다는 듯 부르고, 이젠 그 감녕을 찾아 자웅을 겨루겠다니. 참 대단하십니다.”

“아, 그것은···.”

“허허, 캐묻자는 것은 아닙니다. 이 가후가 모든 것을 알고자한들 어찌 신묘한 이치를 모두 알 수 있겠습니까.”


내 말이 궁색해질 것을 알았는지 가후는 선문답을 하듯 말을 끊었다. 실로 욕심이 나는 인재였지만, 나는 가후는 커녕 호거아도 등용할 수 없었기에 그저 그의 사람을 쥐락펴락하는 화술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감녕은 여기서 북쪽으로 백리 정도 떨어진 백하(白河) 기슭 선단(船團)에 있습니다.”

“선단 말입니까?”


내가 멍하니 있자, 가후는 재촉하듯이 감녕이 있는 곳을 말했다.


“올 초 형주목의 배려로 우리 군이 자리잡은 뒤, 기존 남양군 인사들은 다 우리 산하에 속하게 되었습니다. 뭐 그중 일부는 형주목께서 양양으로 불러들이기도 했지만 말입니다.”

“음, 그렇군요.”

“다만 감녕의 경우는 형주목의 별도 지시가 없었다는 이유를 대며 도무지 우리에게 협조하지 않고 있습니다. 저와 군사마가 어르기도 하고 협박도 해봤으나 전혀 소용이 없었지요.”

“한낱 부도위가 태수의 말을 듣지 않는 상황이란 겁니까?”


나의 말에 가후는 잠시 눈을 맞추더니 천천히 말을 이었다. 말조심하라는 무언의 경고였다.


“물론 저희 주공께서도 근심이 크십니다. 산하의 관리가 수적떼처럼 강을 차지하고 있으니 치안도 불안하고 말입니다.”

“허면, 제가 그 불안을 없애드릴 수 있겠군요.”

“하하!! 말이 길어지니 답답하셨군! 맞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면 그렇습니다. 만약 감녕을 어떤 형태로든 처리해 주신다면 이쪽에서 충분한 사례를 하도록 하지요. 수단이나 방법은 묻지 않겠습니다.”


가후는 이미 내가 수락했다는 표정으로 내 얼굴을 쳐다보며 말했다. 별 거리낌이 없는 것을 보니 아까 미간을 찌푸린 것도 하나의 연극인 듯 했다.


‘음, 일종의 이중 의뢰를 받게되는 건가. 소비에게 허풍을 쳐댔지만, 사실 군자금이라곤 한 푼도 없는 상황이니 달콤한 제안인건 사실이다.’


가후의 생각에 놀아난 느낌은 있었지만, 어차피 같은 일을 하는데 보상이 늘어나는 제안을 거절할 필요는 없었다. 게다가 천하의 가후가 내게 일을 부탁한다니, 짜릿하기로는 이만한 일도 없다.


“알겠습니다. 반드시 공의 근심을 깔끔히 처리해 드리도록 하지요.”


나는 다짐을 끝으로 가후와 나 사이에 계약이 체결되었음을 알리고 자리를 떠났다. 군문을 나서려니 아까 본 호거아가 여전히 그 자리에 대기중이었다.


‘새끼, 아까 가후의 말에 여태 자리를 지키는건가? 귀여운 구석이 있군.’


내가 쳐다보자 호거아는 아까 집어던진 극을 다시 빼들더니 제 목에 가져다대며 혀를 내밀었다. 다시보면 죽이겠다. 뭐 그런 뜻인듯 했다.


‘미친놈. 가후만 아니었으면 넌 감녕을 만나기 전에 에피타이저로 즐겨줬을거다.’


나는 호거아를 한번 비웃어준 뒤 다시 말에 올랐다. 이제 가후가 알려준대로 백하로 향할 시간이다.


‘금범적 감녕. 드디어 만나게 되었군.’


완에서의 일 때문인지 나는 한결 차분해진 마음으로 말을 몰았다. 어느새 감녕을 상대할 자신이 붙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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