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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씨를 지피는 아궁이

나는 영혼을 팔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큰불
작품등록일 :
2012.08.11 00:15
최근연재일 :
2013.04.19 04:23
연재수 :
54 회
조회수 :
350,043
추천수 :
2,275
글자수 :
193,430

작성
12.04.26 09:22
조회
2,815
추천
39
글자
6쪽

그림자의 밤 4

DUMMY

화염도, 열기도 없었다. 단지 충격만이 있었을 뿐이다. 괴물이 떨어진 곳을 중심으로 강력한 충격파가 분출 되었다. 힘의 파동에 건물이 박살나 산산이 흩어지고, 한순간에 이 층 건물은 그곳에 건물이 있었다는 흔적만이 남았다.

그 중심에 단단하게 몸을 웅크려 몸을 보호한 괴물이 있었다. 하늘에 위치한 상실을 올려보며 흐 웃는다. 여유로운 행태였지만 그와 반대로 육신의 상태는 좋지 않다.

근원이 제법 손실 되었다. 수차례 얻어맞느라 찢겨나간 그림자는 수복되지 않는다. 아직까진 운신에 지장이 없지만 한 번 맞붙을 때마다 근원이 손실 된다. 이는 힘이 점차 줄어든다는 말이나 다름없다.

그와 동화 된 지원의 육신은 더했다. 아무리 강화 되었다고는 하나, 고작 인간의 몸이다. 건물을 부수고, 아스팔트를 박살내는 공격을 맞고도 무사할 리 없다.

도망쳐, 도망가!

처음의 기세등등함은 어디로 갔는지, 지원이 연달아 도망치라고 소릴 지른다. 괴물은 그를 무시했다. 가긴 어디로 간단 말인가? 힘에서 차이가 난다는 말은 도망칠 수도 없다는 말이다. 최소한 동족간의 싸움에서는. 애초에 괴물은 도망갈 생각도 없었다.

먹거나 먹히거나. 둘 중 하나의 일이 벌어질 뿐이다.

“하나가 되자!”

괴물이 손을 뻗는다. 그의 손으로 어둠이 몰려든다. 밀집 되어가는 힘에 인근의 건물 파편이 바르르 떨린다.

상실 역시 그를 향해 손을 들었다. 그의 손으로도 어둠이 몰려든다. 처음 해보는 일이지만 실수는 불가능하다. 처음 계약할 때부터, 그에게 주어진 힘을 어찌 사용해야하는지는 본능에 새겨졌다. 이는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것처럼 당연한 일에 불과하다.

“그래.”

펼쳐진 손바닥 앞에 응축 된 힘에 취해 고개를 끄덕인다. 소년은 이미 진작 깨닫고 있었다. 이 싸움은 내가 이긴다. 나는 너보다 강하다. 그러니.

“하나가 되자.”

나는 너를 먹어치울 것이다.

약속이라도 한 듯 동시에 서로를 향해 출수한다. 두 개의 힘의 덩어리가 충돌했다.

폭발이 일었다. 지금까지와 비교도 되지 않는 충격파가 뻗쳐나간다. 흙먼지, 돌조각이 해일처럼 튕겨나가고, 그에 휘말린 자동차가 찰흙처럼 구겨져 굴러간다. 전봇대가 부러지며 스파크가 튀고, 한 순간에 조명들이 사라지며 어둠이 인근을 뒤덮는다.

무서운 기세로 날아간 파편들에 아파트의 어디랄 것 없이 유리창 깨지는 소리가 요란하다. 펑펑 소릴 내며 터지는 차량들의 불꽃이 간신히 아파트 주변을 밝히지만 그 빛은 미약하기 그지없다.

얼이 빠져 바라보고 있다가 봉변을 당한 주민들의 아우성과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떨리는 땅, 연쇄적으로 폭발하는 차량들을 뒤로하고, 괴물과 상실이 서로를 향해 달려들었다.

흉험한 두 손이 공방을 주고받는다. 때리고, 막고, 피하고, 후려친다. 갑작스레 괴물의 몸에서 치솟은 뿔이 상대를 찌르고, 상실의 옆구리에서 불쑥 자라난 팔이 상대의 옆구릴 후려갈긴다.

칼날 같은 입을 쩍 벌려 물어뜯는 괴물의 입에 어느새 검은 기류를 만들어내 쑤셔 박는다. 충격에 머리가 터져 튕겨나간 괴물이 허공에서 곧바로 자세를 잡는다. 사라졌던 머리가 순식간에 재생되며 온 몸에서 여섯 개의 팔을 뽑아내 공격한다.

그를 공간도약으로 피해내 괴물의 등 뒤에 나타난 상실이 덥썩 괴물의 팔 한 쪽을 물어뜯었다. 괴물은 아랑곳하지 않으며 남은 다섯 개의 팔에 마력을 모아 상실의 몸통에 때려 박았다.

괴물의 팔이 찢겨져 상실에게 먹히고, 상실은 괴물의 공격에 튕겨나가 대형차를 박살내며 땅에 처박혔다.

“크오오!”

괴성과 함께 괴물이 유성처럼 떨어진다. 부풀어 오른 다섯 개의 손이 일시에 상실이 추락한 차량을 후려치고, 충격을 이기지 못한 차가 형체를 알아보지도 못할 만큼 뭉개졌다.

하지만 그 자리에 상실은 없다. 괴물이 주변을 살피기도 전에 바닥에서 무수한 손이 치솟아 그를 속박했다. 손들의 중심에서 상실의 본신이 솟구쳐 올랐다.

칼날과 같은 발톱이 괴물의 또 다른 팔을 끊는다. 동시에 소년이 괴물의 가슴을 걷어차 날려버리며, 잡아 뜯은 팔을 씹어 삼켰다.

힘이 차오른다. 고작 팔 두 개를 먹어치웠을 뿐인데도, 인간의 영혼을 잡아먹은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충만감이 전신을 뒤덮었다.

그렇다면, 그렇다면. 너를 다 먹으면 얼마나 좋을까? 너란 놈을 통째로 씹어 먹으면 무슨 맛이 날까?

상실이 몸을 날렸다. 그의 몸에서 수십 개의 팔이 뛰쳐나와 날카로운 손톱으로 괴물을 난자했다.

“크아앗!”

괴물이 다섯 손에 검은 기류를 휘감으며 저항하지만 중과부적이다. 압도적으로 밀리며 뒤로 밀려나가는 사이, 본래 달려있던 상실의 두 팔에 마력이 몰려든다. 왼손에 진홍빛으로 작렬하는 화염의 모습을 갖추고, 오른손에 검은 기류가 몰려들어 창의 형상을 취한다.

그가 두 손을 동시에 뻗었다. 타오르는 불길과 암흑의 창이 두 개의 선을 그리며 질주한다. 괴물이 다급히 피하려 했지만 불가능하다.

사방에 뻗쳐오는 수십의 손길의 방해에 공간 도약도, 회피도 여의치 않았다. 피하지도 맞서지도 못하고 멈칫한 사이, 홍염이 작렬했다.

불꽃이 터진다. 괴물이 충격에 튕겨나갔지만, 몸에 달라붙은 불은 지옥의 업화처럼 꺼지지 않고 타올랐다. 전신을 뒤덮은 화염에 아우성치는 그의 중심에 마력의 창이 틀어박혔다.

“캬아아!”

괴물답지 않은 울음과 함께 창이 가슴한복판을 꿰뚫으며 폭발한다.


작가의말

출판사에서는 오 월 사 일까지 원고를 보내줬으면 하는데... 삼 일이 별 거 아닌 거 같아도, 갑작스레 당겨지니 좀 난감하군요. 사실 칠 일까지 원고 보내는 것도 간당간당 했는데 말이죠.
조금씩 압박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마감은 무서운 거 였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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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4권 - 탐문 10 +3 13.02.19 897 12 7쪽
47 4권 - 탐문 9 +5 13.02.19 1,071 14 8쪽
46 4권 - 탐문 8 +3 13.02.19 1,434 1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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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4권 - 탐문 6 +3 13.02.17 1,042 9 8쪽
43 4권 - 탐문 5 +2 13.02.16 1,176 11 8쪽
42 4권 - 탐문 4 +1 13.02.05 1,326 12 11쪽
41 4권 - 탐문 3 +4 13.01.24 1,135 12 8쪽
40 4권 - 탐문 2 +1 12.12.31 1,443 10 13쪽
39 4권 - 탐문 +3 12.12.30 2,100 14 12쪽
38 4권 - 심연 +6 12.08.11 2,066 12 2쪽
37 3권 7 +11 12.06.20 2,099 20 8쪽
36 3권 6 +6 12.06.18 1,808 27 8쪽
35 3권 5 +7 12.06.18 1,922 23 9쪽
34 3권 4 +7 12.06.17 1,795 20 9쪽
33 3권 3 +5 12.06.17 1,938 20 9쪽
32 3권 2 +7 12.06.15 2,208 21 7쪽
31 3권 1 +12 12.05.30 2,727 24 8쪽
30 그림자의 밤 5 +13 12.04.30 3,223 37 8쪽
» 그림자의 밤 4 +15 12.04.26 2,816 39 6쪽
28 그림자의 밤 3 +23 12.04.17 3,425 40 9쪽
27 그림자의 밤 2 +36 12.03.25 4,328 45 7쪽
26 그림자의 밤 1 +34 12.03.15 5,135 62 9쪽
25 심화 6 +30 12.03.14 5,203 55 9쪽
24 심화 5 +33 12.03.13 5,263 61 7쪽
23 심화 4 +34 12.03.12 5,524 59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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