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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씨를 지피는 아궁이

나는 영혼을 팔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큰불
작품등록일 :
2012.08.11 00:15
최근연재일 :
2013.04.19 04:23
연재수 :
54 회
조회수 :
350,018
추천수 :
2,275
글자수 :
193,430

작성
12.02.22 01:11
조회
7,833
추천
65
글자
6쪽

[2권] 악의 6

DUMMY

에스지 엔터테인먼트의 치프매니저, 성 동길은 직속 후배인 권 영을 대동하고 한 카페로 향했다. 오늘이 오기를 요 며칠간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른다. 명함만 받고 감감 무소식이던 기대주에게서 드디어 연락이 온 게 며칠 전. 계약에 대해 이야기하자며 오늘 한 카페에서 보자고 통화를 했었다.

나이도 어린 녀석이 맹랑하다 생각한 그는, 어떻게든 상실을 설득해서 계약까지 맺고 말겠노라 다짐하며 힘차게 카페로 들어섰다. 약속시간보다 이르게 온 탓인지 대상은 보이지 않았다.

“실장님, 그 녀석 만만찮은 거 같던데, 쉽게 될까요?”

영의 말에 동길은 여유롭게 웃었다. 이 장사를 한두 번 한 게 아니다. 나름대로 이것저것 조사해 봤다는 녀석들도 있었고, 부모님을 대동하고 나온 이들도 있었지만, 그래봤자 어린애거나 업계의 일에는 문외한이다. 닳고 닳은 기획사의 실장을 상대하기란 어림도 없다.

“두고 보라고, 보기 좋게 코를 꿰어서 사장 앞에 대령할 거니까.”

“전 실장님만 믿겠습니다.”

자신만만한 태도가 미더웠는지 영이 헤헤 웃었다. 먼저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음료를 주문하고 기다리던 동길의 시선이 한 곳에 못 박혀 떨어질 줄 모른다. 또 어떤 인재라도 발견했나 싶어 영이 같은 곳을 바라보니, 평범하게 생긴 서른 중반의 남자가 있을 뿐이었다.

“아는 분이십니까?”

심상치 않은 표정에 묻자, 동길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아냐고? 잘 알지. 넌 모르냐?”

“예?”

유명인인가 싶어서 유심히 바라보던 영의 표정도 점차 굳어간다.

“저기 혹시, 동종업자인가요?”

“케이유 실장이다. 젠장, 어째 일이 쉽게 돌아가더라니.”

동길이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하기야 상실정도의 조건이라면 자신들만 찾아냈다고 생각하기엔 무리가 따랐다. 담배 생각이 간절해진 그가 품을 더듬다가 다른 곳을 보더니, 재차 한숨짓는다.

“한 놈 더 있네. 와, 진짜 맘대로 되는 일이 없구만?”

영이 눈을 굴려 또 다른 동종업계 종사자를 찾아내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로 되지 않았다. 문제는 그들만이 저들을 발견한 게 아니라는 점이다.

“이거, 오랜만입니다?”

케이유 엔터테인먼트의 권 실장이 떨떠름한 표정으로 다가와 앉자, 기다렸다는 듯 또 다른 매니저가 역시나 뭐 씹은 얼굴로 걸어온다.

“뭐 주워 먹을 게 있다고, 여기에 다 모였어요?”

드림 엔터테인먼트의 임 실장의 말에 동길이 이맛살을 찡그렸다.

“내가 하고 싶은 말입니다만.”

실장들의 신경전에 권 영은 조용히 뒤로 물러났다. 나서기엔 짬밥이 모자란다. 한 테이블에 앉은 세 남자는 서로를 흘깃 쳐다보며 견제하기 바쁘다.

“누구 좋은 인재라도 발굴하셨나보죠?”

“아무렴요, 거기 권 실장도 한 건 잡으셨나본데.”

“그렇기야 한데…….”

말끝을 흐리던 권 실장이 서로가 염두에 두고 있던 말을 기어코 꺼냈다.

“우리 모두 한 사람을 찾아온 거 같습니다?”

그의 직구에 세 사람은 잠시 말을 잃고 서로를 바라봤다. 그러다 동길이 픽 웃는다.

“요새 애들 참 영악해요. 그죠?”

“이런 거 보면 어른보다 더하다니까요.”

임 실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에 권 실장이 진지하게 말한다.

“우리끼리 다퉈봤자 손해만 나니까, 알아서 빠지도록 하죠?”

그의 말이 맞기는 했다. 셋이서 한 명을 영입하려고 경쟁에 열을 올리면 결국 데려가는 쪽도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법이었으니까. 하지만 이 제안의 문제점은 어느 쪽도 순순히 물러설 생각이 없다는 점이다. 특히나 동길은 앞으로의 밥줄이 걸렸다 표현해도 될 만큼 절실했다.

“나는 죽어도 못 빠집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데려갈 거니까, 살만한 두 분이 빠져요.”

“계약하는데, 살만한 사람, 죽을 사람이 따로 있습니까?”

“저도 그러긴 싫은데요.”

두 남자의 말에 동길이 눈살을 찌푸린다.

“이거 왜 이래요. 임 실장이야 배우 둘 이나 띄웠고, 권 실장도 가수 잘 크고 있잖아요. 난 얘 아니면 개털이니까 그리 알아요.”

“누가 데려갈지는 두고 봐야 알 수 있겠죠.”

여유만만한 권 실장의 말에 동길은 팔짱을 끼며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 두 경쟁자 모두, 회사 내에서의 입지가 자신보다 훨씬 나은 사람들이다. 원래 계약에 있어서 상대 사정 봐주는 게 없는 법이긴 하다만, 그렇다고 해도 너무하다. 있는 놈들이 더하다는 말 그대로였다.

“아무리 좋은 재목이라도 키우는 사람이 능력 있어야죠. 선무당이 멀쩡한 애들 망치는 거 여럿 봤잖습니까.”

신경을 긁어대는 말에 동길이 눈을 부라렸지만, 권 실장은 눈도 까딱 않았다. 돌아가는 심상찮은 분위기에 권 영은 슬쩍 밖으로 빠져나가 담배를 입에 물었다.

“뭐 이렇게 일이 꼬이냐.”

투덜거리며 담배에 불을 붙이는데, 익숙하다 못해 눈에 인이 박힌 사람이 걸어오는 게 눈에 잡혔다. 그가 급히 담배를 버리더니, 밟아 꺼버린다.

“이 상실 학생!”

반갑게 부르는 목소리에 소년이 고개를 까딱여 인사를 받는 걸 보곤, 속으로 건방지다 욕하면서도 겉으론 싱글싱글 웃는 낯으로 맞이했다.

“어서 와요.”

“안에 다른 분들도 있죠?”

학교가 끝나고, 가방을 든 그대로 직행한 소년의 물음에 영은 떫은 표정으로 답을 대신했다. 뒤늦게 표정을 관리했지만 이미 늦었다.

“따로 얘기 할 게 있는데.”

지금 이대로 들어갔다가는 골치 아파질 게 뻔했기에 구슬리려 했지만, 소년은 들은 척도 않는다.

“안에서 얘기하죠.”

그러곤 성큼성큼 카페로 들어섰다. 영은 상실에게 보이지 않게 표정을 잔뜩 구기고는 입모양으로 욕을 하면서 따라붙었다.


작가의말

좀 짧은 감이 있기는 합니다만, 그냥 저 편한대로 올리겠습니다. 분량은 늘 그렇듯 대중 없이 올릴 겁니다. 하루에 두 화가 될 수도, 없을 수도 있고, 한 화가 이천오백 자가 될 수도, 오천 자가 넘을 수도 있습니다. 복불복이에요.

롤의 경우는 전에 도타나 카오스를 조금 했던 덕분인지 쉽던데요? 멍뭄이 라는 닉을 쓰고 있으니, 게임 하다가 저를 보시면 관광버스를 태워서, 현실게이트 입장 시켜주시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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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4권 - 탐문 11 +4 13.02.20 1,062 13 7쪽
48 4권 - 탐문 10 +3 13.02.19 897 12 7쪽
47 4권 - 탐문 9 +5 13.02.19 1,071 14 8쪽
46 4권 - 탐문 8 +3 13.02.19 1,432 14 9쪽
45 4권 - 탐문 7 +5 13.02.17 873 11 8쪽
44 4권 - 탐문 6 +3 13.02.17 1,042 9 8쪽
43 4권 - 탐문 5 +2 13.02.16 1,175 11 8쪽
42 4권 - 탐문 4 +1 13.02.05 1,325 12 11쪽
41 4권 - 탐문 3 +4 13.01.24 1,135 12 8쪽
40 4권 - 탐문 2 +1 12.12.31 1,442 10 13쪽
39 4권 - 탐문 +3 12.12.30 2,098 14 12쪽
38 4권 - 심연 +6 12.08.11 2,066 12 2쪽
37 3권 7 +11 12.06.20 2,098 20 8쪽
36 3권 6 +6 12.06.18 1,808 27 8쪽
35 3권 5 +7 12.06.18 1,922 23 9쪽
34 3권 4 +7 12.06.17 1,794 20 9쪽
33 3권 3 +5 12.06.17 1,938 20 9쪽
32 3권 2 +7 12.06.15 2,208 21 7쪽
31 3권 1 +12 12.05.30 2,727 24 8쪽
30 그림자의 밤 5 +13 12.04.30 3,223 37 8쪽
29 그림자의 밤 4 +15 12.04.26 2,815 39 6쪽
28 그림자의 밤 3 +23 12.04.17 3,424 40 9쪽
27 그림자의 밤 2 +36 12.03.25 4,328 45 7쪽
26 그림자의 밤 1 +34 12.03.15 5,134 62 9쪽
25 심화 6 +30 12.03.14 5,203 55 9쪽
24 심화 5 +33 12.03.13 5,263 6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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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악의 8 +20 12.02.29 6,582 60 8쪽
16 악의 7 +43 12.02.22 8,194 7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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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외출 3 +19 11.12.30 12,034 67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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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외출 1 +17 11.12.28 12,383 74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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