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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설명서


[이용설명서] 조아라 - 용병(mercenary)

이 글은 해당 글의 이용설명서입니다.

전개에 대한 설명은 흥미를 반감시키므로 제외합니다.

과대포장이 있을 수 있으나, 구라는 치지 않습니다.

 

 

1. 이 글은 퓨전입니다. 본신은 현대에 있고, 정신만이 이계로 넘어가는 내용이죠. 주인공이 수면을 취할 때만 넘어가는 식으로 대충 따지자면 빙의물이 되겠습니다.

 

2. 세계관이 적정합니다. 얼마 없는 분량이라 자세한 설정을 파악하진 못했습니다만, 현실과 넘어간 세계 모두 현실감이 넘칩니다. 현대에서는 연예인이나 연기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루지만 섯불리 여타 글들에서 나오는 그림을 예상하지 말아야 합니다. 작가는 독자에게 대리만족을 주겠으니 봐달라는 게 아니라, 내가 보여주는 내용을 따라오라고 명령합니다. 네, 명령입니다. 그리고 단언하건데, 이 글의 분위기가 전혀 취향이 아닌 분들을 제외하면 독자는 그 명령을 따라 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계에서의 분위기 또한 질박하고, 읽는 이가 그 세계에 들어와 있는 듯한 착각이 입니다. 질척이는 진흙 같은 거리와 술을 마시는 코가 빨개진 주정뱅이, 웃음과 몸을 파는 창부, 이득을 위해 거리낌 없이 사람을 죽이는 의뭉스런 인간, 돈 몇 푼에 무슨 짓이라도 할 수 있는 인간군상 등등. 읽고 있노라면 소름끼치도록 있을 법한 세계를 그려내고, 그 점에서 혹시 있을지 모를 혐오감을 느끼기도 전에 시선을 빨아들입니다.

 

3. 매우매우 훌륭한 필력을 지녔습니다. 글의 초점은 주인공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한 컷, 한 컷의 몰입도는 대단하다는 말 이외에 설명 할 길이 없습니다. 몇 마디 안 되는 설명만으로도 필요한 묘사와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탁월하며, 처음부터 현재 연재 된 분량까지를 관통하는 분위기는 어느 화에서건 어떤 장면에서건 한 순간도 떨어져나가지 않고, 글 전체를 감싸 안고 있습니다. 대사와 묘사 어느 곳에서도 유치한 감은 찾아 볼 수 없고, 집중되어 읽는 이로 하여금 문자 그대로 빨려 들어가게 만듭니다. 1화를 읽기 시작하여 정신을 차린 뒤엔 마지막 연재분을 다 읽어버린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작가의 다른 작품을 확인하게 되고, 다른 작품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에 분노하게 될 겁니다.

 

4. 주인공의 개성이 뚜렷합니다. 지나치게 뚜렷해서 그의 말과 행동, 생각에 저도 모르게 집중토록 만듭니다. 어찌 보면 혐오스러운, 아니 일반적으로 봤을 때 혐오스러울 것이 분명한 형의 인물이나, 어쩔 수 없이 그에게 빠져듭니다. 주인공을 좋아하게 된 다기 보다는 그가 어떤 행동을 할 것인지 두근두근 뛰는 심장을 부여잡으며 따라다니게 됩니다. 다 읽고 난 뒤에 남은 주인공의 이미지는 지문 위에서 글자로 늘어진 것이 아닌, 독자의 뇌리에 선명하게 각인 된, 살아있는 인물로서 남습니다.

 

5. 다음 내용을 갈구하게 만듭니다. 궁금합니다. 궁금할 수밖에 없습니다. 주인공의 성격은 일반적인 인물의 행동과는 상이하며, 그가 처한 상황도 보통의 사람이라면. 아니. 대부분의 인간이라면 겪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거기에 현실감 있는 전개까지 이어지니, 여러 글을 읽어본 독자라도 치미는 궁금증에 따르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여기서 안타까운 점이라면 글쓴이가 전업작가가 아닐 것이란 짐작과 도중에 있었던 기나긴 연중으로 인해서 글의 연재가 느릴 것이란 예상입니다. 이쯤에서 독자는 기쁨과 후회를 동시에 겪게 됩니다. 이런 글이 있다니! 란 기쁨과, 더 많이 연재 된 뒤에 볼걸! 이란 후회.

 

6. 종합하여 볼 때, 이 글은 매우 강렬합니다. 뇌리에 번개가 스쳐 지나간 듯, 선명한 궤적을 남기고, 독자를 치명적인 중독으로 이끕니다. 저는 이 글을 남성독자에게 권하겠습니다. 장르소설을 읽건, 일반소설을 읽건 가리지 않고요. 남성향의 글을 많이 읽었다는 전제가 붙는다면 여성독자에게도 권하겠습니다.

 

7. 말랑말랑한 글을 좋아하거나, 사이코패스적인 인물이나 전개에 혐오감을 느끼는 분들에겐 권하지 않습니다.

 

 

사족. 저는 어지간한 경우. 특히나 인터넷에 연재 된 글일 경우 재독을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글은 재독을 하게 만드는군요. 어느 정도 비슷한 성향으로 전개 된 제 글과 비교해보니 그저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뱀발. 조아라 노블에서 연재 되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습니다. 활동하는 사이트가 다르단 점 때문이 아니라, 조아라 노블의 구조상 이만한 퀄리티의 글이 얼마 못 되는 돈을 받고 연재 될 것이란 사실 때문에. 이 글이 만약 유료화 된 문피아로 넘어온다면 유료 19금 란에서 다섯 손가락 내에 들 텐데요. 아직까지 문피아 유료의 파이가 얼마나 될지는 몰라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 조아라에서의 수익보단 나을 것이 뻔하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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