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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릉 님의 서재입니다.

마교 종결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루키루카스
작품등록일 :
2022.10.29 22:35
최근연재일 :
2023.06.02 17:15
연재수 :
266 회
조회수 :
114,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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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4
글자수 :
1,387,322

작성
23.02.01 17:15
조회
375
추천
6
글자
12쪽

145.

DUMMY

위진성의 눈에는 거대 산맥이 떨어지는 것처럼 다가왔다. 허나 그는 몸의 힘을 빼고 금적보문검결의 유쾌중파의 공력들을 최대한 검에 모았다.


후웅~ 후웅- 후우- 웅웅웅 ---


대정검이 일렁이기 시작했다. 검 주위에 아지랑이가 피듯 모습이 울렁거린다. 둘러싼 공간들도 박리되어 대정검이 입체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아지랑이도 비틀리고 기이한 형태가 돼 갈 때쯤 검왕이 현신했다.


검이 공간을 일그러 뜨리고 앞으로 나아갔다. 측정불가의 힘으로 쓸어오는 도기들을 검이 꿰뚫고 들어간다. 아니, ‘분해하고’라 해야 하나?


맞서던 수십 개의 도기들이 재분배 되듯 모습들이 떨어져 나갔다. 그리고 희안한 형태를 만들며 조각조각 붙었다. 재분배돼서 생긴 그 사이 공간을 검이 위진성과 하나되어 뚫고 들어갔다.


검왕이 산맥을 만나 길을 만들고 관통하듯 사라졌다. 그 앞에는 금속을 두른 통뼈 인간이 있었다. 그 자는 붉은 눈에 위아래 한 줄로 그어진 눈동자로 검과 위진성을 노려보고 있다.


믿기지 않는 눈치다. 검끝이 포설의 앞가슴에 닿으려는 찰나, 포설의 몸이 흑색으로 변했다. 살고자 하는 본능이 작동한 듯하다. 검에 맞닿은 가슴팍에 불꽃이 튀었다.


콰르르드득---


저항하던 호신강기와 통뼈들이 분리되어 떨어져 나갔다. 단단하던 조직들은 하나하나 재조합되어 잘게 뜯겨 나갔다. 검은색 피부가 갈라지고 두꺼운 가슴뼈가 벌어졌다.


검이 심장을 가른다.


퍽!


이 소리로 괴력난신은 생이 다하게 됐다.


쿨럭~

풉!


포설이 입으로 피분수를 뿜었다. 믿기지 않게도 피가 검누렇다.


쿨럭 쿨럭


위진성은 맞은 편에 검을 늘어뜨리고 가만히 지켜봤다. 저리 갈 걸 왜 그랬을까? 그가 떠올린 생각이다.


“크~.. 흐··· 켁켁”


웃으려던 포설이 폭포 같은 피를 거듭 토해냈다. 몸에 있는 피를 다 쏟아내려는 듯 한동안 게워내던 그의 얼굴에 반짝 생기가 돌았다.


‘회광반조’


포설은 돌이킬 수 없는 생의 마지막 순간을 맞았다.


“흐흐흐, 넘을 수 없는 벽이었네, 이거.”

“당신도 강했어.”

“크으—흐흐. 진 사람한테 그게 무슨 소용인가? 큭큭··· 아까 아후라 마즈다를 물었었나?”


끄덕


“아후라 마즈다는 까마득한 옛 시대에 존재했던 불의 신이다.”

“불의 신?”

“마즈다는 원래 마족이었다. 권세 높은 대마족이었다. 마즈다의 힘이 얼마나 쎘는지 신족들이 상대를 꺼리는 마족이였다지?

또 그 힘만큼이나 포악하고 잔인해 수많은 신과 용족, 거인족, 드워프, 오크, 아귀, 아수라, 정령, 요정, 엘프, 인간들과 다른 존재들에게 패악을 저질렀다. 해서 원한을 많이 쌓았었지.

그런데 신마대전이 있기 전, 마즈다는 깨달음을 얻고 신족이 되었다. 이후 과거를 참회하고 힘을 다해 다른 존재들을 도왔다 한다.

얼마 후 신마대전이 일어났고 마즈다는 신장으로 대전에 뛰어들어 발군의 활약을 펼쳤다.”


숨이 가빠 오는지 포설이 말을 끊었다. 위진성은 묵묵히 기다렸다.


“대전의 결과는 신들의 승리. 마족은 지옥에 떨어졌고 삼천대천세계는 경계가 뚜렷해졌고 단절됐다. 성화가 뭔지 아느냐?”

“뭐지?”

“신마대전에서 대단한 활약을 한 신장들은 대범천으로부터 약간의 특혜를 받았다. 당시 마즈다는 자신의 일부를 세상에 오랫동안 남기는 걸 택했어.

왜냐하면 세상에 마가 출현하면 남겨진 성화를 이용해 물리치라는 뜻이었지. 큭큭큭. 쿨럭”


다시 피가 흐른다.


“아후라 마즈다는 배신에 치를 떤 마족과 그 전에 쌓은 두터운 원한 때문에 모인 여러 종족들의 기습에 결국 쓰러졌다. 신들의 죽음은···. 사라지는 거라더군. 무로 돌아가는 거. 크윽···”


포설의 얼굴에서 급격히 생기가 빠져 나갔다.


“이후 마즈다의 일부인 성화는 삼천대천세계를 떠돌다 인간계로 오게 됐다. 그렇게 생겨난 게 서쪽에서 시작된 조로아스터교다. 그게 천축으로 전해져 배화교가 됐고.”

“그런 뜻이라면 마즈다의 불은 신장이 남긴 건데 왜 이렇게 되었지?”

“크윽,.. 헉. 헉. 그건.. 마즈다의 생애와 관계 있다. 마즈다는 마족으로 생겨나 신으로 사라졌다. 해서 그가 남긴 것엔 두 가지가 다 담기게 된 거야. 신력과 마나 말이지.

그래서 성화를 쓰는 존재들이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선도 악도 될 수 있는 거··· 지..”

“그렇군. 허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너무 아쉽게 생각 말게. 배화교의 부활 말이야. 이미 성화는 깨졌으니..”

“크흐읍.. 성화령이 깨지고 성화가 동주천 고수 몸에 들어간 걸 말하나?”

“알고 있었나?”

“모, 를리가··· 방법이 있다고 하더군. 사람에게서 다시 성화를 빼내는 거.”

“!! 뭐? 방법이 있다고? 그게 뭐지?”


위진성은 무너지려는 포설에게 다급하게 물었다. 이제 그에게서는 조금의 생기도 찾아 볼 수 없었다.


“.. 굽.. ...타..”


쿵~


그렇게 금강대도 포설은 숨을 거뒀다. 천혈사의 인신공양과 역천의 제사로 만들어진 혼종. 그가 생을 마감했다.


‘··· 굽타? 마하테라.. 그 자가 안다는 거겠지?’


그는 포설의 마지막 말에 금강대도로 맞은 듯한 충격을 받았다. 사람에게서 마화를 꺼낼 수 있다니···? 그렇다는 건 마화는 가두고 척군영은 돌아 올 수 있다는 것 아닌가?


그렇겠지. 내용을 아는 천혈사가 여전히 마화를 되찾고자 한다면 당연히 뭔가 방법이 있을 테지. 전혀 생각지도 못한 걸 알게 됐다. 그리고 그걸 아는 자가 지금 지하 석굴에 있고.


위진성은 그 자리에서 꺼지듯 사라졌다.





과연 예상이 맞았다. 천혈사는 신기대와 싸움이 벌어졌다.


위진성은 석실에서 나와 온 길을 거꾸로 짚어 나갔다. 그러자 얼마 가지 않아 한 무리의 신기대원들과 그들을 둘러싼 천혈사 간의 격전을 볼 수 있었다.


그는 빠르게 장우극을 찾고 있다. 그가 있는 곳에 마하테라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위진성은 한창 공방 중인 곳을 지나쳐 통로를 내달렸다.


그 짧은 시간에 보니, 신기대의 무공이 천혈사에 우위를 보이고 있었다. 그러나 압도적인 숫적 우세로 천혈사가 신기대를 압박하는 국면이다.


‘신기대 입장에선 되도록 분리되지 않는 게 유리할 것이다. 헌데 나눠졌다는 건···?’


무언가 대응 중에 그래야만 하는 일이 발생했나? 빠르게 나아가던 그는 좌측 통로 안에서 들리는 병장기 소리를 듣고 급하게 방향을 틀었다.


슈아확


아무래도 신기대에게 물어보는 게 빠르겠다.


그가 막다른 곳에서 다시 꺾어 돌자 석실이 나타났다. 거기에 세 명의 신기대원들이 협공을 당하는 게 시야에 잡혔다. 위진성은 주저없이 이십여 명의 적도들 가운데로 뛰어들었다.


스팟!


“헉!”

“큭”


한광이 번뜩이자 대머리 흑의인들 셋이 목과 가슴을 부여 잡고 뒤로 넘어갔다. 이후 그가 흑의인들을 정리하는 데는 시간을 잴 필요가 없었다.


“헉헉, 위소협. 고맙소.”


중년의 장한이 그에게 감사를 표했다.


“어찌된 일입니까?”

“한참을 기다려도 연락이 없어서 조장들 둘이 상황 파악을 갔소이다. 지하 광장까지 갔다는데 그곳에서 대주와 적도들의 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졌다 하오. 대주를 돕기 위해 우리들 전원이 싸움에 뛰어들었소.”


‘지하 광장에서?’


내부로 진입한다던 장우극이 지하 광장에서 싸우고 있다라···?


“그런데 왜 신기대가 나눠진 거요?”

“우선 저들의 인원이 우리보다 압도적으로 많았소. 그래도 무공만 놓고 보자면 우리가 나았기에 대주와 함께 한쪽 벽을 등지고 저들을 상대할 수 있었소. 헌데 갑자기 그들이 들이 닥쳤소.”

“그들?”

“실혼인이라더군요. 그들 오십 명 정도가 난입해 격투가 벌어졌는데 우리가 밀리면서 서로 찢어지게 됐구려.”

“실혼인들이 그리 강합니까?”

“그들은··· 사람이 아니었소. 싸움귀? 감정이 없으니 두려움도 없고 물불 안 가리고 덤벼 들었소. 몸에 상처도 입지 않는 걸 보면 그 옛날의 강시와 비슷하지만 달랐소. 아니 강시보다 더 까다롭지.”

“···.”

“실혼인들은 왠만한 공격엔 상처를 입지 않거나 입어도 금방 회복이 되더군요. 개중에는 초식을 펼칠 때 독공이 묻혀져 공격하는 자들까지 있었고.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그들이 어느 정도 기본적인 이성을 갖춘 대목이오. 거기에 무공도 대단하다보니 우리가 뿔뿔이 흩어지게 됐소.”

“흠···”


실혼인들 중 깨어난 이들이 있는가 보다. 그렇다는 건 여기 지하에 아까 같은 실혼인들이 더 있다는 말 아닌가?


“혹시 장대주가 어디로 갔는지 아시오?”

“내가 이리로 들어오기 전, 대주가 배를 타고 안으로 가는 걸 봤소. 아마도 실혼인들을 자기한테 끌어들일려고 그랬던 것 같소. 대다수 실혼인들과 혼자 다른 복장을 한 자가 모자 쓴 흑의인들과 우루루- 대주를 쫓더군요.”


‘그랬겠지. 대원들이 실혼인들만 없으면 위험이 대폭 낮아질 테니···’


“알겠소. 내가 장대주를 찾아보겠소.”

“위소협, 우리 대주를 구해 주시오.”

“너무 걱정 마시오. 장형은 쉽게 쓰러질 사람이 아니니.”



위진성의 마지막 말은 통로를 벗어나서 끝났다. 그는 빠르게 움직여 지하 광장에 들어섰다. 이곳은 그가 청동향로를 따라가기 전과 크게 달라져 있었다.


광장 곳곳에 대머리 흑의인들의 시체들이 있었고 몇몇 신기대원들 시신들도 보였다.


그런데 지금은 시체 말고 아무도 없다. 신기대가 흩어지자 그들을 쫓아가서 광장에는 괴기스런 침묵만이 감돌았다.


위진성이 재빠르게 물가로 갔다. 귀를 기울였지만 물 안쪽에서는 아무 소리도 안 들렸다. 그가 주위를 두리번 거리다 부서진 배 조각들을 발견했다.


그중에서 큰 나무조각을 발판 삼아 올랐다. 장력으로 가볍게 물을 치자 앞으로 쑥쑥 나아간다.



호수 안은 어두웠지만 희미하게나마 사물은 보였다. 드문드문 야광주가 박혀 있어 그나마 구별이 가능했다.


호수는 생각보다 길어서 백 장 정도는 온 것 같은데 아직도 끝이 보이지 않았다. 좀 더 가자 오른 쪽으로 벽이 끝나고 편평한 바닥이 나타났다.


그 앞으로 십여 척이 넘는 배들이 대어져 있다. 위진성은 배들을 통통 밟으며 돌바닥에 내려섰다.


타닥타닥-


벽에 횃불들이 달려 있어서 어둡진 않다. 내려선 곳은 천연으로 조성된 곳에 인공의 손길이 가미된 장소였다.


이곳에도 통로는 두 개였다.


그는 양 통로 안에 고개를 들이 밀었다. 눈으로 봐선 별다를 게 딱히 없다. 그런데 냄새가 났다. 오른쪽 통로 안에서 탈 때 나는 고약한 냄새가 났다.


이번엔 귀에 공력을 집중해 봤다. 작게 싸움 소리가 끊겼다 들렸다 한다. 그는 바로 왼쪽 통로 안으로 신법을 펼쳤다.



통로 안은 싸운 흔적이 여실했다. 벽면들과 천정이 갈라지거나 패인 바닥이 많았다. 적지 않은 시신들도 있어서 대충 감을 잡을 수 있었다.


‘저건 장형 창이 남긴 흔적이고··· 여기선 다수와 격전이 있었다’


점점 가까워지는지 싸우는 소리가 뚜렷해진다.


그런데 달리던 중 그가 우뚝 신형을 멈춰 세웠다. 앞에 지금까지완 다른 시신이 있었다. 지금까진 대머리에 흑의인들 뿐이었다.


헌데 저 시신은 대머리도 아니고 옷도 백의장삼이었다. 가까이 가보니 얼굴에 어떤 감정도 남아있지 않았다.


본인이 죽는 순간에도 아무런 감정이 없었다? 거기다 피부가 검다.


‘실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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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4 254. 23.05.21 174 4 11쪽
253 253. 23.05.20 151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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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3 243. 23.05.10 199 4 12쪽
242 242. 23.05.09 188 4 11쪽
241 241. 23.05.08 181 4 11쪽
240 240. 23.05.07 175 4 11쪽
239 239. 23.05.06 208 4 11쪽
238 238. 23.05.05 186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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