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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릉 님의 서재입니다.

마교 종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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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키루카스
작품등록일 :
2022.10.29 22:35
최근연재일 :
2023.06.02 17:15
연재수 :
266 회
조회수 :
114,345
추천수 :
1,934
글자수 :
1,387,322

작성
23.01.30 17:15
조회
347
추천
6
글자
11쪽

143.

DUMMY

안에는 공간이 넓었다. 단순히 석실이라 부르기엔 지나치게 크다. 관이 무려 이백 여개가 놓일 정도이니 얼마나 크겠는가?


향로에서 검누른 연기를 계속 토해냈다. 둥둥 떠다니는 연기가 독해 눈이 매워 뜨기 힘들 정도였다. 이렇게 한 끝에서 보니 이상하고 기이한 전경이었다.


연기로 희끄무레한 석실에 줄지어 늘어선 이백 여개의 관. 그리고 그 안에 누워 있는 거므스름한 사람들. 마치 몸에 색을 입힌 듯했다.


위진성은 연기가 감싼 관을 보고 그 이유를 알게 됐다. 검누런 연기 덩어리가 사람들에게 흡수되고 있었다. 연기를 얼마나 흡수했느냐에 따라 관에 누운 이들의 색 농도가 달랐다.


어떤 자는 피부색이 더 많이 남아 있었다. 반면에 개중에는 너무 진한 검누른 색으로 변한 자들도 보였다.


그리고 위진성은 청동향로 근처에 정좌하고 있는 자를 봤다.


두꺼운 천에 가렸어도 강력한 기운이 그대로 전해지던 자!


그 자가 눈을 감고 정좌하고 있다. 짙은 검누런 연기가 그를 감싸고 눈과 코, 귀를 통해 느리게 드나들고 있었다.


연기 한덩이가 자석에 끌리듯 그 자에게 가서 기존의 둘러싼 연기에 더해졌다. 검누런 연기의 농도가 더 짙어졌다.


그 자의 몸은 연기를 얼마나 흡수한 건지 흑색, 황색의 원색보다도 더 진했다. 그리고 몸의 색깔이 시시각각 바뀌었다.


흑색이었는데 잠깐사이 황색으로 바꼈다. 그러다 또 흑색, 다시 황색. 이런 식이었다.


“우---웩!”


그 자가 몸을 기울이며 구역질을 해댔다. 입을 벌리니까 안에서 검누른 모래가 토해졌다.


치이이익----


토해진 모래에서 검고 노란 연기가 피어오른다.


그 자는 자신 앞에 놓여진 세 개의 작은 향로 중 가운데를 열고 손을 푹 집어 넣었다. 꺼내진 그의 손에는 새하얀 모래가 들려 있었다.


그는 바로 흰 모래를 한웅큼 입에 물었다. 이어서 손등으로 입가를 쓱 닦는다. 그리고 눈이 뜨여졌다.


“ ! ”


인간의 눈이 어찌 이럴 수 있는지 모르지만 세로로 길쭉한 동공. 사자와 같은 강인함. 최상위 포식자의 기세. 더해서 옆에 놓여진 비정상적인 크기의 대도!


길이 다섯자 반. 중심 두께 여섯 치. 너비 여덞 치.


이걸 보고도 모를 순 없다.


금강대도 포설!


다름아닌 그였다. 그가 지옥 같은 이곳에 심상치 않은 모습으로 있다. 그는 포식자의 기운만큼 통뼈도 그대로였다.


그런데 그를 마주하니 소천심공이 요동쳤다.


‘포설, 뭘 한 거냐?’


포설의 얼굴에 한 줄기 선이 그어졌다. 믿기지 않지만 웃음이다. 반가워서 웃음 짓나? 깊은 동굴에서 나는 소리로 포설이 말을 건넸다.


“위. 진. 성. 이렇게 빨리 여기서 볼 줄이야!”


얼굴의 선이 더 뚜렷해졌다.



“···.”


위진성은 침착한 눈으로 상황을 살폈다.


자신은 숨을 쉴 수 없는 밀실에 있다. 이백여 개의 관과 세 명의 모자쓴 흑의인들. 그리고 심상치 않은 포설과 말이다. 더구나 저들은 저 흰 모래 때문인지 연기에 영향을 받지 않는 것 같다.


‘좋지 않다. 일단 여길 벗어나는 게 좋겠어’


“숨을 참고 있군. 그래, 그래야지. 이 빌어먹을 연기는 그렇게 해야 돼.”

“···.”

“나나 되니까 여기 들어와 지옥 같은 고통을 참을 수 있는 거지. 갚아줘야 할 게 있거든!”


그의 세로 눈동자에서 짙은 홍광이 흘러 나왔다. 이건 아마도 그의 공력과 관계가 있을 것이다.


콰아아아----


포설에게서 무시무시한 무형지기가 뿜어져 나왔다.


“네놈한테 말이야.”


뭉클


청동향로에서 연기 한덩이가 나와 포설과 위진성 사이로 내려 앉는다.


위진성은 새로운 눈으로 포설을 주시했다. 그는 무림대회에서 봤던 그가 아니었다.


얼마나 오랫동안 여기 있었는지 모르지만 분명 저 연기가 그의 변화와 관계가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 짧은 시간에 저렇게 변한 게 설명이 안 된다.


위진성의 시각에서 보이는 포설은 사람의 모습이 아니었다. 흐릿한 연기에 가려져 뚜렷하게 보이진 않는다. 그러나 바탕 화면처럼 연기 넘어 그의 몸이 황색에서 흑색으로 변하는 건 알겠다.


그리고··· 허공에 떠 있는 두 개의 혈광!


마치 귀불처럼 피를 토하는 것 같은 붉은 광채에 그어진 검은 세로줄 하나. 저걸 보고 인간의 눈이라 생각할 사람이 있을까?


저건 죽어 지옥에 가면 마주하게 될 악귀의 눈이다! 본 자에게 고통과 파괴를 선사하는 악의 눈동자. 지옥 같은 이곳과 잘 어울리긴 하다.


위진성도 마주 무형지기를 일으켰다.


콰콰콰아아아----


둘 사이에 있는 연기덩이가 회오리 친다. 위진성의 산과 같은 굳건한 눈과 파괴의 핏빛 눈이 충돌했다. 이미 싸움은 시작됐다.


연기가 몸서리치다 천정과 양옆으로 흩날렸다. 그 힘에 세 개의 작은 향로가 옆으로 주르륵 밀려났다. 그러다 다리가 바닥에 걸렸는지 넘어져 안에 있는 모래들을 쏟아냈다.


그걸 본 흑의인 셋이 쭈볏거리다 서둘러 하얀 색 모래로 다가갔다.


퉷!

파츠츠츠


그들이 뱉어낸 검누렇게 된 모래가 바닥에 닿자 연기를 피워 올렸다. 삼인은 허겁지겁 백색 모래를 한 웅큼 집어 입에 넣고 물었다.


“크윽!”

“캭~”


고통스러운지 삼인이 목을 잡고 부르르 진저리쳤다. 이들은 진작에 여기 석실을 나갔어야 했다. 그러나 앞에 생각지도 못한 괴인이 버티고 있으니 어쩔 수 없었을 뿐.


이들 때문에 거세게 일던 무형지기의 폭풍이 어느새 그쳤다. 그러자 오히려 긴장감이 증폭됐다. 말 그대로 폭풍전야. 포설 옆에 놓인 금강대도가 꿈틀거렸다.


일촉즉발의 시간이 흐른다.


그르르르르--


그런데 느닷없이 구르는 소리가 난다.


포설이 대도를 손에 쥐고 일어났다. 위진성에게 두 동강 난 그것과 똑같은 도다. 그는 그 쇳덩일 여전히 나무 젓가락 다루듯 했다.


좀전엔 포설이 남은 손으로 청동향로를 밀자 석벽까지 밀려나는 소리였다. 수레가 구르는 소리가 신경을 긁었다. 금강대도가 들려 위진성을 가리켰다.


“신에게 고맙다 해야 하나?”

“···.”

“마지막 남은 대법에 맞춰 너를 보내줬으니 말야.”


포설이 도로 겨누기만 했는데도 압력이 엄청났다. 이 정도면 마교 장로들 보다 강하다. 어쩌면 소수마녀와 싸워 볼 수 있을지도.


시간을 끌어 좋을 게 없는 위진성이 먼저 움직였다. 언제 운용했는지 손위에 떠 있던 대정검이 소리도 없이 날아갔다. 동시에 그의 좌장은 통로쪽 벽을 강타해 갔다.


부아아아아앙------


거대 쇳덩이가 가로로 휘둘러졌다. 역시나 바람 터지는 소리가 들린다.


우르르릉~~~

펑---


도와 검이 부딪혀 천둥소리가 났다. 석실이 들썩이며 연기들이 미친듯이 휘날렸다. 가히 초인들의 대결이다.


그 경력의 선상에 있던 흑의인 하나가 뒤로 주르륵 밀려나 벽에 부딪힐 정도로 강렬했다. 그런데 격돌은 한 차례인데 소리는 두 번 들렸다. 어떻게 된 것일까?


위진성의 장력이 벽을 치기 전에 어떠한 힘이 그걸 쓸어날렸다. 그와 동시에 풍백비검과 사자도법이 충돌했고. 이게 두 번의 격돌음이 난 이유였다.


‘이건, 다르다!’


달랐다. 이전에 부딪혔던 사자도법과 위력이 다르다.


이 전에는 전설의 거인족과 같은 힘이었다면, 지금은 폭풍의 힘을 하나로 압축한 힘이라 할까? 적어도 파괴력만 놓고 보면 포설은 위진성과 크게 차이나진 않았다.


그런데 이게 다가 아니다. 위진성이 다르다한 건 도풍을 말함이었다.


그는 무림대회에서 포설의 도풍 때문에 애를 먹었었다. 눈처럼 쌓여가는 도풍으로 행동에 제약을 받았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저 불편한 정도가 아니다. 금강대도로 생긴 도풍은 이차 공격이라 할 정도로 강력했다. 풍뢰장이 쓸려갈 정도로 말이다.


‘좋지 않아. 여길 벗어나야 해’


무공을 펼치는데 호흡은 중요하다.


숨 쉬는 생명이라면 당연하지만 무공 측면에서 보자면 한 번 공력을 발출하고 탁기를 뱉어내야 한다. 그리곤 새로운 숨을 쉬며 다시 공력을 일으켜 무공을 펼친다.


물론 숨을 참고 연속으로 무공을 펼칠 순 있다. 못하는 건 아닌데 그렇게 안 한다. 원래의 위력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금 만만치 않은 모습으로 마주한 포설을 상대로 호흡을 멈춰야 한다는 건 큰 문제였다. 더구나 그는 이미 상당한 시간을 석실에서 보냈다.


“너희들.”

“무슨 일이지, 포설?”

“저 향로를 끌고 나가 복도에 둬라. 그리고 들어오는 통로를 수단을 가리지 말고 연기가 새나가지 않게 막아라.”


흑의인 셋은 서로 얼굴을 쳐다봤다.


“포설, 마하테라께서 신신당부하셨네. 연기가 새나가면 안 된다고··· 잘 알잖나?”

“갈~! 그러니 통로를 막으라는 거 아니냐?”


포설이 위진성에게 집중한 채 으르렁 거렸다. 일순간 포설의 눈이 삼인 중 고리눈에게 향했다.


“그, 그러지. 근데···”


고리눈이 위진성을 힐끔 봤다.


“내가 막는다.”


대정검이 손 위에서 떠올라 위진성 앞에 세로로 섰다. 풍백파산을 펼칠 때 모습이다.


“검이 그때와 다르구나. 비검이 아니었는데···?”


몸이 흑색에서 황색으로 물들어 가며 포설이 말을 걸었다. 그는 지금 상황에 좀 신나 보인다.


원래 이렇게 말이 많지 않은데 오늘따라 구절구절 싸우기 전 말이 길다. 뭐가 됐든 위진성과 싸울 수 있으면 좋다 생각하는 듯.


포설도 대도를 들어 가슴 앞에 세웠다. 도가 워낙 거대해 몸이 가려져 뒤에 남는다.


주춤 주춤


고리눈이 전장에서 눈을 떼지 않고 조금씩 청동향로 쪽으로 움직였다. 다른 둘도 슬금슬금 거렸다.


석실 내에 묘한 침묵이 흐른다. 허나 그도 잠깐이었다. 대정검과 금강대도가 동시에 움직였다.


포설은 검이 홀로 허공에 똑바로 서 있는 걸 보고 경계심을 품었다. 무슨 검법인지 감도 오지 않지만 그는 감히 경시하지 못했다.


그래서 새롭게 받아들인 거대한 진기를 대도에 불어넣었다. 석실에서 지옥의 고통들을 참아내며 이룩한 진기들이 물밀 듯 대도에 주입됐다.


포설도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미증유의 힘이 담기자, 대도 주변의 연기들이 요동쳤다. 회오리치며 기파에 밀려 도에서 멀어졌다.


그렇게 되자 포설을 중심으로 연기가 없어져서 또렷해졌다. 자연히 시선들이 대도로 집중됐다.


쿠우우우웅---


금강대도가 허공을 가르며 위진성을 덮어갔다. 집채만 한 해일처럼.


이에 맞서 대정검은 세워진 그대로 해일에 쏘아졌다. 헌데 그 모습이 너무나 미약해 보인다. 폭풍 속의 일엽편주 같다.


아니나 다를까?


챙~~

스륵


검이 도기와 격돌하자 무기력하게 뒤로 날아갔다. 거의 동시에 위진성의 신형이 흑의인들에게 쏘아졌다. 허초였다.


그는 풍백파산을 허초로 쓰고 진기를 가득 일으켜 삼인에게 연환비천장을 쏟아냈다.


조심히 움직이던 삼인의 얼굴이 급격히 굳어져 갔다. 눈 앞에 보이지도 않을 만큼 빠른, 수십 개의 장력들이 쏟아지니 어찌 당황치 않겠는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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