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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릉 님의 서재입니다.

마교 종결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루키루카스
작품등록일 :
2022.10.29 22:35
최근연재일 :
2023.06.02 17:15
연재수 :
266 회
조회수 :
114,347
추천수 :
1,934
글자수 :
1,387,322

작성
23.01.28 17:15
조회
399
추천
6
글자
11쪽

141.

DUMMY

[위형, 여기 더 있을 것이오?]


“ ? ”


[지금 저들의 내부는 방비가 허술할 것이오. 그래서 난 지금 안으로 들어가겠소.]


“···.”


[난 여기서 좀 더 추이를 지켜 보겠소.]

[그럼 이따 봅시다.]


미풍이 일더니 눈 앞에서 장우극이 사라졌다.


‘실혼인이라? 실종과 관련이 있을까?’


위진성은 장우극이 있던 텅 빈 공간을 보며 중얼거렸다.




마하테라가 옆을 보고 고개를 까딱였다. 신호가 있자, 모자 쓴 자들이 두 번째 배로 다가갔다.


그 배에는 열두 명의 남녀가 타고 있었다. 그런데 모습이나 복장이 저들과 달랐다. 남녀 각각 여섯 명씩인 그들은 상체는 홀딱 벗었고 하체만 가렸다.


무엇보다 시선을 잡아끄는 것은 어딘가 넋 나간 듯한 얼굴이었다. 초점 없이 풀려 있는 눈과 반쯤 헤 벌린 입을 보면··· 마치 혼백이 빠져나간 몸 같다고나 할까?


그들은 모자 쓴 흑의인들이 이끄는 대로 움직여 제단 앞 계단에 일렬로 섰다.


두르륵 드르르릉 드르륵


제단 근처의 큰 통로에서 무언가 묵직한 물체가 바닥 끌리는 소리가 났다. 위진성이 소리난 곳을 주시하자 통로 안에서 성인 남자 넷이 팔을 벌려도 안 닿을 만큼 큰 청동향로가 나왔다.


향로는 낮은 수레에 올려진 채로 장한 십여 명이 끌었다. 그들은 정면의 제단 오르는 계단 앞에 향로를 가져다 놓았다.


거대 향로에 가려 안 보였었는데 수레에는 청동향로 뚜껑으로 보이는 것도 실려 있었다. 장한들은 수레 바퀴에 재갈을 끼워 고정시키고 옆으로 빠졌다.


“형제들이여, 여기 우리가 그 동안 노력한 결과가 있다.”


마하테라는 시퍼런 광망을 쏟아내며 신도들을 바라봤다.


“마즈다께서 도우셔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그러니 형제들이여··· 신께 감사를 표하자-.”


“신께 영광을!”

“마즈다여~, 당신 종의 경배를 받으소서.”


감사를 표하자는 말에 사람들은 더 진득한 광기를 드러냈다.


‘뭔가 좋지 않다’


위진성은 광란에 물들어 가는 광장을 내려다보며 불쾌한 감정이 일어났다. 조만간 섬뜩한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예감이랄까?



마하테라는 제단을 돌아 청동향로로 다가갔다. 그러자 한 흑의인이 제단에 있는 작은 향로들 중 하나를 받쳐 들고 뒤에 섰다.


마하테라는 두 팔을 들어 올리고 고개 들어 기도문을 외듯 중얼 중얼거렸다. 그러더니 뒤의 작은 향로에 두 손을 담갔다. 그리고 꺼내든 그의 손에는 검디 검은 모래가 들려 있었다.


그는 그걸 청동향로 안에 뿌렸다. 그리고 품에서 소도를 꺼내 자기 팔뚝을 그었다. 붉은 핏물이 뚝뚝 향로 안으로 떨어진다.


그러자 진기한 풍경이 벌어졌다.


푸슈슈슈----


희안한 소리가 나고 뭔가 타는 듯한 냄새가 났다. 그러더니 향로 안에서 연기가 피어 오르고 이어 흑모래가 부글부글 끓었다.


팔을 치우지 않고 더 피를 떨어뜨리자 끓어오르던 흑모래에서 팍 하고 불꽃이 생겨 타올랐다.


‘이건 뭐지? ··· 저건 또 뭐야?’


모르겠단 눈으로 보던 위진성은 이어진 신도들의 행동에 또 갸우뚱거려야 했다. 그들은 양 무릎을 끓고 손을 들어 아까의 산 모양을 만들었다. 그러더니 신을 부르짖었다.


“아후라--! 아후라 마즈다여~~!”

“임하소서! 신이시여~, 절대자여!”

“나는 당신의 종, 무엇이든 하겠나이다.”


푸슈슈슈----


피를 머금은 검은 모래에서 불길한 불이 피어나더니 기분 나쁜 검붉은 연기를 피워냈다. 저들은 저렇게 열광하지만 제삼자가 보기엔 결코 평범하거나 정상은 아니었다.


"“마즈다-, 마즈다-, 마즈다~~.”"


어느 순간, 신도들이 한 목소리로 신을 합창했다. 마하테라는 박자에 맞추듯 어깨 위를 들썩이며 가까이 있는 실혼인에게 다가갔다.


마즈다- 마즈다- 마주다~~아----


그러더니 들고 있는 소도를 왼편 가슴 깊숙히 옆방향으로 찔러 넣었다. 그렇게 한번 휘젓고 다른 손을 집어넣어 빼내자, 그의 손 위에는 팔딱팔딱 뛰는 핏덩이가 들려 있었다.


그건 심장!


아직 생생하게 맥동하고 있는 심장이었다. 심장이 파내진 남성은 허물어지듯 쓰러졌다. 마하테라가 왼손에 든 심장을 높이 들어 올리고 신도들에게 돌아섰다.


““마즈다-, 마즈다--, 마즈다----!””


열광에 찬 신의 찬가가 지하 광장을 가득 채웠다. 외침은 벽에 반사되어 울리며 끊어지지 않고 계속 됐다. 여긴 동굴이지 않은가?


“"마즈다, 마즈다, 마즈다.”"


마하테라의 얼굴은 광기에 차 섬뜩했다. 악귀 같다.


그는 뛰고 있는 심장을 뒤에서 따르는 자가 들고 있는 편편한 은쟁반에 내려놨다. 그리고 옆에 있는 여인의 심장도 파내어 또 쟁반에 담았다.


그렇게 그가 한 칸씩 움직일 때마다, 거대한 도를 든 자가 널부러진 시신들의 목을 쳤다.


금새 제단 앞은 피바다가 됐다. 끈적끈적한 피가 죽은 자들의 목과 가슴 부위에서 흐르고 흘러 일대를 붉게 물들였다. 그 모습이 제단 앞에 붉은 양탄자를 깐 듯했다.


목을 자른 자는 수급을 들고 아직도 검붉은 연기를 내뿜는 청동향로에 던져 넣었다. 그렇게 쟁반에는 펄덕거리는 심장이 쌓여갔고 청동향로엔 혀를 빼문 사람의 머리통들이 겹겹이 올려졌다.


화르르- 화르르륵---


목에서 나온 피 때문인지 향로에선 불길이 더욱 거세게 피어 올랐다.


뭉클 뭉클


검붉은 연기도 점점 더 강렬해져 갔다. 마하테라의 손이 마지막 열두 번째 심장을 들어 올렸다. 열기를 머금은 심장은 쟁반에 올려졌고 수급은 향로에 던져졌다.


마하테라는 온통 붉게 칠해진 양팔로 쟁반을 건네 받아 들어 올렸다. 그 얼굴은 비장한 듯, 희열에 찬듯 보였고 어떤 염원을 담은 듯도 했다.


"“마즈다, 마즈다, 마즈다.”"


마하테라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걸렸다. 만족스러운 모습이다.



‘확실히 정상은 아니군’


위진성은 속으로 역겨움을 느꼈다. 목 없는 열두 구의 시신들이 쓰러져 있고 바닥엔 피가 흥건하다. 지금도 목에서 피가 줄줄이 새나오고 있었다.


그런 시신들을 밟고 심장이 든 쟁반을 높이 들고 웃고 있는 자와 신을 부르며 환호하는 군중들!


이를 어찌 정상적인 모습이라 할 것인가? 그런 목불인견의 참상을 본다면 누구라도 위진성처럼 반응할 것이다.


그는 눈쌀을 찌푸리고 다시 한번 상황 판단을 위해 장내를 넓게 주시했다.


청동향로엔 눈알이 튀어 나오고 혀가 길게 빠진 사람 머리들이 짚단처럼 쌓여 있다. 그걸 먹이 삼아 향로에선 짙고 검붉은 연기가 지하 광장을 뒤덮었다.


이제 신도들은 정신을 잃은 듯 광란의 움직임을 보였다. 잔뜩 흥분한 상태에서 기괴한 장면과 샛빨간 피를 보자 사람들은 미처 날뛰었다.


“와와~~ 죽여라, 베어라.”

“다 죽이리라. 신의 분노를 대리해서 다 찢어주마~~!”


방방 뛰며 춤을 추는 자, 눈이 흰자위만 보이는 자도 있었고 양팔을 벌리고 절규하는 자 등. 아비규환이 따로 없었다.


지옥이 있다면 그 중 하나를 본 것 같다. 연기가 위진성이 있는 곳까지 밀려왔다.


‘흡!’


그는 호흡을 차단하고 소천심공을 운기했다.


‘보통의 연기가 아니다. 환각 성분이 있다’


사람들이 비정상적인 행동을 하는 이유가 있었다. 물론 그렇지 않아도 이상하긴 한데, 일단 저 검붉은 연기에 사람을 광기로 내모는 강한 환각 성분이 있었다.



마하테라가 만족한 듯 다음 행동을 이어갔다. 위진성은 벽에 붙어 그를 예의주시했다. 마하테라는 쟁반을 뒤에 맡기고 새로운 작은 향로에 손을 담갔다.


꺼내는 그의 손에 이번에는 노란 모래가 들려 있었다. 그는 노란 모래를 청동향로 안에 확 뿌렸다. 그러자 활활 타오르던 불길이 급격히 죽었다.


불길이 작아진 대신 연기는 더 독해졌고 색도 요상해졌다. 거누스름해진 연기가 향로 안에서 구름처럼 뭉게뭉게 시간차를 두고 토해 졌다.


마하테라는 잠깐 지켜보다 뒤돌아 심장을 손에 쥐었다. 그리고 머리들이 있는 곳에 하나, 둘씩 던졌다.


머리들 사이사이에 주먹만한 심장들이 같이 타는 장면은 사뭇 기괴스럽고 현세의 장면 같지가 않았다.


뭉클뭉클 뭉클


착각일까? 더 진하고 끈적끈적해 보이는 연기가 피어났다. 심장을 다 넣은 그가 물러서자 수레를 끌고 왔던 자들이 신속하게 향로에 뚜껑을 덮었다.


그그긍---


“목숨 걸고 옮겨라!”

“아차 지-.(알겠습니다)”


십여 명이 복창하고, 왔던 것처럼 수레를 조심히 끌고 통로로 사라졌다. 안 보일 때까지 향로를 보던 마하테라는 곧바로 모자 쓴 세 명의 사내들에게 뭔가 지시를 내렸다.


그리고는 한동안 광장 중앙을 물끄러미 봤다. 보다가 배로 향했다. 그는 배에 오르기전 한번 더 신도들을 보고 몸을 돌려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흐음~!’


위진성은 일단 입 안이 썼다. 인간의 광기를 적나라하게 본 것 같아 영 기분이 꿀꿀했다. 입 안이 모래를 한 움큼 씹은 듯 까끌 거린다.


‘이 자들은 그냥 둬서는 안 된다. 무슨 짓이던 할 자들이다’


아니, 이미 무슨 짓을 하지 않았는가? 사람들을 납치해 실혼인이라는 걸로 만들고 또 저런 지옥도를 만들었다. 차마 사람이라면 못할 일을 꺼리김 없이 행한다.


용서 받지 못할 자들


도대체 아후라 마즈다가 뭐길래 그 신도들이 저런 행동을 한단 말인가? 지옥의 마왕이라도 되나?


그는 저들뿐만 아니라 그들의 신이라는 아후라 마즈다에게도 증오가 차올랐다. 용서하고 싶지 않았다. 신도 신도들도.


납치된 사람들이 얼마나 될지 어떤 상태인지도 감이 안 온다. 그는 그동안 이 일대에서 실종된 사람들이 여기 있다고 확신했다.


‘장형은 어디 있는 걸까?’


그는 잠시 장우극을 찾아볼까 생각해 봤지만 사라진 청동향로를 택했다. 배 타기 전 지시하던 마하테라의 모습에서 저 향로가 대단히 중요하단 걸 직감했다.


아마도 대법의 마지막이라는 것과 관련이 있으리라···.


그는 즉시 움직였다. 지체할 사항이 아니란 생각이 들자마자, 그의 신형은 허깨비 꺼지듯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위진성은 청동향로가 사라진 통로에 들어섰다. 벽 천장의 어둠에 몸을 숨긴 그는 통로를 쭉 훑었다.


"“마즈다, 마즈다, 마즈다”"


광장에선 아직도 저 지랄이다. 환각이 금방 끝나진 않겠지.


그는 혹시 통로에 매복이나 기관 장치가 있는지 살펴봤다. 매복은 없다. 기관은 잘 모르지만 많은 이들이 다니는 이곳에 있을리가 없다. 만에 하나 있다면 부시며 나가야겠지?


그는 천장에 몸을 붙인 상태로 통로를 지나갔다. 그러고 얼마쯤 가자 양갈래 길이 나왔다.


‘···. 이쪽이다!’


청력을 극대화 하자 왼편에서 바닥 끌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는 주의를 기울이면서 벽호공으로 천장을 짚어 나갔다. 이는 그이기에 가능한(?) 방식이었다.


어지간한 고수들도 공력이 상당히 소모되기 때문에 할 수 있어도 이렇게 하지는 않는다. 적지 한복판에서 짧은 거리가 아닐 거고, 기척까지 없애며 움직여야 하니까 말이다.


그러나 위진성은 끝없이 샘솟는 공력이 있기에 천장에 붙어 나아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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