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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릉 님의 서재입니다.

마교 종결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루키루카스
작품등록일 :
2022.10.29 22:35
최근연재일 :
2023.06.02 17:15
연재수 :
266 회
조회수 :
114,727
추천수 :
1,934
글자수 :
1,387,322

작성
23.01.25 17:15
조회
392
추천
6
글자
12쪽

138.

DUMMY

“훗-, 돈 벌기 쉽군.”


‘혁련세가가 그리 나오면, 무림맹하고 충돌할 수도 있겠어’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럴 수 있겠다. 그럼 어떻게 돌아가는 거지? 자신은 마교만 생각해 왔는데, 여기에 무막과 군림맹이 끼더니 혁련세가와 녹림, 천혈사?까지 엮이려 한다.


생각할수록 골이 지끈 거린다. 실타래처럼 엉켜가는 이 느낌은 뭐지?


‘그냥 적이면 싸우고 아군이면 손 잡으면 안 되나?’


세상일이 이리 단순하면 좀 좋을까? 사람이 문제다. 세상사는 단순하게 돌아가지만 사람의 심계가 그걸 복잡하게 꼬아 놓는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사마륜 같은 놈이 말이지’


심계를 생각하자 자연스럽게 사마륜이 떠올랐다. 그 자는 이 순간에도 어디선가 모략을 짜고 있을 것 같다. 어떻하든 그때 끝냈어야 했는데···


“쩝!”


다음엔 안 놓친다, 사마륜.


그때 장우극이 반점에 들어서는 게 보였다.


“장형, 여기오.”


그가 눈이 마주치자 환하게 웃으며 다가왔다.


“위형, 잠은 불편하지 않았소?”

“덕분에.. 식사는 어찌했소?”

“식사는 됐고 차나 한 잔 마시겠소.”


그가 탁자에 있는 찻잔을 보며 말했다. 점소이가 금방 갖고 온 차를 한 모금 하며 장우극이 입을 열었다.


“오늘은 그 자들이 발각된 곳에서부터 보는 건 어떻습니까?”

“그렇게 합시다.”

“이거만 마시고 일어나죠.”

“··· 들으니 무림맹 조사단을 혁련세가에서 내친 거 같던데··· 알고 있소?”

“나도 그랬다 들었소. 혁련세가 입장에서도 자신들에게 대막인들이 머물고 있다면 순순히 조사단을 반길 수는 없겠죠.”

“그렇다고 무림맹에서 물러설 일은 없지 않소?”

“그럴 거요. 특히나 구대문파 쪽에서 강하게 주장하겠지.”

“그리되면.. 싸움이 일어나는 걸 배제할 수는 없겠구려?”

“그렇겠지요. 혁련세가에서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서로 간에 피를 보게 될지도 모르오.”

“그러면 자칫 무림이 혼란스러워지겠군요. 군림맹에, 혁련세가와 무막까지 싸우게 되면.”

“그러겠지요? 하지만 나는 싸움보다는 그 피해가 더 걱정이오. 싸울 일이 있다면 싸워야지요. 피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 봅니다.

거하게 싸우고 긴장 상태가 해소되는 게 오히려 낫다는 말입니다. 단지 그 과정에서 무고한 인명 피해가 없길 바랄 뿐이고.”

“그렇군요. 난 신경 쓰이는 것이.. 세상이 이렇게 혼란스러워지면 웅크린 채 기회를 노리는 부류들이 더 신경 쓰입니다.”

“가령, 마교 같이?”

“그렇소. 세력들이 서로 싸우고 상처입고 휘청일 때, 마교가 등장하면 그들을 막기가 녹록치 않을 겁니다. 아무리 예전의 마교가 아니라 해도.”

“흠~. 그렇게 되지 않도록 해야지요.”


위진성은 기분 좋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데 저절로 이런 얘기로 흘렀다. 어서 빨리 웃으며 말하는 화제들이 주위에 가득해지길 바라본다.


“다 마셨으니 그만 일어날까요?”


장우극이 기운차게 일어섰다. 위진성도 그와 함께 반점을 나섰다.




둘은 신기대원들이 맨 처음 그 자들을 본 곳으로 이동했다. 그 일대를 샅샅이 훑으며 나아갔다.


“위형, 소득이 좀 있었습니까?”

“새롭게 알만한 건 없군요.”

“그럼 이제 용문석굴로 가죠.”


장우극은 같이 따르던 도양원 향주에게 일대에서 감시를 하게 하고 둘이서 용문산으로 향했다.


용문석굴은 더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유명한 곳이다. 돈황의 막고굴 못지않게 널리 알려진 곳으로 대도시인 낙양에서 불과 사십 리도 떨어져 있지 않다.


그래서 이곳은 사시사철 유람객들이 모여들었다. 하지만 오늘은 사람들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물어보진 않았지만 아마도 보림회에서 낙양지부에 힘을 쓴 듯했다.


물론 그 넓은 석굴 일대를 전부 통제하진 않았을 것이다. 장우극이 향하는 석굴 범위만 통제하는지 관병들이 보였다.



용문석굴은 이하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는 용문산과 향산의 암벽을 따라 길게 조성돼 있다. 석회암 절벽에 벌집처럼 크고 작은 구멍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모습은 실제로 보면 장관이었다.


그런 석굴의 수가 무려 수천 개에 달하고 크기도 제각각이었다. 작은 건 반자도 안 되는 입구부터 커다란 크기의 굴까지 다양했다.


이런 석굴의 갯수도 놀랍지만 이게 다가 아니다. 수천여 개에 달하는 비문과 오십여 개의 불탑, 너무 많아 세기도 힘든 십만 개가 넘는다는 조각상들까지.


그래서 처음 온 사람들의 반응은 대동소이했다. 지금 위진성처럼.


“휘유~~. 대단하네!”


당연하지만 말로 듣는 것과 육안으로 보는 것은 다르다. 그걸 실감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여기, 용문석굴이다.


한참을 보던 위진성은 진소군이 생각났다. 그는 이제 놀랍거나 멋진 광경을 보면 자동적으로 그녀가 떠오른다.


‘낙양에서의 일이 끝나면 월하장에 한번 들러야겠다’


“위형, 도향주가 여기까지 추적해 왔었소.”


위진성은 석굴들 앞에서 주변을 두리번 거렸다. 자신의 앞에는 현무암처럼 구멍이 숭숭 뚫린 암벽이 있다. 그 구멍들 하나하나가 모두 석굴들이다.


지금 둘은 돌을 깎아 만든 길위에 있었다. 위, 아래로 빼곡히 석굴들이 있었고 가운데로는 이하강이 흐른다.


도양원은 요 앞까지 잘 뒤쫓아 오다가 절벽이 휘는, 저 지점에서 그들을 놓쳤단다. 꺾어져 돌아 지금 자신이 서 있는 곳에 진입하니 눈앞에서 사라졌을 것이다.


위진성은 위, 아래와 이하강을 쳐다봤다.


“여기 주변 석굴들을 일일이 조사했지만 이상한 걸 찾을 순 없었소. 심지어 강물 속도 조사했소.”


그랬겠지. 장우극이 그리 서툴게 일을 할 사람은 아니다.


‘여기서 잠깐 사이에 모습을 감추려면 석굴밖에 없을 것이다. 헌데 일일이 다 조사했다고 하니···’


그는 손가락으로 턱을 몇 차례 쓸었다.


“글쎄요.. 석굴 밖에 없을 텐데 다 조사해도 없다면.. 난감하네!”

“저쪽으로 가면, 싸움이 벌어졌던 곳이 있소.”


장우극이 검지로 윗길을 가리키고 있다. 여기서부터 위, 아래로 길이 나눠진다. 둘은 작은 것까지 예의주시하며 위쪽 길로 올랐다.


경사도가 작아서 서서히 높아지는 길이다. 크고 작은 석굴들 삼십여 개를 지나자 길이 넓어지고 평탄해졌다.


위진성은 장우극의 시선을 따라 전방을 봤다. 지금까지 봤던 것들 중, 가장 큰 석굴이 있었고 지나다니는 길도 몇 배는 넓어졌다. 저 석굴 앞에서 싸움이 벌어졌나 보다.


위진성은 길 이곳저곳을 보고 석굴로 고갤 돌렸다.


석굴은 컸지만 깊이가 얇았다. 석굴이라하기도 뭣해 ‘돌을 깎아 움푹 들어간 곳’ 이 맞는 말 같다. 그곳엔 목을 젖히고 올려다봐야할 정도로 큰 석불이 조각되어 있다.


‘누가 했는진 몰라도 대단하네!’


그는 석불을 둘러보며 유심히 관찰했다. 혹시 무슨 기관장치가 되어 있을까 싶어 두드려 봤지만 기우였다. 석굴 안쪽도 마찬가지다.


위진성은 길로 나와 사방을 둘러봤다. 역시나 별다른 수확은 없었다.


“장형, 특별한 건 없는 것 같구려.”

“그럴 거요. 나도 여러 차례 조사했지만 특이하다 싶은 게 없었소.”

“허~, 참.. 이러면 저들이 다시 활동하기를 기다릴 수 밖에 없겠소.”


장우극은 천천히 왔던 길을 돌아가며 입을 열었다.


“지금으로선 별 뾰족한 방도가 없으니 그래야겠지요.”


그는 입맛을 다시며 걷다 멋적은 표정을 지었다.


“이거 위형한테 미안하군요. 바쁜 와중에도 멀리서 기꺼이 돕기 위해 왔는데 일이 이렇게 돼서··· 내가 경솔했습니다.”

“그렇게 생각할 필요 없습니다. 장형 덕분에 유명한 용문석굴도 구경하고 좋지요. 아니었으면 토벌대 일을 한다고 피곤했을 테니.”

“그렇게 내 체면을 세워줘서 고맙소. 그럼 말이 나온 김에 향산도 둘러보겠소?”

“향산이면 저 맞은편 산 말이오?”

“그렇소. 여기 용문산은 봤으니 강 건너 향산도 봐야되지 않겠소? 오래된 향산사도 들르고...”

“그럼, 그럽시다.”


위진성은 장우극과 죽이 잘 맞았다. 군무수와 있으면 재미있고 장우극과는 그냥 편했다. 딱히 뭘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고 불편하지 않았다.


그건 장우극도 마찬가지인 듯 절로 입가에 미소가 걸려있다.





향산은 그리 크진 않지만 편한 매력이 있는 산이다. 먼저 향산에는 향산사와 유명한 백거이의 묘가 있다. 길이 절에서 묘까지 잘 정비되어 있어 편하게 산을 오를 수 있다.


또 향산 밖으로는 이하강과 용문석굴이 길게 이어져 있으니 그 풍광을 보며 걷는 것도 일품이었다.



“이렇게 떨어져서 보니 더 장관이군요.”


위진성은 향산사 경내에서 이하강과 석굴들을 보며 다시 한번 감탄했다. 저 많은 것들이 수백 년에 걸쳐 인간이 만든 거라니···


실로 절묘한 자연과 인공물의 조화였다. 그걸 보니 우공이산이 과장된 비유만은 아닐 수도 있단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요. 이렇게 떨어져서 볼 때, 못 보던 걸 보게 되기도 하지요. 가까이서는 못 보던, 볼 수 없는 것들 말이오.”

“사람들이 무슨 생각으로 저걸 만들었을까요?”

“각자, 바라는 복을 달라고 하지 않았겠소?”

“흐음~ .. 석굴을 만들어 그게 되면, 나도 칼을 버리고 망치를 잡겠소.”

“나도!”


“훗-, 후후후”

“하하하”


둘은 왜 웃는지도 모르면서 실없이 피식 피식 거렸다.


그들은 향산사 경내를 느긋하게 둘러봤다. 장우극은 여러 차례 왔었는지 주로 그가 설명을 하고 위진성은 듣기만 했다.


‘장형이 신나 보이는구나’


평소 과묵한 장우극이 여기서는 말이 많아지는 게 신기했다.


“··· ··· 그래서 백거이 묘가 여기 있다 합니다.”

“장형은 잘 아는군요?”

“평소 사찰에 관심이 많아서 두루두루 다녔소. 위형, 저기로 가봅시다.”

“ ? ”

“여기 향산사에서 은근 덜 알려진 게 하나 있소. 바로 부도지요.”

“부도라면 승려들의 사리가 있는 승탑?”

“그렇소. 보면 알겠지만 여기 석조 부도들이 다채롭고 뛰어납니다.”


위진성이 장우극을 따라 한 목조 건축물을 돌자 눈앞에 수십 개의 부도들이 나타났다. 부도들은 크기도 다양했고 모양이나 돌을 깎은 것도 다 달랐다.


그래서 하나씩 자세히 살펴보는 재미가 있었다.


“여기 이 부도는 황궁이 조각되어 있소. 생전에 여기 묻힌 고승이 황제의 부름으로 자주 황궁에 가서 설법을 했다 합니다.”


그래서 그런가? 부도가 다른 것들보다 유난히 컸고 새겨진 조각들도 화려했다.


“여기는 스님이 평생을 가난한 이들을 위해 베풀었다 합니다. 그래서 조각된 스님 모습이 걸인 같죠? 그런데 재미있는 일화가 있는데, 이 스님 말년에 기거하는 숙소에서 항상 좋은 향이 났다고 합니다.”

“이게 그걸 묘사한 건가 보군요.”


위진성은 혹시하는 마음에 가까이 가 냄새를 맡아보았다. 허나 부도에서는 돌냄새만 맡을 수 있었다.


“허허, 날리가 없지 않소?”


씨익


위진성은 떨어져서 부도들을 큰 시야로 조망했다.


과연, 장우극이 좋다고 할 만했다. 문양이나 조각 없는 단순한 부도들도 있지만, 화려하게 다듬어진 부도도 많았다.


어떤 건 조각술이 굉장히 뛰어나서 예술 작품을 보는 듯했다. 거기에 더해 장우극이 이야기를 곁들이니 그야말로 시간이 순삭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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