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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릉 님의 서재입니다.

마교 종결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루키루카스
작품등록일 :
2022.10.29 22:35
최근연재일 :
2023.06.02 17:15
연재수 :
26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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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4
글자수 :
1,387,322

작성
23.01.24 20:15
조회
427
추천
5
글자
12쪽

137.

DUMMY

“크흠흠,.. 흠..”


밖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위진성은 행공에서 깨어나 자세를 풀었다.


“누구십니까?”

“위형, 나요. 장우극.”


문이 열리고 그가 들어왔다. 다소 작은 키에 균형 잡힌 단단한 몸. 등에 엊갈려 맨 쌍창. 태명창 장우극이 담백한 표정으로 그를 반겼다.


“장형, 낙양에 계셨구려. 반갑소.”

“나도 위형을 다시 보니 즐겁소. 헤어진지 얼마 안 됐는데 꽤 오래전 같소.”

“장형도 그렇소? 마찬가지오.”


빙긋


과연 장우극은 군무수와는 달랐다. 만약 군무수가 있었다면 밀실이 꽤나 요란해졌을 것이다. 그런데 장우극은 빙그레 웃는 게 다였다.


“위형, 행공에 방해가 되진 않았소? 다 끝난 거 같아서 기침을 하긴 했는데, 방해한 건 아닙니까?”

“방해 받지 않았소. 장형 말대로 이미 행공은 끝났었소.”

“일단 앉읍시다.”


위진성은 자리에 앉아 그가 입을 열기를 기다렸다.


“우선 위형에게 감사를 드려야겠구려.”

“감사라니요?”

“총단에서의 활약을 들었소. 위형이 노력해줘서 우리 보림회가 큰 위기에 빠질 뻔했는데 벗어날 수 있었다 하더이다.”

“보림회 하고는 서로 협력하는 사이인데 해야할 일을 한 것뿐이오.”

“그렇게까지 안 해도 되는데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그래줘서 고맙소. 특히나 우리 신속기동대가 톡톡히 신세를 졌으니 대주로서 감사할 뿐입니다.”

“그리 감사하면 술을 한 잔 사시오.”

“이를 말이오?”

“그런데··· 군형은 어디 갔습니까?”

“군형은.. 부상에서 아직 회복되지 않아서 요양 중이오.”

“아!, 그때 장안 외곽에서 마교와 싸우면서 크게 부상당했었지요?”

“그렇잖아도 몸에 붕대를 칭칭 감고서도 따라 나서겠다는 걸 말리느라 애 좀 먹었소.”

“그럼, 군형이 오면 그 때 마십시다.”

“얼마든지. 그 때 이곳 일도 끝내고 군형과 거하게 마십시다.”

“그런데 이곳에 무슨 일이 있습니까?”

“흐음··· 얼마 전에 낙양지부에서 우리 신기대에게 지원 요청이 있었소. 총단의 보림회에서 보내는 중요한 표물인데 요근래 낙양 일대에서 도난이나 실종 사건이 잦아서 부탁을 했었소.”


후루룩


“···.”

“그래서 우리 신기대가 중간에서 인수받아 낙양으로 오기로 했소. 도양원 향주가 대원들을 이끌고 가기로 했고··· ··· ”



신기대가 낙양 인근에 올 때까지는 별일이 없었다. 그런데 낙양에 가려면 지나치는 정두를 막 벗어나자 녹림들과 맞닥뜨렸다.


원래 녹림이나 도적떼가 많은 곳이라 도양원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다. 그런데 녹림도들의 무공이 상당히 높았었다. 보통 강호주유하다 만나는 수준이 아니었다.


낙양지부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이곳도 원래는 이러지 않았다고 한다. 몇 년 전부터 고강한 녹림도들이 더 빈번하게 출몰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부쩍 약탈이나 사람의 실종이 많아졌다. 그중에는 강호의 고수들도 적지 않아서 한 때는 흉흉한 소문도 돌았다.


천년 묵은 이무기가 여의주를 얻기 위해 사람들을 공격한다고 말이다. 고수들일수록 공력이 높으니 더 좋아한다나?


그런가보다 하고 신기대는 다시 막바지 표행에 나섰다. 그런데 하룻밤 노숙을 할 때였다. 도양원은 자다가 배가 아파 깼다.


자기 전, 야생 동물과 나물을 캐 먹었는데 탈이 난 것이다. 그래서 급히 어스름한 곳으로 뛰어갔다. 열심히 천둥번개를 쏟아내는데 힘을 주던 그의 눈에 의심스런 자들이 잡혔다.


십여 명이 어둠으로만 은밀히 이동하는데, 그들 중 절반 정도는 사람을 업고 있었다. 업힌 자들은 죽었는지 축 늘어져 있었고.


도양원은 직감적으로 뭔가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그래서 서둘러 끊고 바지춤을 올리고는 그들을 조심히 뒤쫓았다. 야행인들은 그렇게 극도로 조심하면서 꽤 먼 거리를 갔다.


그리고 낙양에서 남쪽으로 사십 리 떨어진 곳에 있는 용문석굴에서 도양원은 그들을 놓쳤다. 잘 뒤쫓았는데 갑자기 사라졌다는 것이다.



“··· ··· 들어보니 조사해야 할 사안 같아 내가 직접 낙양으로 왔소.”


장우극은 긴 말을 하고 잠시 숨을 골랐다.


“해서 뭔가 소득이 있었습니까?”

“아쉽게도 눈 앞에서 놓쳤구려.”

“그럼 그런 자들이 또 있었단 말이오?”

“그렇소. 나와 우리 대원들이 흩어져 계속 조사를 했는데 낙양 동쪽에서 꼬리를 잡았소. 십여 명이었는데 이번에도 용문석굴로 향했소. 그곳에서 우리 측이 바싹 붙는 바람에 저들에게 발각됐고 한바탕 손속을 겨뤘다 하오. 내가 도착했을 땐 그들은 모두 사라진 후였고.”

“그럼 이번에도 용문석굴까지만 이구려?”


끄덕끄덕


장우극이 씁쓰름한 표정으로 끄덕였다.


“저들의 무공이 심상치 않다하더이다. 내 직접 겨루진 않았어도 우리 대원들이 녹림도들을 제압하지 못했다는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니···”

“그들이 녹림이라면 그렇겠소.”

“맞소. 저들이 녹림도라면 매우 드문 경우일 것이오.”

“그런데 장형이 이 일에 그렇게 매달리는 이유가 있습니까?”

“감이라고 해둡시다. 얘기를 들어보니 가볍게 흘려들을 게 아닌 것 같았소.”


위진성은 그를 보며 수긍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가 그렇게 쳐다보자 장우극은 미묘한 웃음을 짓더니 머뭇거렸다. 그러다 결국 입을 열었다.


“위형, 장안 무림대회에서 금강대도 포설과 싸운 후 나눈 대화를 기억하시오?”

“금강대도 말이오? ··· 그때 장형이.. 혈풍사가 나왔었죠?”

“맞습니다. 그의 도법을 얘기하면서 오백 년 전 혈사를 말했었지요.”

“그게 이번 일과 관련 있습니까?”

“그건 아직 모릅니다. 그런데.. 난 그때 혈풍사가 천축에서 왔고 중원에서 패퇴한 뒤 돌아가지 않았다 알고 있소.”

“천축이라···?”

“나도 그들이 왜 먼 이곳까지 와서 혈겁을 일으켰는진 모르겠소. 하지만 실제 있었던 일이고 그들은 중원에 정착했소.”

“···.”

“아마도 하남성에 정착하지 않았을까 싶소. 그들이 피를 흘리고 쓰러진 곳이기도 하고.”

“그래서 용문석굴에서 사라진 이들이 혈풍사의 후인들이라 보는군요?”

“아마도. 수하들 말을 들어보니 그들이 펼치는 무공의 근간이 천축 쪽인 거 같더구려. 중원의 무공과는 적잖이 달랐소. 그래서... 이게 듣고난 후 드는 내 추측이라오. 만약 맞다면, 결코 가벼이 볼 자들이 아닐 거요. 오백 년 전에 소수의 인원들만으로 무림에 혈겁을 일으킨 자들이니···”

“장형, 대단하군요. 보림회 일만으로도 바쁠 텐데 혈풍사까지···”

“아니오. 신경 쓸려던 게 아니라 자연스레 알게된 건데 그냥 지나치긴 또 그렇더군요.”

“내, 도울 일이 있으면 힘을 보태겠소.”

“저들이 혈풍사가 맞다면, 신기대만으론 벅찰 겁니다. 군형도 빠진 마딩이니. 그래서 조력자를 찾던 중 마침 위형이 산서성에 있다 해서 급히 연락한 겁니다.”

“같이 협력하기로 한 보림회에서, 아니 장형을 돕는 일이니 서둘러 왔습니다.”

“감사하군요, 위형. 나 때문에 산서성의 일에 차질이 생긴 건 아닙니까?”

“아니오. 내 할 일은 하고 왔소.”

“감사하구려. 그런데 위형은 무림맹으로 빨리 복귀해야 할 텐데··· 그런데 저들이 종적을 감췄소.”

“음~. 아무래도 그때 발각되어 싸움이 있었으니···”

“그렇습니다. 좀 섣부르게 풀을 건드린 격이 됐으니.. 말 그대로 타초경사군요.”

“저들이 그래야만 하는 이유가 있으니 그렇게 행동했을 겁니다. 그러니 다시 재개하겠지요.”

“그러겠지요. 나도 그들이 여기서 멈추리라 생각하진 않습니다. 헌데 그 때가 언제냐가 문제 아니겠소? 위형도 그렇고 나도 여기서 언제까지 있을 순 없으니.”


장우극의 말대로면 그들의 무공이 상당히 높을 것이다. 그렇기에 신기대가 아닌 일반 보림회 사람들이 감시하고 손 쓰기엔 한계가 있다.


“그때 어떻게 하든 결판을 봤어야 했는데··· 내가 경솔했소. 소소라도 있었으면 도움이 됐을 텐데 말이오.”


소소는 함께 낙양으로 오지 않았다.


“장형, 같이 흔적을 찾아봅시다. 그러다 보면 뭐라도 나오지 않겠소?”

“그러시죠. 그럼 위형, 날이 밝으면 함께 움직입시다.”

“내일 봅시다. 간밤에라도 연락이 있으면 알려주시구려.”

“그러리다.”


위진성은 낙양에 있는 동안 영관루에서 묵기로 했다.




다음날


아침의 영관루는 밤보다 조용했다. 기루이니 당연한가?


일하는 이들만 간밤의 흔적을 치우느라 바삐 오갔다. 위진성은 방해하고 싶지 않아 말을 남기고 인근의 반점으로 갔다.


그는 느긋하게 식사하면서 낙양 사람들을 구경했다. 낙양 사람들은 전체적으로 세련됐다. 사람들의 외모도, 입고 있는 옷들도 분위기 있거나 맵시 있었다.


풍기는 인상 그대로 반점에서 보니 다른 지역보다 조용했다. 말을 해도 시끄럽지 않고 점잖다.


장점으로 보면 그런데 반대로 단점은 그런 점들이 지나쳐 때때로 깍쟁이 같았다. 실제로 어떨지는 모르지만 위진성이 받은 인상은 그랬다.


후우~ 후루룩


‘여기서 얼마나 있어야 할까?’


장우극의 말마따나 그들이 꼬리를 감췄다면 쉬이 다시 움직이지는 않을 거다. 그렇다고 자신이 여기서 마냥 있을 순 없으니···


삼일 정도 머물고 소득이 없으면 토벌대에 합류하거나 귀맹해야 할 듯하다.


‘그 전에 뭐라도 나왔으면 좋겠는데’


후룩


“··· ··· 그래서 이번에 면화에 투자 좀 했어.”

“면화? 왜 갑자기 면화?”

“왜라니? 소식 못 들었어?”

“무슨 소식?”

“무림맹 조사단이 혁련세가에 갔는데 문전박대 당했대잖아?”

“아~, 그거야 알지. 그래서 조사단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거기서 머물고 있다지?”

“그러니까 이번에 기회라고.”

“기회라.. 그러니까 자네 말은 무림맹과 혁련세가가 충돌할 수도 있다는 말인가?”

“그럴 가능성이 높아. 왜냐하면 다른 곳도 아니고 대막이잖아. 대막의 무인들이 중원 한복판에 똬리를 틀고 있는데 과연 무림맹에서 가만 있을까?”

“그렇긴 한데 설마 혁련세가 하고 진짜 싸울려고···?”


시중에 혁련세가가 무막을 불러들였다는 건 이제 기정사실인가 보다. 그렇다 단정하고 말들을 하고 있으니.


자연스럽게 위진성은 시중의 소문에 빠져들었다. 면화 산다는 이가 목소리를 죽이며 작게 소곤거렸다.


“이건 비밀리에 도는 얘긴데.. 혁련세가가 뭔가를 도모할 거란 말들이 있어.”

“도모한다고? 뭘?”

“그들이 괜히 대막 무인들을 불러들였겠냐고. 그런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뭔가를 할려니 그런 거 아니겠나?”

“그-, 그렇군. 근데 그들이 뭘 할 거래?”

“거기에 대해선 말들이 많은데··· 무림을 뒤엎는 거 일수도 있겠지?”

“뒤엎다니?”

“뭐, 군림강호. 그런 거.”

“히익! 그들이 왜? 혁련세가가 뭐가 부족해서?”

“그건 모르는 일이야. 그들에겐 그들만의 사정이나 욕망이 있겠지.”

“오호~. 그렇단 말이지? 그래서 면화에 손 댔다는 거였나?”

“그렇지. 그쪽이 주산지이니 정말 싸움이 난다면 한몫 단단히 잡지 않겠나?”

“그렇구나! 그럼 나도 면화를 좀 사야겠다.”

“면화는 이미 끝났어. 사고 싶어도 못 사.”

“오잉? 왜?”

“이미 다들 사들였거든.”

“아이고~, 이 사람. 그런 게 있으면 같이 좀 하지···”

“그래서 내가 이렇게 알려주잖나? 면화는 끝났지만 아직 괜찮은 품목들이 있어.”

“그게 뭐야?”

“모시도 괜찮으니 그쪽에 손 대봐.”


딱!


“그게 좋겠군.”

“잘 되면 나한테 크게 내라고.”

“알았어, 알았다고. 그만 가세.”


위진성은 주섬주섬 일어나 종종 걸음으로 나가는 두 상인을 봤다. 모습을 보니 장돌뱅이는 아니고 대상인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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