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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릉 님의 서재입니다.

마교 종결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루키루카스
작품등록일 :
2022.10.29 22:35
최근연재일 :
2023.06.02 17:15
연재수 :
266 회
조회수 :
114,774
추천수 :
1,934
글자수 :
1,387,322

작성
23.01.23 20:15
조회
421
추천
7
글자
12쪽

135.

DUMMY

“반채주, 녹림에서는 전령을 이리 대하오?”

“흐흥~. 어느 전령이 와서 사람들에게 부상을 입힌단 말이냐? 무림맹은 그러는가 보지?”

“그들이 먼저 도발했다는 걸 모르는 건 아닐 텐데.. 이러는 이유가 뭐요?”


“이유? 무림맹을 족치는데 이유는 무슨 이유? 그러는 너흰 무슨 이유로 대룡채를 토벌했느냐?”


대머리가 피가 뚝뚝 떨어질 듯한 홍광을 띄고 위협했다.


‘조용히 가려 했는데 안 되겠군’


아무래도 맹에서 녹림과 확전은 원해하지 않아서 참았던 그다. 하지만 이러면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이러는 게 귀채에 무슨 이익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원한다면···”


위진성이 일어나 바로 섰다. 그러자 기세가 뭉게 구름처럼 피어올랐다. 조용히 있을 땐 몰랐는데 그가 이렇게 기세를 감추지 않자 전혀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았다.


적어도 어디의 전령이라고 보이진 않는다. 이에 따라 그를 보는 눈빛들도 달라졌다. 대머리도 마찬가지인지 당장 달려들 것 같더니 아직 제자리였다.


허나 여기서 물러선다면 그는 무림인도 아니다. 더더구나 녹림이지 않은가? 그런 식으론 버틸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죽엇~!”


대머리가 신형을 폭사했다. 그는 위진성 근처에 이르러서야 일권을 내질렀다. 바짝 붙어서 공격하는 걸 보면 실내라서 보다는 박투에 익숙한 듯했다.


위진성은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제자리에서만 움직여 상대의 주먹과 각법을 피해내기 시작했다.


휘리리릭--

팡~

파팡!


삽시간에 실내에 바람소리만이 가득했다. 참, 보기 드문 고수들 간의 박투다. 고수들은 보통 이런 식으로 싸우지 않는다.


장력을 내뿜고 검기를 뿌리며 싸우지 이렇게 바짝 붙어 권, 장, 각, 무릎, 팔꿈치 등으로 치고 받지 않는다. 그렇기에 반풍이나 호위대장도 실로 오랫만에 고수들이 펼치는 박투를 보게 됐다.


대머리의 초식들은 위력뿐 아니라 빠르기도 대단했다. 한수 한수에는 바위도 가루로 만들 강맹함이 담겼고 눈으로 분간하기에도 힘들 정도로 비쾌했다.


내뻗는 주먹이나 무릎에 살짝 스치기만 해도 치명적일 것이다. 헌데 위진성은 그걸 반 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직경 일장 원 안에서 피해 낸다.


반격은 하지 않고 움직임만으로 피해냈고 간간히 손과 팔꿈치를 뻗어 공격을 시작 단계에서 봉쇄하는 게 다였다.


공방전은 갈수록 빨라져 종래에는 모습은 구분되지 않고 흐릿한 잔영만이 남았다. 그중에서도 피하는 위진성의 움직임은 정말 빨라서 장면 장면으로 분절되어 보여졌다.


피하는 마지막 순간만 보이고 사이사이의 움직임은 없었다. 아니 안 보였고 그래서 오히려 느린 그림처럼 보였다.


“허어~!”


반풍의 입에서 감탄사가 나왔다. 그의 눈에는 위진성이 한 명으로 보이지 않았다. 세, 네 명의 그가 동시에 몸을 뒤로 누이거나 앞이나 옆으로 움직이는 듯한 착시현상을 일으켰다.


팡~ 파파파팡----


대머리는 바싹 붙어 온 몸을 이용해 공격해 갔다. 한 수만, 하나만 맞히면 된다. 그런데··· 벌써 수십 합이 지났지만 아슬아슬한 차이로 맞질 않는다.


그에 따라 대머리의 정수리에 힘줄이 울퉁불퉁 맺혔다. 대머리가 호출동혈에 이은 철우경지 같은 강맹한 초식들만 펼치며 재차 위진성을 분쇄하려 했다.


위진성은 마치 미리 수를 아는 것처럼, 적절한 순간에 딱 맞지 않을 만큼만 피했다.


“으헝~~”


그러자 대머리가 맹수의 울음 소리를 내며 한쪽으로 기울어진 위진성에게 몸을 내던졌다. 대머리를 철구처럼 해서 상대 몸통을 들이 받으려는 것이다.


번들거리는 대머리가 예사롭지 않다. 이 변칙적인 공격으로 인해 위진성은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대응해야 했다.


반격하기엔 지나치게 짧다. 뒤로 물러나야 할 상황.


헌데 그때 뭔가가 그의 머릿속을 관통하고 지나갔다. 번갯불처럼 순간적으로 번쩍했다. 그리고 대머리가 그대로 위진성을 들이받았다.




“헛!”


과연 대머리의 박치기는 평범하지 않은지 위진성의 몸통이 크게 함몰되어 갔다. 그런데 멈추지 않는다.


위진성이 허깨비가 아닌 바에야 무시무시한 힘에 들이 받혔으면, 몸이 구겨지다가도 어느 정도에서 그쳐야 한다.


헌데 그의 신형이 한없이 함몰되었다. 그리고 대머리가 상대를 뚫고 삐쭉 빠져나왔다.


쿠웅~~!

푸스스---


대머리가 바닥과 박치기했다. 그러자 웅장한 소리가 울리며 사 층짜리 전각이 흔들흔들 거린다. 뒤이어 실내에 먼지 같은 돌가루들이 펄펄 날렸다.


대머리가 재빠르게 신형을 바로하고 휙 돌아섰다. 그리고 상대를 찾았다.


위진성은 제자리에 있었다. 그 모습 그대로··· 어찌 된 것인가? 분명 그의 박치기가 상대 몸통을 가격했고 그는 상체가 구겨졌었다.


뿐만 아니라 뚫고 지나쳤었는데 왜 저놈이 원래 자리에 서 있지? 그건 대머리뿐만 아니라 다른 자들도 똑같이 궁금해했다.


반풍은 그가 피하지 못할 거라고는 생각치 못했었다. 해서 물고채주의 박치기가 그를 꿰뚫게 되자 놀람의 소리를 발했었던 것이고.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그 모양이 이상했다. 위진성은 정물화 같았고 박치기 당했을 때도 마치 화폭이 찢어지는 듯했었으니까.


그건 분명 피격당한 사람의 반응과 달랐었다. 그리고는 원래 자리에 그가 나타났다. 아니, 나타났다기 보다는··· 원래 거기 있었는데 의식하지 못하다 알게 된 것 같았다.


‘뭐지? 사술?’


반풍은 믿기지 않는지 눈도 깜박이지 않고 위진성을 바라봤다.




‘아!!’


위진성은 희열을 느꼈다. 그는 박치기를 보며 피해야겠다 생각했었다. 그런데 갑자기 심상 하나가 그를 치고 갔다. 그건 산경화보였다.


산경화보는 주작신보처럼 위급한 순간에 펼칠 수 없었다. 엄청난 내공이 소모되는 것은 제외하더라도 산경화보를 펼치는데 준비해야 하는 게 있기 때문이었다.


먼저 모습을 분화할 곳들을 찍고 특별한 방식으로 공력을 운기해야 한다. 그 운기가 복잡해서 아무리 빨리해도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서는 펼치기 어려웠다.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말이다.


그러던 것이 하늘에서 벼락이 치듯 심상 하나가 그를 관통했다. 그러자 위진성에게 좌표를 찍고 공력을 복잡하게 운기해야 하는 걸 동시에, 일순간에 하는 길이 보였다.


그건 일종의 깨달음이었다. 하나를 꿰뚫어 전체를 볼 수 있는··· 심상이 심득이 됐다.



“이거 뭐야?”


슥슥


대머리가 노려보며 손으로 대머리를 쓰다듬었다. 그 입장에선 이해도 안 됐고 뭔가 속임수에 당했다 여겨졌다.


이런 속임수야 잔챙이들에게나 통하는 거지 자신 같은 백전노장에게 되겠는가? 한번이야 자신이 열불이 나 앞뒤 재지 않고 덤볐으니 가능했던 것이고···


대머리는 정신을 집중하고 다시 신형을 날렸다. 자존심 때문에 내친 걸음, 박투로 끝내려 했는데···


대머리가 가까이 접근하자 다시 일권을 내질렀다. 위진성이 스르르 옆으로 돌았다.


“흥!”


그러자 예상했다는 듯 대머리가 다른 손을 뻗었다.


핑그르르


위진성이 가던 방향에서 반대로 돌며 되돌아 갔다. 그걸 보던 대머리의 눈에 잔혹한 흉광이 번뜩였다.


그의 양쪽 소매 안에서 투명하고 얇은 실이 쭉 나왔다. 이 실은 질기기로 유명한 천잠사에 자르지 못할 게 없다는, 신강 혈교룡의 핏줄을 꼬아 만든 것이다.


거기에 더해 인면지주의 독액에 천일 간 담갔다. 이런 말만 들어도 섬찟한데, 실제로 코앞에서 본다면 어떻겠는가? 상대가 저 독에 대비되어 있지 않다면 실이 닿기만 해도 피부가 썩어 문드러진다.


참, 사용되선 안 되는 악독한 무기임에 틀림없었다. 소리도 없고 얇고 투명해서 보이지도 않아 막기도 난감하다. 그래서 강호에서는 절고사라 불리며 사용이 금기시 된 무기였다.


대머리는 엇갈린 양손을 밖으로 잡아당겼다. 그러자 실이 엇갈리면서 가로로 횡단됐다. 그 안에 있던 위진성의 신형이 무참히 잘려 나갔다.


비릿하게 웃던 대머리의 얼굴에 급격하게 강한 부정이 나타났다. 또 위진성은 화폭이 갈라지듯 찢겨졌다. 그리고 허공에 스며드는 것처럼 희미해지더니 사라진다.


대머리의 눈이 좌우를 빠르게 훑었다.


없다. 어딨지?


대머리가 공중으로 고갤 들었다.


있다!


거기에 위진성은 표표히 떠 있었다.


“으헝~~”


이해가 안 되니 부정하듯 또 울음소리를 토해냈다.


대머리가 양손을 공중으로 휘둘렀다. 그러자 양소매에서 네 개씩의 절고사가 나와 피할 곳을 차단하며 덮쳐갔다.


위진성은 전후좌우 피할 곳이 없었다. 여덟 줄기 절고사에 맞설 수 밖에 없는 상황.


어떻게 해야 하는지 혼란이 왔을까? 위진성은 고개만 이리저리 돌리며 당황해했다. 그리고 여덞 개의 투명실들이 그를 옭아맸다.


대머리의 소매가 미미하게 흔들린다 싶더니 절고사들이 위진성을 파고 들었다. 그의 몸이 여덟 등분 났다. 역시나 종이 찢어지듯 뭉게진다.


상대를 부드럽게 절삭한 절고사가 역도를 유지한 채로, 대머리를 중심으로 삼 장여 일대를 휩쓸었다.


듣던대로 절고사는 소리도 없고 투명해 보이지도 않는다. 피부를 따갑게 하는 예기만이 그 존재를 드러내고 있었다.


따다다당~!


갑작스레 대머리의 등뒤에서 격돌음이 났다. 뒤에서 스며나온 위진성이 검으로 절고사를 쳐낸 것이다.


재차 소매가 흔들리자 다른 절고사들이 등 뒤로 날아갔다. 동시에 막혔던 네 줄기 줄은 앞과 좌우, 그리고 위로 쏘아졌다.


이제 물고채주도 위진성이 펼치는 게 사술이 아니라 특이한 보법이라는 걸 받아들였다.


역시··· 뒤로 날린 절고사에서 전해지는 촉감이 앞전과 같았다.


화폭을 찢는 듯한 감각!


그리고 대머리의 좌, 우측 사선으로 그가 둘이 되어 다시 나타났다. 하나는 검을 들고 찔러왔고 다른 하나는 보법을 밟으며 거리를 좁혀 들었다.


대머리는 고민하지 않았다. 둘 다 공격하면 되니까.


먼저 뿌려졌던 절고사가 좌측 위진성을 막아갔다. 그리고 우수가 까딱거리자 분신을 찢었던 절고사들이 보법을 펼치는 그를 덮쳐갔다.


물고채주가 펼치는 절고사는 실로 위력적이었다. 막기 까다로운 실을 수족처럼 자유자재로 다루니 상대 입장에선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외모로 봐선 감산도 같은 걸 휘두를 것 같은데 의외로 얇은 실을 섬세하게 다뤘다.


검으로 찔러오던 위진성의 여기저기에 구멍이 생겼다. 찢어진 채 흩어지는 위진성은 나두고 뚫었던 절고사들이 보법을 밟는 그에게로 쏘아졌다.



‘이 정도면 됐다’


위진성은 대머리와 싸우면서 수월하게 펼칠 수 있게 된 산경화보를 여러 차례 시험해 봤다. 아직 서툴지만 만족스러웠다. 서툴다는 건 앞으로 좋아질 부분이 많다는 뜻이다.


지금도 좋은데 앞으로가 기대된다. 이 보법은 그에게 큰 힘이 되어줄 것이다. 그는 이런 생각을 하면서 신형을 빠르게 회전시켰다.


그리고 검기를 사방으로 뿌렸다.


콰콰콰콰-----


소천익쾌심공으로 펼쳐진 선풍일검의 검기들이 폭사하며 절고사들과 충돌했다.


따다다따앙~~

푸확!


“억!”


절고사들이 모조리 검기에 튕겨졌다. 그 와중에 한 가닥 검기가 대머리의 정수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그러자 피부가 찢어지며 허공으로 피가 튀었다. 시뻘건 피를 철철 흘리는 물고채주의 대머리에 굵직한 상처가 하나 더 새겨졌다.



반풍은 위진성의 검술에 감탄했다. 그 정교한 운용이 정말 놀라웠다. 한, 두 가닥도 아니고 그 투명하고 얇은 실 여덟 개를 검으로 정확하게 맞혀서 떨구다니···


말은 쉬워도 실제로 하기는 무척 힘든 일이었다. 검으로 이름 높은 일류 검객들도 장담하기 힘든 일이다. 그렇다는 건 저 젊은 검객이 일류 수준을 넘어선 검의 고수라는 말 아닌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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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1 261. 23.05.28 134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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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7 257. 23.05.24 153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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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4 254. 23.05.21 174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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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 241. 23.05.08 181 4 11쪽
240 240. 23.05.07 175 4 11쪽
239 239. 23.05.06 208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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