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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릉 님의 서재입니다.

마교 종결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루키루카스
작품등록일 :
2022.10.29 22:35
최근연재일 :
2023.06.02 17:15
연재수 :
266 회
조회수 :
114,777
추천수 :
1,934
글자수 :
1,387,322

작성
23.01.23 17:15
조회
380
추천
7
글자
11쪽

134.

DUMMY

방위대장을 뒤따라 가는 위진성을 도정은 그저 멍하니 바라봤다.


“고작 전령이 이 정도라고??”


그는 모를 것이다. 자신이 지금 사상 최강의 전령을 봤다는 걸 말이다.



방위대장은 먼저 붕대로 응급처치를 하고는 이십여 채의 건물들을 지나 분지 가운데로 이동했다. 지나치며 많은 녹림도들이 무슨 일이냐며 다가왔지만 그는 손을 내저을 뿐이었다.


방위대장은 위진성을 이 층 건물로 안내하고는 중앙에 있는 웅장한 사 층 전각으로 들어갔다. 위진성은 창을 통해 밖을 내다보며 산채를 구경했다.


운대산은 녹림이 있기엔 풍광이 기가 막혔고 여기 분지는 산채가 있기엔 지나치게 조용하고 아늑했다. 뭐, 녹림이라고 있어야 할 곳이 따로 있는 건 아니지만···.


분지로 들어오는 입구는 경계가 삼엄했지만, 정작 분지 안은 의외로 허술했다. 통로가 하나이니 그럴만 한가?


창밖을 보던 위진성은 한 무리의 사람들이 중앙 전각으로 걸어가는 걸 봤다.


‘··· ?!’


그런데 일행들을 하나씩 보던 그의 눈에 이상하게 눈길을 잡아끄는 이가 있었다.


그 자는 복장부터가 남달랐다. 다른 자들과 달리 질 좋은 흑의를 입었고 희긋한 반백의 머리에 강렬한 기도를 가진 자였다.


헌데 그 자가 위진성의 관심을 끈 이유는 복장이나 기도 때문이 아니었다. 그 자에게서 흘러 나오는 기운 때문이었다.


정확하게는 어디서 본 듯한 남다른 기운!


그에게선 정종의 무공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마기라 하기도 애매했고. 뭔가, 마기에 가까운 역천의 기운? 오직 강함만 추구하는 사이한 기운을 품고 있었다.


‘어디서 봤지?’


왠지 낯설지 않다. 그런데 접했던 감만 있고 떠오르진 않는다. 뭔가가 그의 신경을 건드렸다. 위진성은 보고만 있지 않았다. 저들이 들어간 건물을 향해서 은밀히 몸을 날렸다.





위진성은 따로 은신술이나 잠행술을 배우진 않았다. 하지만 무공의 차이가 크면 하수는 기척을 숨기는 고수를 발견하지 못한다. 그래서 지금 전각의 지붕으로 스며드는 그를 발견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위진성은 극히 조심하면서 그 자를 찾았다. 기감을 극대화 해서 사이한 기운과 사람들의 움직임을 따라갔다.


그리고 삼 층의 중심에 있는 방문 쪽에서 찾을 수 있었다. 흑의인은 체격이 건장한 자와 함께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고수구나’


위진성은 방 안에서 흘러 나오는 강렬한 기세를 느낄 수 있었다. 한쪽 사각의 그림자에 숨은 그가 강하게 느낄 정도의 고수였다.


더 가까이 가고 싶었지만 이 이상 접근하면 위험했다. 아쉬운 대로 여기서 엿들어야 한다. 방문이 열리고 흑의인과 건장한 사내가 안으로 사라졌다.


위진성은 천리지청술을 펼쳤다. 과연 얼마나 들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럴 땐 현천문의 공부가 아쉽다.


사부는 현천문에는 무공 이외에도 다양한 공부가 있다고 알려줬었다. 그중에는 먼거리에 있는 걸 볼 수 있는, 천리안이나 지금 필요한 지청술도 포함된다.


아쉽긴 하지만 사라졌는 걸 어쩌란 말인가? 그가 집중하자 방 안에서 나는 소리들이 들렸다 말다 반복됐다.


{녹림의 수고··· 탁월한··· 우리 천혈사.. 협력···.}


‘천혈사?’


{우리도 감사··· 일의 진척··· 언제..}


이후로도 일각여 동안 그는 공력을 낭비하며 염탐을 했다.


‘언제까지 이러고 있어야 하지?’


그가 자리를 뜰까 고민하던 때에 간간히 들리던 목소리가 한층 작아졌다.


‘응?’


즉각 중요하다는 직감이 들었다. 위진성은 공력을 크게 일으켜 지청술을 펼치며 집중했다. 순간적으로 방안 소리가 증폭되었다.


{그래서 귀하도 말했듯이 본 채주가 친히 한번 들러야겠소.}

{여러 번 밝혔지만 채주가 방문하는 걸 우리는 언제든 환영합니다.}

{좋소. 귀사와 우리는 지금까지 협력을 해왔소. 그런데 아직도 내가 귀사를 방문하지 않았다는 것과 우리의 공동 사업이 어찌 돼가는지 직접 보지 못했다는 건 이상한 일이오. ··· 그리고 어떻게 귀사를 방문하는지도 모르고.}

{방문은 언제든 알려주면 우리가 안내하겠소이다.}

{아니. 우리는 귀사에 길을 알려줬고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게 했소. 헌데.. 귀사는 아직도 우리에게 알려주지 않는구려.}

{반채주, 그건 우리 쪽에서 사업을 진행하니 보안을 위해 그래왔던 것이잖소?}

{아-, 그랬었지. 처음엔. 헌데 끝까지 그러자곤 하지 않았소.}

{음~ ...}


흑의인이 고민하는 듯하다.


{그럼, 본사를 알려주면 되겠소?}

{그렇소. 드나드는 것도 말이오.}

{좋시다. 우리의 사업을 위한 것이니··· 그러면 사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 좀 더 양질의 재료를 많이 보내 주시오.}

{나율 장로, 뭔가 착각하고 있는 거 같은데, 이건 당연한 것을 말한 것이오. 그런데 귀하는 무슨 거래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것 같은데···?}

{··· 좋소, 좋아. 하지만 이게 우리만의 사업이 아니잖소? 군림맹과 우리, 녹림. 모두의 일이니 더 분발해서 하자는 말이오.}

{그런 거라면 물론이오.}


‘군림맹?’


중요한 얘기가 나왔다.


{우리가 있는 곳은 반채주도 알 테니 따로 언급하진 않겠소. 본사를 드나들려면··· 마주 보이는 절에 학이 새겨진 부도가 하나 있소. 거기서 강을 내려다보면, 왼편으로 용문양이 보일 것이오. 머리부터 해서 열세 번째 비늘에 들어가서 양눈에 동시에 공력을 주입하면 입구가 보일 것이오.}


천혈사란 곳은 어지간히 비밀주의가 심한 곳인가 보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도 상대가 위치는 아니 굳이 말하지 않고 넘어간다니···


{이제 서로 할 얘기는 다한 것 같은데?.. 더 뭐가 남았소?}

{나도 더 할 건 없소.}

{반총채주, 지금 말한 내용은 여기 있는 채주와 호위대장, 둘만 아는 것으로 해주길 바라겠소.}

{그 점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오.}

{그럼, 사업의 완성이 가까워져 가니 서로 더 분발합시다.}

{그럽시다. 또 봅시다.}


위진성은 지청술을 풀고 사각의 그림자에서 전각 밖으로 빠져나왔다. 그는 지붕을 밟고 그림자들에 몸을 숨기면서 있던 곳으로 돌아갔다.


익숙치 않은 천리지청술을 장시간 무식하게 펼쳤더니 좀 피곤했다. 공력의 소모가 매우 심했다. 특히나 마지막에는 더 많은 공력이 소모됐다. 그렇지만 그럴만한 소득이 있었다.


‘군림맹, 녹림. 그리고 천혈사..!’




진도채에서 그를 찾는 데까지는 한참이 걸렸다. 금방 연락이 올 줄 알았는데, 어둑어둑해지고도 한참 뒤에야 그를 데리러 왔다.


안내를 따라 건물 밖으로 나오니 사위가 깜깜했다. 산이라 해가 일찍 지는 것도 있지만, 그냥 시간이 저녁을 빠르게 지난 것이다.


위진성은 하도 연락이 없으니 이들이 자신을 잊은 건 아닌가 생각했었다. 다행히 그건 아닌데 손님 대접이 형편없다.


무림맹에서 온 전령인데도 이런 홀대라니··· 그가 아무리 빈손으로 온 전령이라도 시간이 지났는데 저녁 식사도 묻지 않는 건 대놓고 무시하는 거 아닌가?


물론 과거 녹림대전으로 녹림도들이 무림맹에 얼마나 이를 갈고 있는진 알고 있다. 그렇다해도 자신들을 굴복시킨 자들에 대한 두려움과 복종이 있을 법도 한데, 이들은 그런 게 안 보인다.


녹림을 대표하는 진도채라 이건가? 그 보다는 홀홀단신, 혼자이기 때문이겠지? 이유가 뭐가 됐던, 당연히 그의 표정도 부드럽진 않았다.



안내자는 그를 중앙 건물의 삼 층이 아니라 사 층으로 오르게 했다. 위진성은 다목적실로 안내됐다.


똑똑


“들여 보내.”


위진성이 문을 열고 들어섰다.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실내 크기였다. 십 장여나 되어 작은 연회도 가능할 정도였다.


크기에 비해서 안에는 무척이나 단촐했다. 별다른 장식 없이 가운데 놓인 길쭉한 탁자가 전부였다. 거대한 고목을 통으로 잘라 만든 탁자라 그런지 무게감 있어 보였다.


자연스럽게 시선이 그리로 향했다. 탁자의 끝에는 한 사내가 앉아 있다. 그 자는 몸을 푹신한 의자에 깊숙히 묻고 눈만 움직여 위진성을 바라봤다.


귀밑에 희끗희끗한 흰머리를 봐선 이제 막 초로에 접어 들었을 사내.


그가 바로 진도채주이자 현 녹림 연합의 총표파자, 염왕검 반풍이다. 양 옆에는 아까 본 호위대장과 얼굴이 상처로 가득한 대머리가 앉아 있었다.


위진성이 들어오자 대머리가 살벌한 눈으로 노려봤다.


“자네가 무림맹에서 보낸 전령이라고?”


반풍이 무덤덤한 표정으로 건조하게 물어왔다.


“그렇습니다. 무림맹 용각 소속 다의검 위진성입니다.”


포권을 보고도 반풍은 별 반응이 없었다. 심지어 앉으라는 말도 없다.


“아니, 무림맹에서 보낸 게 아니라 녹림 토벌대에서 보낸 건가?”


위진성은 말없이 바라만 봤다.


“흥!”


대머리가 흉터를 꿈틀거렸다. 머리 정수리에서부터 눈 사이를 지나 뺨으로 난 길쭉한 상처가 먼저 시선을 잡아끌었다.


“토벌대에서 보낸 전령이 맞습니다.”

“그래서, 왜 왔어?”

“며칠 전, 무림맹 토벌대와 대룡채 간의 충돌이 있었습니다. 그와 관련해서 조만간 토벌대 대표단이 귀채를 방문할 겁니다.”


쾅!


“개새끼들이.. 대룡채에 패악질을 저질로 놓고 대표단이 우리에게 온다고? 왜, 우리가 어떻게 나올지 떠볼려고?”


대머리가 아까부터 들썩이더니 결국 참지 못하고 탁자를 내려쳤다.


“···.”

“대룡채가 박살이 났더군. 참, 안 된 일이야! ... 거근낙도 왕쌍은 그렇게 갈 위인이 아니었는데 애석하지.. 좀 거만한 건 있어도 일대호걸이라 부를만 했는데···”

“그렇습니다. 제 기억에도 배포가 대단했고 야망도 컸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를 잃은 건 분명 녹림 입장에서 큰 손실입니다.”

“뭐, 그렇다고 뭘 어쩌겠나? 상대는 무림맹인데··· 안 그래?”


마지막엔 대머리를 보며 말했다.


“총채주, 제게 명만 내리십시오. 어느 놈이든 잡아서 육시랄을 내겠습니다.”

“아이쿠~우! 물고채주, 무슨 말을 그리 흉험하게 하나? 더구나 여기 녹림 토벌대 전령이 와 있는데 우리도 대룡채 꼴나면 어쩌려고?”

“여기 토벌대 전령이 있다굽쇼? 어디 있습니까? 알려만 주시면 모가질 비틀어 뽑아 버리겠습니다.”

“아서. 그러다 방위대장 꼴 날라···”

“방위 대장이 그 전령이란 놈에게 그리 됐습니까? 이런 병신 같은 놈이 집에서 쳐맞고 다니네.. 총채주, 죄송합니다. 요새 신경을 안 썼더니 이런 일이··· 제가 기강을 좀 잡겠습니다.”

“할려면 제대로 해.”

“제가 대충하는 거 봤습니까? 우선 그 전령이란 놈부터 하죠. 아까 여기에 있다고 하셨죠?”

“몰라~, 잘 찾아봐.”

“하나, 둘, 셋. 그중에 총채주, 호위대장. 그러면 너냐? 전령이?”


‘쩝! 할 말이 없구나’


“반채주, 그럼 말을 전했으니 이만 가보겠소이다.”


말을 전하는 게 전령의 일이니 그는 할 일은 다했다. 헌데 저쪽이 아직 남았는가 보다.


콰앙~


“가긴 어딜가--?”


대머리가 의자를 걷어차자 날아가 문에 부딪혀 박살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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