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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릉 님의 서재입니다.

마교 종결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루키루카스
작품등록일 :
2022.10.29 22:35
최근연재일 :
2023.06.02 17:15
연재수 :
266 회
조회수 :
114,346
추천수 :
1,934
글자수 :
1,387,322

작성
23.01.22 20:15
조회
397
추천
8
글자
12쪽

133.

DUMMY

위진성은 빤히 저팔계를 쳐다봤다. 우둔한 건지 그런 척하는 건지 가늠해 봤다.


‘그냥 봐선 모르겠군’


저팔계는 고개를 살짝 들고 그를 삐딱하게 보고 있었다. 이런 모습은 보통 뒷골목 건달들에게서 볼 수 있는 자세였다.


사르륵


위진성은 상대가 적수공권인 것을 보고 느릿하게 접근했다. 헌데 어느새 저팔계 앞이다.


“헙-!”


저팔계가 경호성인지 기합인지 모를 소리를 지르고 옆으로 돌면서 장력을 내질렀다. 생각보다 날렵한 몸놀림이었다. 위진성이 마주 장력을 쳐냈다.


파-앙----


장력이 충돌하자 회오리 바람이 발생하고,


‘음?’


위진성이 손을 내려다봤다. 상대 장력이 희안했다. 솜털처럼 부드러운데 뒤로 밀리진 않는다. 그리고 반탄력이 강했다.


놀란 건 저팔계도 마찬가지.


‘오잉? 왜 반력이 뻗질 못하지?’


짝짝이로 눈을 뜬 그가 두툼한 손과 위진성을 번갈아 봤다. 저팔계의 머릿속엔 반진장에 밀린 위진성의 당황한 얼굴이 그려져 있었다. 자신은 거기다 반진장을 연속으로 때려 박는 게 그의 전략이었다.


그러면 상대는 중첩되는 반진장에 더 밀릴 곳이 없게 되고 피를 뿌리며 쓰러지겠지? 그러면 자신은 저 겉멋만 든 도정을 내려다봐줄 것이고.


이게 보통이었다. 그런데 그러지 않았다. 대신 회오리 바람이 일다 사라졌다.


‘내가 뭘 실수했나?’


어리숙하게 보이지만 그렇지만은 않은 이는 진도채의 방위장인 반진장 저둔이다. 그는 강호에서 좌도방문이라 비하 받는 이중공력을 사용한다.


이중공력이란 한 장력에 두 개의 공력을 담는 걸 말한다. 저둔의 특이한 장력은 이것 때문이었다.


부드러운 장력에 뒤이은 강한 장력이 앞에서의 충돌을 그대로 밀고 나가는 식이다. 이게 상대에겐 꼭 강한 반탄력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반진장이란 이름이 붙게 됐다.


공력을 이렇게 변칙적으로 펼치는 것은 무림에서 저급하게 인식된다. 정공으로는 무공을 익히거나 일정 수준에 오를 수 없는 많은 삼류 무사들이 그들 나름대로 방법들을 찾는다.


무공을 거래하는 곳에 가서 사기도 하고 유명한 무관에 비용을 내고 들어가기도 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런다고 고수가 되진 않는다.


그래도 어떻게든 해야하기에 여러가지 편법이나 변칙들이 만들어진다. 그 과정에서 심각한 부작용을 겪는 일은 다반사였고.


해서 무림인들은 이런 걸 모두 좌도방문으로 치부하고 기피했다.


이중공력도 그렇게 만들어진 것들 중 하나였다. 이건 매우 위험해서 주화입마에 들거나 폐인이 되기 쉽상이었다.


하지만 저둔은 지금까지 별탈 없이 잘 써왔다. 그리고 무엇보다 위력이 좋았다. 자신의 뚝심과 이중공력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반진장은 합이 잘 맞았다.



저둔은 다시 일장을 날렸다. 물론 그가 내지른 장력에는 두 개의 공력이 담겨 있었다.


위진성은 강호 경험이 일천하기에 이런 좌도방문에는 경험이 없었다. 자연스레 그는 급호기심이 생겼다. 그가 다시 상대 장력에 맞춘 일장을 뻗어냈다.


파—앙-------


역시 강한 반탄력이 밀려왔다.


‘공력 두 개가 담겼구나!’


위진성의 신형이 반탄력에 밀리는 것처럼 물러났다.


‘그렇지!’


저둔은 쾌재를 불렀다. 바로 따라붙으며 연속으로 반진장을 뿌렸다.


휘리릭


위진성이 깔끔한 동작으로 전권에서 벗어나자,


“어디일~~”


이미 손바람 난 저둔은 앞뒤 재지 않고 달라붙었다. 이럴 때 수하들 앞에서 자신의 무공을 확인차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 그것이 녹림의 생리다.


저둔이 잔뜩 힘을 실어 쌍장을 내질렀다.


계속 물러서던 위진성이 돌연 우뚝 멈췄다. 그리고 손을 뻗으며 앞으로 성큼 내딛었다.


‘놈!’


비릿한 미소를 짓던 저둔의 얼굴에 의문이 떠올랐다. 전력을 다한 자신의 쌍장에 몸을 들이밀던 저 자가 일렁이는 듯하더니 쌍장 사이를 헤집고 들어왔다.


“ ?? ”


저둔은 눈을 찢어질 듯 부릅떠야 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위진성의 손가락 끝이 저둔의 가슴에 닿았다.


“꽤애액----”


멱따는 소리가 나며 저둔이 입에 거품을 물고 쓰러졌다. 눈은 하얗게 까뒤집어졌다.


“꽥~ 컥, 컥!”


그는 어제 먹은 멧돼지 고기까지 맹렬히 게워냈다. 그걸 보는 도정의 얼굴이 멍해졌다. 그가 아는 저둔은 저렇게 맥없이 쓰러질 자가 아니었다.


겉보기는 좀 그래도, 그의 뚝심과 반진장은 왠만한 고수들도 피하고 싶어하는 종류의 것이었다.


‘단번에 반진장력을 뚫다니···?’


도정은 위진성이 이길 거라 예상했지만, 이런 놀라운 장면으로 손쉽게 꺾을 줄은 몰랐다. 앞에서 수하들을 쓰러뜨린 장면도 굉장했지만, 방금의 수는 그를 평범한 무인으로 보이게 하지 않았다.


꿀꺽~!


‘괴, 괴물이다. 젊지만 절대고수 이상, .. 아니, 혹시 반로환동. 뭐 이런 거 아니야?’


도정이 얼빠진 표정으로 제멋대로 추측할 때, 위진성은 자신의 움직임을 반추하고 있었다. 그는 아무 생각 없이 맞부딪치려 했다.


그런데 느닷없이 길이 보이고 경로가 열렸다. 그 길로 의심없이 스며들었고 진기들 하나하나를 해체해서 그 사이로 스쳐 지나갔다.


그러자 저둔의 투실투실한 몸통이 눈 앞에 보였다. 유난히 크게 확대된 가슴의 한 곳을 손을 뻗어 짚었을 뿐이다. 그런데 저둔은 쓰러져 창백한 얼굴로 구토하고 있다.


아마 진기가 끊어지고 역류했으리라!


“컥, 커컥, 커헉”


소리가 작아졌지만 저둔은 여전히 토하고 있었다.


‘이게 처음은 아니다’


그랬다. 위진성은 전에 이와 비슷한 경험이 있었다. 그땐 특이하다 하고 넘어 갔었는데 오늘은 더 또렷하고 명징하게 체험됐다.


‘뭘까?’


“무슨 일이냐?”


날카로운 외침이 들려왔다. 그가 그리로 눈길을 주자, 입구에서 가까운 건물에서 여러 명이 쏟아져 나왔다.


“방위대장님을 뵙습니다.”

“넌, 응사대 도정 아니냐?”

“예, 그렇습니다.”

“이건 뭐냐? 설명해 봐!”

“좀 전에 인근에서 의심스런 자가 산채를 묻고 다닌다는 연락을 받고 나갔었습니다. 그런데··· 그 자가 저 자이고.. 다그치니 순순히 자신이 무림맹에서 온 전령이랍니다.

헌데 말뿐, 빈손이라기에 의심스러워 물고채로 데려가던 중 저둔 방위장과 충돌이 있었습니다.”


방위대장이란 자가 어이없다는 눈으로 땅에 엎드린 저둔과 위진성 그리고 도정을 번갈아 봤다.


“물고채로 데려가? 포박도 안 하고?”

“그게 저 자가 순순히 따르기에 앞뒤로 포위만 하고 따로 묶지는 않았습니다.”

“점혈도 안 하고? 또 저놈은 뭐에 당했길래 저러느냐?”


시뻘게진 얼굴로 도정이 더듬더듬 입을 열었다.


“저 자가 무림맹 전령으로서 총표파자를 뵙고 싶다는 과정에서 저둔 방위장과 싸움이 발생했습니다. 곡내라 방심했던 방위장이 갑작스런 변칙공격에 쓰러졌습니다.”


위진성이야말로 어이가 없었다. 저 얘기 중에서 맞는 건, 자신이 전령이란 것과 총표파자를 만나려 한다는 것뿐이었다.


“네놈은 누구길래 감히 본채에 와서 소란을 피우느냐?”


‘휘유-우~’


“난, 무림맹 용각 소속 다의검 위진성이오. 토벌대에 앞서 전할 게 있어서 왔소.”

“토벌대? 토벌대가 우리 진도채로 온단 말이냐?”


목소리가 팽팽히 당겨진다.


“귀하들도 알겠지만, 토벌대와 대룡채 간에 충돌이 있었소. 이와 관련해 토벌대에서 대표단이 올 것이오.”

“대표단이 온다?”


미간에 주름 지으며 중얼거리던 그가 다시 물었다.


“그런데 전령이란 자가 아무 것도 없이 왔다고?”

“토벌대에서 서둘러 오느라 미처 챙기질 못했소. 이건, 내 신분패요.”

“··· 용각이라.. 그럼 전령이란 놈이 얌전히 굴 것이지 왜 소란을 피웠느냐?”


‘이런, 쌍~'


“난 총표파자를 만나기 위해 저 도정이란 자를 따라 들어왔소. 그런데 저 자가 갑자기 자신을 넘어야 만날 수 있다며 손을 썼소.”

“네놈은 전령의 기본이 안 됐구나! 빈손으로 오질 않나, 폐를 끼치며 난동을 피우질 않나··· 무림맹이라 하면 우리가 납작 엎드릴 줄 알았느냐?”


점입가경이다. 위진성은 대화는 포기하고 하는 양을 지켜보기로 했다.


“이러고도 무사할지 알았더냐? 우리를 너무 우습게 봤다. 설사 네가 진짜 무림맹에서 보낸 전령이라 해도 이런 짓거릴 한 걸 알면 맹에서도 변호할 말이 없을 것이다.”


그래서 어쩌자는 거지?


“네놈이 한 짓을 보면 목을 베 무림맹에 보내는 게 마땅하겠지만, 녹림을 대표하는 산채로써 아량을 베플겠다. 귀를 베는 것으로 용서해 주겠다.”


‘귀를 벤다고? 왜?’


위진성이 눈을 치켜뜨고 방위대장을 꼬나 봤다.


“권주는 안 받고 벌주를 받겠다? 그럼 귀 한 쪽으로 끝나진 않을 텐데?”


방위대장이 비릿한 미소를 띄며 끝이 갈고리처럼 구부러진 기형검을 쓰다듬었다.


“당신을 넘으면 총표파자를 만나는 건가? 아니면 또 누가 있나?”

“그딴 건 넘고나서 물어 보라고, 개-새끼야~~!”


방위대장이라 그런지 앞전에 싸운 저팔계 하고는 달랐다. 기형검이 눈으로 보이는 것보다 반박자 빠르게 들어왔다.


허나 위진성의 신형이 흐릿해진다 싶더니 우측에서 뚜렷한 모습을 나타냈다.


“요놈!”


방위대장의 움직임이 배는 빨라졌다.


파파파파아----


순식간에 칠 검을 날리는 게 받기가 무척 까다로워 보였다. 기이한 각도로 비집고 들어오는 검기가 날카롭고 강렬하다.


위진성이 보법으로 벗어나는 걸 보고 피할 방위를 차단하며 휘어져온다.


번쩍

채채채앵~~


대정검이 불을 뿜었다. 섬광 한줄기에 일곱 개의 검기가 막혔다. 위진성은 슬슬 귀찮고 짜증이 올라왔다. 그래서 검에 소천압중심공을 잔뜩 주입해 태산압정을 펼쳤다.


검을 손에 쥐면 가장 먼저 배우는 게 삼재검이다.


횡소천군 태산압정 팔방풍우


흔하디 흔한 초식이지만, 그의 손에서 펼쳐지자 위력만큼은 평범하지 않았다.


방위대장은 상대가 자신의 절기를 가볍게 받아내자 신중해졌다. 그런데 반격이 고작 삼재검이자 코웃음이 났다.


가볍게 생각하고 공수를 겸한 초식을 펼치며 쇄도해 갔다. 그가 뿌린 이 검 중, 하나는 태산압정을 막아갔고 다른 하나는 사선으로 갈라갔다.


흉흉한 기세만 봐도 저 갈고리검에 스치기만 해도 회복불능의 상처를 입게 될 것은 명약관화!


그런데 하늘에서 떨어지는 검에서 압력이 폭증해 갔다. 찍어 누르는 압력은 끝도 없이 증폭되어 종래에는 검을 들고 있기도 힘들어졌다.


‘이거 왜 이래?’


초식명 그대로 정말 태산이 짓누르는 듯했다. 피하기엔 너무 깊숙히 들어왔다. 어떻게든 받아내야 하는데 막막했다.


개미가 코끼리 다릴 걸어 넘어뜨려야 하는 상황이랄까?


검이 한 치 내려올 때마다 압력은 몇 배로 폭증했다.


탕!


갈고리검이 땅에 떨어졌다.


주르륵


방위대장 코와 눈에서 핏줄기가 흘러내렸다.


그는 자신이 종이처럼 납작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녹림에 발을 들였으니 멀지 않은 어느 날, 생이 다할 거라 늘 생각해 왔지만 이런 식일 줄은 몰랐다.


‘쳇··· ??’


그런데 갑자기 압력이 사라졌다.


화끈

주르륵


그리고 얼굴 한쪽이 불로 지진 듯 하더니 피가 배어 나왔다.


“어, 어-?”


피를 닦으며 보니 얼굴에 길게 자상이 났다. 상대가 공력은 거두고 초식은 멈추지 않은 것이다.


얼굴에 난 긴 칼자국은 흉터로 남을 것이다. 하지만 목숨을 건졌다. 아니, 그렇게 종이처럼 눌려 꼴사납게 죽지 않게 됐다.


“다시 물어보지. 당신 다음에 또 누굴 넘어야 총표파자를 만나게 되지?”


위진성은 엄중한 눈으로 내려다봤다.


“··· 좋다. 안내하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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