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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릉 님의 서재입니다.

마교 종결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루키루카스
작품등록일 :
2022.10.29 22:35
최근연재일 :
2023.06.02 17:15
연재수 :
266 회
조회수 :
114,350
추천수 :
1,934
글자수 :
1,387,322

작성
23.01.14 17:15
조회
471
추천
8
글자
11쪽

124.

DUMMY

좋은 방안이다. 굳이 지금 대룡채와 사생결단을 낼 필요는 없다. 그건 토벌대의 일이다. 일행들은 위진성에게 동의의 눈빛을 보냈다.


“어이~, 털복숭이. 나와 일합을 겨룰 용기가 있느냐?”

“이런 찢어죽일 놈! 오냐, 한 수 뿐이냐? 포를 떠주마!”


털복숭이의 눈이 휙 돌아갔다. 제대로 뚜껑이 열렸나 보다. 그는 왕쌍에게 묻지도 않고 앞으로 튀어나갔다.


질세라 팽진도 두꺼운 도를 들고 달려들었다. 언제 빼들었는지 털복숭이의 손에도 기형도가 들려 있었다.


도의 끝이 없는, 요리사가 주방에서 쓰는 칼의 형태였다. 단지 크기만 컸다. 정말 내뱉은 걸 실천하겠다는 듯이 그가 기형도를 들고 팽진에게 돌진했다.


쾅~~


힘과 힘의 대결!


엄청 큰 폭음이 울리고 주변의 흙과 돌들이 들썩였다.


쾅!----


잔 돌멩이들과 흙들이 이리저리 비산했다. 자연히 장내는 먼지로 뿌옇게 흐려졌다. 팽진도 털복숭이도 물러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들은 연달아 힘 대결을 펼쳤다.


쾅- 콰콰쾅----


연속된 충격파에 먼지가 겹겹이 쌓였다.


“휘유~”


왕쌍이 눈쌀을 찌푸리며 손을 저었다. 그러자 그의 앞에 있던 흙먼지들이 일순간에 날아갔고 어렴풋이 시야가 보이려 했다.


쾅쾅쾅


그러나 충돌이 다시 있자, 흙먼지가 또 다시 자욱하게 일었다.


“이런~, 용구! 뭐하는 거냐?”


왕쌍이 짜증을 버럭 냈다. 이런 장면은 그가 원하던 그림이 아니었다. 적당한 순간에 나서서 위엄을 보이려 했는데 흙먼지 속에서 벌써 일어서야 하나 고민됐다.


쾅! 쾅!


팽진이 계속해서 빠르게 도를 부딪혀 왔다. 용구란 자가 변화를 주려하면 기가 막힌 순간에 오로지 힘으로 밀어부치려 했다.


“응?”


왕쌍이 갑자기 튕기듯 벌떡 일어났다.


콰—쾅-----!

파츠츠츠-!


지금까지완 다른 충돌음이 났다. 용구는 벽력 같은 경력이 같이 덮쳐오는 걸 알고 전력으로 부딪혔다. 하지만 둘을 상대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상체를 비틀거리며 뒤로 주르륵 밀려났다.


왕쌍이 전방에 강맹한 장력을 쳐냈다. 그러자 소용돌이 치던 흙먼지들이 사방으로 날려가며 장내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났다.


“뭐야??”

“이···?”


산적들의 눈에 사람들이 안 보였다. 분명 삼십여 명이 저기 있었는데 한 명 빼곤 사라졌다. 그 한 명은 그였다. 아까 열려진 공간 속에서 마지막으로 튀어나왔던 그 검수.


그 자는 검을 앞으로 뻗은 채 고개 돌려 녹림도들을 봤다. 왕쌍과 눈이 마주쳤다. 그의 한쪽 입꼬리가 위로 치켜 올라갔다.


비웃음. 무시. 쪼다.


왕쌍은 왜 이런 게 떠올랐을까? 그리고 그 놈이 검과 함께 공간 속으로 사라졌다. 뒤이어 열렸던 공간이 닫히면서 흐릿해져 갔다.


“뭘 본 거야?”

“지금 나만 본 거 아니지?”


우루루루


녹림도들이 그곳으로 달려갔다. 그리곤 허공에 대고 고개를 넣다뺏다 반복했다. 그런 모습을 보는 왕쌍은 짜증이 확- 밀려왔다.


“야이, 개새끼들아~! 뭔 짓거리들이야? 빨리 그 새끼들 안 찾아?”


불 같은 분노가 용암 폭발하듯 입에서 터져나왔다.


우왕좌왕-


눈 앞에서 사라진 그들을 어디가서 찾는단 말인가? 산적들은 괜히 이리저리 왔다갔다 거렸다. 그러다가 한, 두 명씩 진 안으로 사라졌다.


“헉! 어디 갔어?”

“사람이 사라진다?”


“모두 멈춰라! 멈춰~.”


그걸 본 염소수염이 다급히 외쳤다.


“대채주님, 아무래도 진법 같습니다.”

“진이라고?”

“예, 어떻게 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저곳엔 절진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왕쌍의 눈썹이 위아래로 엇갈리며 찌푸려진다. 그 틈에 염소수염이 재빠르게 소리쳤다.


“모두 거기서 물러서라~”


“그럼 파훼하면 되겠구나.”

“그게··· 저건 보통의 진법이 아닙니다. 저렇게 야외에 설치되고 또 진 안의 환경을 실재와 다르게 변화시키는 진법은 흔히 볼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가히 최고의 절진이라 할 만합니다.”


그가 염소수염을 베베 꼬며 말을 마쳤다. 그걸 왕쌍이 확 잡아당겼다.


“크윽!”

“못하면 넌 여기서 죽는다.”

“대, 대채주?”

“진법이라면 불을 지르던 땅을 파던 바위를 굴리던 폭약을 쓰던 부셔버리면 되는 거 아니냐?”

“하, 할 수 있습니다. 충분히 방법이 있습니다.”


쿵~!


왕쌍이 쥐고 있던 염소수염을 놓자 그가 엉덩방아를 찧었다.


“진을 파훼하기 힘들면, 다행히 야외이니 돌아서 가면 그만입니다.”

“그렇지~이! 그리 간단한 방법을 두고···”

“헌데 시간과 인원이 필요합니다.”

“왜?”

“어디까지 진의 경계인지 일일이 확인해야 하니까요.”

“쩝! 빨리 해. 멍하니 있지 말고 빨리 하라고.”


왕쌍의 호통에 산적들은 다시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우려와 달리 진 밖에 일행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위진성은 내심 신경이 쓰였었다. 이 절진을 설치한 자들이 있을지 모른다 생각했었다. 다행히 없으니 한숨 돌렸다.


“위형, 수고 하셨소.”

“정말 대단하더이다. 무슨 검법입니까?”

“솔직히 놀랐소.”


사람들이 저마다 한마디씩 건넸다. 그럴 정도로 인세에서 다시 보기 힘든, 놀라운 무위였다.


“모두 무사하니 다행이오.”


위진성도 밝게 웃으며 일일이 눈을 마주쳤다.


“자세한 얘기는 다음에 하고 그럼 출발합시다.”

“그럽시다. 이번엔 언형이 앞장 서시오. 또 진법이 나올 수 있으니···”

“자, 그럼 갑시다.”





“호오~~. 과연! 과연이로구나!!”


오대산 남쪽 산자락 끝에, 많이 높지 않은 산지가 있다. 봉우리라 하기엔 낮고 능선, 둔덕이라 부르기엔 높다. 그곳에 어울리지 않게 탁자와 의자가 놓여 있었고 일단의 사람들이 있었다.


“저 자가 그 자인가?”

“호호호. 혼! 혹시 질투 하나요?”

“왜? 내가 질투하면 기분이 좀 나아지나?”

“오늘 따라 까칠하군요.”


의자에는 두 사람이 앉아 있었다. 한 명은 전신에 두꺼운 검은 옷을 입고 있었다. 헌데 그 옷이란게 희안했다.


북방에서 한겨울에 겉에 걸치는 피한복처럼 크게 하나로 된 옷이었다. 그걸 허리에서 하얀 끈으로 질끈 묶었다.


목 부분에는 큰 모자까지 달려 있었고, 그 자는 끝까지 푹 눌러썼다. 그래서 얼굴은 고사하고 눈동자도 보이지 않았고 온통 암흑 뿐이었다.


심지어는 소매도 펑퍼짐하고 길어서 손까지도 보이지 않았다. 실로 중원 무림에서는 볼 수 없는 괴상한 복장이었다.


그 옆에는 체구가 작은 이가 요염한 미소를 짓고 있다. 그런데 성별이 참 애매하다. 어떻게 보면 남자 같고 이렇게 보면 또 여성으로도 보였다.


“륜. 당신이 원한다면 질투심 갖도록 하지.”

“호호, 재미없게 왜 그래요?”


옆눈으로 흘기는 그는 천마신교의 군사, 사마륜이었다. 그가 무슨 일인지 악양에서 이곳, 산서성 오대산에 의문의 사내와, 장소하고 어울리지 않게 의자에 앉아 있었다.


그들 뒤로는 백의 복면인들이 호위하듯 도열해 있었다. 그중에 하나는 복면을 하지 않았는데 그가 복면인들의 수장인 인마령주다.


인마령주는 일찍이 사마륜에게 줄을 섰었다. 그는 그 혜택으로 이번에 영겁마화의 힘을 제대로 받아 마공의 진경이 있었다.



“저 자가 어디가 그렇게 특별하다는 거야? 난 잘 모르겠는데···?”

“방금 보고도 모르겠어요?”

“본 거? 검기를 써서 진 밖으로 나온 거 말하는 건가?”

“저 진은 평범한 진이 아니에요. 내가 고대 진법을, 심혈을 기울여 연구한 것이니까요.”

“그게 그렇게 특별한 거라고? 나라면 더 쉽게 나왔을 거야. 우뢰를 불러 내든가 지각을 움직이거나 해서.”

“그랬을 거예요. 혼이라면 힘들이지 않고 벗어났을 거예요.”

“그러면 왜 륜은 저 자를 그리 특별하게 보는 거야?”

“저 이는 고대 신장의 검을 익혔으니까요.”

“고대 신장? 그게 뭐지?”

“호호. 너무 깊이 알아서 좋을 건 없어요.”

“이런! 그런 소리 할 거면 애초에 얘길 말던가··· 왜 해놓고 그리 말하는 거야?”

“지금 말하지 않아도 차차 알게 될 거예요.”

“참, 나~ ··· 륜! 어찌보면 나도 그대가 영겁의 불을 이용해 고대의 힘을 부여한거니 저 자와 같다고도 할 수 있어. 이제 좀 알 때가 되지 않았는가?”

“훗-, 좋아요. 혼이 그렇게까지 생각하는지 몰랐어요. 간략히 말하죠.”


이 이야기에 혼이라는 자 말고도 뒤에 있는 인마령주의 귀도 쫑긋 거렸다.



“태초에 신들과 마족간의 큰 싸움이 있었어요. 이른바 신마대전이죠. 그건 천하 이곳 저곳에 각각의 흔적으로 남아 있어요. 이름은 다르겠지만 비슷하게 전승되고 있을 겁니다.”


사마륜은 말을 멈추고 앞을 내려다봤다. 그곳에는 위진성 일행들이 대룡채를 피해 막 진 반대쪽으로 나오고 있었다.


“인마령주.”

“예? 예, 군사.”

“지금 가서 저들이 도주하지 못하게 해요. 저들은 녹림과 싸워야 합니다.”

“그럼, 말씀은 시간을 끌라는 겁니까?”

“그래요. 이제 이 각여 있으면 저 진이 사라질 겁니다. 그 때까지 묶어둬요.”

“예에-, 알겠습니다. 헌데···”

“뭔가요?”

“저 동주천은 어찌 할까요?”


인마령주는 자신들로는 위진성을 막지 못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묻고 있는 것이다.


“그 자는 따로 상대할 사람이 있으니 잠시만 시간을 끌고 있어요.”

“예.”


인마령주는 입 맛을 다시며 수하들과 사라졌다. 고대의 비밀을 더 듣지 못하는 게 마냥 아쉬운가 보다.



“신마대전? .. 그래서?”

“보채지 마요. 그때 신과 마족 중에 뛰어난 활약을 펼친 존재들이 있었을 거 아니예요? 그런 신들 중에 하나가 ‘풍백’ 입니다.”

“풍백? 그게 검왕문의 풍백비검과 연관이 있나?”

“예, 풍백비검은 그가 이곳에 남겨둔 자신의 유산입니다.”

“유산이라··· 그런데, 그래서 저 자가 그리 특별한 거야? 그렇게 따지면 과거엔 검왕문에 풍백비검을 익힌 사람들이 많았다잖아? 그들도 다 특별하지는 않았을 것 아냐?”

“호호호. 너무 캐묻지 마요. 지나친 호기심은 화가 된답니다. ··· 좋아요, 이것까지만 말하죠. 그는 풍백의 후예예요.”

“풍백의 후예란 말이 뭔 뜻이야?”

“설명이 길어지니 나중에.. 지금은 우리도 저리로 가야겠어요. 잘못하다간 그가 인마령과 수라대까지 모두 없애겠어요. 마교라면 발작하는 자이니···”

“쯥! 나중에 듣도록 하지.”

“갑시다.”





언지군은 일행의 앞에서 갈 방향을 가늠했다. 대룡채에서 눈에 불을 키고 찾고 있을 것이다. 그나마 그들과 사이에 절진이 있어서 바로 찾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이곳은 그들의 앞마당. 손금 보듯 길을 알 터. 싸울 것이 아니라면 서둘러야 한다.


“갑시다.”


언지군은 자신의 생각을 목소리에 담아 말하고 신형을 날렸다. 그를 선두로 일제히 신법을 펼쳤고 위진성은 맨 뒤에서 출발했다.


그런데 그가 채 몇 걸음 떼지도 않았는데 앞에서 강한 마기가 전해졌다.


‘마기!’


그리고 언지군의 호통소리가 들렸다.


“왠 놈들이냐?”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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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1 261. 23.05.28 134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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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5 255. 23.05.22 154 4 11쪽
254 254. 23.05.21 174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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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 240. 23.05.07 175 4 11쪽
239 239. 23.05.06 208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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