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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야(紅夜) 님의 서재입니다.

매화요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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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6.12.05 00:15
최근연재일 :
2016.12.20 02:07
연재수 :
6 회
조회수 :
3,070
추천수 :
23
글자수 :
24,482

작성
16.12.05 00:22
조회
650
추천
4
글자
4쪽

입문식(1)

DUMMY

연화봉 정상을 향해 한 인영이 산길을 타오르고 있었다. 빠르진 않았지만 산세를 정확히 알고 있는 탓에 그는 바위 투성이 벼랑 위를 미끄러지듯 움직이고 있었다. 뒷짐을 진 그의 모습은 산책이라도 나온 듯 여유로워 선계에서 유랑 나온 신선이 떠오를 정도였다. 바로 매량이었다. 그의 신형이 옥녀지에 달하자 곧바로 푸른 장삼을 나부끼며 한명의 도고(道姑,여자 도인)가 따라 붙었다. 매량도 그녀를 발견하고 발걸음을 맞췄다.


“언제 보아도 한가한 암향표로군.”


“무량수불! 매종(梅種)사매로군요.”


매량은 매종을 보며 헐렁한 웃음을 내비쳤다. 매종과 매량의 입문은 약 한달 차이. 문파마다 차이는 있었지만 화산파는 같은 항렬내에서는 굳이 높임말을 써줄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매종은 화산파 안에서도 특이한 위치에 있어 매량은 늘 그녀를 높여주고 있었다. 매종은 화산의 문도이면서 동시에 바로 옥녀문의 문주였기 때문이다.


화산은 중원 오악 중 하나로 서악이라고도 불리었다. 서악은 오악 중에 가장 높고 험난하기로 이름이 높아 과거부터 도술수련을 위해 찾는 수련자들이 줄을 잇는 곳이었다. 처음에는 동굴과 움집에서 시작되던 양생과 조식기공이 점차 자리를 잡아가면서 사당으로 변모하였고 나중에는 도교문파의 형태로 개파하는 곳도 생겨나게 되었다. 옥녀문은 그 중 특이하게도 여자 도인들만이 모인 곳. 남성의 입문 역시 불가능한 금남의 문파였다.


시간이 흘러 화산의 일대 기인이었던 부요자(扶搖子)가 화산의 모든 문파를 일통하게 되면서 화산파를 개파하면서 옥녀문 역시 화산의 이름하에 규합되었다. 화산파가 자리잡기 30여년 전을 떠올려보자. 도사 장삼봉이 호북성 무당산에서 무당파를 개파해 일대 도사들의 우두머리가 되지 않았는가? 중원은 이미 이민족이 들끓고 사파가 득세하는 세상... 화산이 자리잡은 섬서 역시 흑도방파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 양민들을 수탈하고 있었다.


양생의 도는 더 이상 시대의 흐름이 아닌 것인가... 이제는 무(武). 화산 역시 무공을 바탕으로 한 거대 문파로 거듭날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옥녀문도가 남성과 함께 생활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 300년 넘게 내려온 문파의 전통을 하루 안에 바꾸는 것도 사실 불가능한 일이었다. 개파조사인 부요자도 무작정 공동생활을 강권할 수는 없었다. 결국 옥녀문은 화산과 절기와 제자의 입문을 공유하는 대신, 독자적인 생활을 보장받는 특혜를 얻었다. 허나 화산의 이름으로 싸워야 할 때 옥녀문 역시 같이 피를 흘려야 함은 당연한 일이었다.



“사제도 은근히 기대가 되는 모양이지. 매화장삼은 평소에는 거의 안 입잖아?”


“그런가요. 사매도 오늘 엄청 예쁜데요.”


“훗... 대괘(大掛,도복) 위에 매화장삼을 걸치고, 머리에는 남화건을 쓰고, 허리에는 법기를 찬 것은 네가 도사의 예를 차렸기 때문. 나 역시 문주로써 예를 차린 것 뿐이다...”


말은 차갑게 해도 매종 역시 기대감에 볼이 빨갛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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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입문식(5) 무덤가를 배회하는 창기의 자식 +1 16.12.20 292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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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입문식(2) 16.12.05 555 3 11쪽
» 입문식(1) 16.12.05 651 4 4쪽
1 서. 천하제일의 무공 16.12.05 785 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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