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0월에 중고로 노트북을 구입하고 나서, 약 1년 7개월 동안 250만 정도의 글을 썼다.
키보드 느낌이 나름 괜찮은 노트북이다. 250만 자를 치면서 키보드가 좀 헐거워지긴 했다. 쉽게 더 잘 눌리는 느낌이다.
노트북은 아직 쓸 만하다. 좀 느려질 때가 있고, 부팅은 좀 걸리는 편이나 쓰는 데에는 지장이 없다.
당연히 게임은 못 한다. 중고로 살 때부터 사양이 떨어지는 노트북이었다. 글을 쓰고, 영화를 보는 데에는 지장이 없다.
어떤 여자는 내 노트북이 좀 낡은 것을 보고 돈 벌어서 노트북을 새로 사라고 말했다. 하지만 나는 그럴 생각이 없다.
여유가 생기면 사람 마음이란 게 변하는 거니까, 바뀔 수도 있겠지만 나는 중고를 좋아한다. 차도 중고를 좋아하고, 가전제품도 중고를 좋아하고, 휴대폰도 몇 년간 중고폰을 사용했었다. 옷도 구제옷을 잘 산다.
하긴, 솔직히 말해서 한 1억이 있으면 이렇게 살지는 않을 거 같다.
작가 카페에서 읽은 글인데, 노트북을 8년 썼는데, 수백만 자를 쳐서 노트북의 키 몇 개가 안 눌러진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나는 이런 글에 도전을 받는다. 나도 그렇게 될 때까지 쓰고 싶다.
스페이스바가 저렇게 파였다. 오른손 엄지손가락이 닿는 부분이다.
글을 쓰면서 스페이스바를 제일 많이 누를 것이다. 다른 키는 멀쩡한데, 스페이스바만 저렇게 패였다. 정확히 오른쪽 엄지손가락이 닿는 부분이다. 그것도 손톱이 닿기에 파인 것이다.
물이 천년 동안 한 곳에 떨어지면 바위도 뚫는다고 한다.
스페이스바를 얼마나 많이 쳤으면 저렇게 됐을까. 글을 얼마나 많이 썼으면 저렇게 됐을까.
기분이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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