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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상] 노트북이 주인을 잘못 만나 고생이 많다

  2018년 10월에 중고로 노트북을 구입하고 나서, 약 1년 7개월 동안 250만 정도의 글을 썼다. 


  키보드 느낌이 나름 괜찮은 노트북이다. 250만 자를 치면서 키보드가 좀 헐거워지긴 했다. 쉽게 더 잘 눌리는 느낌이다. 


  노트북은 아직 쓸 만하다. 좀 느려질 때가 있고, 부팅은 좀 걸리는 편이나 쓰는 데에는 지장이 없다. 

당연히 게임은 못 한다. 중고로 살 때부터 사양이 떨어지는 노트북이었다. 글을 쓰고, 영화를 보는 데에는 지장이 없다. 


  어떤 여자는 내 노트북이 좀 낡은 것을 보고 돈 벌어서 노트북을 새로 사라고 말했다. 하지만 나는 그럴 생각이 없다.


  여유가 생기면 사람 마음이란 게 변하는 거니까, 바뀔 수도 있겠지만 나는 중고를 좋아한다. 차도 중고를 좋아하고, 가전제품도 중고를 좋아하고, 휴대폰도 몇 년간 중고폰을 사용했었다. 옷도 구제옷을 잘 산다. 


  하긴, 솔직히 말해서 한 1억이 있으면 이렇게 살지는 않을 거 같다. 


  작가 카페에서 읽은 글인데, 노트북을 8년 썼는데, 수백만 자를 쳐서 노트북의 키 몇 개가 안 눌러진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나는 이런 글에 도전을 받는다. 나도 그렇게 될 때까지 쓰고 싶다. 


KakaoTalk_20200523_142247606.jpg


  스페이스바가 저렇게 파였다. 오른손 엄지손가락이 닿는 부분이다. 


KakaoTalk_20200523_142248020.jpg


  글을 쓰면서 스페이스바를 제일 많이 누를 것이다. 다른 키는 멀쩡한데, 스페이스바만 저렇게 패였다. 정확히 오른쪽 엄지손가락이 닿는 부분이다. 그것도 손톱이 닿기에 파인 것이다.


  물이 천년 동안 한 곳에 떨어지면 바위도 뚫는다고 한다. 

  스페이스바를 얼마나 많이 쳤으면 저렇게 됐을까. 글을 얼마나 많이 썼으면 저렇게 됐을까.

기분이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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