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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dhkekf8318 님의 서재입니다.

표지

독점 벤게로스의 허수아비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하믄
작품등록일 :
2022.05.11 13:29
최근연재일 :
2023.01.27 14:02
연재수 :
74 회
조회수 :
2,611
추천수 :
182
글자수 :
428,046

작성
22.11.26 16:37
조회
19
추천
2
글자
12쪽

환(還)- 환, 돌아온 자

DUMMY

저주의 하루는 가지 않을 것처럼 와서는 삼월의 첫날. 이월의 마지막 밤과 함께 저주는 물러갔다. 누워 있던 벤은 회복을 하면서도 가끔 정신이 돌아올 때면 오래전 이반, 이안 노인이 끌던 시체 가득한 마차에서 깨어났던 그때를 떠올렸다. 그러면서,


‘많이들··· 죽었겠지’


그런 생각을 했었다. 시간은 흘러 벤의 몸은 완전히 회복이 되었고 몽치의 작고 검게 변한, 약효가 다한 그 마지막 대추 같은 몸뚱이를 들고 숲 깊숙한 곳에 묻어 주었다. 몸이 완전히 회복된 뒤에도 벤은 프리마로 돌아가지 않았다. 노인 바르고에게서 아직 배울 것이 많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노인 바르고와 이 년을 함께 검술과 마법을 익히며 꾸준히 정신을 수련하며 지내던 어느 날,


“벤. 훈련은 이 정도로도 충분해. 이제 가장 난이도가 높은 이동마법에 대해 가르쳐 주겠네”


“이동이라면···”


“포털을 여는 것이지. 이걸 사용하는 마법사들은 많지 않네. 마법 중에서도 가장 난이도가 높고 굉장한 것이지. 물론 자네가 해낼지 모르겠지만.”


“해 보겠습니다”


“이동 마법 특징은 포털을 열고 이동하는 자기 자신이 가장 위험하네. 이동공간에 갇혀 공간 속에 떠도는 마법사들이 수두룩하지.”


쉽게 포털을 열던 노인 바르고를 보며 그것을 쉽게 생각했던 벤의 표정이 진지하게 굳어졌다.


“갇히게 되면 계속 떠돌게 되나요?”


“우연히 그 길을 지나는 자에게 도움을 받거나, 죽거나 둘 중에 하나겠지. 첫 번째 경우는 그건 확률적으로 정말 힘든 일이야. 그런 경우는 없다고 보는 게···, 기대를 말게. 그러니 배울 때 정신을 바짝 차리고 똑바로 배우게.”


벤은 열심히 이동 마법을 배웠다. 포털 입구만 여는데 반년을 써버린 벤.


“입구를 만드는 것은 이제 충분해. 그럼 이제 반대쪽의 출구를 뚫어야지. 입구만 있으면 되겠나?”


“그럼 처음부터 입구와 출구를 함께 했으면···”


“아니, 아니냐. 입구와 출구는 전혀 다르다네. 원래 포털을 열 때는 입구와 출구를 동시에 생각해야 하네. 여기서 함정은 입구를 여는데 생각이 필요 없지만 출구를 열 때는 머릿속의 이미지가 정확해야 한다는 것이네. 방향 말이야 방향. 그것이 지도라 봐도 무방하고”


“저희는 빛을 보고 쫓아가지 않았습니까?”


“그 빛이 머릿속의 정확한 방향의 그림이네. 빛은 자네의 생각이야. 빠져나가고자 하는 방향이 명확하지 않으면 빛은 흐릿흐릿 죽을 것이네. 결국 앞에서 언급한 대로 갇히거나 죽거나 으흠.”


벤은 표정은 진지했다.


“자네는 아직 경험이 부족하지.”


“경험이라면···”


“많은 곳을 가보고. 또 포털을 계속 시도해 보는 그런 것들이지”


노인 바르고는 조금 더 희여 진 자신의 푸석한 턱수염을 매만지며 생각을 하는가 싶더니,


“경험엔 여행만큼 좋은 것이 없다네. 자네는 별로 가본 곳도 많지 않을 테니 출구를 만드는 것도 한정적일 거란 말이네. 많은 곳을 다녀 본 사람은 그만큼 많은 곳에 출구를 그릴 수 있지. 가끔 뭐 가보지 않은 곳으로 그림을 보고 갈 수도 있지만, 그림만으로 이미지를 완벽히 믿고 길을 내기엔 부담이 크지. 여행을 바탕으로 포털을 여는 데 아주 유용할걸세. 그래서 하는 말인데, 훈련 겸 해서 여행을 떠나 볼까 하는데 어떤가? 다시 저주가 오려면 일 년 하고도 반년의 시간이 있네. 그 정도면 충분히 훈련을 마칠 수 있을 듯 싶은데?”


그렇게 노인 바르고와 함께 시작된 여행으로 벤은 세상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녔다. 처음 노인 바르고가 만든 포털을 타고 시작한 여행은 힘이 들고 지칠 때가 많았다. 낯선 언어와 문화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 환경과 벤의 편협하고 소극적인 태도는 여행의 방해요소가 되었다. 하지만 여행은 날이 갈수록 벤을 자극했고 즐겁게 했다. 정신적인 성장과 동시에 불안했던 생각들을 많이 내려놓게 되었으며 다양한 경험과 상상. 철학적인 생각과 공포 등 많은 것들을 보고 배우는 시간이 되어주었다. 가끔 떠난 여행에서 돈을 벌어 보고 아주 가끔 희귀한 유물을 획득하는 일들도 있었다. 여행에서의 모든 경험은 벤이 세상을 보는 눈을 뜨게 해주는 계기가 되었다.


여행의 막바지에서. 벤은 한동안 힘들어했었다. 벤을 힘들게 한 원인은 한 여관 식당에서였다.


“자네 들었나? 그 강대국이던 프리마에 지금 사람은 없고 유령만 가득하다는데”


“쯧쯧. 어쩌다 그리되었을고!”


“그게 다 저주 때문이라 말이야.”


“세상에 그걸 모르는 사람이 있데?”


그렇게 우연히 하루를 묵기 위해 들렸던 곳에서 저녁 식사를 하던 벤과 노인 바르고는 뜻하지 않게 앉은 자리에서 사람들의 대화를 듣게 되었던 것이었다.


“듣자 하니 프리마에 늑대 인간에다가 무덤에서 섞지 못한 시체가 기어 나와 걸어 다닌다는데”


“그 이야기라면 내가 잘 알 - 쥐! 늑대 이야기는 이미 유명한 이야기고, 듣자니 그 섞지 않은 시체가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다는 군. 그 자의 등에 검을 뺏으려 덤볐다가 여럿 죽어나갔다는데?”


“등에 검?”


“그 시체 같은 자의 등에 천에 감겨져 있는 검이 있는데 그 검 끝에 아주 큰 보석이 박혀있는데 그걸 노린 다는 게지.”


“얼마나 크다는 가?”


“본 자의 말에 의하면 어른 주먹만 하다더군.”


“우리도 한번 가서 덤벼봐?”


“됐네 이 사람아. 우린 근처도 못 가서 죽을 걸? 하하하하”


“그래? (입맛을 다시며) 술이나 마시자고. 그곳은 다시 회복이 안 될 거라 그러던데 씁쓸해”


“오늘 저녁 술값을 지불하려니 내 마음이 더 씁쓸하군. 자네가 살 텐가?”


“으응? 이 사람 보게. 내가 돈이 어딨다고!”


사실 여부를 떠나 그런 말들은 벤을 슬프게 했다. 아름다웠던 자신의 나라. 이제는 그저 사람들의 입에 오르락 내리는 이야깃거리가 되어 있었다.


시간은 다시 흘러 4년.- [저주가 오는 날].


“그래 쇠고랑을 한 번 더 채워줘?”


“됐습니다”


농으로 한 노인 바르고의 말이었다. 벤은 하루를 꼬박 뜬 눈으로 저주를 기다렸지만 저주는 벤을 찾아오지 않았다.


‘이상한 일이야.’


예전에 저주를 이겨낸 자들의 이야기를 아주 드물게 들어본 적이 있던 벤. 물론 그들은 이가 빠지고 뼈가 바스러져 잘 먹지도 걷지도 못해 오래 살지 못하고 죽었다는 이야기였다. 그들 중 산 자들에겐 다시 저주가 왔었다는 이야기를 오래전에 언뜻 들었던 것이었다. 벤은 이 이야기를 노인 바르고에게 들려주었다.


“자네와 다른 경우 것 같네. 어쩌면 자네의 저주는 되돌아가지 못했기 때문에 올 저주도 없는 것일 수도···완전히 소멸된 것 같군.”


그 말은 벤을 완전히 납득 시켜주었다. 고개를 들어 새벽을 보내던 벤은,


‘많이들··· 죽었겠지’


또 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시간이 흘러 [누군가 다진 땅] 에 봄이 왔다. 봄이 오면 벤이 떠날 거라 예상한 노인 바르고의 입은 갈수록 바빴다.


“바다에서는 포털을 열지 말게. 꼭 육지에서만 열어야 하네. 안 그럼 바다에 빠져 죽을지도 모르네.”


또,


“화를 다스리고 보이는 것에 현혹되지 말며, 항상 조심, 조심 신중해야 하네”


바르고의 잔소리는 끝이 없었다. 그러나 벤은 여전히 노인 바르고의 옆을 떠나지 않았다. 봄이 얼추 지나 갈쯤. 노인 바르고는 집 뒤쪽 검을 보관하던 곳에 벤을 데리고 들어갔다.


“이제 정말 가야지. 언제까지 여기 머물 생각인가!”


벤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눈을 검을 골라보게. 자네에게 딱 맞는 검이 있을게야”


벤은 동굴 안, 벽에 가득한 여러 가지 검들을 둘러보며 눈을 감고 손을 뻗었다.


“느낌이 오는 게 있거든 말해보게.”


한참을 그렇게 검들을 스쳐 지났다.


“느낌이··· 없는가?”


“네”


“잘 느껴 보게 손 끝에 거부감이라든지 약간의 밀림 현상이라던가 심장이 뛴다든가 뭐 암튼 어떤 반응도 좋으니 느껴보게.”


다시 시간을 흘러,


“없습니다.”


벤이 감은 눈을 떴다. 오른쪽 위벽에 검 손잡이 끝이 둥근 검 하나를 빼 들어 벤에게 건넸다.


“여기엔 자네와 함께 하고픈 검이 없나 보군. 지금 이 검은 그리 좋은 검은 아니네. 세상 어딘가에 자네를 기다리는 검이 있을 때까지 이걸 들고 다니게.”


그렇게 시간이 또 흘러,


“정말 안 갈 텐가! 가. 이젠 더 가르쳐 줄 것도 없어”


벤은 떠나지 않았다. ‘가야지, 가야지’ 밤에 했던 다짐은 해가 뜨는 아침이면 쉽게 녹는 눈처럼 녹아 내렸던 것이었다. 날로 잔소리는 더욱 심해졌고 벤은 묵묵히 지겹지도 않은지 반복되는 그것들을 모두 들었다. 표정의 변화도 없었다.


“안-가느냐-아! 이놈아!”


빗자루를 들고 뛰어오는 노인 바르고를 벗어나 산으로 피하기도 여러 번. 저녁이면 어김없이 돌아와 식사를 했다. 노인 바르고는 말과 다르게 벤의 식사를 함께 마련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내일 떠나겠습니다.”


“기다리던 대답이군.”


그런 말을 하는 벤은 눈을 부릅뜨고 뚫어져라 노인바르고를 쳐다보았다. 노인 바르고는 식사를 하는데 집중할 뿐 벤의 눈을 피했다.


“저, 정말···갑니다”


“···가, 가면 갈 일이지. 누가 못 가게 잡았나!”



다음 날 아침.


벤은 떠날 준비를 했다. 낚시를 하던 노인 바르고는 벤을 불러 세웠다. 버드나무 아래 기둥에 벤을 세우더니 벤의 머리끝에 칼로 표식을 그렸다.


“키가 크군.”


그리고 그중 가장 싱그러운 버드나무 긴 잎줄기를 따서 검 끝에 매듭지어 묶어 주었다.


“사람이든 짐승이든 자네가 휘두른 검에 죽을 혼들이 이검에 붙지 못하게 하는 것이니 그리 알게”


노인 바르고는 집 밖을 나가는 벤을 모른 척 외면하며 낚시에 집중을 했다. 깊은 밤. 누군가 노인 바르고의 마당에 들어서는 발소리가 들렸다. 벤이었다. 벤은 버드나무 아래 자루 하나를 두고 바르고가 잠든 방을 향해 마당에서 허리를 깊게 숙여 인사를 했다.


다음 날.


버드나무 아래 놓여 진 자루를 열어본 노인 바르고는 자루 안에 가득한 동충하초를 보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정이 많아 ···그게 탈이야.’




---------




노인 바르고 곁을 벗어난 벤은 프리마로 돌아가지 않았다. 혼자 여행을 조금 더 다녀볼 생각이었지만 그것도 핑계. 마음이 프리마로 선뜻 돌려지지 않았다. 그렇게 여름을 보내고 가을이 왔다.


‘왜 가질 못하는 거지···’


노인 바르고의 잔소리가 귀에 바람을 타고 들려오는 것 같아 순간 웃음이 났다.


‘내일은···가야···’


노인 바르고와 함께 여행하며 다녔던 곳 중. 가장 치안이 좋았던 캠트라(나라)에서 점심을 먹기 위해 식당에 들렸다. 식사를 마치고 빵과 말린 육포를 샀다. 다시 포털을 타고 고프(나라)로 가서 자기고 있던 물건을 팔아 양쪽 어깨에 달린 부드러운 회색 털, 후드가 달린 팔이 없는 짙은 남색 로브를 구입해 입었다. 벤은 하룻밤을 묵고 다음 날 아침 식사를 끝내고 프리마로 떠났다. 벤의 포털은 아직 조금은 불안정했지만 안정을 찾아가고 있었다.



[프리마]. 지금은 [죽음의 땅], [저주의 땅]이라 불림.


벤은 자신의 포털 출구로 노인 이안, 이반이 돌보던 숲을 떠올렸다. 포털을 타고 이동하던 벤은 숲에 도착하자마자 구토를 해댔다. 긴 이동이었다. 밤. 공기는 싸늘하게 차가웠다. 생각했던 것보다 마음에 동요가 없었다. 어두운 밤이라 그랬는지 모른다. 벤은 밤을 보낼 자리를 찾기 위해 숲속을 걸었다.



그 시각. 프리마 어디에서,


‘왔구나! 벤’


누군가 벤의 기운을 느끼며 벤이 있는 숲을 향해 발길을 돌린다.


-2부 끝-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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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격돌- 검의 과거 23.01.10 12 2 15쪽
72 격돌- 푸른 빛 그림자 23.01.06 19 2 13쪽
71 격돌- 돌아온 자 22.12.27 19 2 12쪽
70 격돌- 진실을 들고. 22.12.14 22 2 15쪽
69 격돌- 단단하게 22.12.13 24 2 12쪽
68 격돌- 첫 번째 방문지 22.12.02 20 2 16쪽
» 환(還)- 환, 돌아온 자 22.11.26 20 2 12쪽
66 환(還) -저주를 먹고 잠든 벤 22.11.15 19 2 11쪽
65 환(還)- 저주의 소용돌이 22.11.15 22 2 14쪽
64 환(還)- 거미줄에 걸린 운명 22.11.08 26 2 13쪽
63 환(還)- 훈련 22.11.05 28 2 12쪽
62 환(還)- 몽치 찾기2 22.10.28 24 2 14쪽
61 환(還)- 몽치 찾기1 22.10.24 24 2 12쪽
60 환(還)- 강해지라는 말 22.10.18 31 2 13쪽
59 환(還)- 누군가 다진 땅 22.10.17 32 2 16쪽
58 환(還)- 겨울 안에서 22.10.13 28 2 11쪽
57 환(還)- 생각의 씨앗 22.10.09 33 2 12쪽
56 환(還)-떠돌이 22.10.05 27 2 15쪽
55 환(還)- 혼란 22.10.01 31 2 11쪽
54 환(還)-드러나는 진실2 22.09.27 33 2 16쪽
53 환(還)-드러나는 진실1 22.09.22 32 2 12쪽
52 환(還)- 기록자 듀링의 신전 22.09.19 30 2 12쪽
51 환(還)- 손님 22.09.13 32 2 12쪽
50 환(還)-인어의 비늘 22.09.08 34 2 12쪽
49 환(還)-꼬리터 인어 바위 22.09.06 32 2 12쪽
48 환(還)-잃어버린 자들 22.09.03 29 2 12쪽
47 환(還) 노파의 거위2 22.08.31 31 2 15쪽
46 환(還)-노파의 거위1 22.08.29 34 2 12쪽
45 환(還)-안갯속에서2 22.08.26 30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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