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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dhkekf8318 님의 서재입니다.

표지

독점 벤게로스의 허수아비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하믄
작품등록일 :
2022.05.11 13:29
최근연재일 :
2023.01.27 14:02
연재수 :
74 회
조회수 :
2,601
추천수 :
182
글자수 :
428,046

작성
22.11.05 16:02
조회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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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2쪽

환(還)- 훈련

DUMMY

실패, 실패, 실패.


벤은 무엇이 문제인지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


‘잡으려는 것은 그냥 산삼이다. 단지 움직인다는 것.’


잡은 순간부터 빈손이 되기까지 붙들어 쥔 산삼이 어떻게 자신을 빠져나갔는지 그 잠깐 사이의 기억이 없었다. 벌써 이것이 여러 날 반복되고 있다는 것도 큰 문제였다. 여름의 해는 그 사이 더 강해졌다.


또 며칠의 시간이 흘렀다. 이른 아침부터 더위를 식혀줄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마른 땅에 떨어지는 비가 흙먼지 바닥을 때린다. 마른 땅의 흙냄새가 벤의 콧속을 흩는다. 빗방울은 점점 긁어지더니, 거세지며 퍼붓기 시작하자 벤의 시야를 가려버렸다.


‘쏟아붓는 군.’


잿빛 하늘. 해는 어디쯤 떠있을까? 시간을 가늠할 수가 없다. 사방이 조용하고 어두웠다. 벤은 비를 이유로 오랜만에 거처에서 쉬었다. 쏟아지는 비를 보며 차분히 생각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산삼(몽치)를 잡은 다음의 비어진 기억을 집요하게 파고들고 있었지만 진전이 없었다. 빗물이 뱀처럼 휘어져 모닥불이 있는 곳으로 향하자 벤은 급히 일어나 물길을 다른 방향으로 터주고는 다시 거처로 뛰어들었다.


‘잡은 다음이야. 하나만 제발 떠올라라, 제발.’


생각은 산삼의 푸른 다섯 개의 줄기잎 사이 산삼 초록줄기 대, 끝부분 붉은 꽃망울 같은 산삼의 씨앗만이 자꾸 눈앞에 아른아른 거렸다.


‘붉은 씨앗, 초록 씨앗 장미 같은 붉은색, 몽치의 꽃···’


훈련도 하지 않은 오늘인데 배에서 꼬르륵 소리를 났다. 새소리 하나 들리지 않은 숲. 떨어지는 빗소리만이 고요함을 정적을 깨고 있다. 배는 배고픔을 알리지만 벤은 입맛이 없었다. 벤은 억지로 잠을 청해본다. 늘어지게 잘 자던 벤이 급히 잠에서 깨어 일어나더니 주변을 두리번두리번 살폈다. 비는 내리고 있고 모닥불은 잘 타고 있었다. 방금 자신이 꿈을 꿨다는 걸 알아챘다. 아주 짧은 꿈이었다. 새 한 마리가 잉어 한 마리를 물어다 벤 앞에 던져놓고 갔었다. 벤은 그 큰 물고기를 잡다가 놓치기를 수없이 반복했다 그렇게 물고기와 씨름을 하다 잠에서 깨어난 벤. 꿈이 산삼을 잡고 놓치는 연장선 같아 기분이 찝찝하고 좋지 못했다. 꿈에선 깬 그의 몸이 뻣뻣하게 굳었다.


끈적끈적, 미끌미끌.

힘찬 꼬리의 반항.

잉어의 큰 눈과 뻐끔뻐끔 열고 닫히던 입.


잉어의 모든 것들이 떠오르며 잉어를 잡았던 두 손에 감각이 생생하게 살아나는 것 같았다. 내리는 비에 손을 씻고는 다시 자리에 누웠다. 오늘은 그렇게 한발자국도 나가지 않을 생각인 것이다.



---------



7월로 들어섰다.


오전엔 검술을 익히고, 오후엔 체력단련을 짧게 하고는 하루 종일 몽치 잡는데 시간을 보냈었다. 그러나 7월이 되면서 벤은 몽치를 잡으러 다니지 않았다. 잡을 생각을 완전히 접은 것이 아니었다. 자신의 팔의 힘이 부족해 몽치를 놓치는 것이라 생각이 든 벤은 팔 힘을 키우는 운동에 전념을 했다. 그런 훈련들로도 몽치를 잡는 데는 실패하였다.


‘왜 자꾸 실패하는 걸까?’


머리카락 속에 양손가락을 끼워 넣고는 좌절했다. 요즘엔 벤을 무시하듯 그의 주변으로 완전히 모습을 드러내 놓고 돌들을 가져가는 몽치들. 가져간 돌들과 나뭇가지들은 숲 이곳저곳에 필요한 위치에 옮겨다 두었다. 숲을 정리하고 보존하는 그들이었다. 숲길은 늘 정리되어 보기 좋았다.


‘곁에서 저렇게 돌아다니는데 잡지를 못하고···’


비가 내리던, 처음 물고기 꿈을 꾸었던 그날부터 벤에게는 잠자는 일도 하나의 훈련이 되어 있었다. 오늘도 잠든 벤에게 새 한 마리는 어김없이 물고기 한 마리를 물어다 놓고 날아갔다.


“오늘은 반듯이 잡을 것이다.”


물고기를 잡기 전 크게 심호흡을 했다.


‘집중해! 벤. 오늘은 잡아야 한다.’


손바닥에 입김을 불어 비벼 땀을 내고 바닥의 흙을 묻혔다. 눈앞의 물고기를 주시한 후, 몸통과 꼬리를 동시에 눌러 잡고는 강하게 무게를 실어 눌렀다. 물고기의 눈이 튀어나올 것 같이 커지며 몸을 움직였다. 벤은 자신의 눈을 감았다. 손에 감각에 의존해 물고기의 몸 부분 부분의 힘을 느끼며 손 위치를 옮겨가며 잡기를 반복했다. 물고기의 입이 벌어졌다 다물었다 공기를 먹는다. 벤이 긴장을 한다. 마지막 입을 크게 벌린 물고기는 마지막에 항상 일격을 가하듯 몸을 휘고는 반동을 주며 강하게 튀어 오르는데 그때마다 벤은 늘 놓치고 말았던 것이었다. 오늘도 역시나 끝은 똑같았다. 온몸에 물고기가 뱉어놓은 진흙을 잔뜩 묻힌 채. 그렇게 물고기는 눈앞에서 사라졌고 벤은 잠에서 깨어났다.


8월.


실패, 실패, 실패.


몽치 잡기는 여전히 그 자리 그대로의 상태였다. 하지만 성과는 있었다. 두 눈을 감고 주변을 돌아다니는 몽치들에 오랫동안 관심과 정신을 기울인 결과, 그들이 이동할 때 면 위와 아래의 공기가 다르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마치 겨울의 차가운 공기 속에 몰래 온 봄바람처럼 공기 온도와 향기가 다름을 인지했다. 그리고 무심코 손을 뻗은 곳에 몽치가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완전히 몽치를 잡는 것에 성공을 안겨다 준 것은 아니었다.


벤은 여름은 바빴다. 몽치를 잡는 일 외에도 식량을 구하고 체력을 키우고 돌도 쌓고 숲을 뛰어다니며 동물을 잡고 벤의 하루는 짧았다. 꾸준히 하는 검술 때문에 손바닥에 반복적으로 잡혔던 물집은 하얗게 굳어 가끔 벤이 손으로 잡아 뜯기도 했다. 손바닥의 굳은살만큼 벤의 검을 다루는 솜씨는 많이 부드러워졌고 몸의 방향에 따라, 의도에 따라 강약을 자유자재로 휘두를 수 있게 되었다. 검의 날, 부분 부분에 이가 떨어져 나가 검의 매력을 완전히 잃어버렸다 할 수 있다.


실패.


실패는 계속되었지만 확실한 것은 점점 더 그의 집중력이 높아지며 몽치를 건드리는 확률도 함께 높아졌다는 것이다. 여름의 무더위는 절대 꺾이지 않을 것 같았지만 분명 바람의 온도가 내려간 것을 벤은 느꼈다.


‘얼마 남지 않았구나.’


가을이 오고 있음을 벤은 느꼈다. 조급함이 몰려왔다. 그러나 벤은 조급해지면 안 된다는 걸 스스로에게 일렀다.


‘붉은 너는 꽃이냐 씨앗이냐, 열매냐’


잎 사이 솟아오른 그 초록 열매 같은 것이 여름 동안 완전히 붉게 변했다. 가끔 그것이 흔들리며 방울소리를 내는 것 같았다. 정말 방울 소리가 내었는지 모를 일이었다. 그 열매가 벤의 정신을 빼앗는다는 이유로 지금은 두 눈을 감고 몽치를 잡는다. 잡는 몽치의 향이 짙어져있었다. 잡힌 몽치의 몸은 기름처럼, 진흙처럼 주르륵 아래로 흐르고, 흐른 것이 꼬물꼬물 기어 원래의 모습을 갖추며 빠르게 시야에서 사라졌다.


‘무엇이 문제일까!’


잡았다 놓치는 것. 그것을 풀어야 한다. 가만히 앉아 그들을 보았다. 보고 또 보고. 허공에 저들만의 길이라도 있는 걸까 몽치들은 산이나 나무나 어디에나 있었다. 저놈들을 꼭 잡아야 할까? 그런 생각이 드는 날도 있었다. 기름 같은, 물 같은 몽치를 잡는 문제는 여전히 풀리지 않고 여름은 가고 있었다.



[바르고 노인의 집]


“늦으려 나···. 에헴.”



몽치는 얼마의 생을 살았나? 모를 일이었다. 벤은 모든 훈련을 내려놓고 몽치 잡는 것에 올인 했다. 두 눈을 감고 정신을 모으고 흐름을 느낀다. 바람이 부는 방향은 아주 중요했다. 그들의 움직임을 느끼고 기다린다. 눈을 감고, 향기를 맡고, 기다리고, 감정을 다스린다. 급하지 않게. 신중하게. 이렇게 해도 안 될 일이면 포기하기를 마음먹는다. 그러나 그는 여름 마지막 하루를 앞두고 몽치를 잡는데 성공했다. 그것은 뜻밖의 생각의 전환이었다. 몽치를 잡는 열쇠는 감은 눈을 뜨는 것과 정신에 있었다. 감은 두 눈을 뜨고 벤은 할 수 있는 모든 정신을 집중하여 몽치를 압도하듯 잡았다. 벤의 강한 정신은 몽치를 잡는데 성공을 안겨주었다. 잡은 것을 정확히 보고 정신으로 지배하는 것. 단순했지만 벤은 그것을 위해 여름을 다 써 버렸다.




---------



바르고 노인은 그런 벤을 크게 칭찬했다. 그리고 그 산삼(몽치)를 바르고 노인만 아는 어느 산꼭대기에 잘 놓아두고 집으로 돌아왔다.


“벤. 그 물고기는 잡았는가?”


“아뇨. 몽치를 잡으면 꾸지 않을 꿈일 거라 생각했는데 여전히 아주 가끔 꿈을 꿉니다.”


“···이유가 있겠지. 언젠가 성공하면 꼭 알려주게. 기다리겠네.”


버드나무는 생기 있게 잎이 자라나 있었다. 가을 훈련이 시작 되었다.


“이번 가을 동안은 기의 힘을 다루는 연습을 할 것이니 지금보다 더 높은 집중력이 필요하네. 자네가 몽치를 잡을때 내뿜었던 그 강한 정신을 언제든 필요할 때 쉽게 꺼내어 쓸수 있어야 한다네. 알겠나?”


벤은 한숨을 쉬었다.


“훈련을 꼭 해야 합니까?”


그 말에 대답 대신 노인 바르고는 허공에 포털을 만들었다. 포털을 ‘웅 웅’ 소리를 내며 빛 하나 없는 검은색으로 둥글게 공포심을 뿜어내고 있었다.


“와! 이런 건 처음 봅니다.”


“잘 듣게. 이 속에 들어가면 우리는 하나의 빛으로 변하게 된다네. 먼지가 되지. 나는 내가 갈 곳의 빛을 보고 가겠지만 자네는 나를 놓치면 이 포털 속에 갇히게 되네. 내가 빛으로 변한 그것을 잘 보고 쫓아오게. 포털 속에 갇히면··· 그건 상상도 하기 싫군.”


벤은 갑자기 겁이 나기 시작했다. 그렇게 벤은 처음으로 포털 속으로 발을 내디뎠다.



[바람이 부는 산 중턱, 오후]


“기초는 이미 다 잡혀있다네. 내가 보내는, 보이는 이 마법의 기를 집중해서 잘 모아보게”


노인 바르고는 흰 눈이 쌓인 어느 산 중턱에서 벤에게 자신이 만든 마법 보라색 빛 마법의 기를 보냈다. 벤은 그것을 쉽게 받아들고는 양손을 움직이며 가볍게 받아냈다.


“다음은요? 하하하. 다음을 알려 주세요.”


“다음은 어떻게 할 것인가? 벤.”


“······??!!!! 이것을 어찌하다니요?”


“생각을 해야지. 그 마법 구를 어떻게 할 셈 인가?”


벤의 얼굴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당황한 벤의 정신이 흐트러지며 구의 모양도 찌그러지기 시작했다. 구는 점점 커지며 증폭되기 시작했다.


“벤. 침착, 침착하게. 생각을 천천히 해가면서 구를 잘 다루어 보게. 생각···을 해. 그것을 어떻게 할지.”


그 말을 하는 노인 바르고의 얼굴 표정은 좋지 못했다. 벤은 집중하기 위해 정신을 가다듬어 보았다. 하지만 한번 흐트러진 정신을 바로 잡기란 어려웠다.


‘집중, 집중해야 돼.’


긴장된 몸과 흐트러진 정신이 쉬이 돌아오지 않는 벤. 변하는 마법 구의 크기와 기에 압도되어 감당할 수 없음을 인지하고 오른쪽 자신이 있는 산 위쪽 벽을 올려다보았다. 살짝 망설이나 싶더니 마법 구를 산을 향해 날려 버렸다.


-퍽


아주 큰 소리에 놀란 벤. 그는 정신을 차리고 마법구가 날아간 그곳을 쳐다보고 섰다. 산은 ‘우지직’ 소리를 내더니 서서히 돌들과 눈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자신을 향해 무너져 내리고 있음을 알고 급히 고개를 돌려 노인 바르고를 찾았다. 눈앞에 서있던 노인 바르고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급히 두리번두리번하며 그를 찾았다.


노인 바르고는 멀리, 저 멀리서, 이미 산 아래로 뛰어 내려가고 있었다. 벤은 황당해 하며 달리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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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격돌- 돌아온 자 22.12.27 19 2 12쪽
70 격돌- 진실을 들고. 22.12.14 22 2 15쪽
69 격돌- 단단하게 22.12.13 24 2 12쪽
68 격돌- 첫 번째 방문지 22.12.02 20 2 16쪽
67 환(還)- 환, 돌아온 자 22.11.26 19 2 12쪽
66 환(還) -저주를 먹고 잠든 벤 22.11.15 18 2 11쪽
65 환(還)- 저주의 소용돌이 22.11.15 21 2 14쪽
64 환(還)- 거미줄에 걸린 운명 22.11.08 26 2 13쪽
» 환(還)- 훈련 22.11.05 27 2 12쪽
62 환(還)- 몽치 찾기2 22.10.28 24 2 14쪽
61 환(還)- 몽치 찾기1 22.10.24 23 2 12쪽
60 환(還)- 강해지라는 말 22.10.18 31 2 13쪽
59 환(還)- 누군가 다진 땅 22.10.17 32 2 16쪽
58 환(還)- 겨울 안에서 22.10.13 28 2 11쪽
57 환(還)- 생각의 씨앗 22.10.09 32 2 12쪽
56 환(還)-떠돌이 22.10.05 27 2 15쪽
55 환(還)- 혼란 22.10.01 31 2 11쪽
54 환(還)-드러나는 진실2 22.09.27 33 2 16쪽
53 환(還)-드러나는 진실1 22.09.22 32 2 12쪽
52 환(還)- 기록자 듀링의 신전 22.09.19 30 2 12쪽
51 환(還)- 손님 22.09.13 32 2 12쪽
50 환(還)-인어의 비늘 22.09.08 34 2 12쪽
49 환(還)-꼬리터 인어 바위 22.09.06 32 2 12쪽
48 환(還)-잃어버린 자들 22.09.03 29 2 12쪽
47 환(還) 노파의 거위2 22.08.31 31 2 15쪽
46 환(還)-노파의 거위1 22.08.29 34 2 12쪽
45 환(還)-안갯속에서2 22.08.26 30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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