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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dhkekf8318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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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벤게로스의 허수아비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하믄
작품등록일 :
2022.05.11 13:29
최근연재일 :
2023.01.27 14:02
연재수 :
74 회
조회수 :
2,602
추천수 :
182
글자수 :
428,046

작성
22.10.24 15:11
조회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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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2쪽

환(還)- 몽치 찾기1

DUMMY

[누군가 다진 땅-노인 바르고의 집]



어릴 때 나는 성안을 돌아다니며 놀다 딱 한 번 너구리와 마주친 적이 있었다. 아마 그때가 저녁이지 않았을까. 짧은 다리에 갈색 털, 개같이 생긴 그것을 정면으로 보며 섰던 어린 나는 몸이 굳어 움직일 수 없었다. 나를 보는 그것의 눈은 반짝이고 있었다. 혼자서 있던 나에게 너구리는 다가오기 시작했었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나는 그때 그 너구리의 눈빛이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다행히도 내 곁에 유모와 몇 명의 사람들이 급히 달려와 날 잽싸게 보호했었고 그것을 베어 죽여 버렸다.


지금 내가 서 있는 마당에 그때 그 너구리와 똑 닮은 눈을 하고서 무엇인가 미친 듯이 나를 향해 빠르게 달려오고 있다.


‘너구리의 급습? 왜? 왜? 저렇게 화가 난 거지?’


벤은 그때의 너구리를 떠올리며 슬슬 뒷걸음질 쳤다.


‘맞아, 나에겐 검이 있어. 그래 이번엔 겁먹지 않을 테다.’


벤은 그렇게 마음먹으며 중심을 잡고 검을 바로 쥐며 자세를 낮췄다.


‘온다. 온다. 기다려, 기다려’


-타타타타


저 작은 생명체가··· 달리다 발돋움하며 가볍게 높이, 훌쩍 날아올랐다. 새였던가! 밝은 낮인데 날아오른 그 형체가 빛을 등지니 앞의 모습은 검게 그늘졌다.


-꽈당, 쨍그랑.


벤은 방어하나 못하고 그것에게 얼굴을 가격 당한 후 뒤로 나자빠졌다.


“네 이놈!!!!”


너구리도 아니요, 다른 동물도 아닌 날아오른 정체는 바르고 노인이었다.


“이게 뭔가 이게!!!!, 나의 버드나무, 내 소중한 저것을 몽땅 잘라버려 놨구나!!!!”


벤이 검 연습을 하며 휘두른 검에 가차 없이 우수수 잘려나간 버드나무, 나무 몸통은 그대로지만 길게 늘어트린 가지들은 어디로 갔는가? 무서운 눈을 하고 달려들던 그가 어린아이처럼 바닥에 맥없이 주저 않아 한숨을 푹 내쉬었다.


“아! 깜짝 놀랐잖아요!”


벤의 소리에 난쟁이의 바르고 노인의 눈빛이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저 눈동자! 미친 눈동자. 도망가자!’


벤은 노인을 피해 집 밖으로 빠르게 달렸다. 바르고 노인은 고개를 들어 구석과 바닥, 자신의 옆의 버드나무 잎들을 쳐다보았다. 아직 푸른 버드나무 잎. 잎들을 보는 그의 얼굴은 속상함에 찡그러졌다.


“돌아오기만 해봐라! 네놈의 사지를 몽땅 잘라주마!”


버드나무는 노인 바르고에게 낭만이었다. 가끔 길게 쳐진 잎이 낚시를 하고 있는 바르고 노인의 머리를 가볍게 스치고 지날 때, 좋은 기분을 느꼈다. 내리쬐는 해가 나뭇잎 사이사이 버드나무를 통과해 얼굴을 기웃거릴 때, 두통이 있을 땐 버드나무 잎을 씹으며, 노인 바르고에게 좋은 약초가 되어 주었다. 이유는 많았다. 그는 버드나무를 사랑했다. 마당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반겨준 것도 버드나무였다. 나무의 푸르른 모습을 보며 힘을 얻기도 했었다.


“아이고···”


나무의 모습이 엉망진창이다. 순한 바람에도 한들한들 거리던 버드나무 아래 잎들은 모두 잘려나가 볼품이 없다. 자꾸 쳐다봐서 어쩌겠는가! 속상함에 속이 터질 노릇이었다.


“헉, 헉, 헉, 노인네가 너구리보다 더 무섭군."


발로 얻어맞은 오른쪽 뺨을 문지르며 숨을 거칠게 내뱉던 벤은 그 자리에 풀썩 주저앉았다. 바르고 노인이 돌아오면 멋지게 검을 한 손으로 쥐고 어깨에 걸친 다음 한 손은 허리에 대고 멋지게 웃어줄 것이라 벼르고 기다렸다. 함박웃음을 띠고 날아오는 칭찬도 마다하지 않고, 얼굴 하나 붉히지 않고 다 들어 줄 준비도 되어있었다. 예상은 보기 좋게 빛나갔다. 그의 발에 얼굴이 강타 당할 줄은 꿈에도 몰랐던 것이었다.


-늦은 밤.


바르고 노인의 눈치를 살피며 돌아온 벤, 다른 날과 다르지 않게 저녁식사를 잘 끝마쳤다. 앙다문 입은 식사를 할 때를 제외하면 다른 용도로는 열리지 않았다. 벤은 아무 말이 없는 바르고 노인의 태도가 자신을 더욱 불안하게 했다. 한 달이 넘는 시간을 떨어져 있었지만 둘 사이엔 어색한 것은 없었다. 눈치를 살피며 검술을 익히려 밖으로 나서려던 그때. 저녁 내내 한마디 말이 없던 바르고 노인이 벤을 불러 세웠다.


“여기 좀 앉게.”


벤은 방금 바르고 노인의 입꼬리가 살짝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


“검술은 이제 그만.”


“아직···.”


휙, 휙. 손을 내저었다.


“아니 됐어. 기억만 하고 있으면 돼. 검은 평생을 단련해야 하는 거고, 급하지도 않네. 먼저 대나무 훈련을 마쳐야지?”


“아하하, 제가 말씀드린다는 걸 깜빡했습니다. 제가 세 번 연속 장애물 비켜서기에 성공하여 정상에 올랐습니다.”


“오? 그런가.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군.”


“그럼 검술을 마저 익힐까요?”


“아니네. 대나무,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지.”


-다음날.


저녁의 훈련을 생략했던 벤은 오랜만에 깊은 숙면을 취했다. 늦잠을 잔 벤이 기지개를 켜며 방을 나섰다. 마당에서 멀리 산들을 바라보고 있는 바르고 노인을 향해 벤은 인사를 했다. 날이 많이 풀렸지만 높은 산 위에는 아직 녹지 않은 눈들이 듬성듬성 보였다. 오랜만에 바르고 노인이 준비한 아침식사가 준비되었다. 쌀죽에 향신료 가득한 양고기 버섯 절임. 완두콩 찜 요리였다. 벤은 오랜만에 바르고 노인의 요리를 먹으며 든든하게 아침을 끝마쳤다. 바르고 노인은 그동안 벤이 열심히 훈련해 준 것에 기특하여 직접 준비한 음식이었다. 식사 후, 벤은 긴 대나무를 잡고 마당 한가운데에 섰다. 버드나무에 남아있는 높은 곳의 나뭇잎들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속상했다. 그러나 나무에서 시선을 거두었다. 뒷짐을 지고 서있던 바르고 노인이 한 손을 불쑥 벤에게 내밀었다.


“이게 뭔가요?”


“눈 가리게지.”


“눈가리개요?”


“그렇다네.”


“지금 저보고 눈을 가리고 저길 올라가란 말씀입니까?”


“그렇다네, 전과 같이 장애물도 다 피하고”


“못 합니다”


“벤. 우리가 대나무 훈련을 왜 하려고 했는지 벌서 까먹었나?”


“그거야. 섬세한 움직임을 동반한 고도의 정신훈련이었죠.”


“정확히는 흐트러지지 않는 균형감각과 고도의 집중력이네. 그동안의 훈련은 장님이 아니라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훈련이지. 이제 두 눈을 가리고 훈련을 시작할 것이야.”


벤은 어제의 노인 바르고의 움직이던 입이 생각이 났다.


“혹시 절 골탕 먹이시려고 이러시는 건가요?”


바르고 노인은 짧은 다리로 재빠르게 벤의 정강이를 사정없이 찼다. 대나무를 내동댕이치고 다리를 부여잡고 껑충껑충 뛰는 벤을 보며,


“무슨 소리! 내가 그리 속이 좁은 사람으로 뵈던가? 으흠!”


“검술 훈련만 하면 안 됩니까?”


“그것도 할 거야.”


이런 훈련이 왜 필요한지. 벤의 생각이 그리로 빠지려다 생각을 접고 떨어진 대나무를 들어 올렸다. 벤은 씩씩 거리며 대나무를 질질 끌며 문밖을 나섰다. 낮에는 대나무 훈련을 하고 저녁에는 집으로 돌아와 자정까지 꼭 검술을 연마했다. 칠일의 날 중 이틀은 훈련을 못 하게 했다.


“잘 쉬는 것, 휴식 또한 몸의 균형을 잡는 훈련인 게야”


그렇게 말하며 검을 잡지 못하게 했다. 그럴 때면 벤은 바르고 노인의 눈을 피해 가끔 동충하초를 캐러 밖을 나섰다. ‘한시도 가만히 붙어있질 못하는구먼.’ 그런 벤을 말리진 않았다. 여전히 동충하초가 있는 고산에선 잔 두통이 오고 숨이 막혀왔다.


두 눈을 가리고 대나무 훈련을 꾸준히 한 벤. 여름의 문턱에서 그는 마침내 성공적으로 그 훈련을 완수했다. 벌써 두 달의 시간이 흘러 있었다. 흐른 시간 안에서 벤의 어깨는 더 넓어졌으며 키는 더 자랐다. 피부는 그을릴 때로 그을렸지만 보기엔 건강해 보였다. 손과 팔에 잔 상처가 많았지만 예전에 어깨에 남은 칼자국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산 정상.


“이건, 성공이 아니야.”


“성공이 아니라니요. 보셨잖습니까?”


“봤지. 완전한 실패를. 자넨 집중을 하는 게 아니라 반복되는 길과 장애물을 모두 외운 것뿐이네. 그건 성공이 아니지. 나뭇잎 하나하나까지도 촉각을 세워 느끼며 피하란 말이다.”


“이건 억지예요.”


“억지! 억지!!! 말대꾸를 하루라도 안 하는 날이 없구먼.”


벤과 다르게 바르고 노인은 그것을 성공으로 봐주지 않았다. 오늘따라 그가 야속하고 미웠다.



---------



며칠이 더 흘렀다. 여름이지만 산 중턱에 부는 바람은 시원했고 버드나무는 바르고 노인이 뿌린 무리무리 똥 약에 반응해 본래의 모습을 되찾아가 가고 있었다. 여느 날과 다르지 않게 둘은 아침식사를 끝냈다. 아침 메뉴는 구운 고구마와 귀리죽. 딱딱한 빵 한 덩어리였다. 벤은 딱딱한 빵을 먹다 말고 내려놓았다.


“옷을 단단히 입게. 밤이면 추울 것이니”


식량을 챙기고, 검을 든 벤을 대리고 바르고 노인은 집을 나섰다. 집 방향과 정반대의 길로 들어서는 바르고 노인. 오랜 시간을 함께 걸었다 벤도 묵묵히 그의 뒤를 따랐다. 해가지고 밤이 돼서야 어느 곳에 도착했다. 그곳은 여름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춥고 바람은 매서웠다. 자신을 멀뚱히 쳐다보는 벤을 향해, 여름 동안은 이곳에서 훈련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 벤에게 일렀다. 누가 굴을 파다 말았나. 완전한 굴의 형태는 아니지만 둘이 몸을 기댈 수 있는, 비는 충분히 피할 만큼의 파인 그곳은 그들의 안식처가 되어주었다. 불을 지피고 불타오르는 장작을 들여다보는 벤.


“벤, 일찍이 자게. 내일부터는 사냥도 해야 하네”


“정말 안 내려 가실 겁니까?”


“귓구멍이 막혔나. 여름 동안은 여기서 지낸다고 내가 말한 것 같은데?”


-꼬르륵. 벤의 배에서 소리가 났다.


“배고프냐?”


“네.


“눈칠 보느라 저녁을 조금밖에 못 먹었습니다.”


“눈치를 봤다? 잘만 쳐 먹더니”


벤은 노인의 입에서 나오는 상스러운 말들에 한두 번 놀라는 게 아니었다.


“쳐 먹다니요!”


“네놈은 더 굶어 봐야 돼. 빵이 딱딱하면 입에 넣고 오래 씹으면 될 일을. 귀한 음식인 줄도 모르는 무식한 놈.”


벤은 대꾸할 기운도 없는 듯 않고 깔아놓은 멍석에 몸을 돌려 누웠다. 벤을 약 올리려는 생각인지 바르고의 입은 꿈틀대고 있었다.


“집중력 올리는 훈련엔 공복만큼 좋은 게 없지. 자네가 소식할수록 내 몫이 느니 사냥을 덜 나가도 될 것이고.”


흐르는 코를 훌쩍이며,


“알지? 사냥은 자네 몫이네. 벤”


부드럽게 웃음을 품고 말하던 바르고 노인. 누웠던 벤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앉았다. 입술을 꽉 물고 바르고 노인을 노려봤다. 할 말은 태산인데 입 밖으로 말이 나오지 않는 벤은 팔짱을 끼고 다시 누웠다. 깊은 산속, 밤하늘 별들은 짙어가는 어둠에 그 수가 늘어가고 있었다.


“벤! 벤! 일어나 보게.”


잠든 벤을 깨우는 노인 바르고. 벤은 놀라며 일어났다.


“숲에서 무슨 소리가 났네.”


“정말입니까?”


심각한 얼굴을 하고서 자신을 깨운 바르고를 진정시키듯 벤은 빠르게 주변을 두리번두리번 살폈다. 바르고 노인은 졸린 듯 주름진 작은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박박 문질렀다.


“이상한 소리가 여기저기서 났네. 우릴 노리는 늑대나 표범. 짐승은 아니겠지?”


그 말에 벤은 머리맡에 놓아둔 검을 집어 들었다. 벤의 어깨를 토닥이듯 두드리며,


“그래. 자네는 좀 잤으니 내가 잘 동안 보초를 서주게. 부탁하네. 내가 너무 예민하고 무서워 그러네. 자네가 깨어 있으면 푹 잘 수 있을 듯해.”


그 말을 하며 바르고 노인은 어디서 주워왔는지 큰 나뭇잎 한 장을 덮으며 편히 누웠다. 얼마 지나지 않아 코를 골며 깊은 잠에 빠졌다. 벤은 자신이 또 당했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보초 서는 것을 억울하게 생각하진 않았다. 어린아이처럼 아무 걱정 없이 잠든 노인을 보며 어이가 없는지 픽-하고 웃었다. 새벽이 와서야 잠자리에 든 벤. 피워 놓은 불은 바람에 흔들렸지만 마법의 힘을 가진 불꽃은 아침이 올 때까지 꺼지지 않고 그대로 형태를 유지했다.


작가의말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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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격돌- 어쩌다 마주친 23.01.27 9 2 12쪽
73 격돌- 검의 과거 23.01.10 12 2 15쪽
72 격돌- 푸른 빛 그림자 23.01.06 19 2 13쪽
71 격돌- 돌아온 자 22.12.27 19 2 12쪽
70 격돌- 진실을 들고. 22.12.14 22 2 15쪽
69 격돌- 단단하게 22.12.13 24 2 12쪽
68 격돌- 첫 번째 방문지 22.12.02 20 2 16쪽
67 환(還)- 환, 돌아온 자 22.11.26 19 2 12쪽
66 환(還) -저주를 먹고 잠든 벤 22.11.15 18 2 11쪽
65 환(還)- 저주의 소용돌이 22.11.15 21 2 14쪽
64 환(還)- 거미줄에 걸린 운명 22.11.08 26 2 13쪽
63 환(還)- 훈련 22.11.05 27 2 12쪽
62 환(還)- 몽치 찾기2 22.10.28 24 2 14쪽
» 환(還)- 몽치 찾기1 22.10.24 24 2 12쪽
60 환(還)- 강해지라는 말 22.10.18 31 2 13쪽
59 환(還)- 누군가 다진 땅 22.10.17 32 2 16쪽
58 환(還)- 겨울 안에서 22.10.13 28 2 11쪽
57 환(還)- 생각의 씨앗 22.10.09 32 2 12쪽
56 환(還)-떠돌이 22.10.05 27 2 15쪽
55 환(還)- 혼란 22.10.01 31 2 11쪽
54 환(還)-드러나는 진실2 22.09.27 33 2 16쪽
53 환(還)-드러나는 진실1 22.09.22 32 2 12쪽
52 환(還)- 기록자 듀링의 신전 22.09.19 30 2 12쪽
51 환(還)- 손님 22.09.13 32 2 12쪽
50 환(還)-인어의 비늘 22.09.08 34 2 12쪽
49 환(還)-꼬리터 인어 바위 22.09.06 32 2 12쪽
48 환(還)-잃어버린 자들 22.09.03 29 2 12쪽
47 환(還) 노파의 거위2 22.08.31 31 2 15쪽
46 환(還)-노파의 거위1 22.08.29 34 2 12쪽
45 환(還)-안갯속에서2 22.08.26 30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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