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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소설 속 악역으로 빙의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선비한호
작품등록일 :
2022.06.22 01:07
최근연재일 :
2022.07.22 00:37
연재수 :
1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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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글자수 :
71,079

작성
22.07.11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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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Episode004_주인공이 없는 세상(3)

DUMMY

0.

마도 명가 벨루아.

수백 년 전 용사가 마왕을 물리치며 끝을 맺었던 용마대전 속의 대마법사 베르너 알슈프르헨이 만들어낸 마도 제국 속 가문이었다.

바깥에서는 언제나 공평한 교육을 표방하고 있는 레네바헨 아카데미, 허나 그 속은 마법을 은연중 무시하는 게 현실이었기에 그 아카데미로 오펜 벨루아는 평민의 신분으로 위장 잠입해 있는 상태였다.


‘천박한 제국 놈들···.’


애초에 마도 제국의 특성상 일반적인 제국과는 그 결이 달랐다. 레네바헨 제국이 아카데미의 관문을 맡은 이스틸, 북쪽의 금지를 경계하는 레오니다스, 중앙에서 황가를 수호하는 제니퍼.

이 세 개의 가문이 제국을 상징한다면. 마도 제국은 다소 불순하게도 황가를 지키는 것이 아닌 스스로 마법을 수호한다.

여섯 개의 마탑이 ‘마법’이라는 학문 자체를 수호하며 최초의 마도 황제 베르너가 말 그대로 대륙을 가르며 만들어낸 제국.

그것이 레네바헨 제국과 완전히 다른 사상과 문화를 가진 이유였다. 레닌 드 레네바헨이 원했던 계급제가 희미한 세상은 오히려 마도 제국이 가까운 상황이었다.


‘끔찍하다. 끔찍해.’


물론 원활한 교류를 통해 실제로 솔라 아카데미의 교환 학생이나, 사회 속으로 수많은 마법 물품들이 수출되어있었지만 당장 오펜은 테라 아카데미로 ‘잠입’을 한 상태였다.

마법사들을 위한 제국을 만들기 위해 땅을 가른 것이겠지만, 그로 인해 레네바헨 제국 마법사들의 수는 현저히 부족했다.

무엇보다 육체적 강함을 숭상하는 야만적인 제국의 모습은 오펜을 끔찍하게도 괴롭혔다.


“헤엑. 끄으윽.”


오펜은 바닥으로 향해 꺼져가는 머리를 가까스로 쳐올리며 앞선 행렬을 따라가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망할, 망할!’


황금 마탑 소속, 파괴 마법계. 19살의 나이로 세 개의 고리를 엮은 벨루아 가문의 천재.

불온한 사상의 이단아이자, 마도 황제 베르너 알슈프르헨의 광신자.

레네바헨 제국에서도 육체 위주의 특히 검술과 기사들이 인기고 마법이 비인기인 듯이, 마도 제국에서는 마법이 인기고 검이 비인기였다.

모두가 학문으로써의 마법을 연구하고, 오펜처럼 파괴 마법을 숭상하는 이들이 적어진 것이 현실이었다.

특히 레네바헨 제국처럼 바닥을 구르고, 진탕을 구르는 것을 혐오하는 것이 바로 마법사들이라는 족속이었다.

그 상황에 오펜은 검술과 마법의 접목, 베르너가 실제로 사용했을 것이라 생각되는 훈련들과 같은 논문을 작성하다 이곳, 테라 아카데미까지 잠입이라는 명목으로 내쫓아진 것이었다.


‘원래 이런 훈련은 하지 않았는데.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어서 매일 체력 단련인 거냐고!’


오펜은 아무래도 좋았다. 내쫓아진 김에 레네바헨 제국을 공부하고 마법적 소양을 좀 더 키워낼 생각이었다.

마침 그녀가 잠입한 테라 아카데미는 평민의 아카데미였으며 실제로 매일 자습만 반복하곤 했으니까.

아직도 교육에 관한 기회가 불공평하다는 점에서, 그녀는 레네바헨 제국이 천박하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그만!”

“하악하악!”

“에구구. 죽겠다.”


언제부턴가 지도 교수인 베이소드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에릭 크리스가 교육을 지도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매일 아침 시작된 달리기였는데 이제 이틀째지만 그때마다 오펜은 도망치고 싶었다. 그 모든 것을 허락하지 않는 부교수 에릭 크리스도 있지만, 매일 같이 동기의 등을 떠미는 로렌과 디오가 한몫을 했다.

특히 디오 레오니다스는 제 몸도 똑바로 건사 못하는 것이 쳐지는 동기는 가만두지 못하는지 늘 도와주는 편이었다.


‘망할 레오니다스···.’


고결한 가문에 대한 예우?

오펜은 그런 것을 느낄 감상이 없었다. 오히려 자신을 포기하지 못하도록,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하는 망할 녀석일 뿐.

그렇다고 도와주는 사람에게 욕을 할 순 없는 노릇이었지만, 포기하고 싶은데 포기하지 못하는 상황도 매우 고단했다.


“흠. 그나저나, 이제 슬슬 너희들도 알아야겠지.”

“?”


오펜은 마법사의 품위는 바닥에 던져둔 채 흙바닥에 주저앉아 바닥을 내려다보다 에릭의 말에 고개를 들어 에릭을 바라보았다.

고개만 까딱이는 건방져 보이는 행동이었으나, 평소 훈련이 익숙지 않았던 학생들의 대부분이 그런 상황이었기에 에릭은 굳이 지적 없이 말을 이었다.


“원래 너희들과 오늘부터 함께하기로 한 동기가 있었다.”

“...?”

“그렇지만 불의의 사고로 베이소드 교수님의 후배 기사 헨리 경과 함께 사고를 당했다고 한다. 그래서 현재 베이소드 교수님은 사건을 처리하러 향하셨고, 우리가 할 일은 없지만. 불의의 사고를 당한 헨리 경과 뒤늦게 입학을 해야 했을 학생을 위해 애도를 표하거라.”


에릭의 말이 끝나자 오펜은 자신의 등을 밀어주었던 존재, 디오 레오니다스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누가 봐도 공황에 빠진 듯한 표정으로 당황스러워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마법사 특유의 성격 때문에 특유의 관찰력으로 사람들을 바라보았던 오펜은 디오의 공황이 신기했다.

마법사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평소에 그 감정의 변동이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특유의 침착함이 느껴지는 존재였는데 그 침착이 오늘에서야 깨졌기 때문이었다.

오펜은 그 모습에 괜히 더 궁금해져 손을 들어 에릭에게 질문했다.


“혹시 그 학생 이름이 뭔가요?”


에릭은 잠시 오펜을 바라보더니 대답했다.


“헨피아 바루스, 헨피아 바루스다.”


1.

디오의 부동심이 깨져나가기 시작했다.

도저히 예상하지 못한 일이 일어났기 때문이었다. 디오 자신이 계획을 수렴할 때면, 모든 변수를 차단하는 게 옳았지만, 오히려 헨피아였기에 디오는 그에 대한 신경을 껐던 것이 사실이었다.

왜냐하면, 그는 이 세상의 주인공이니까.

모든 이야기는 주인공을 위해 성립하고, 주인공을 위주로 돌아간다. 숱한 위기도 결국 주인공에겐 기회가 되고 미래를 위한 불씨가 된다.

그런데 그런 주인공이 죽었다고 한다.


‘변수다.’


그렇지만 대체 어째서?

디오는 곰곰이 바뀐 것이 무엇인지 생각했다.


“에릭 부교수님. 혹시 신입생 인솔 담당은 에릭 부교수님이 아니었습니까?”

“맞다.”

“역시···.”


디오는 에릭에게 짧은 대답을 듣고 죽었다는 헨리라는 존재를 떠올렸다.

원작에서는 죽지도 않았을 그런 존재. 이름마저 제대로 언급되지 않았던 캐릭터를 생각하며 디오는 평정을 되찾았다.

결국 에릭이 가지 않아 생긴 일이었다면 그 원인은 자신에게서 찾을 수 있는 일이었지만, 주인공이라는 개연성은 그 모든 시련을 극복하는 게 맞았다.

한마디로 모종의 무언가가, 이 세상의 개연성이 주인공의 죽음을 허락한 것이었다.

공황은 잠시였다. 디오의 부동심은 곧바로 그의 정신을 일깨워주고 다음 행동을 생각하게 했다.

그렇다고 한들 마땅한 답안을 낼 수 있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정리는 할 수 있었다.


‘주인공이 해결해야 하는 모든 스토리. 주인공과 관련된 모든 내용을 비롯해 모든 게 무산됐다.’


동시에.


‘이 세상에 용사가 없다.’


그 말이 얼마나 크게 와닿는지 모르겠다.

용마 전기라는 소설 제목처럼 용사가 없다는 것은 단순한 주인공의 부재를 뜻하는 게 아니었다.


‘결말을 낼 수 없는 이야기라는 것.’


어떻게 끌고 간다 한들. 이 이야기의 끝은 없다.

용사와 마왕의 이야기였으니까. 용사는 진정한 용사로 거듭나기 전에 죽음을 맞이했고, 마왕은 그 부활 전에 숙적을 잃었다.

소설이라면 그랬겠지만, 지금 이곳은 디오에게 엄연한 현실이었다. 그런데도 디오가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간단했다.


‘마왕은 부활한다. 하지만 마왕을 상대할 수 있는 존재는 오직 하나. 용사밖에 없다.’


그것이 세상이 선택한 운명.

용마 전기 설정 중에서 숱하게 언급되는 ‘계’가 다른 이야기였으니까.

디오는 우선 성장을 도모하려던 계획을 모두 철회했다. 디오는 당장 태산처럼 쌓여있는 주인공이 해결하고 성장해야 할 사건들을 준비해야 했다.

디오가 주인공이었다면 준비할 것도 없이 부딪히면 결국엔 살아남겠지만, 안타깝게도 디오의 상태창에는 악역의 명(命)만이 덩그러니 자리하고 있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건은···. 아무래도 마왕 숭배자 쪽의 아카데미 습격인가. 몇 개월 뒤라지만 이게 모든 것의 시발점이라 부를 수 있는 사건의 시작이니까.’


마왕 숭배자라고 불리는 집단은 세상의 혼세와 파멸을 원하는 광신도 집단이었다.

대외적으로는 영생과 삶을 초월한 힘을 준다는 명목으로 신도들을 모집하지만, 그 끝에는 파멸만이 존재하는 집단.


‘그리고 또···. 검은 달.’


디오는 샐쭉하게 눈을 떴다. 잊고 있던 암흑가들의 집단들을 하나둘 떠올리고 있는 것이었다.

검은 달.

인원수조차 알 수 없으며 단순 무력보단 배후에서 조종했다는 표현이 더 많이 나왔으며 최종화에서 나온 검은 달의 보스의 이름만이 밝혀진 그 전부였다.


‘뮬란 테라텔포스.’


용마 전기 마지막 화를 장식한 최후의 배후.

원작의 데우스 엑스 마키나, 즉 태초 신의 부활로 마왕이고 뭐고, 모든 걸 태초의 우주로 환원시키게 만든 주범.

따지고 보면 마왕의 부활보다 우선순위로 저지해야 하고 처리해야 하는 존재지만, 마왕이 부활하고 세상이 멸망하기 직전에서야 겨우 모습을 보이는 존재이기에 잡기는 요원한 일이었다.


‘뇌신교는···. 일단은 넘어가자.’


디오는 아직도 세상에서 악의 축으로 칭해지는 이 세 가지 집단 중, 뇌신교는 이해할 수 없었다.

작품 중 왜 존재하는지도 잘 모를 정도로 존재감은 희미하지만, 세상에서 뇌신교의 적개심은 마왕 숭배자들보다 최고조를 달린다.

뇌신교에 관한 건 현재 아카데미에 다니고 있는 소교주 한 명만 조심하면 그만이기 때문에 디오는 생각을 멈췄다.


‘마왕 숭배자들의 습격 이유는 첫 번째로는 헨피아가 가지고 있던 용사의 징표. 두 번째가 아카데미의 인원 납치였다.’


어리다는 이유로 세뇌하기 쉽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미래 영웅들의 감소도 부가 목표였겠지만.

헨피아는 이미 죽고, 용사의 징표는 뺏겼겠지만. 그런데도 마왕 숭배자들은 아카데미를 침투할 것이다.

헨피아가 아니었더라도 원래 계획에도 예정 돼 있었던 것이니까. 그렇기에 디오가 절대 뺏기면 안 되는 존재가 아직, 한 명 남아있었다.


‘오펜 벨루아.’


1부의 대마법사였던 베르너 알슈프르헨과 같은 파괴 마법사. 헨피아가 없다면 원래는 절대 만들어질 수 없었던 멤버들로 지켜내야 했다.

디오는 달리는 내내 자신을 원망 서린 눈으로 바라보던 오펜 벨루아를 슬며시 쳐다보았다. 오펜은 자신을 안 본 척 시선을 돌렸지만 디오는 그녀가 자신을 쳐다보던 것을 알고 있었다.


‘마기 중독자 벨루아.’


원작에서는 정확히 중독자라고 칭해지던 그녀였다.

납치되어 숱한 고문, 그리고 약물로 절여지던 나날에, 최후에는 마왕의 마기에 중독되어 산제물까지 되어버리는 존재였다.


‘아직 기회는 있다.’


용사가 세상에 오직 한 명뿐인가?

물론 세상이 정해준 용사는 오직 시대의 한 명뿐이다. 하지만, 그 전의 시대의 용사라면?

아카데미의 이사장, 아린 베리어스는 호문클루스로 300년을 넘게 살아오고 있었다.

그렇다면 용과 인간의 반인반룡이자 신화 속의 주인공이었던 용사 레닌 드 레네바헨이라면, 당연히 살아있지 않을까?


‘살아있다.’


디오는 스스로에게 확신을 줬다.

아직 살아있는 시점일 터인 1부의 주인공을 디오는 떠올렸다.


‘레닌 드 레네바헨.’


원작에서는 마왕 숭배자가 침투하는 몇 개월 뒤에, 불현듯 나타나 찰나의 기적을 보여주는 존재였다.

알아보는 이들은 많지 않았으나 아린과 그의 제자 헨피아는 확실히 알아보았고 평민들을 위해 스스로를 희생하는 레닌을 보고 아린은 평민에 대한 적개심에 불을, 헨피아는 숭고한 희생에 깨달음을 얻는다.

물론 너무 노쇠한 탓에 찰나의 기적 후에는 꺼지는 불씨처럼 사라지지만 디오는 고작 마왕 숭배자들에게 레닌을 쓸 생각이 없었다.

그렇기에 디오는 더 압도적인 꿈의 멤버들, 성장을 도모해야 했다. 그리고 완전히 평정심을 되찾은 디오에게 그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


‘아낄 때가 아니군.’


디오는 바닥을 훌훌 털고 일어나 곧장 행동을 실행했다. 지금부터 급하게 움직여야 했다. 최소한 마왕과 한칼이라도 섞으려면 말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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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Episode003_숲 속의 기인(奇人)(4) 22.07.05 57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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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Episode003_숲 속의 기인(奇人)(2) 22.07.02 75 2 8쪽
7 Episode003_숲 속의 기인(奇人)(1) 22.07.01 76 2 9쪽
6 Episode002_폭풍의 입학생(5) 22.06.30 92 3 10쪽
5 Episode002_폭풍의 입학생(4) 22.06.29 96 3 10쪽
4 Episode002_폭풍의 입학생(3) 22.06.26 110 3 7쪽
3 Episode002_폭풍의 입학생(2) 22.06.26 122 4 13쪽
2 Episode002_폭풍의 입학생(1) 22.06.22 138 3 12쪽
1 Episode001_Prologue 22.06.22 162 3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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