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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소설 속 악역으로 빙의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선비한호
작품등록일 :
2022.06.22 01:07
최근연재일 :
2022.07.22 00:37
연재수 :
16 회
조회수 :
1,202
추천수 :
36
글자수 :
71,079

작성
22.07.05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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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Episode003_숲 속의 기인(奇人)(4)

DUMMY

0.


- 쓰레기군. 저리 치워라.


소녀가 말이라는 것을 알아들을 수 있게 됐을 무렵. 소녀가 제 아비에게 처음으로 듣고 기억한 말이었다.

신체적으로 내려다볼 수밖에 없던 구조. 수많은 사용인과 기사. 둘러싼 철갑에 짐승들의 내장과 피로 가득한 바이저(Visor).

소녀는 끝내 그 얼굴마저 바라볼 수 없었다. 그저 수많은 이들에게 둘러싸여 그녀의 인생을 결정 당했을 뿐.


“끄으윽.”


지독한 악몽이다.

소녀는 화려한 솔라 아카데미의 건물 속, 숲과 가까운 어두운 골목길에서 상처를 입은 채 쓰러져있었다.

머리카락은 가래침과 그녀의 피로 엉겨 붙어있었고 얼굴의 멍은 채 가시지 않은 채 또 다른 상처를 입고 말았다.

겨우겨우 몸을 일으키고 소녀는 멍하니 완연히 밝아온 보름달을 바라보았다.


“죽을까···.”


아직도 끔찍한 트라우마가 선명한데 이 솔라 아카데미에서도 그녀는 여전히 아무것도 아니었다.

어린 시절부터 철저하게 새겨진 공포와 무력감은 아카데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제국에 단 셋뿐인 공작가의 자제.

하룻밤의 장난으로 탄생한 이스틸 가의 사생아. 그리고 재능이라곤 쥐뿔이라곤 없는 쓰레기.

당대 이스틸 가주는 그 어느 때 가주보다 욕망이 가득했고 최고의 가문이 되기 위해 옥석들을 추렸다.

그런 수많은 존재 중에 그녀가 버려지지 않고 아카데미까지 올 수 있던 것은 그저 어미를 닮아 뛰어난 외모 때문이었다.

그것도 아카데미를 졸업하고 아카데미를 졸업한 스펙으로 그럴듯한 곳의 정략혼으로 던져질 게 뻔한 운명.

그런 사실도 모두 다 알고 있었기에 아카데미에서도 그녀는 평소 대귀족들을 시기하던 다른 귀족 자제들에게 시달리고 있었다.

그 강도가 날이 갈수록 심해져 이제는 정말 버티지 못할 정도로.


“내가. 내가 왜. 무슨 잘못을 했다고···.”


구름에 가려진 보름달이 완전히 모습을 드러내고 보름달에 비친 소녀의 모습이 완전히 드러난다.

숱한 괴롭힘과 더러운 흙먼지에도 소녀의 미모는 감춰지지 않았다. 특히 검푸른 빛의 머리 사이에 몇 가닥씩 은색의 머리카락이 섞인 모습이 신묘한 인상을 주었다.

어두운 금빛에 가까운 눈동자가 달빛을 받아 서서히 빚을 냈다. 소녀의 감정이 격해지면 격해질수록, 그녀의 오른쪽 눈동자의 색이 변하기 시작했다.


“억울해···. 차라리 다 죽어버렸으면···. 그랬으면···.”


그녀의 오른쪽 눈동자 색이 완전히 붉은색으로 변하려던 찰나, 돌연 거대한 강풍이 휘몰아치며 그녀의 모든 상념을 날려 보냈다.

뭉개진 머리마저 흐트러뜨릴 정도의 강풍에 그녀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는데 그 하늘에 보이는 거대한 그림자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았다.


“헉! 요, 용?”


그도 그럴 것이 광풍을 일으킨 존재는 내려오는 달빛을 가려 거대한 그림자를 만들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전설 속 용과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것을 본 소녀, 리프 이스틸은 그 용이 나온 숲을 바라보았다. 그러고 보니 그녀를 괴롭히던 이들이 숲 앞의 인적 드문 곳에서 괴롭히던 이유가 숲 안에는 괴물이 살아서라는 말이 있었다.

그렇다면 저 용이 괴물이 무서워서 도망쳤다는 말인가, 아니면 저 용이 소문의 주인이란 말인가?

용이든 괴물이든. 그녀에게는 지금 자신을 지탱해줄 무언가가 필요했다. 그것이 자신을 망가트리는 괴물이라 하더라도.

물론 소문이란 리프 이스틸에게 더 겁을 주려 했던 말이었겠지만, 직접 용을 본 리프 이스틸의 눈동자에는 빛이 들어왔다.


“그래. 용이든, 괴물이든. 무, 무섭지만! 난 이제는···.”


그만 괴롭힘당하고 싶다고···.

리프가 억울하다는 듯이 홀로 중얼거리며 비척비척 숲을 향해 걸었다.

밤의 숲은 스산하고 두려운 분위기를 자아냈지만, 왠지 모르게 리프에겐 포근한 것처럼 느껴졌다.

원래라면 인간의 모습으로 회복을 하고 돌아오는 아린 베리어스를 만났어야 할 그녀였지만, 아린과 디오의 만남으로 모든 것이 틀어졌다.

디오와의 대화로 아린은 용의 모습을 드러냈고, 아린에게 발견되어 아린의 제자가 돼야 했을 리프는 숲으로 향했다.

작은 날갯짓 하나에, 모든 운명은 아무도 모르는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1.


“하압!”


대머리가 반짝이는 기사가 무거운 철검을 휘두르며 당찬 기합을 질렀다.

대머리는 자신만의 검술이라 말하며 앞에 나와 시연을 펼치고 있었는데 그것보다 당장 다른 고민이 중요했던 디오는 시선을 멈췄다.


“오오.”


학생들은 기사, 베이소드 반을 바라보며 환호성을 내질렀다. 무거운 갑옷과 철검을 이용하는 전형적인 기사들의 검술이었다.

평민 출신으로 기사가 된 베이소드 반은 소드 엑스퍼트 상중의 검사였다. 전쟁터는 싫고 자신을 뽐내고 싶었던 그에게 테라 아카데미는 딱 알맞은 곳이었다.

수업도 성과도, 아무도 관심이 없고. 학생들한테는 그저 검 몇 번 휘둘러주고 질문하는 학생들이나 대충 대답해주면 일과는 끝이다.

그가 이곳에 온 지 어언 20년이 넘었으니 짬 찬 교수 대우도 받으며 아주 호가호위하고 있었다.


‘작가 공인 가장 기분파인 캐릭터. 아린 베리어스.’


1부 주인공, 레닌 드 레네바헨이 만들어 낸 다섯의 호문클루스 중 시리즈 넘버 1인 존재.

가장 용을 모방하여 제 용의 모습으로까지 변할 수 있게 만들었지만 우습게도 안전한 감정을 지닌 존재가 아린 베리어스였다.

전날에 디오가 아린이 딱 맞는 옷을 만들어달라고 할 때, 그녀의 정체를 눈치챌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녀의 본체 때문이었다.

작중에서 인간 형태일 때의 묘사는 직접 묘사되지 않고 비늘과 같은 색의 머릿결을 가졌다 하였기에 디오가 바로 떠올릴 수 없던 것이었다.

작중에 인간 모습으로 변한 아린 베리어스가 한 대장장이를 골리려 자신의 몸을 가려줄 방패를 주문했고, 당연히 인간으로 생각한 대장장이는 그녀의 본체를 가리지 못하는 방패를 만들었고 결국 죽임을 당한 내용이 있었다.

물론 그때의 아린 베리어스는 점점 더 미쳐가는 시기였고 지금이야 초반이라 잠잠할 테지만 그와 비슷한 내용을 직접 겪자 디오는 소름이 끼치며 순간적으로 파악한 것이다.


‘큰일 날 뻔했지. 집을 무너뜨리는 바람에 고생은 했지만, 차라리 싸게 치른 거다.’


성장이 끝난 후반이라면 모르겠지만 초반부의 아린 베리어스는 제국에서 그 적수를 찾아보기 힘든 존재였다.

명실상부, 양지에 드러난 존재 중에서 최강으로 거론되는 칠강(七强)의 일원이기 때문이다.

애초에 스토리 속에서 주인공 일행도 아린과 전투에 제대로 된 전투가 아닌 그저 농락당했었으니 말 다 했다.


“하하! 자 어떠냐, 이게 내가 일평생을 만들어온 검술이다! 부교수 에릭, 자네가 보기에도 괜찮았는가?”

“네···. 뭐.”


디오는 어느새 시연을 마치고 호탕하게 웃고 있는 대머리를 바라보며 속으로 헛웃음을 들이켰다.


‘참나, 소드 마스터가 부교수고 그 아래가 본 교수라니. 애초에 제대로 가르치려는 선생이라 할 존재도 없구만.’


그저 월급도둑들이 득실거리는 곳이었다.

아카데미는 제국 차원에서 유지 되는 공시설이었고 교수라곤 하지만 결국 공무원이랑 크게 다른 바가 없었다.

특히 귀족들의 견제와 눈살이 심한 솔라와 다르게 테라는 성과가 없고 사건·사고가 있어도 대부분이 조용하게 무마되었다.

테라 아카데미에 기대를 걸고 온 평민들에게는 철저히 안 좋은 소식들이었다.


‘나한테도 좋은 건 아니지. 당장 나도 기반을 닦아야 하니까. 에릭은 아직도···. 조사 중인 건가?’


에릭이 디오의 정체를 안다는 것을 아직 모르는 디오는 속으로 고개를 갸웃했다.

당장 에릭을 얻으려는 이유는 테라 아카데미의 부교수 신분으로 그 자신의 자유도를 높이는 이유도 있었지만 부족한 일신의 무력을 위해 서기도 했다.


‘체력부터 해서 근력, 검술까지 모두 배워야 한다. 지금부터 해두지 않으면 스토리를 따라갈 수 없어.’


일단 테라 아카데미 자체의 기반을 활용하는 것은 포기였다. 당장 교수의 상태만 봐도 답이 나와 있었다.

주인공이 테라 아카데미를 다니기에 네임드들이 모두 테라에 몰려있지만, 결국 주인공과 함께하면 결국 강해지기에 디오가 걱정할 것은 아니었다.


‘무조건 나도 강해져야 한다.’


그리고 스토리에 참여해야 한다.

디오는 굳은 표정으로 생각했다. 500화가 넘어가는 장편인 용마전기 속에 1부, 2부 모두 통용되는 법칙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원인(原因)이 없는 결과(結果)는 없다.’였다.

디오와 무슨 상관인 법칙이냐 말할 수 있지만, 그것은 수없이 많았다. 용마전기의 작가는 개연성이라는 것을 좋아하는 작가였고 당장 디오의 빙의와 그가 가진 고유능력, 이 두 가지만으로도 디오가 강해져야 하는 이유는 충분했다.

그가 썼던 마지막 팬픽에 있던 능력, 그 능력을 갖추고 빙의한 상황, 그리고 원인이 없는 결과는 없다.

그가 가진 모든 상황이 이 스토리에 관여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었다. 500화의 여정, 수십 번을 정주행했던 디오의 직감이니 확실했다.


“자, 오늘 수업은 여기서 끝이다. 각자 오늘 본 검술을 수련하도록. 이상!”


디오는 짜게 식은 눈으로 베이소드를 바라보고는 이 상황이 벌써 익숙해졌는지 흙바닥에서 각자 모여 떠드는 학생들을 바라보았다.

잔여 포인트가 또 오르는 것을 보니 디오의 뒷담도 한 번씩 하는 듯했다.


‘어차피 제대로 된 스토리는 주인공이 해결해줄 거고, 나는 최소한의 힘이라도 키워야겠다.’


아카데미를 나가지 못하면 기연이라 할 것도 없다. 아린 베리어스가 아카데미 속 보스로 나오면, 그 이후에 아카데미가 대륙과 붙으면서 그 이동에 자유가 생기기라도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못했다.

디오는 떠드는 학생들을 지나쳐 목검을 줍고는 두어 번 휘둘렀다. 하진의 기억과 경험을 잠시간 받아서 그런지 훨씬 더 검이 가까운 느낌이었다.

물론 실제로 그가 가진 재능에 검에 관련된 것은 없어 재능은 없겠지만.


‘1000포인트를 모아서 검술 관련 재능이라도 하나 사든가 해야지. 재능 없이 헤쳐나가기 너무 각박한 세상이야. 뭐, 나중 가면 검술 관련 재능이 있어야 ‘극’을 넘을 수 있으니까.‘


너무 먼 훗날의 이야기였지만 디오는 머지않은 일이라 생각하며 몸을 움직였다.

당장 검술을 배우려는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도 그가 목검을 드는 이유는 단순했다.


“안녕 로렌?”


움찔 기계와 같은 로렌이라는 녀석에게 훈련을 도움받기 위해서였다. 그가 들고 있는 목검은 단순히 장식용이었다···.

로렌이 움찔 몸을 떨고 있는 것은 그저 단순한 우연이었고.

오늘도 학생들의 찌라시에 박차를 가하는 디오였다.


작가의말

10화네요. 이번 에피소드는 다음화 내로 마무리 될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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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pisode003_숲 속의 기인(奇人)(4) 22.07.05 58 1 11쪽
9 Episode003_숲 속의 기인(奇人)(3) 22.07.03 65 2 13쪽
8 Episode003_숲 속의 기인(奇人)(2) 22.07.02 75 2 8쪽
7 Episode003_숲 속의 기인(奇人)(1) 22.07.01 76 2 9쪽
6 Episode002_폭풍의 입학생(5) 22.06.30 93 3 10쪽
5 Episode002_폭풍의 입학생(4) 22.06.29 96 3 10쪽
4 Episode002_폭풍의 입학생(3) 22.06.26 110 3 7쪽
3 Episode002_폭풍의 입학생(2) 22.06.26 122 4 13쪽
2 Episode002_폭풍의 입학생(1) 22.06.22 139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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