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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소설 속 악역으로 빙의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선비한호
작품등록일 :
2022.06.22 01:07
최근연재일 :
2022.07.22 00:37
연재수 :
16 회
조회수 :
1,199
추천수 :
36
글자수 :
71,079

작성
22.07.03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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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Episode003_숲 속의 기인(奇人)(3)

DUMMY

0.


-쏴아아아.


시원스레 뻗어 나오는 폭포가 주위에 산 소리를 묻어가며 휘몰아친다.


“후우.”


키는 170일 무렵일까 연한 초록색과 은빛 머리가 섞인 장발의 한 여성이 숲의 최중심부, 그 정상에서 명상을 마치며 눈을 떴다.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하는 모습이 꽤 오랜 시간을 같은 자세로 있는 모양이었다.


“어느 정도 힘은 회복되었나?”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간단한 마법의 술식을 허공에 그려내며 마력의 감응도를 체크했다.

오래전부터 주기적으로 몸 상태를 회복하던 그녀는 이제 자신의 몸 상태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단 것을 깨달았다.

그렇게 자신의 직장으로 복귀하기 위해 발길을 나서려던 찰나, 주위에 인기척에 표정을 굳힌 여성이 몸을 움직였다.


‘누가 내 사유지에···.’


아무도 몰랐던 사실이었지만 솔라와 테라 아카데미 사이의 숲의 주인은 사실 따로 존재했다.

오래전부터 아카데미에서 일해왔던 여성이 자신의 회복을 위해 빈 부지였던 이곳에 숲을 만든 것이었다.

그만큼 애착이 있는 공간을 침범한 자가 누구인지, 여성은 단단히 혼을 내주어야겠다 생각하며 걸음을 옮겼다.


-타닥타닥.


꺼져가는 모닥불의 불씨가 요란스레 비명을 지른다.

꽤 그럴듯해 보이는 그곳은 통나무로 작은 집 모양까지 갖춰져 있었고 방금까지 물고기라도 잡아먹었는지 모닥불 안에는 생선 찌꺼기들이 남아있었다.


“... 밖에 들어오세요.”


양손에 불을 피워내면서 곧바로 혼을 내주려 했던 그녀의 분노가 무색하게 지독하게 무심한 목소리에 무안해진 그녀는 손에 불을 끄고 집안으로 향했다.

기분파인 그녀의 분노를 순식간에 잠재우고 한 명의 객(客)으로 만들어 초대한 것이다.


‘오 꽤···.’


그럴듯하게 만들어진 집 내부는 좁았지만, 문을 사이로 잠을 잘 만한 침대, 그 반대에는 테이블, 문 앞에는 바로 선반이 있어서 짜임새는 꽤 봐줄 만했다.

그녀는 자연스럽게 침대에 앉아 자신은 신경 쓰지도 않은 채 테이블에서 무언가를 만드는 사내를 주시했다.


-슥.


실과 바늘이 오가는 소리만 들리는 정적 속에 뻘쭘하게 가만히 있던 그녀가 입을 열려던 찰나였다.


“꽤 빨리 오셨네요. 이제 믿을 수 있으시겠죠?”


그녀는 영문모를 사내의 소리에 열려던 입을 멈추고 이어지는 사내의 말에 집중했다.


“제가 했던 모든 말이 진실이었다는 것을. 제 종족의 비밀을 아셨다면 말이에요.”

“...”


-스르륵.


옷의 재봉단계가 마지막에 다다랐는지 더 정교해진 손놀림으로 옷을 재봉하면서 말을 이어나갔다.


“저는 머나먼 과거, 혹은 미래의 이야기를 알 수 있어요. 당신의 미래에 관한 이야기도 물론, 알고 있습니다.”


옷을 재봉하면서 차분히 말하는 이야기라고 하기엔 퍽 믿기 힘든 소리였다.

하지만 그녀가 그런 말에 되레 놀라면서 당황하는 이유는 그녀의 특성인 ‘진실과 거짓의 조율자(S-)’ 때문이었는데 이 특성의 가장 큰 능력은 바로 거짓을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능력이 지금 사내의 말이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말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저 사내가 정말 진실로 믿고 말하면 그녀의 특성은 진실이라고 말하지만 그걸 제쳐도 당황스러운 말인 건 사실이었다.


“이제 어제 제가 했던 말이 와닿으십니까? 저는 이 썩어 빠진 아카데미를 바꿀 겁니다. 완전히.”

“....”


옷을 완전히 다 만들었는지 의자에서 일어나 뒤를 돌아 그녀를 바라본 사내는 잠시 멈췄다.


“...”

“...”


서로가 잠깐 눈동자를 굴리며 주시하기를 잠시. 먼저 말을 꺼낸 건 눈앞의 사내, 다름 아닌 디오 레오니다스였다.


“... 그런데 누구십니까?”


1.

디오 레오니다스는 잠만 겨우 잘 수 있던 오두막을 완전히 수선했다.

아카데미 시설 실에서 도끼를 빌려 나무를 벌목했고 나름대로 울타리까지 만드는 둥, 자신만의 작은 집을 만든 것이다.

물론 더 넓히려면 더 넓힐 수도 있었지만 빌려왔던 능력도 끝날 때가 되었고, 다른 할 일도 있었기에 디오는 최소한의 집정도만 설치했다.


“그래 이거다!”


디오가 ‘생존 전문가’를 다 사용하고 다음에 얻은 능력은 다름 아닌 옷에 관련된 능력이었다.


- 제국년 189년 하예드 셴, 특성 “-”, 체질 “섬세한 손재주”, 재능 “고급 재봉”, 고유 능력 “고급 천 수급” (구매 가능 포인트 200)

*재능 “고급 재봉(B)” 대여 시 30P, 체질 “섬세한 손재주(B+)” 대여 시 30P, 고유 능력 “고급 천 수급” 대여 시 50P 소모. (대여한 능력은 24H 유지.)

*잔여 포인트 : 184.


디오는 알맞은 존재를 찾아서 필요한 능력만 대여했다. 당장 가지고 있는 잔여 포인트는 오늘 소문까지 하여 200 가까이가 되었지만, 마냥 낭비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렇다고 옷 없이 살 수는 없는 노릇이었기에 일신의 능력보다, 의식주 중에 의를 먼저 해결하기로 마음먹은 디오였다.


‘고유 능력이랑 재능만 대여해도···. 80포인트인가···.’


자신의 고유 능력은 50포인트를 사용해 300년 전의 주인공 파티였던 ‘하진 레오니다스’를 강령했는데, 마냥 아쉬운 마음이 드는 디오였다.

능력을 사용해 자연스레 사용하는 방법이 느껴진 디오는 {고유 능력 : 고급 천 수급}을 사용했다.

그러자 허공에서 천과 실, 바늘, 자와 같은 재단 도구가 만들어져서 떨어졌는데 천은 공작가에서 쫓겨날 때 입고 있던 옷의 재질과 비슷한 게 꽤 좋은 천인 듯했다.

옷을 여러 벌 만들기 위해 능력을 사용하던 디오가 순간적으로 휘청였다. 마력을 재료로 만드는 천이였기에 옷 3벌 정도의 양이 지금 디오의 한계였다.


‘큰일 날뻔했네.’


자칫 하마터면 마력 고갈까지 날 수 있던 상황이었다. 디오는 더 천을 만드는 것을 그만하고 자신이 가진 기억 속의 옷을 만들기 시작했다.

재능이 있으니 자신이 만든 구상대로 만들어지는 게 퍽 즐거운 일이었다. 한참 집중을 하고 있던 때 바깥에서 무시하지 못할 존재감이 느껴졌다.

디오는 이 숲은 아무도 오지 않는 숲으로 알고 있었기에 당연히 그 존재감이 에릭이라고 생각했다.


‘... 에릭 크리스인가? 벌써 조사를 끝냈나. 생각보다 빨리 왔어.’


디오는 존재감을 풀풀 풍기는 에릭을 진정시키기 위해 무심한 말투로 집으로 불러드렸다. 아기자기한 자신의 집을 보여주려는 이유도 있었다.


“... 밖에 들어오세요.”


물론 만들던 옷을 끝내야만 이야기를 할 수 있기에 에릭을 부르고 최대한 빠르게 작업을 진행했다.

빨리 끝내려 했지만, 쉽사리 끝나지 않아 디오는 에릭이 말을 꺼내기 전에 작업하면서 먼저 말을 꺼냈다.


“꽤 빨리 오셨네요. 이제 믿을 수 있으시겠죠?”


오히려 작업하는 것을 이용해 자신의 여유로움을 보여주려는 셈이었다. 본래 마녀라는 종족은 공포, 혐오를 비롯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지만, 그 모든 것을 뒤집을 정도의 ‘신비로움’이라는 것도 존재했으니 말이다.


“제가 했던 모든 말이 진실이었다는 것을. 제 종족의 비밀을 아셨다면 말이에요.”


디오는 테이블 위에서 흔들리는 초의 그림자를 바라보며 작업을 이어갔다.


“저는 머나먼 과거, 혹은 미래의 이야기를 알 수 있어요. 당신의 미래에 관한 이야기도 물론, 알고 있습니다.”


에릭 크리스에게 전날 말했던 뜬구름 잡는듯했던 그 말의 당위성.

그리고 에릭이 자신을 도울 수밖에 없는 이유. 바로 지금 디오가 말한 이 내용이라면 그 모두를 충족할 수 있었다.


“이제 어제 제가 했던 말이 와닿으십니까? 저는 이 썩어 빠진 아카데미를 바꿀 겁니다. 완전히.”


자신의 일장연설이 꽤 마음에 들었는지, 만들어진 옷이 마음에 들었는지 작업을 끝마친 디오가 입가에 미소를 띠며 몸을 돌렸다.


“...”

“...”

‘어라?’


그 미소는 뒤를 돌았을 때 보이는 긴 머리에 순식간에 사라졌지만.

디오는 부동심 덕분에 놀라지 않은 가슴으로 멍청하게 말했다.


“... 그런데 누구십니까?”


용마전기의 완독자인 디오 레오니다스로서도 알 수 없는 존재였다.

숲속은 사람이 다니지 않는 곳이었고, 저렇게 특별한 외형은 작중에서 묘사된 적 없는 존재였기에.

연한 초록색에 은색 빛이 섞인 긴 머리. 모델 포스를 뽐내는 여성이었는데 애초에 이야기의 초반부에 모델 포스를 뽐내는 캐릭터는 극히 드물었다.


“나?”


디오의 말에 길고 가는 손가락을 펼쳐 자신을 가리킨 여성이 입을 삐쭉이며 말했다.

길게 뻗은 검지를 자신이 아닌 바닥을 가르치며 여성이 말했다.


“여기 주인.”

“그게 무슨···.”


디오는 자신의 집의 주인이라고 하는 줄 알고 인상을 퍼뜩 찌푸리며 말하려다가 문득 드는 생각이 있어 말했다.


“혹시···. 이 숲 말씀하시는 겁니까?”


그러자 대답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는 여성. 그런데도 디오는 짐작이 가는 바가 없었기에 이어 물었다.


“제가 알기론 숲의 주인은 따로 없는 거로 알고 있었는데요···.”


당장 열심히 만든 집은커녕, 앞으로 지낼 곳마저 잃게 생긴 디오가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여성은 무표정하게 입을 열었다.


“여긴 원래부터 내 땅이었거든.”

“... 그럼 전 나가야 되는 건가요?”

“아니, 너 마음에 들었어. 옷. 나한테 어울리는 예쁜 옷 하나만 만들어주면 여기서 살게 해줄게. 대신 나한테 맞는 옷이어야 해. 그렇지 않으면 멋대로 내 사유지를 침범한 걸 용서하지 않을 거야.”


퍽 잔혹하게 보이는 찬란한 미소였다. 작은 초에 기대 밝히고 있는 디오의 작은 집안을 헤집는 미소였다.

그리고 디오는 그 미소에 섬뜩한 느낌을 받으며 순간적인 직감이 들었다.


‘설마···.’


디오는 혹시나 하는 생각에 자신의 떨림을 감추며 말을 꺼냈다.


“못 만들어요.”

“뭐?”


섬뜩한 기분이 맞았는지 살벌한 기운을 감추지 않은 채 여성이 되물었다.


“못 만든다고요.”

“하. 웃기는 아이네? 내가 직접 기회까지 준다는데 못 만들겠다고?”

“만들 수 없습니다. 당신의 몸을 본 적 없는 지금, 딱 맞는 옷이라면 더더욱.”

“...호.”


금방이라도 살벌하게 쏘아붙일 거 같던 여성이 디오의 말에 순식간에 인상이 풀리며 흥미롭다는 듯이 웃었다.

마치 연기라도 하는 것 같았지만 이것은 철저하게 기분파인 상대이기에 모든 때를 조심해야만 했다.


“너···.”


의미심장한 표정을 짓던 그녀가 말을 뒤이어 잇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웃었다.


“확실히 신기하네. 아까 종족 얘기도 하던데, 너 혹시 요정이니? 아니면···. 마녀?”

“...”


디오는 자신이 앞서 말했던 이야기로 핵심을 뚫고 말하는 그녀의 모습에 표정을 굳힌 채 말을 아꼈다.


“음음. 뭐 됐어. 재미있네. 이름이 뭐야?”

“... 디오 레오니다스입니다.”

“그래, 그리고 내 몸이 보고 싶다고 했지? 잘 기억해둬. 내 진체(眞體)를 보는 건 흔치 않으니. 내 이름은 아린 베리어스. 이 땅의 온전한 주인이자···.”


-우득.


아린 베리어스가 그렇게 말하고 얼굴을 비롯한 온몸이 터질 듯이 울퉁불퉁해지기 시작했다. 관절들이 어긋나는 소리가 들려 꽤 아파 보이기까지 했다.

지금 그녀의 행동이 심술이라는 것을 알아 속이 무척이나 좋지 않았지만, 차라리 심술인 게 다행인 것이라 디오는 잠잠히 있었다.


-우지직.


이번에는 그녀에게서 들리는 소리가 아닌 디오가 금방 완공한 집이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아린 베리어스의 몸이 커지면서 디오의 작은 집을 완전히 무너트렸기 때문이었다.


‘하아.’


은색과 초록빛의 화려한 조화. 그 특이한 색 조합을 보고도 왜 바로 떠올리지 못했을까.

곱게 뻗은 비늘, 화려하게 꼬인 뿔, 길게 나온 주둥이. 매력적이게 보이는 미소가 퍽 우스운 모습.

건국 군주였던 레닌 드 레네바헨은 반인반룡이었다.

그리고 레닌은 아카데미를 운영하기 위해 그런 자신의 혈통을 이용해 총 다섯의 용족 호문클루스를 만들어 세상에 내보냈다.

이제는 한 마리의 용이 되어버린 아린의 모습에 디오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어떻게 모를 수가 있었지. 이 숲의 주인이라고 할만한 사람이라면 딱 한사람밖에 없잖아.’


-퍼덕.


날갯짓에 주위의 나무들이 휘청거렸다. 디오의 집터가 완전히 망가진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네가 썩어빠졌다고 한 이 학교의 주인이니까. 그러면 다음에 또 보자? 디오 레오니다스?”


그렇게 말하고는 강풍을 일으키며 순식간에 어두운 하늘 저편으로 자취를 감추는 아린 베리어스를 디오는 멍하니 바라보았다.


“아···. 머리 아파.”


잠깐 멍하니 서 있다가 디오는 머리를 부여잡으며 말했다.

그 이유는 상대가 심술로 남의 집을 부숴버리고 나가는 심술꾸러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디오의 이름을 한 번 더 되세기고 간 그녀가 다름 아닌 이곳 아카데미의 주인이자, 용마전기 속 중간보스.

이사장 ‘아린 베리어스’였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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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 악역으로 빙의했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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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Episode004_주인공이 없는 세상(1) +2 22.07.08 45 3 7쪽
11 Episode003_숲 속의 기인(奇人)(5) 22.07.06 50 2 9쪽
10 Episode003_숲 속의 기인(奇人)(4) 22.07.05 57 1 11쪽
» Episode003_숲 속의 기인(奇人)(3) 22.07.03 65 2 13쪽
8 Episode003_숲 속의 기인(奇人)(2) 22.07.02 75 2 8쪽
7 Episode003_숲 속의 기인(奇人)(1) 22.07.01 76 2 9쪽
6 Episode002_폭풍의 입학생(5) 22.06.30 92 3 10쪽
5 Episode002_폭풍의 입학생(4) 22.06.29 96 3 10쪽
4 Episode002_폭풍의 입학생(3) 22.06.26 110 3 7쪽
3 Episode002_폭풍의 입학생(2) 22.06.26 122 4 13쪽
2 Episode002_폭풍의 입학생(1) 22.06.22 138 3 12쪽
1 Episode001_Prologue 22.06.22 163 3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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