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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소설 속 악역으로 빙의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선비한호
작품등록일 :
2022.06.22 01:07
최근연재일 :
2022.07.22 00:37
연재수 :
16 회
조회수 :
1,191
추천수 :
36
글자수 :
71,079

작성
22.07.02 20:04
조회
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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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Episode003_숲 속의 기인(奇人)(2)

DUMMY

0.

에릭 크리스는 밤 중의 숲속을 빠르게 달렸다.

정신없이 흙바닥을 쓸면서 달린 에릭은 당장이라도 사방으로 검을 휘두르고 싶었다.

주화입마(走火入魔)의 초기 증상이었다.

그만큼 방금 에릭이 들은 사실은 충격적인 사실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의 피를 알고 있었다···.”


같은 공작가인 이스틸 공작가에서도 이제야 겨우 알게 된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단 말이었다.

이스틸 가문의 어두운 일면에서 지내고 있는 에릭 크리스 또한 세상의 뒷면을 많이 알고 있었다.

멸종되었다고 알려진 엘프 노예나, 수인족 전사들. 지금은 전설로만 취급되는 이종족(異種族)들이 바로 그것이었다.


“하지만 이런 말도 안 되는···.”


디오 레오니다스는 망종이었다. 그리고 동시에 저주받은 혈통이었다. 그렇기에 에릭은 더러운 일을 하면서도 아이와 노인은 건들지 않았지만, 이번 일은 거리낌 없이 받을 수 있던 것이었다.


“마녀(魔女)···.”


혼령의 주인, 감정을 먹고 자라는 악귀.

그 외에도 숱한 부정적인 칭호들을 가지고 있는 존재가 바로 마녀였다. 300년 전, 전설 속 종족들이 우후죽순 기록을 남길 때도 그 종의 존재 여부마저 희미했던 존재.

에릭도 많은 것은 알지 못했지만, 디오 레오니다스의 어미가 바로 그 마녀(魔女)라는 존재란 것을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말도 안 돼···.”


마녀(魔女)는 마녀라는 이름처럼 오직 여자(女)만이 마녀라는 종족이 된다.

그 이외에는 평범한 인간이 되어 태어나는 것이고 애초에 남자라는 존재가 저주받은 ‘마녀’의 혈통을 이을 수가 없는 구조이다.


“무슨······. 뒤늦게 혈통이 깨어났다고?”


마녀란 본디 용마 전기의 세상 속에서도 손가락질당하고 기피당하는 존재였다.

마녀는 정해진 모든 운명을 거스르고, 세상의 파멸을 초래하는 존재였으니. 언제나 마녀란 존재들은 배척되는 것이 현실이었다.

하지만 그게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우선은 운명을 거스르는 역천(逆天)의 존재이기에 할 수 있는 일들.

크게 말하여, 과거나 미래를 다니며 과거를 바꿔 세상을 어지럽히는 일. 단순히 ‘일어날 수 없는 일을 일어나게 하는 존재.’ 그런 존재들이 바로 마녀(魔女)였다.


“하지만 믿을 수 없다···.”


애초에 마녀의 자식은 인간이거나 마녀(魔女)이거나. 둘 중 하나였다. 남자라면 당연히 인간일 수밖에 없었고.

에릭은 자신의 연원을 조사하면서 여러 종족의 전설에 대해서도 해박했기에 지금의 상황이 더 믿기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기에 믿어볼 만하다.”


분명, 남자인 디오 레오니다스가 마녀의 힘을 쓴다는 건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그것마저도, 운명을 거스르는 마녀이기에 벌어지는 일이라면? 그렇기에 디오의 망나니였던 성격이 변하고 정말로 에릭 자신의 혈통을 알고 있는 것이라면?

그렇다면 일평생 자신의 이름을 모른 채 돌아가셨던 할아버님의 수치를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을 것이라 에릭은 생각했다.


“... 후. 디오 레오니다스. 조금 더. 조금만 더. 지켜봐야겠어.”


금방이라도 발검할 듯한 기세를 진정시킨 에릭은 차분해진 상태로 어두운 숲속을 떠났다.


1.

테라 아카데미 1학년.

재능 있는 평민들이라는 타이틀을 지닌 테라 아카데미는 등록금 제도는 없었지만 실제로 사는 게 급급한 평민들은 쉽사리 다닐 수 없는 곳이었다.

어느 정도 돈이 있는 평민들이나 출세를 노리는 평민들이 다니는 곳이 테라 아카데미였는데, 그러다 보니 학년당 인원수도 턱없이 적었고 그렇기에 소문은 발 달린 것처럼 빠르게 퍼졌다.


“어제 그거 봤어?”


서로를 견제하며 조용하게 지내던 1학년들은 최근에 생긴 소문으로 인해 꽤 가까워졌는데 그 소문은 당연히 소문을 빙자한 뒷담이었다.

그것도 군계일학(群鷄一鶴), 닭 속의 학처럼 홀로 귀족인 디오 레오니다스에 대한 뒷담이었다. 원래였다면 공작가의 자제인 디오도 준귀족 대우를 받아 평민이 욕을 하는 것조차 귀족 모욕죄에 해당하는 것이었지만, 아카데미에서는 표면상 계급이라는 것은 없었다.

특히 진짜로 서로가 같은 평민만 있던 테라 아카데미에서는 말이다. 애초에 귀족인 디오가 테라 아카데미로 온 것이 암묵적인 불명예인 것도 있었다.


“디오 레오니다스 말하는 거지?”

“그래! 그 공작가 후계자에서 버림당한···! 얼마나 재능 없고 개차반이었으면 후계자에서 쫓겨나고 귀족인데 테라 아카데미에까지 왔겠어! 듣기로는 매일 같이 여자들을 희롱하고 다녔다던데?”

“근데 어제 그 실력은···. 진짜 솔라 아카데미 학생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였어···.”

“그러니까! 내가 믿을만한 사람한테서 들은 건데! 아니 글쎄, 디오 레오니다스가 악마한테 영혼을 팔았다지 뭐야? 그리고 그게 걸려서 쫓겨났다지 뭐야? 애초에 가문에서도 버려질 망나니가 그런 실력을 갖추고 있으리라고. 분명히 무슨 악마한테 혼을 판 게 분명해!”


보통 ‘듣기로는’, ‘믿을만한 사람’에게 들었다는 이야기는 대부분이 악성 뜬소문이었지만 학생들은 그런 걸 신경 쓰지 않았다.

당장 뱉는 말과 자신의 알량한 자신감이 더 중요한 게 그들의 심리이기 때문이었다.

더없이 고고하고 높게만 보이던 귀족을 자신들과 같은 흙탕물로, 그 밑으로 떨어트리는 것만으로도 그들의 자존감을 올라갔기 때문이었다.


-드르륵.


그들의 말이 한참 최고조를 달리고 있을 무렵, 낡은 문이 열리며 한참 그들이 이야기하던 주체가 걸어 나왔다.

어제의 거칠었던 전투는 장난이었는지 더없이 말끔한 모습으로 나타나자 학생들은 괜히 찔리는지 조용해졌다.


‘하아···. 왜 칭호가 바뀌었나 했더니.’


사실은 바깥에서부터 전부 듣고 있었던 디오 레오니다스가 한숨을 내쉬며 자신의 자리에 앉았다.

아카데미의 옷은 딱히 규정이랄게 없었으니 아무 옷이나 입으면 됐는데, 지금 디오는 그것마저도 문제였다.


‘옷이 없어.’


있는 거라곤 비루한 몸뚱어리와 마차를 타고 올 때 입고 있던 옷 한 벌 밖에.

정말 최소한의 배려도 해주지 않은 채, 말 그대로 쫓겨난 게 지금 디오 레오니다스의 현실이었다.


‘차라리 내가 돈이라도 쓰고, 패악질이라도 진짜로 부렸으면 몰라.’


억울하기 그지없는 상황이었으나 디오가 어떻게 방법을 낼 재간은 없었다.

슬쩍 자신의 상태창을 바라보니 이렇게 학생들이 뒷담화를 한 것만으로 어제 사용했던 포인트 수급을 넘어 더 올라갔지만, 마냥 한숨만 나오는 상황일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포인트의 수급은 ‘악’으로 치우치며 올라갔지만 용마 전기의 내용은 권선징악에 가까웠고, 결국 악으로 갈수록 이야기 속에서 그는 죽음에 가까워진다는 것과 같은 의미였다.


‘오히려 이 정도면 그렇게 심하지 않은 축에 속하니. 소문만 조금 더러울 뿐. 이미지는 금방 바꿀 수 있다.’


가문에서 버려진 망나니, 호색한, 가문의 재산을 축낸 밥벌레.

대충 디오 레오니다스를 뜻하는 말이다. 거기에 ‘악마에게 혼을 판’이라는 칭호까지 추가되었지만 아직 이 정도는 소문에 불과해서 쉽사리 믿을만한 것은 아니었다.

이어서 들어온 로렌과 에릭의 행동만 아니었다면 말이다.


-흠칫.


누가 봐도 겁먹었다는 표정으로 숨소리라도 들릴까 디오의 옆을 지나치는 로렌.

그리고 그런 로렌을 보면서도 디오를 경계하는 듯한 표정을 짓는 에릭 크리스.

그 모든 것을 지켜보는 학생들까지.


‘아니 너희는 또 왜 그래?’


막 불씨를 키우고 있는 소문에 기름을 들이 부어주는 둘이었다. 에릭은 그 이후로도 수업시간 내내 디오를 노려봤고, 로렌은 디오의 숨소리 하나에도 반응하며 깜짝 놀라는 표정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런 것을 지켜보며 구설수를 만들던 학생들은 자신감을 얻었고, 대중들 사이에 숨어 디오를 관찰하던 이도 두 눈을 밝혔다.


‘하아. 될 대로 되라지.’


아직 상점에서 빌려와 활성화 중인 재능 ‘생존 전문가’가 왠지 움찔거리는 것을 느끼며 디오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것에 맞춰 몸을 움찔한 로렌은 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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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Episode003_숲 속의 기인(奇人)(4) 22.07.05 57 1 11쪽
9 Episode003_숲 속의 기인(奇人)(3) 22.07.03 64 2 13쪽
» Episode003_숲 속의 기인(奇人)(2) 22.07.02 75 2 8쪽
7 Episode003_숲 속의 기인(奇人)(1) 22.07.01 76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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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Episode002_폭풍의 입학생(4) 22.06.29 95 3 10쪽
4 Episode002_폭풍의 입학생(3) 22.06.26 110 3 7쪽
3 Episode002_폭풍의 입학생(2) 22.06.26 122 4 13쪽
2 Episode002_폭풍의 입학생(1) 22.06.22 138 3 12쪽
1 Episode001_Prologue 22.06.22 162 3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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