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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소설 속 악역으로 빙의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선비한호
작품등록일 :
2022.06.22 01:07
최근연재일 :
2022.07.22 00:37
연재수 :
16 회
조회수 :
1,201
추천수 :
36
글자수 :
71,079

작성
22.06.30 02:16
조회
92
추천
3
글자
10쪽

Episode002_폭풍의 입학생(5)

DUMMY

0.

태어난 곳은 전쟁터였다.

가장 어릴 때부터 지옥에서 태어난 소년은 자신의 아비와 어미의 얼굴 또한 한 번도 보지 못하였다.

가문의 늙은 집사와 멀리 도망간 소년은 그저 불타는 집을 바라만 봐야만 했다.

그것이 소년의, 아니 아기였던 하진의 첫 기억이었다.


1.

어릴 때부터 총명하기로 타고난 하진은 스스로가 어떤 존재인지 알 수 있었다.

천재(天才).

하늘이 내려준 재능. 그것을 가진 존재. 그것도 보통 천재가 아니었다. 천재 중의 천재, 할 수 없는 것이 없는 존재.

모든 한번 보면 외워버리고 한번 보면 해낼 수 있었다.

서로 다른 무술의 좋은 점만 가져와 조합하고, 미지의 영역이던 마법 또한 그에겐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렇기에 다섯 살의 하진은 고민했다. 그의 인생은 그가 선택한 대로 살아갈 수 있었다.

그는 천재이니까. 그가 태어날 때부터 진행됐던 전쟁은 끝이 나지 않고 여전히 전쟁 중이었다.


하진은 올바른 사람이 되고 싶었다. 능력은 얼마든지 있었고 만들 수 있었기 때문에 그는 이 세상이 궁금했다.

세상의 근원, 도덕과 가치, 어떤 삶이 결국의 맞이할 두려운 죽음에 관한 답이 될 것인가.


그것이 하진, 다섯 살의 고민.


2.

어느덧 해가 지나 열 살.

한적한 산골에서 무럭무럭 자라던 하진은 아비와 어미의 얼굴을 보지 못한 채, 자신을 키워준 노 집사의 죽음을 맞이한다.


처음은 의문이었다.

이번 주를 보내기 위한 물을 기르기 위해 시냇물이 흐르는 골짜기로 향했다.

그리고 돌아오니 노 집사와 소년의 집은 엉망이 돼 있었고 노 집사의 목은 나름 꼼꼼하게 짜인 나무 울타리에 걸려 있었다.


그걸 본 하진은 다리의 힘이 풀려 쓰러지지도, 펑펑 울지도, 두려워하지도, 하다못해 더럽다 느끼지도 않았다.


그저.

왜?


저 노인이, 저 인간이. 어떠한 이유로 죽어야 했는가.

저 노인의 죽음에 대한 답은 충분했는가.

얼토당토않은 인생이었을 것이다. 먼 산골의 작은 자작가에서 태어난 소년은 성공하기 위해 더 먼 영지로 떠났다.

그렇게 소년은 같은 한 소년을 만나고, 그 한 소년에게 진심으로 반하게 된다.

소년을 지키고 싶다. 그의 가문을 위해 일하고 싶다.

하지만 무술에 재능이 없던 소년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충성을 지켰다.

평생을 소년을 섬겼다. 그 소년이 섬겼던 나라마저, 그리고 그 소년의 아들까지.


노인이 되어서까지. 반역자의 집안의 식솔이라는 오명을 쓴 채로.


얼어붙은 시냇물에 손을 담가 가며 늙은 몸을 혹사했고, 살아있는 제 주군을 뒤로 한 채 어린 주군을 위해 도주를 택했다.


불타는 저택을 빠져나오던 그 날, 노인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소년은 의문에 빠진 채 고개를 숙인다.


"당신의 삶은 내가 이어가겠어. 로젠 레브레이카. 아직 그대의 답은 충분하지 않아."


그렇기에.


내가 당신을 기억할 거야. 철없이 물장난치던 노인을 기억할 거야.

보름달이 뜨던 밤이면 가슴에 달린 펜던트를 잡고 빌던 덧없이 약해빠진 노인을 기억할 거야.

내가 의문을 가질 때면 언제나 내게 듬직한 뒷모습을 보여줬던 당신을 기억할 거야.

가문을 지켜낸 당신의 의지를 기억할 거야. 당신을 닮은 어른이 될 수 있게.

내가 그대를 기억할게.


당신의 답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


3.

기억이 범람(氾濫)했다.

소년은 어떠한 삶을 겪어왔던 것일까. 어쩜 이리도 차가운 슬픔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그 기억은 겨울의 시냇물보다 차가워서 기억을 받은 디오는 눈물조차 흘릴 수 없었다.


“으윽.”


디오는 깨질듯한 머리를 부여잡은 채 한참 동안 그 자리에 주저앉은 채 신음했다.


그렇구나.

하진 레오니다스. 그가 바라보던 세상 속의 인물. 디오가 몰랐던 그의 삶은 그런 삶이었구나.

옳은 일은 꼿꼿이 허리를 펴고 마주 오는 시선을 피하지 않고 당당하게. 하진 레오니다스의 삶을 관통하는 노 집사에게 배웠던 과거가 있었다.

아무것도 몰랐던 아이 때부터 이별을 겪으며 성장한 소년.

잃는 것에 익숙해가며 어른 된 소년은 끝내 세상을 구했다. 자신을 사랑했던 이들을 죽인 이 세상마저 구원해냈다.

누구보다 고독했지만. 누구보다 위대했던 사나이.


하진 레오니다스.

디오가 그런 하진 레오니다스의 열다섯까지의 삶을 이해했다.


‘쓰러졌던 건가.’


이윽고 고통에 적응하고 정신을 차린 디오가 주위를 둘러보았다.

주위는 적막했고 어두운 밤이 찾아와 빛나는 별들이 하늘을 밝히고 있었다. 주위에 인공적인 건축물도 없어 보이는 게 어느새 아카데미 부지 내 숲에 들어와 있는단 것을 디오는 깨달았다.

언제부터 정신을 잃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꽤 걸었다는 것만 기억이 났기에 디오는 자신이 걸어온 것으로 생각했다.


‘애초에 아카데미는 섬이니까.’


제국에 존재하는 세 개의 공작가 중, 이스틸 가문을 지나야만 도착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솔라와 테라 아카데미가 있는 곳이었다.

보통은 기숙사가 마련되어있지만 생각해보니 디오는 가문에게서 모든 지원을 받지 못하는 상태였고 그러다 보니 기숙사에 그의 이름이 들어가 있지도 않았다.


‘테라 아카데미는 등록금은 없지만, 학생회비나 기숙사 비용이 있는 설정이었지.’


디오는 여전히 저릿저릿한 몸을 주무르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카데미의 건물들의 빛들이 멀리서 보이는 걸 보면 확실히 인적이 드문 곳이긴 했다. 아카데미에 처음 들어올 때도 보지 못한 곳이었으니 아카데미의 제일 반대쪽이라 생각하면 편했다.


“... 이제 어쩌지?”


꽤 황망스러운 말투로 말했지만 사실 디오는 당황하지 않았다.

그의 재능으로 단단히 사용되고 있는 부동심은 그에게 그런 찰나의 당황도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디오는 차분하게 자신의 정보를 확인했다.


{“악마에게 영혼을 판” 디오 레오니다스}

-잔여 포인트 : 102.


“어라?”


부동심 때문에 아찔했던 의식이 순식간에 돌아왔다. 확실히 포인트는 사용했던 것에 두 배나 벌여 들었지만, 앞의 수식언은 누가 봐도 위험해 보이는 수식언이었다.


“상태창?”


_[정보 Status]_

-이름 Name : 디오 레오니다스.

-나이 Age : 15.

-성별 Sex : 남성.

-종족 Race : 혼혈족.

[근력 17][민첩 16][체력 14][마력 7]

-재능 : 부동심.

*A급 재능입니다. 어느 상황에서든 부동심을 유지합니다.

-체질 : 정신일도하사불성(S-)

*S-급 체질입니다. 당신의 육체와 심상은 거의 같은 상태를 유지합니다.

-특성 : 마음의 가시(B-)

*B-급 특성입니다. 당신은 심상의 힘을 현실로 끌어낼 수 있습니다.

= {고유 능력 : 선조들의 힘을 빌려!}

등급 : 유일.

포인트(50*LV)를 소모해 영혼의 힘을 빌려 일정 시간 동안 일정 폭 스탯(5-15)을 상향시킵니다.

능력 레벨:1

*악역의 명(命)을 지니고 있습니다.(악명이 올랐습니다.)

*‘하진 레오니다스’의 업을 일부 얻었습니다.


디오는 한숨을 푹 내쉬며 차분히 상태창을 점검했다.

과연 영웅의 혼인지 잠깐의 오버 드라이브, 영혼과 완전히 공명하는 상황을 아주 찰나 간 겪었음에도 능력치들이 상승했다.

여전히 봐주기 힘들 정도로 바닥인 능력치들이었지만 디오는 자신이 가진 재능과 체질의 시너지를 잘 알고 있었기에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뭐든 꾸준히 하기만 하면 되지···. 그런데···.”


디오는 자신이 바라지 않던 상황이 왔음을 직감했다.

악역의 명(命).

이 악역의 명을 지닌 존재들은 여럿 있었다. 하지만 그들 대부분은 모두 스토리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었고 매우 강했으며, 각자의 삶과 신념을 지니고 있었다.

초반에 퇴장하는 디오 레오니다스가 가지고 있기에는 너무나도 이질적인 것.

디오는 그것이 작가의 농간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이것은 애초에 안배되어있던 것이거나 디오 레오니다스의 종족 값 때문이라 생각했다.


“후. 이미 생긴 건 어쩔 수 없지. 베이스캠프나 만들어볼까?”


디오는 잠시 군대 시절의 기억을 더듬어 나무로 오두막을 만들어보려 했으나 이내 포기했다.

아무래도 꽤 오랜 시간을 보낼 거 같은 공간인데 하루 이틀 살 곳처럼 만들기엔 일을 늘리는 꼴이기 때문이었다.


“에라이.”


아직 포인트는 100으로 두 번 정도 능력을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의 여유가 있었지만 여기서 능력을 사용하는 건 확실한 낭비였다.


“방법이 없을까···.”


디오는 평평하게 다듬어놓았던 바닥을 휙휙 휘저으며 생각했다.


“아!”


순간 디오의 머리에 떠오른 내용에 디오는 서둘러 상태창을 불러왔다.


{잔여 포인트로 특성, 체질, 재능, 고유 능력을 빌려올 수 있습니다!}

- 대륙년 897년 헬렌 킬라, 특성 “오망성 마법사”, 체질 “마나흡음지체”, 재능 “천재”, 고유 능력.....(구매 가능 포인트 : 900,000P)

- 대륙년 1032년 로버트 일리아, 특성 “성장”······.


전에 잠깐 보고 치웠던 잔여 포인트 상점이 있었다.

디오는 당장 생존과 건축에 관련된 것들을 찾았다. 검색 기능이 있어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 제국년 245년 리처드 문, 특성 “-”, 체질 “장사”, 재능 “생존 전문가”, 고유 능력 “-” (구매 가능 포인트 60)


디오는 그나마 가장 싼 존재를 선택했다. 이와 비슷한 건축 재능의 존재도 있었지만, 구매 가능 포인트가 1000단위로 올라갔기에 디오는 깔끔히 포기했다.


“생각보다 가성비는 아닌데?”


디오는 한숨을 쉬며 능력을 선택했다.


- 중복 재능, 체질을 선택하셨습니다! 또 하나의 재능과 체질을 얻으시려면 각각 1000 포인트를 이용해 해금하셔야 합니다!


“뭐?”


이런 사기꾼들이.

디오는 뒷목을 잡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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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 악역으로 빙의했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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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Episode004_주인공이 없는 세상(1) +2 22.07.08 45 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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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Episode003_숲 속의 기인(奇人)(4) 22.07.05 57 1 11쪽
9 Episode003_숲 속의 기인(奇人)(3) 22.07.03 65 2 13쪽
8 Episode003_숲 속의 기인(奇人)(2) 22.07.02 75 2 8쪽
7 Episode003_숲 속의 기인(奇人)(1) 22.07.01 76 2 9쪽
» Episode002_폭풍의 입학생(5) 22.06.30 93 3 10쪽
5 Episode002_폭풍의 입학생(4) 22.06.29 96 3 10쪽
4 Episode002_폭풍의 입학생(3) 22.06.26 110 3 7쪽
3 Episode002_폭풍의 입학생(2) 22.06.26 122 4 13쪽
2 Episode002_폭풍의 입학생(1) 22.06.22 139 3 12쪽
1 Episode001_Prologue 22.06.22 163 3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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