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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님 님의 서재입니다.

살인마는 궁금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공포·미스테리

완결

운명님
작품등록일 :
2019.09.01 22:33
최근연재일 :
2019.10.21 00:00
연재수 :
50 회
조회수 :
20,375
추천수 :
658
글자수 :
199,025

작성
19.09.18 00:05
조회
397
추천
11
글자
7쪽

세상에서 가장 잘생긴 나의 연인

DUMMY

미라는 연신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사랑스러운 연인에게 가는 길이 어찌 기쁘지 않을 수 있을까.

화장이 마음에 들지 않아 다시 고치는 순간에도 미라는 웃고 있었다.


“···흠, 뭐, 이 정도면···.”


물끄러미 거울을 바라보던 미라가 고개를 저었다.

이 정도로는 안 된다.

미라의 연인 옆에 서려면 못해도 준연예인급의 단장이 필요했다.


다시 하자.

일단 망친 화장을 모조리 씻어내고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그러는 사이 약속 시간이 한 시간 뒤로 다가왔다.


“으아, 늦겠다!”


다소 늦더라도 미라의 연인은 여전히 웃으면서 미라를 맞아줄 것이다.

그 환한 미소를 빨리 보고 싶기에 미라는 손길에 박차를 가했다.


“아, 이제 모르겠다!”


거울의 비친 미라는 몹시도 예뻤다.

실제로 남모르는 이들이 한 번씩 돌아볼 정도로 미라는 예뻤다.

어쩌면 일반인 중에서는 상위 10% 안에 들지도 모른다.

다만, 그녀의 연인은···.


미라는 미리 골라둔 가방을 어깨에 걸지도 못한 채 집을 나섰다.


“여기요!”


운명처럼 조금 뒤에서 택시가 왔다.

서둘러 택시를 잡아타고 시계를 확인했다.

약속 시간 10분 전.

여기서 약속장소까지는 최소한 20분이 걸린다.


서둘러 핸드폰을 꺼내 문자를 보낸다.


-미안해요, 조금 늦을 것 같아요.


전송 버튼을 누르기가 무섭게


-조심해서 와요.


라고 답장이 왔다.

그가 답장을 보내며 웃는 모습이 눈에 선해다.

문자를 바라보는 미라의 입가에도 절로 미소가 스몄다.


문자조차도 사랑스럽다.

어쩜 이렇게 사랑스러울 수 있을까.

가슴이 콩콩 뛰는 기분에 가슴이 울렁인다.


택시로 그에게 향하는 길.

미라는 문득 처음 만났을 때의 그를 떠올렸다.


그들의 인연은 스쳐 지나가면서 시작되었다.

자주 가는 번화가에서 미라는 그와 두어 번 마주쳤다.


솔직히,

처음에는 연예인이라고 생각했다.


햇빛을 받아 반짝거리며 빛나는 금갈색 머리카락.

내리깐 눈꺼풀 사이로 비치는 갈색 눈동자.

시원시원한 이목구비.


어디 촬영이라도 하는 건가?

그런 생각을 하며 지나쳤다.


그다음에 만난 것은 어느 작은 카페에서였다.

길거리에서 만났을 때도 잘생겼다고 생각은 했지만,

하얀 셔츠에 까만 앞치마를 둘러멘 모습은 그야말로 그림이었다.


커피를 주문하며 한 번 번호라도 물어볼까 싶었지만, 용기가 없어 관뒀다.

대신 일이 끝나면 말이라도 붙여보려 커피 한 잔으로 몇 시간을 버텼다.

그런데 유니폼을 벗고 나오자마자 웬 부스스한 여자 앞에 앉아 생글거리고 있는 것을 보며,

여자친구인가? 생각하며 부끄러움에 얼굴을 붉히고 카페를 나섰다.


그다음에 만난 것은 회사 앞이었다.

피곤에 절어 퇴근하는 길에 딱 마주쳤다.

우연이 세 번이면 운명이라 했던가.


지금이라면 절대로 하지 않을 짓이다.

화장도 다 지워지고 머리도 부스스한데, 그에게 말을 거는 일 따위.

하지만 그때의 그녀는 ‘운명’에 사로잡혀 그에게 말을 걸었다.


“저기요.”


그가 돌아보는 그 시간이 영원처럼 느껴졌다.

미라는 그 영원의 기다림을 기꺼이 즐겼다.

심장이 터질 것 같은 그 기분을.


그리고 그가 미라를 보고 생글 웃었을 때는,

도리어 심장이 멎어버렸다.


“무슨 일이시죠?”


부드러운 목소리.

성우라도 했던 것일까.

목소리에 울림이 있어 사람의 마음을 혹하게 했다.


먼저 말을 걸었던 용기는 어디로 날아가 버린 건지

미라는 마치 뻣뻣한 나무토막처럼 그의 앞에 서 있었다.


“저기···.”


그는 고개를 갸웃하더니 생글 웃었다.

그 웃음에 설레서 미라는 자신도 모르게 헤벌레 입을 벌렸다.


“저, 저랑 사귀어주세요!”


아차, 싶었다.

대체 무슨 소릴 한 건가.

피곤해서 머리가 돌기라도 한 걸까.


슬쩍 눈을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그 순간의 눈빛이 사실 잊혀지지 않는다.

지나칠 때마다 보았던 그 반짝거리는 눈망울과는 전혀 다른,

죽어버린 눈으로 물끄러미 자신을 바라보던 그 눈빛.


그러나 그 시간은 길지 않았다.

이윽고 그는 처음 보는 신기한 무언가를 보는 것처럼 미라를 바라보고 있었다.


“사귄다는 의미가 어떤 건가요?”


그의 눈이 미라의 눈에서 뭔가를 찾고 있었다.

미라는 필사적으로 답을 생각해냈다.


“그러니까, 음···. 남자 대 여자로! 연인으로! 사귀어주세요!”


퇴근길.

회사 앞.

그 말은 그녀의 동료들도 모두 보고 있었다는 말이다.

그러나 그때의 미라는 그런 것은 생각도 하지 못할 정도로 정신이 없었다.

그에게 넋을 빼주기라도 했던 걸까.


지금 생각해보면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오를 정도로 창피하다.

그래도 그때는 그의 입술만 바라보고 있었던 것 같다.


“왜 저랑?”


그는 이미 알고 있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그래도 예의상 물어봐준다는 것이었을까.

아니면 정말로 모르는 것이고, 그의 표정이 풍기는 느낌은 미라의 착각일 뿐이었을까.

아니면 뭔가 다른, 바라는 대답이 있었던 것일까.


“그쪽은 저 기억 못 할지도 모르지만, 저는 그쪽 꽤 많이 봤어요. 솔직하게 제 취향이에요.”


억지로 포장하는 것보다 이실직고하는 길을 택했다.

사실,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유가 그것뿐이었다.

그는 피식 웃고는 미라에게 손을 내밀었다.


“저는···.”


그가 손을 내미는 순간,

주변에서 지켜보던 이들에게서 작은 환성이 쏟아졌다.

그 소리가 더 커서 제대로 듣지는 못했지만, 얼핏 들은 이름은 그의 이미지와는 조금 달랐다.


하지만 그때의 미라는 그런 것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저 그가 손을 내밀어 주었다는 것이 기뻐 그 손에 덥석 매달렸다.


“전 진미라 에요!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그것이 그들의 첫 만남이자,

사귀게 된 계기였다.


문득 정신을 차리자 약속장소가 육안으로도 보이기 시작했다.


“아, 기사님. 요 앞에서 내려주세요.”

“네. 이쯤이면 될까요?”

“네.”

“5800원입니다.”


조금만 일찍 나와서 버스를 탔더라면 훨씬 저렴하게 올 수 있었을 텐데.

그래도 이 이상 그를 기다리게 할 순 없었으니 어쩔 수 없는 거로 치자.

약속 장소로 한 걸음 한 걸음 발을 옮기며 미라는 자신의 옷매무새를 다듬었다.

괜스레 머리가 흐트러진 것 같아 머리도 매만졌다.

지나가다 갑자기 멈춰 서서 쇼윈도에 비춰보며 화장도 확인했다.


그가 있는 카페까지 이제 50m.

미라는 가슴을 꾹 눌러 심장을 진정시켰다.

그리고 입가 가득 미소를 머금었다.


문을 열자 ‘딸랑’거리는 종소리가 마음을 아주 조금 가라앉혀 주었다.


“자기, 미안해요. 내가 늦었죠?”


새하얀 얼굴이 자신을 향한다.

그 얼굴 한가득 미소가 피어오른다.


저 남자가 내 남자라니.

미라는 행복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8

  • 작성자
    Lv.5 김한청
    작성일
    19.09.18 00:26
    No. 1

    운명처럼 너눈 내게 다가와따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5 운명님
    작성일
    19.09.18 00:27
    No. 2

    헛...ㅎㅎㅎㅎ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6 밤비부
    작성일
    19.09.21 16:27
    No. 3

    미라 안녕.너는 글쓰지 마라 제발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5 운명님
    작성일
    19.09.21 16:27
    No. 4

    앜쿠ㅜㅜㅜㅜㅜ 아영이의 잔상이 아직 밤비부님을 괴롭히나봅니다ㅜ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6 밤비부
    작성일
    19.09.21 16:30
    No. 5

    이열... 용감한뎈ㅋㅋㅋㅋㅋㅋㅋㅋㅋ 노빠꾸넼ㅋㅋㅋㅋㅋ 쌩얼로 사귀자.라니 용감한 여자야. 하긴 구러니까 살인만지도 모르고 들이대지. 용감하다는 건 어떻게 보면 눈치없다는 것과도 비슷한 듯.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5 운명님
    작성일
    19.09.21 16:31
    No. 6

    헛, 생각해보니까 그렇군요.
    그전 에피소드의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묘한 분위기를 감지하고 슬쩍 피했었는데,
    우리 미라만 왜이러는지..ㅠ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99 방객
    작성일
    19.10.10 00:24
    No. 7

    어오야....정신이 혼미해지는 소설이네요 조커보는느낌이랄까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5 운명님
    작성일
    19.10.10 00:28
    No. 8

    헉..k8070님 답글 감사합니다!
    조커라니요!
    저한테는 너무나 과분한 찬사라 어찌해야할바를...(안절부절)
    가, 감사합니다! 열심히 쓰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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