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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차 독식 연금술사

웹소설 > 작가연재 > 게임, 현대판타지

라이온
작품등록일 :
2019.08.11 22:06
최근연재일 :
2019.09.28 13:05
연재수 :
1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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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9.28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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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7, [히든 퀘스트]

DUMMY

던전을 클리어할 시 주어지는 보상 상자는 기본적으로 확률형 뽑기의 구조를 따르고 있었다.

일명 가챠, 혹은 랜덤박스라고 불리우는 시스템이다.

말 그대로 일정한 확률을 통해 랜덤으로 보상을 지급하는 시스템.


"아니!"

"뭐 이딴 겜이 다있어?"

"역시 세피로트, 믿고 있었다구!"


세피로트 내에서 보상 상자 하나에 웃고 우는 자들이 유독 많은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었다. 운이 나쁜 사람은 클리어 랭크가 높아도 잡템만을 여럿 먹는가 하면, 운이 좋은 사람은 클리어 랭크가 낮더라도 무언가 하나쯤은 꼭 챙겨가곤 했다.

전생의 한유한도 이 랜덤 요소로 인해 괴성을 지른 적이 여러 번. 그는 솔직하게 말해서 운이 아주 좋다고 할 수 있는 부류의 사람은 아니었다.

그랬기에 그는 매번 보상 상자를 열 때마다 마음을 늘 졸이고는 했었지만.


'역시 첫 클리어 보너스야.'


이번 만큼은 그럴 필요가 없었다. 한유한은 미소를 지었다. 보상 확률을 100%로 만들어주는 첫 클리어 보너스의 위력은 어디 비할 바가 아니었다.

그의 앞에 펼쳐진 보상 리스트는 그야말로 상상할 수 있는 경우 중 가장 이상적인 보상 리스트.


[ 카르프의 가죽 상의 ]

[ 카르프의 가죽 하의 ]

[ 카르프의 가죽 모자 ]

[ 카르프의 가죽 장갑 ]

[ 카르프의 가죽 신발 ]


우선, 총 5종으로 이루어진 카르프의 가죽 갑옷 세트가 보상 리스트의 가장 윗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입 아프게 말해 뭐해. 카르프의 가죽 갑옷 세트는 이것만을 바라보고 던전에 들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이나 좋은 성능을 가지고 있었다.

한유한은 성능 확인을 위해서 카르프의 가죽 상의의 아이템 정보를 체크했다.


[ (유니크) 카르프의 가죽 상의 ]

- 내구도 600/600

- 레벨 제한 10, 스텟 제한 힘 15 체력 10, 직업 제한 X

[ 태초 마을의 유명한 개구쟁이이자 대장장이였던 카르프가 혼신의 힘을 다해 만든 역작 중 하나이다. 무척이나 가볍다는 특징이 있다. 한참동안 쓰이지 않은 채로 방치되어 온 것 같지만, 워낙 내구도가 탄탄하게 만들어진 탓에 사용하는 데 문제는 없다. 카르프가 만들어낸 다른 가죽 갑옷 부위와의 조합이 탁월하다. ]

[ 방어력 + 20 ] [ 힘 + 3, 체력 + 3 ]

[ 세트 효과 ]

[ 카르프의 가죽 갑옷 3세트 착용시 - 방어력 + 10, 체력 + 5 ]

[ 카르프의 가죽 갑옷 5세트 착용시 - 방어력 + 20, 체력 + 8, 힘 + 3 ]


'이거거든.'


유니크 등급에 걸맞는 환상적인 아이템 성능.

레벨 제한으로 인해 당장 아이템을 착용할 수 없다는 것만을 제외하면, 정말 단점 하나 없는 옵션의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었다. 스텟 제한 또한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수준.

심지어, 카르프 세트는 그런 널널한 착용 기준과는 한참이나 거리가 있는 높은 방어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방어력 + 20.

이는 태초 마을에서 구매할 수 있는 가장 비싼 갑옷인 조잡한 철 갑옷보다도 높은 수치의 방어력이었다.


'하물며 몸이 가벼운 건 말 할 것도 없지.'


그리고, 카르프의 가죽 갑옷 세트는 비교적 가벼운 가죽으로 만들어졌기에 무거운 철 갑옷과 달리 이동에 크게 불편함을 주지 않았다.

이것이 한유한이 여지껏 별도의 갑옷을 구매하지 않은 이유였다.

어설픈 갑옷을 구매했다가, 몸이 무거워져 공격을 회피하지 못한다면 차라리 착용하지 않느니만 못할 테니까.

하지만 카르프의 가죽 갑옷 세트는 방어력에 비해 한참이나 가벼운 무게를 가지고 있으니 회피를 못할 걱정도 없다.


'갑옷 세트 효과도 작살나고.'


어디 그 뿐인가?

아이템 정보의 가장 밑 부분에 적혀있는 갑옷 세트 효과 역시도 사기적인 성능을 보여주고 있었다.

5세트 착용시, 방어력과 스텟 수치가 모두 올라간다는 설명.

저 효과가 적용된다면 사실상 아이템 하나를 더 착용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다른 갑옷 세트가 방어력 + 5 수준의 초라한 세트 효과를 가지고 있는 것과는 천지차이.

왜 사람들이 그토록 카르프의 가죽 갑옷 세트를 원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레벨만 되면, 바로 착용해야지.'


한유한은 흐뭇한 표정으로 카르프의 가죽 갑옷 세트를 전부 인벤토리 속에 집어넣었다. 아직 레벨이 차지 않아서 착용할 수는 없었지만, 곧 올릴 수 있을테니 그때까지 잘 보관해둘 요량이었다.

스윽, 가죽 갑옷 세트를 전부 인벤토리 내부에 집어넣은 한유한이 보상 상자를 다시 내려다보았다.

보상은 아직도 남아 있었다.

가죽 갑옷 세트를 제외하면 남은 보상은 총 세 개.


[ 카르프의 루비 귀걸이 ]

[ 잘 세공되어진 고목 지팡이 ]

[ 3500 헤르 ]


개 중 하나는 헤르였으니 넘어가고, 나머지 두 개는 카르프의 루비 귀걸이와 잘 세공되어진 고목 지팡이였다.

루비 귀걸이는 레벨 제한 8의 아이템으로, 팻 캣을 쓰러트리면서 경험치 바가 거의 끝자락에 찬 지금이라면 몬스터 한 마리만을 쓰러트린 뒤에 즉시 착용할 수 있는 장비였다.

등급은 레어 등급으로 스페셜보다는 한 단계 낮았지만, 능력치는 카르프가 만든 아이템답게 무난한 수준.

곧 착용하리라 마음먹으며 인벤토리 안에 넣어두었다.

문제는 잘 세공되어진 고목 지팡이.


'이게 태초 마을에서 구할 수 있는 지팡이 중에서 한 두 세번째로 좋은 아이템이었지?'


지팡이라는 이름에서도 볼 수 있듯이, 아쉽게도 이 아이템은 연금술사가 착용할 수 있는 장비가 아니었다.

다름아닌 마법사를 위한 장비.

아무래도 아이템이 랜덤으로 떨어지다보니 실린더 대신 다른 장비가 떨어진 것 같았다.

다른 경우였다면 안타까움에 한숨을 내뱉을지도 모르는 상황.

그러나 지금은 기분이 썩 그렇게 나쁘지 만은 않았다.

어떤 실린더가 드랍되었다 한들 지금 한유한이 들고 있는 실린더보다 좋은 성능을 가질 순 없었을 테니까.

그러면 결국 보상으로 받은 실린더를 판매해아만 했을 텐데.

어차피 아이템을 판매해야한다고 생각하면 실린더보다 지팡이가 더 나은 것이 사실이었다.


'경매장 같은 데 올려두면 인기 좋겠네.'


연금술사가 비주류 클래스인 것과는 달리, 마법사는 주류 클래스 중에서도 주류 클래스라고 할 수 있었으니까.

마법사는 다른 클래스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화려한 퍼포먼스를 펼칠 수 있었기에 출시 이후부터 단 한 번도 클래스 인기 투표의 상위권 자리를 내준 적이 없었다.

당연히 그만큼 마법사를 플레이하는 유저 수도 많았으며, 그 중에서는 아낌없이 돈을 투자하는 금수저 유저의 수 또한 상당했다.

장비 중에서 가장 비싸게 팔리는 장비가 마법사 계열이 사용할 수 있는 장비라면 충분한 설명이 되리라.

이 잘 세공되어진 고목 지팡이도 돈 많은 초보 유저들에게 비싼 값에 넘길 수 있을 터.

한유한은 싱글벙글 웃으면서 지팡이까지도 인벤토리 내에 넣었다.


[ 던전에서 퇴장하시려면, 퇴장을 외쳐주세요. ]


타이밍 좋게 떠오르는 메시지.

이 던전에서 더 이상 볼 일은 없었다.


"퇴장한다."


기가막힌 영상과 보상,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데 성공한 참이었으니까.

슈우웅! 퇴장을 외치자, 던전의 입구 근처로 텔레포트 되었다.

불타버린 수풀의 잔해가 아직도 남아있다.

상당히 눈에 띄는 모양새.


'다들 밥이라도 먹으러 간 건가?'


하지만 던전에 들어오기 전에도 그랬듯이, 지금도 이곳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딱히 보이지 않았다.

사람이 적은 평일이라서 그런 걸지도.

어쨌거나 한유한은 잘 되었다고 생각하면서 자신이 들어갔던 던전 입구를 바라보았다.

던전에 들어가며 닫혔던 던전 입구가, 던전이 클리어 되면서 다시 열리게 되었다.


"음."


뜬금없이 다 불타버린 수풀 속에서 모습을 당당하게 드러내고 있는 입구라니.

솔직히 말해서 너무 눈에 띄는 모습이었다.

이대로 가만히 냅둔다면 몇 시간 내로 금새 발견될 터.

그건 한유한이 바라는 바가 아니었다.


'위장을 좀 해둬야겠는데.'


고민하던 한유한은, 우선 던전의 입구를 다시 닫아두었다. 힘으로 닫으니까 그닥 어렵지 않게 닫히는 모습이었다. 확실히 입구를 닫아두니 아까보다는 눈에 띄는 정도가 덜하다.

이제는 어색하지 않게 주변 청소를 해줄 차례.

한유한은 실린더 안에 남은 물 원소를 넣고서 지저분한 바닥에 마구 쏴대었다.

물이 흘러나오며 너저분한 재를 휩쓸었다. 이렇게 하니 그나마 아까보단 덜 부자연스럽게 보였다.


"좋았어."


여기에 숲이나 수풀 근처에서 주워온 잔가지나 잎 등을 덮어주면 임시 위장은 끝.

멀리서 보면 그럭저럭 자연스럽고, 가까이서 봐도 무언가 이상하다고만 느껴질 뿐 미친듯이 뒤지지 않는 이상 던전의 입구를 발견할 수 없을 만큼 정교하게 위장해두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주변에 식물이 다시금 자라나기 시작한다면 이 위장은 더더욱 빛을 발하리라.


'오랫동안 숨기고 있을 생각은 없지만, 한동안은 어쩔 수 없지.'


한유한이 던전을 굳이 이렇게까지 숨겨둔 이유는 유튜브 때문이었다.

만약 누군가가 한유한이 영상을 올리기도 전에 던전을 발견하여 영상을 올린다면, 한유한이 던전 발견 영상을 뒤늦게 올린다 한들 핫한 이슈가 되기란 어려울 테니까.

그렇게 된다면 여지껏 쌓아두었던 설계와 노력이 헛고생이 되는 셈.

한유한의 입장에서, 이 던전은 한유한의 영상으로 인해 처음으로 알려져야만 했다.


'어서 태초 마을을 벗어나야겠어.'


그러기 위해서는 어서 태초 마을을 벗어나야 하는 상황.

너무 많은 이목이 집중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 생방송을 안하는 것처럼, 한유한은 적어도 태초 마을에 있는 동안은 태초 마을 관련한 영상을 올릴 생각이 없었다.

한 번 이슈만 됐다 하면 온갖 또라이들이 그에게 달려들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오늘 내일 내로 보스 몬스터를 잡는다.'


이제 태초 마을에 남아있을 이유는 오로지 보스 몬스터 뿐.

레벨 10을 찍고, 보스 몬스터를 잡은 뒤라면 깔끔하게 태초 마을을 떠날 수 있었다.

빠듯하게 한다면 충분히 하루 내로도 끝낼 수 있는 일.

한유한은 다시금 태초 마을로 이동했다.


"캬아!"


[ 레벨이 올랐습니다. ]


중간에 실버 폭스 한 마리를 잡아, 레벨 업을 한 것은 덤이었다.

한유한은 인벤토리에 넣어두었던 카르프의 루비 귀걸이를 착용했다.

장비의 효과로 스텟이 올라진 것이 체감되었다.

기분 좋게 마을로 복귀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던 찰나.


"수고하셨습니다."

"아, 네."


마을의 잎구 앞에서 저번에 보았던 경비병 NPC, 라툰이 한유한에게 따뜻한 한 마디를 건넸다. 또 만나게 될 줄은 몰랐는데.

어색한 마음에 적당히 대답하고서 입구를 지나치려는 한유한.

그를 라툰이 다시금 붙잡았다.

이번엔 대체 무슨 말을 하려고. 고개를 돌린 한유한에게 라툰이 물었다.


"그런데, 못 보던 장비를 착용하고 계시는군요. 혹시 가지고 계시던 귀걸이입니까?"

"그건 아니고, 사냥 도중 어쩌다보니 우연치 않게 얻게 되었습니다."

"······."


무슨 사정이 있는지, 무척이나 진지한 표정.

한유한이 착용한 카르프의 루비 귀걸이를 뚫어져라 바라보던 라툰이 말했다.


"혹시, 카르프라고 알고 계십니까?"


카르프. 던전이 되어버린 비밀 기지를 처음 만든 장본인이라던 그의 이름을.

전혀 예상치도 못했던 전개였다.


'카르프의 귀걸이에 경비병이 반응을 보인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는데, 이거 설마.'


뜬금없는 물음 속에서, 한유한은 생각했다.


'히든 퀘스트인가?'


말도 안되는 행운이 제 발로 걸어 들어온 것 같다고.


작가의말

1) 토요일 점심 화이팅입니다!

2) 사실 할 말이 슬슬 고갈되었습니다

3) 별 일 없다면 내일도 이 시간에 다시 만나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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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3, [전직] +20 19.09.24 2,651 82 15쪽
13 12, [테스트] +6 19.09.23 2,693 69 13쪽
12 11, [시험장] +6 19.09.23 2,815 63 13쪽
11 10, [첫 사냥] +10 19.09.22 2,960 65 13쪽
10 9, [생태계 교란종] +10 19.09.22 3,032 65 13쪽
9 8, [썩 괜찮은 영상] +11 19.09.21 3,145 71 14쪽
8 7, [성장의 밑거름] +8 19.09.21 3,191 77 17쪽
7 6, [경악했다] +8 19.09.20 3,262 78 12쪽
6 5, [연성] +4 19.09.20 3,285 68 13쪽
5 4, [검증하기 위한 시간] +9 19.09.19 3,460 63 16쪽
4 3, [순수한 인정] +6 19.09.19 3,625 71 13쪽
3 2, [0.00001%] +9 19.09.19 3,791 69 15쪽
2 1, [기적] +9 19.09.19 4,215 67 15쪽
1 0, [배드 엔딩] +13 19.09.19 4,903 68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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