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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 님의 서재입니다.

바질 리브스 홀 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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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
작품등록일 :
2021.07.30 01:47
최근연재일 :
2022.09.01 23:30
연재수 :
1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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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0
추천수 :
396
글자수 :
742,617

작성
22.08.29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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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고독의 습격 -2- (完)

DUMMY

말이 끝나자마자 콜린은 기관단총을 난사했다. 술렁거리지도 못한 그들은 모두 파리떼처럼 날뛰다가 죽었다. 일방적인 학살이었다. 기관단총의 탄창이 빈 콜린은 권총을 꺼내 남은 이들을 처리하기 시작했다. 총알을 아끼기 위해 한 발만을 맞은 이들이 대다수였다. 심장이나 뇌를 맞지 못한 이들은 기관단총에 깔끔하게 죽은 이들을 부러워하게 되었다. 폐를 쏘인 사람들은 폐에 피가 들이차는 감각을 그대로 느끼며 고통스럽게 죽어갔다. 척추를 맞은 이들은 숨도 쉬지 못한 채 꿈틀거렸다. 콜린은 그들에게 자비를 베풀어줄 마음이 전혀 없었다.


약 서른 명이나 되는 인원이 죽어 나갔다. 피가 카펫을 적시는 냄새가 진하고 비릿했다. 그것은 콜린이 언제나 맡아왔던 것이었다. 마치 고향으로 돌아온 듯한 감각을 느끼며 콜린은 살아있는 사람이 있는지, 살게 될 사람이 있는지 방 안을 돌아다녔다. 현장은 조용했고 산 사람은 단 한 명뿐이었다.


다 쓴 탄창을 버린 콜린은 새 탄창을 꺼내어 기관단총과 권총에 넣었다. 곧 밖에서 누군가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칩입자는 들어라!”


익숙한 목소리. 콜린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 너만 아니었다면 이 난리에 휘말리지도 않았을 것을. 콜린은 배신한 그를 잊은 적이 없다.


“무기를 버리고 조장님들을 풀어줘라! 지금 투항하면 목숨은 건지게 해주겠다!”


콜린이 문을 살짝 열고는 밖을 살폈다. 부하들을 앞세운 산 리가 확성기를 들고 소리치고 있었다. 용감하지도 못한 비열한 녀석. 콜린은 순식간에 권총을 들고 그의 머리를 조준했다. 총성이 울리자 산 리의 뒤통수가 터져 나왔다. 그의 부하들은 기겁하며 자리를 피했다. 경호 인력은 즉시 회의실 문을 향해서 총을 쏘기 시작했다. 콜린은 곧 몸을 피했으나 옆구리에 총을 맞아버렸다.


“이런, 빌어먹을.”


욕설이 절로 나왔다. 살아나갈 확률이 크게 줄어들었다. 통증을 줄일 약도 출혈을 멈출 약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죽은 케빈에게 왜 의약품을 유산으로 남기지 않았는지 따지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그러나 응급 처치를 할 도구를 가져오지 않은 것은 콜린의 잘못이기도 했다. 어쩔 수 없이 손으로 상처를 틀어막은 그는 숨을 고르며 침착함을 유지했다.


“침입자는 들어라! 더 난동을 부리면 끝나는 거야! 어떻게 할 건지는 네가 정해라!”


산 리의 부하로 보이는 자가 확성기를 든 모양이었다. 콜린은 헛웃음을 지으며 생각했다. 일의 마지막에 과연 누가 끝나는 건지 알긴 아는 걸까.


콜린은 문득 생각했다. 아침에 먹은 식사가 별로이긴 했지. 데이지라면 더 맛있게 해줬을 텐데. 재능이 있으니 술은 그만 끊고 요리사로 정착하면 좋을 것이다. 내 배에서 살았던 건 흔적조차 지우고 아니, 남길 흔적은 있던가? 우리 셋이 살며 남은 흔적이 이제 있던가.


이럴 줄 알았으면 조지 녀석한테 사진이라도 찍어달라고 할 걸 그랬다. 생각해보니 그렇게 자랑하던 카메라에 내가 찍혔는지도 모른다. 있다면 부디 소중히 간직해주길. 왜냐하면 지금 나는.


왜냐하면 지금 나는 죽을 수도 있으니까.


콜린은 생각했다. 살펴보면 여기도 완강기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창문 밖으로 나가는 건 자살행위나 다름없다. 적들이 들어온다면 창문 밖의 나를 향해 총을 쏘기만 하면 되니까. 이제 나는 어디로 가야 할까.


체념하듯 바라본 천장에 어색한 부분이 한 곳 있었다. 콜린은 봐뒀던 청사진을 머리에 그렸다. 그래, 저곳은 환풍구였지. 올라가기엔 너무 높았다. 하지만 높지 않을 수만 있다면.


콜린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적당한 높이의 서랍장이 보였다. 저것을 타고 올라간다면 능히 환풍구로 올라갈 수 있을 터였다. 우선 콜린은 단검을 하나 꺼냈다. 눈앞에 시체에서 옷을 벗긴 후, 원단을 갈라 긴 줄을 만들었다. 줄 하나는 자신의 옆구리를 지혈하는 데 쓰고 하나는 수류탄의 안전핀에 걸고 의자를 하나 꺼냈다. 그리고 그 다리의 바퀴 사이에 수류탄을 고정하고는 문고리에 줄을 묶었다.


“투항할 준비를 하겠다! 잠시만 기다려달라!”


그렇게 외친 콜린은 옆구리의 통증을 참으며 서랍을 옮겼다. 바닥이 카펫이 아니었더라면 묵직한 가구를 질질 끄는 소리에 적들이 의심했을 것이다. 마침내 환풍구 아래까지 서랍을 옮긴 콜린은 그 위로 올라가 환풍기의 가림막을 떼어냈다. 손을 뻗어 내부를 잡고 공중에 매달리자 짙은 통증이 밀려왔다. 옆구리에선 피가 줄줄 새고 있었다. 떨어진다면 모든 게 끝이다. 지금 여기서 포기하면 죽음밖에 없다는 사실이 그를 움직이게 했다.


십수 초 남짓한 시간이 수십 분 같이 느껴졌다. 겨우 환풍구 안으로 들어간 콜린은 얼굴을 내밀고 외쳤다.


“총을 버리겠다! 들어와라!”


그렇게 환풍구 밖으로 외친 콜린은 기관단총과 권총을 집어던졌다. 문 틈새로 총이 떨어지는 것을 본 조직원들은 곧바로 회의실로 진입했다.


“뭐, 뭐야 이건!”


산 리의 부하들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조장들의 시체가 널브러져 있었고 침입자는 있지도 않았다.


“방 안을 샅샅이 뒤져라! 꼭 찾아내야······.”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안전핀이 뽑힌 두 수류탄이 폭발했다. 가까이 있던 사람들은 시체도 무사하지 못했고 조금 떨어진 사람도 타격이 심했다. 콜린은 그 광경을 몰래 보며 움직이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렇게 천천히 환풍구 내부를 기어가기 시작했다.


기어가는 길마다 피가 흥건히 묻었다. 천 조각으로 하는 지혈이 완벽할 리 없었다. 콜린은 기력이 서서히 떨어져 가는 것을 느꼈다.


얼마 안 가서 복도 천장과 연결된 구멍이 보였다. 홀 토마토 호는 그쪽 복도에 세워뒀다. 꾸역꾸역 기어가서는 망을 떼어내고 바닥에 떨어졌다. 통증 때문에 제대로 착지하지 못했다. 다리 한쪽을 삔 것 같았다.


콜린은 절뚝거리며 가방에 손을 넣었다. 남은 플라스틱 폭탄을 집어 하나씩 벽에 붙이기 시작했다. 또 누군가가 올라올 것이다. 콜린은 그렇게 예측했다. 별관에 있는 병력은 아직 남아있을 테니까. 천천히 하고도 빠르게 폭탄을 설치한 콜린은 부서진 벽 쪽에 세워둔 홀 토마토 쪽으로 다가갔다. 버둥거리며 기어 올라가다시피 하여 조종석 내부에 들어간 콜린은 잠시 숨을 죽이며 기다렸다.


“핏자국이 있다! 따라 와!”


자신을 추격하는 그 말은 콜린에게는 분명한 희소식이었다. 복도를 뚜벅뚜벅 걷는 발소리가 들렸다. 20여 명의 무장한 사람들이 그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소리는 곧 잦아들 것이다. 핏자국이 남아있는 이 홀 토마토 호 앞에서. 그리고 바로 지금이었다.


굉음과 함께 벽이 무너져내렸다. 복도에 있던 남자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기둥은 걸레가 되고 천장엔 금이 갔다. 먼지가 사그라들 때쯤 콜린은 얼굴을 밖으로 내밀었다.


살아있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있더라도 더는 다가올 생각을 못 하리라. 조종석에 주저앉은 콜린은 긴 한숨을 내쉬었다.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콜린은 발밑에 있는 기름통을 들었다. 홀 토마토의 조종석부터 복도 끝 계단까지 그것을 부었다. 비틀대는 발 덕에 시간이 걸렸다. 발목에 조금 흘리기도 했지만 그런 걸 신경 쓸 수 없었다. 이윽고 통을 다 비운 콜린은 라이터를 꺼냈다. 그리고 기름으로 낸 길의 끝에 그것을 던졌다.


화르륵하며 불길이 치솟아 올랐다. 콜린은 지친 몸을 이끌고 숲으로 향했다. 나무들이 그를 가려줄 때까지 걷고 또 걸었다. 그동안 4층짜리 목조 건물에는 불길이 치솟아 오르기 시작했다. 기둥, 벽, 문, 바닥. 모든 것이 화마에 휩싸였다. 검은 연기가 마구 치솟았고 30분이 지나고 소방차가 출발했을 때는 거의 모든 것이 타버린 뒤였다.




“수고하셨습니다.”


제임스가 우산을 펴주며 변호인들에게 인사했다. 경찰은 이를 갈 수밖에 없었지만 제임스의 알리바이는 완벽했고, 증거에 대해 반박할 거리도 몇 가지 있었다. 가령 위폐를 거래할 때 그는 야근하고 있었다든지 서명란의 필체가 제임스의 것과는 다르다든지 하는 것들은 그의 결백을 증명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아닙니다. 침착하게 임해주셔서 저희가 감사하죠.”

“이사누키 조장님께도 꼭 인사드리겠습니다. 어, 이제 저녁 식사를 할 때인데 제가 한 끼 대접해드려도 될까요?”

“조장님!”


화기애애한 분위기에 산통을 깨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다급한 시류의 목소리. 제임스는 반사적으로 무언가 일이 벌어졌다는 것을 느꼈다.


“무슨 일이야?”


제임스가 걱정스러운 눈으로 시류를 보았다. 시류는 곧바로 답했다.


“일단 빨리 와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자세한 건 가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식사는 얼마든지 미룰 수 있었다. 그토록 침착했던 시류가 당황하는 부분이 더욱 중요했다. 제임스는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변호인들에게 얘기했다.


“아무래도 조금 급한 일이 있는 것 같습니다. 실례지만 가 봐야겠군요.”


그 도중, 디바이스에 온 문자를 확인하던 변호인 중 한 명이 다른 두 사람을 불렀다. 문자를 확인한 세 사람은 놀라면서도 그것을 감추려는 기색을 보이며 말했다.


“저희도 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럼.”


비가 오는 와중에 우산도 제대로 안 쓰고 가는 그들을 보며 제임스는 더욱 불안감을 느꼈다. 그러니 시류에게 뛸 것을 권유했다.


“차 세운 곳으로 가자. 빨리!”


밤이 어두워져 가는 와중, 검은 세단은 도로를 질주하기 시작했다. 시류는 심각한 얼굴을 하며 상황을 설명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조직이 거의 궤멸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제임스가 크게 놀라며 물었다.


“그게 무슨 소리인가? 조직이 궤멸했다니?”

“조장 회의가 끝날 시간이 지나도 아무도 자기네 조장에게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걱정되던 조직원 몇 명이 본부로 갔는데 상황을 정리하고 있던 소방관들을 우선 보였답니다.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소형정 한 대와 건물이 충돌하고 둘 다 전소했답니다. 불에 탄 시체만 100여 구가 되고 회장님과 조장님들 모두 연락이 안 되고 있습니다. 사건에 휘말리신 것 같다고 합니다.”


제임스는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으로 시류를 바라봤다.


“뭐?”

“그러니까 회의가 끝나고도······.”

“아니, 아니. 다시 설명할 필요는 없어. 조장들이 모두 불에 타 죽었다는 거야?”

“자세한 건 부검을 해야 알겠지만 그렇진 않을 거라고 합니다.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한 명도 탈출하지 못한 건 이상하니까요. 지금 어둡고 비가 오는지라 경찰은 내일 다시 오겠다고 했습니다. 자세한 건 내일 가서 전말이 드러날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조장들이 전부······.”

“네, 그럴 가능성이 큽니다.”


제임스는 긴 한숨을 쉬었다. 그러나 곧 정신을 잡고는 물었다.


“넌 지금 어디로 차를 모는 건데?”

“사, 사무실입니다만.”


제임스가 단호하게 말했다.


“차 돌려. 본부로 간다. 당장.”

“네? 하지만 거긴 아무것도 없습니다만······.”

“아니야. 옥새를 찾아야 해. 찾지 않으면 안 돼.”


시류가 이해가 안 된다는 듯 물었다.


“왜 그러십니까? 지금 온 조직원들이 독립하겠다거나 조장 행세를 하겠다고 난리입니다. 얼른 사무실로 가서 내정을 살펴야 하지 않겠습니까?”

“아니야. 몇 명이 반란을 일으키든 크게 중요한 건 아니야. 그보다 다른 조의 조직원들을 최대한 규합하기 위해선 무슨 일이 있어도 옥새가 필요해. 넌 모르겠지만 레드 카프가 합병하기 전에도 그랬어. 옥새만 있으면 전 레드 카프의 세력 대부분을 다시 합칠 수 있어.”


시류는 무거운 표정을 지으며 답했다.


“알겠습니다. 바로 본부로 가겠습니다.”


검은 세단이 본부 앞에 도착한 것은 9시가 조금 넘은 후였다. 주변은 어두컴컴했고 사람은 없었다. 소방관도 경찰관도 모두 퇴근한 뒤였다. 시류는 트렁크에서 손전등을 꺼내왔다.


“쓰시지요.”

“어.”


손전등을 받아든 제임스는 몸소 앞장서 전소한 본부 건물로 향했다. 경찰통제선이 방해되었지만 무리 없이 넘어갈 수 있었다.


“옥새는 어디쯤 있습니까?”


뒤에서 시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둑한 분위기 때문일까. 제임스는 목소리를 죽이며 말했다.


“1층 회장님 방에 있어. 철로 된 도장이라 불에 타지는 않았을 거야. 크기는 사람 주먹 하나 만하다. 난 저쪽을 뒤질 테니 네가 이쪽을······.”


불현듯 탕, 하는 소리가 제임스의 귀에 울렸다. 반사적으로 뒤를 돌아보니 시류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설마 하며 바닥에 불을 비춰보니 시류가 피를 흘리며 쓰러져있었다.


제임스는 죽은, 혹은 죽어가는 시류를 붙잡고 울부짖을 만큼 감상적인 사람이었다. 하지만 정체 모를 적이 자신마저 노릴 수 있다는 데에 생각이 미치자 손전등을 끄고 꿇어앉고는 얼른 주변을 살폈다.


그 순간 구름이 걷히며 달이 모습을 드러냈다. 당연하게도 달은 땅에 있는 것들에 빛을 드리웠고 제임스는 사람의 실루엣을 찾을 수 있었다. 빠르게 권총을 꺼내 방아쇠를 당기려 했다.


깊은 총성이 울렸다. 총을 떨어트린 제임스는 오른손을 살폈다. 검지가 날아가고 엄지가 덜렁거렸다. 제대로 손가락에 총을 맞은 그는 고통스러워하며 소리 질렀다.


“끄아아, 씨발!”


다시 총성이 들렸다. 이번엔 그의 목을 스쳤다. 그것이 상대의 경고임을 안 제임스는 최대한 고통을 참으며 이를 갈았다. 실루엣에 숨어있던 남자가 앞으로 나와 달빛을 제대로 받았다. 제임스는 놀라며 소리쳤다.


“콜린! 콜린 스털링!”


콜린은 왼손을 뻗어 무언가를 보여주며 물었다.


“이걸 찾고 있나?”


금도금 된 커다란 도장. 필시 골든 혼의 옥새였다. 제임스는 숨을 고르며 천천히 말했다.


“내놔. 그건 네가 가질 물건이 아니야.”

“네가 가지게 둘 물건도 아니지.”


대답을 들은 제임스는 천천히 하고도 분명하게, 분노가 드러나도록 말하기 시작했다.


“이 빌어먹을 바퀴벌레 같은 새끼야. 내가 분명히 말하겠는데. 진짜 너는 언젠가 죽여버릴 거야. 그리고 그 전에 그 도장은 받아야겠어. 순순히 내놓으면 편안히 죽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을 테니까 당장······.”


다시 총소리가 울렸다. 제임스는 이번엔 왼손의 손목이 반쯤 날아갔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결국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주저앉은 그에게 콜린이 말했다.


“도장을 잡지도 못할 녀석한텐 필요 없는 물건 같군.”


콜린은 괴성을 지르는 제임스에게 다가갔다.


“왜 날 배신했나?”


질문을 들은 제임스가 야멸찬 눈으로 콜린을 보며 말했다.


“가치가 없으니까. 위험부담이 커졌으니까. 그리고 내 알 바가 아니니까.”


콜린은 측은한 눈으로 제임스를 봤다.


“애초부터 믿지 말았어야 했어. 너 같은 녀석은 말이야.”

“그래서 이게 네 복수냐? 모든 조장을 죽여버리고 조직을 분열시키는 것이?”


콜린은 대답 없이 뒤를 돌아 걷기 시작했다.


“뒈져주지 않을 거면 차라리 나를 죽이기나 해! 쓰레기 같은 놈. 안 그러면 언젠가는 꼭 널 찾아서 죽여버릴 테니까! 이렇게 질질 끄는 게 네 타입이었냐?”

“아니 난 죽이지 않아.”


콜린이 답했다.


“돌아갈 곳도 없고 올라갈 곳도 없지? 앞으로 수없이 후회하고 수없이 우울할 거다. 그때 가서 네가 네 죄를 알면 스스로 해결해라.”


절뚝거리는 남자는 그렇게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웃기지 마! 개소리하지 말라고! 너야말로 나중에 후회하기 싫으면 날 죽이는 게 좋을 거다! 콜린 스털링, 이 개자식아!”


욕설은 울려 퍼졌지만 그 뒤로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쓰러진 남자의 목소리는 밤사이에 묻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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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 후기 22.09.01 23 1 15쪽
129 에필로그 -2- (完) 22.09.01 20 1 16쪽
128 에필로그 -1- 22.08.31 22 1 13쪽
» 고독의 습격 -2- (完) 22.08.29 19 1 16쪽
126 고독의 습격 -1- 22.08.29 22 1 12쪽
125 폭풍전야 -3- (完) 22.08.18 21 1 12쪽
124 폭풍전야 -2- 22.08.16 19 1 11쪽
123 폭풍전야 -1- 22.08.16 21 1 13쪽
122 공연을 준비해라 -3- (完) 22.08.16 16 1 12쪽
121 공연을 준비해라 -2- 22.08.12 21 1 11쪽
120 공연을 준비해라 -1- 22.08.12 28 1 14쪽
119 준비 없는 부재 -3- (完) 22.08.11 23 1 14쪽
118 준비 없는 부재 -2- 22.06.19 17 1 13쪽
117 준비 없는 부재 -1- 22.06.16 18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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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마피아의 사정 -4- 22.06.10 17 2 13쪽
114 마피아의 사정 -3- 22.06.04 19 2 12쪽
113 마피아의 사정 -2- 22.05.24 18 2 12쪽
112 마피아의 사정 -1- 22.05.21 19 2 12쪽
111 침입자들의 문제 -3- (完) 22.05.17 24 2 11쪽
110 침입자들의 문제 -2- 22.05.11 19 2 13쪽
109 침입자들의 문제 -1- 22.05.10 20 2 13쪽
108 서로 알아가는 과정 -6- (完) 22.05.04 20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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