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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렬천사의 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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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렬천사
작품등록일 :
2013.09.13 10:45
최근연재일 :
2015.05.24 21:42
연재수 :
15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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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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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3.26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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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글자
29쪽

145화...5. 혼돈을 비추는 거울 (56)

첫번째 리메 시작합니다.




DUMMY

56.

위즈를 태운 곰곰은 달리기에 여념이 없었다.

라바 사이테리아의 덩굴채찍은 수시로 형태를 바꿨다.

바로 덩굴줄기 수십 다발로 풀어지는 것.

그 많은 덩굴 줄기를 모두 피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

덩굴 줄기를 얻어맞을 수밖에 없다.

그때마다 질주 상태(R)가 풀리고 전투상태(B)로 전환되었다.

아무리 빠른 전투마라 해도 전투상태(B)에서는 속도가 줄어든다. 더욱이 곰곰은 전투마도 아니었으며, 원래 속도도 그리 빠른 편은 못된다. 아드레날린 부스터의 영향으로 좀 더 빨리 달릴 수 있을 뿐이다.

그런 곰곰이 전투 상태가 되니 당연히 덩굴 줄기에 더 많이 맞게 되었다.

영리한 곰곰은 돌파만을 최우선 목적으로 삼았기에, 덩굴 줄기를 뛰어넘어 전투를 회피했다.

그러나 겨우 질주상태(R)가 되어도 소용이 없다. 때리는 덩굴줄기의 수가 워낙 많기에 금세 전투상태(B)로 전환되어버린다.

그러면 어김없이 용암덩이가 떨어지며 주변을 불바다로 만들었다.

용암이 떨어진 곳은 이제 지나갈 수 없다.

덩굴채찍은 틈만 나면 자신들을 용암의 강 너머로 던져버리려고 몰아세운다.

이리 피하고 저리 피하며 도망만 다니자 움직일 곳이 한정되어버렸다.

이런 걸 가리켜 인간들은 다람쥐 쳇바퀴라고 했던가.

돌파구를 마련하지 않으면 지쳐서 쓰러지게 될 것을 곰곰은 알았다.

저 거대한 덩굴채찍에 맞서 싸울 엄두가 나질 않는다.

이리저리 방향을 바꿔 피하는 와중에도 자꾸만 절벽에 눈길이 간다.

아이린. 그 작은 아이를 빼돌린 나쁜 놈은 벌써 절벽의 반 가까이 올라간 상태.

반면 자신은 절벽 근처에도 가지 못하고, 미친 것처럼 뛰어다니고만 있다.

무력하다. 나는 힘이 없다. 나는 약하다.

하다못해 주인만이라도 절벽에 보낼 수 있다면…….

어차피 소환수의 몸이니 자신의 몸이야 어찌되든 상관없었다.

- 제법 기특한 생각을 하는구나.

어떤 여성의 목소리가 울렸다. 주인의 것이 아닌 다른 이의 목소리.

뱃속에서부터 엄청난 마력이 퍼져 나온 것은, 그것과 거의 동시에 벌어진 일이었다.

곰곰은 자신이 삼켰던 붉은 골렘의 심장을 떠올렸다. 마력을 가지지 않은 자신이 마력을 뿜어대는 이유는 그것 외엔 설명할 방법이 없다.

- 놀라지 마라. 네 생각대로다. 다만 텅 비어 있는 그릇에 마력을 채워주었을 뿐이지.

영리한 곰곰은 상대가 누군지 몰라도 자신에게 도움을 주려 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마력을 가지고 무얼 하란 말인가.

- 네가 하고 싶은 것을 해라. 그게 앞으로 너와 네 주인이 함께 걸어갈 힘이 되어줄게야.

곰곰은 제자리에 멈춰 섰다.

“여기까진가!”

놀란 위즈가 황급히 내려오며 곰곰을 역소환 시키려고 했다.

곰곰은 그런 위즈를 물어서 다시 등에 던져 올렸다.

- 소환수는 많은 가능성을 가진 종족. 그것만 잊지 않으면 된다.


◇◇◇◇◇◈◇◇◇◇◇◇◈◇◇◇◇◇◇◈◇◇◇◇◇


크아아아아아!

살 떨리는 포효소리에 빙글뱅글은 자신도 모르게 뒤를 돌아보았다.

커다란 그림자가 절벽을 덮었다.

“저…저…저게 뭐야!”

이 용암분지에 있어서는 안 될 생명체가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것은 곰.

몸을 일으킨다고 생각했던 것은 잘못 본 것이었다.

곰은 점점 몸집을 키우고 있었다. 웅크린 것처럼 보이는 몸집이 커지면서 라바 사이테리아의 모습이 덮였다.

“덮여?”

거대한 곰의 형상 위로 붉은 덩굴채찍이 너울거렸다. 실재하는 덩굴채찍이 곰의 ‘허상’을 뚫고 움직인다. 그것만으로도 빙글뱅글은 알 수 있었다.

저 거대한 몸집은 겉보기만 그럴 뿐 전투 능력이 없다.

“뭐야……W의 소환수인가?”

이미 예상한 바였다. 자신을 막으려고 별별 수단을 다 쓸게 분명했고, 저 곰을 닮은 소환수도 계산에 들어 있었다.

“흥. 고작 허상 따위로 라바 사이테리아를 상대하려하다니. 날 너무 쉽게 봤어.”

곰의 허상은 긴 시간 유지되지 못했다. 고작 1분 남짓 유지되다가 사라져버렸다.

잠시 멈칫했던 라바 사이테리아와 덩굴채찍도 다시 움직였다.

용암이 곳곳에 떨어지고, 덩굴채찍이 휘둘러진다.

훼방꾼이 누구든 간에, 저 마물들의 감지범위를 벗어나지 못한다.

저것들이 움직이는 한, W는 물론이고 리퍼도 절벽에 다가올 수 없다.

“스톤엣지.”

절벽에서 단단한 바위가 튀어나와 손잡이가 되었다. 손잡이는 곧 발판이 되고, 새로운 바위가 튀어나와 손잡이가 되었다. 절벽을 기어오르는 것은 순조로웠다. 눈짐작으로는 아직 절반도 못 온 것 같지만 빙글뱅글은 조급해하지 않았다.

설사 W가 라바 사이테리아를 피해 절벽에 도착해도, 지금까지 벌려둔 거리를 단숨에 좁히는 건 불가능하다. 시간과 거리상 앞서 있다는 건 그만큼 커다란 이점이다.

게다가 지형상의 불리함도 작용했다.

이 절벽은 손으로 쥐면 흙이 깎여나가며 바스러진다. 암반이 깎여 생긴 절벽이 아니라, 땅이 무너지며 생겼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절벽은 너무 물렀다.

몸놀림이 재빠른 리퍼도 쉽게 접근할 수 없다. 안정적인 발판도 없이 단지 발놀림만으로 오르기엔 위험하다.

그래서 빙글뱅글도 스톤 엣지로 발판을 만들어 오르고 있다.

‘W의 그 스킬도 이 용암지대에선 빛을 못 보지.’

그림자 속으로 들락거리는 스킬은, 폐허에서 싸울 때 제대로 겪어보았다.

바하르칼 내에서도 소문이 자자한, 잇페인을 추적할 때 사용한 기술.

어떤 원리에서인지 몰라도, 이 스킬은 제법 떨어진 거리까지 이동하는 것도 가능했다.

하지만 이 스킬의 특징이 곧 단점이었다.

그림자가 적은 환경에서는 이동이 제한되는 것으로 보였다.

이 용암지대는 용암에서 뿜어지는 빛 때문에 그림자의 방향이 일정치 않았다. 그나마 생겨난 그림자조차 라바 사이테리아의 빛 때문에 방향이 바뀌거나 지워진다.

적어도 라바 사이테리아가 서 있는 지점에서 절벽까지는 그림자가 존재하지 않는다.

구릉이나 바위 등의 그림자는 이용할 수 있겠지만, 그림자가 짧아서 제자리걸음만 할 게 뻔하다.

원천봉쇄는 아니나 꽤나 큰 제약인 건 분명하다.

W가 그 스킬을 사용하여 단숨에 절벽까지 거리를 좁히는 일은 불가능하다.

‘가만…그 스킬의 전제조건이 그림자라면……아까 전에 거대한 곰의 환영 때문에 그림자가 생겼잖아?’

빙글뱅글은 소름이 돋았다.

이 절벽이 수직에 가까운 절벽이며, 쉽게 무너져 내리는 무른 지반이라 해도.

그동안 자신이 거리를 벌려 충분한 시간을 벌었어도.

그림자를 넘나드는 W의 괴상한 스킬이라면 상황이 역전 된다.

지금이라도 W가 ‘코로나!’라고 외치며 달려들 것만 같다.

빙글뱅글은 스톤엣지 대신에 배리어를 둘러쳤다.

‘녀석은 날 떨어뜨리려 할 것이다.’

이 높이에서 떨어지면 죽는다. 그게 싫다면 다시 죽음을 부정해야 한다.

하지만 다시 원점. 용암지대를 빠져나가지 못하고 미적거리는 동안에도 추적자들은 시시각각 가까워진다.

이단심문관과 성기사들.

게다가 아이린과 함께 움직이던 자들은 한 둘이 아니다.

리퍼가 어디서 나타날지 모른다는 부담감도 남아있다.

‘쫄지마. 빙글뱅글. 아직까진 괜찮아.’

그는 배리어를 유지한 채, 새로이 만든 발판에 발을 걸쳤다. 체중이 실리는 그 순간, 들려서는 안 될 소리가 났다.

틱.

그의 몸이 밑으로 홱 쏠렸다. 하지만 미리 만든 스톤엣지를 붙들어 추락하는 것은 면했다.

‘큭. 집중력이 흐트러졌군. 쉽게 부서질 게 아닌데.’

빙글뱅글은 마음을 다잡고 절벽에 바싹 달라붙었다. 그와 동시에 배리어에 둔중한 충격이 가해졌다.

“낙석?”

하지만 떨어진 물체는 긴 머리카락을 펄럭이고 있었다. 그런데 그 얼굴이 이미 어디에서 얻어맞고 온 것만 같다. 마치 얼굴을 농기구 삼아 밭이라도 간 모양새다.

“그 꼴은 뭐냐 W.”

“그냥 가시려고?”

배리어에 바싹 얼굴을 들이댄 상대의 얼굴이 이지러졌다. 그때마다 피와 섞인 흙이 배리어 표면에 발라져 기괴한 흔적을 만들어냈다. 마력을 투사해 배리어를 이루는 마력을 뚫으려는 것이 아니다. 그냥 순수하게 얼굴로 들이 박는 것이다.

유리창에 얼굴을 대고 마구 비벼대는 거나 마찬가지.

그 사실이 빙글뱅글을 안심시켰다.

‘녀석도 마법을 쓸 줄은 알다. 그렇지만 EMP가 불안정한 이곳에서 주문을 사용할 수준은 못되는 거야.’

빙글뱅글은 배리어의 한쪽을 일부러 찌그러지게 만들었다. 그러자 반구형의 배리어는 한쪽이 급경사를 이루게 되었다.

W는 허우적대며 배리어 위를 미끄러져 내렸다.

정해진 형태가 없는 배리어는 원래부터 올라타 있을 곳이 아니다.

“잘 가라 멍청아.”

W가 떨어지는 모습을 곁눈질하며 빙글뱅글은 스톤엣지를 사용했다. W를 노린 게 아니다.

올라가려면 새로운 손잡이가 필요해서다.

“저놈을 상대할 이유가 없지.”

새로운 손잡이를 움켜잡자 다시금 배리어에 둔탁한 충격이 가해졌다. 이번에도 기다란 머리카락이 너풀댄다.

빙글뱅글은 눈을 부릅떴다.

“뭐……?”

조금 전에 떨어뜨린 W가 배리어에 올라타 있다.

빙글뱅글은 이유를 궁금해 하기 전에 행동부터 취했다. 아까와 마찬가지로 배리어를 찌그러뜨려 경사를 만들었다. 그쪽으로 떨어뜨리기 위해서이다.

퍽!

“으윽!”

배리어가 다시 들썩였다. 그리고……자신을 내려다보는 시선이 늘었다.

마찬가지로 떡이 되도록 얻어맞은 얼굴이다.

“W가 두 명?”

두 명의 무게가 짓누르자 배리어가 파르르 떨렸다. 단발성의 공격보다는 이렇게 계속 짓눌리는 게 더 고역이었다. 왜냐하면 이곳은 평지가 아니니까.

지금 빙글뱅글은 무너지기 쉬운 토사에 돋아난 돌조각을 움켜쥐며 버티는 중이다.

거기에 다른 이의 무게까지 더해지니 빙글뱅글의 손에 힘줄이 솟았다.

“끄으으응!”

만약 배리어가 사라지면 그 위에 올라탄 W가 엮이며 동반 추락할 것이다.

그것만은 피해야 한다. 빙글뱅글은 안간힘을 쓰며 마력을 컨트롤했다.

빙글뱅글은 다시 배리어의 모습을 변형시켰다. 어떻게든 배리어에 올라탄 자들을 떨어뜨릴 생각이다. 하지만 하나가 아닌 둘이 올라탄 상태라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

지금 두 번째 W와 세 번째 떨어진 W는 서로의 손을 맞아 중심을 유지하고 있다.

조금이라도 배리어의 기울기를 바꾸면 버둥대며 대응하기 시작한다. 그때마다 빙글뱅글은 팔이 떨어져나갈 것만 같았다.

“그만!”

빙글뱅글은 배리어를 조작해 이들을 떨어뜨리는 시도를 단념했다.

배리어는 다시 원형의 형태를 유지했다. 그렇지만 힘든 건 여전했다.

두 사람의 W가 여전히 몸을 버둥대었기 때문이다.

“엄마야! 무서워라!”

“이러다 떨어질 것 같애!”

과장되게 흔들며 소리 지르는 얼굴이 너무도 해맑다. 빙글뱅글은 때려주고 싶을 만큼 W가 미웠다.

“그만하라고!”

“우와! 화났다! 화났어!”

“어쩔 건대? 응? 뭘 어쩔 건대?”

저들은 절대 스스로 물러서지 않는다.

이젠 직접 공격해서 해치우는 수밖에 없다.

“스톤 스파이크!”

어차피 손잡이로 쓰던 돌조각이다. 그것을 좀 더 길게 쭉 뽑아내자 두 번째 W의 어깨가 꿰뚫렸다.

“스톤 스파이크!”

세 번째 W를 노린 공격은 실패했다. 배리어를 박차며 뛰어올랐기 때문이다. 그 반동 때문에 하마터면 손잡이 삼아 쥔 스톤엣지를 놓쳐버릴 뻔했지만, 빙글뱅글은 있는 힘껏 힘주어 버텨낼 수 있었다.

“망할 놈! 용암구덩이에나 떨어져버려!”

배리어 위로 흙이 우수수 쏟아져 내렸다. 세 번째 W가 떨어지면서 절벽을 휘저어놓았기 때문이다. 배리어는 둥근 모양이었기에, 흙은 쌓이지 않았다.

두 번째 W도 그리 됐을 거라 생각한 빙글뱅글은 주위를 휘휘 둘러보았다. 두 W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곰 모양 소환수의 그림자를 타고 여기까지 올라오다니……역시 보통 스킬이 아냐. 여기가 절벽이 아니라면, 난 지금도 용암지대를 벗어나지 못했을 거야.’

전투가 남긴 짧은 여운 때문일까, 빙글뱅글은 당장이라도 어디선가 공격이 날아올 것 같아 조마조마 했다. 절벽에 위태로이 매달려 있는 상황에서는 별거 아닌 공격에도 주의를 기울일 수밖에 없다.

조금 전과 같이 단순히 떨어져 내리는 것이야 말로, 절벽에 오르는 사람에게 치명적인 공격이었다.

텅!

“으윽!”

또 배리어에 뭔가가 떨어졌다. 이걸로 네 번째.

배리어에 실린 무게 때문에 스톤엣지를 붙든 손가락이 부르트며 피가 솟았다.

원래 공격을 위한 주문이니, 돌조각이라 해도 모서리는 날카롭다. 버티느라고 그것을 계속 움켜쥐자, 결국엔 두터운 장갑이 갈라지며 스톤엣지가 맨살에 파고들었다.

아프다고 놓아버릴 수도 없는 노릇이라 빙글뱅글은 이만 갈아댔다.

“이 빌어먹을 새끼. 당장 떨어지지 못해!”

이번에 떨어진 건, 훨씬 무거웠으며 무엇보다 컸다.

우워엉.

거대한 곰이 배리어에 앞발을 얹었다. 시커먼 발톱이 들락거릴 때마다 배리어가 찢겨질 것처럼 늘어났다. 곰의 모습이 훅 사라졌다.

그리고 다시 배리어 위로 묵직한 충격이 가해졌다.

스톤엣지의 날카로운 부분은 살 속에 더욱 깊숙이 파고들었다.

사라졌던 곰 모양의 소환수가 다시 배리어를 찍어 눌렀다.

“크윽! W 이 자식!”

생각해보면 이보다 더 효율적인 공격은 또 없다.

본인은 어딘가에 숨어 있으면서, 소환수를 떨어뜨린다. 그리고 역소환 했다가 다시 소환해 떨어뜨리는 것.

이렇게 얻어맞고 있자니 빙글뱅글은 자신이 마치 로봇만화에 나오는 악당이 된 기분이었다.

날아드는 로켓주먹에 연달아 맞고 쓰러지는 악당처럼.

“제발 죽어!”

빙글뱅글은 스톤 스파이크부터 내지르고 보았다.

배리어에 올라탄 상대를 그대로 꿰어버릴 생각이었다. 헌데 수평으로 뻗어나가야 할 스톤 스파이크가 상대를 비껴나가는 게 아닌가? 마치 기름을 바른 돼지가 손아귀에서 빠져나가는 것처럼.

스톤 스파이크는 튀어나오는 속도도 충분하고, 돌로 된 것이라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날카롭다. 저딴 비계덩이 정도야 단숨에 꼬치로 만들어야 한다.

아무리 옆구리 쪽을 노렸다고는 하나 저렇게 비틀려서는 안 된다.

하지만 그러한 부정 뒤에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따라붙었다.

‘저 곰 모양의 소환수. 타격에 내성을 가지고 있다.’

타격에 내성을 가진 소환수는 그 자체로 훌륭한 몸빵이 되기도 한다.

그만큼 소환수가 배우기 힘든 속성.

그렇다고 무적은 아니다.

세상일이 다 그렇듯, 좋은 걸 몽땅 다 가질 수는 없는 법.

타격에 내성을 가진 것이지, 통상적인 스킬이나 마법까지 안 통하는 건 아니다.

그렇다면 스톤 스파이크가 아닌, 다른 속성의 마법을 사용하면 된다.

자신의 특기인 냉기계열 주문이라든가. 아니면 전격계 주문으로 마비시켜 떨어뜨리는 것도 좋다.

하지만 궁리를 하던 중에 소환수의 모습이 사라져버렸다.

W가 다시 역소환 한 것이다.

‘또 떨어질 거다.’

빙글뱅글은 자신이 매달린 곳에서 한 참 떨어진 곳에 스톤 스파이크를 주르륵 세웠다.

소환수의 무게를 버틸 리는 없지만 떨어지는 속도를 감소시켜줄 것이다.

떨어지는 위치만 안다면 이렇게 충격을 완화시키는 정도야 일도 아니다.

‘그리고 전격계 주문을 퍼뜨려서 근처에 숨어 있는 W도 떨어뜨리는 거다.’

절벽을 짚은 손은 오른손. 비어 있는 빙글뱅글의 왼손이 꼼지락대며 약식 수인을 맺었다.

약식이라지만 양손으로 할 일을 한 손으로 하고 있기에 술식은 아직 절반밖에 완성이 안 된 상태. 그런 수인에 누군가의 손가락이 와 닿았다.

“헉!”

땀으로 축축하게 젖은 뜨끈한 손은, 누가 봐도 사람의 손이었다. 그렇지만 빙글뱅글은 귀신이라도 본 것처럼 눈을 부릅떴다.

손은 빙글뱅글과 절벽의 사이, 어두운 그늘에서 튀어나왔던 것이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손은 빙글뱅글의 손을 더듬었다.

한손을 절벽을 붙들고 있는데다, 두 다리도 절벽에서 떨어지지 않게 체중을 지탱하고 있으니, 빙글뱅글은 그 손을 뿌리칠 수 없었다.

잠시 사라졌던 손은 다시 나타나 쥐고 있는 것을 휘둘렀다.

상점에서 파는 투척용 단검이었지만, 이렇게나 지근거리에서 휘둘러지자 제대로 피하기 힘들었다. 배리어 안에서 이루어지는 공격인데다가, 공격을 피한다고 버둥대다간 절벽 아래로 떨어질 테니.

이번에도 손은 다시 사라졌다. 짧은 공격을 가하고서.

‘어떻게 내 그림자 속에서 튀어나온 거지? 배리어를 무시하고 직접 공격이 가능했다면 어째서 소환수와 분신을 사용한 거냐고?’

무엇보다 이 상황에서 W가 사용할 수 있는 효과적인 스킬은 아직 사용조차 하지 않았다.

별 하늘 아래 어둠 가시밭.

마법은 아니지만, 이때 생성된 가시에 상처를 입으면 마법을 쓰기 힘들어진다.

지금처럼 스톤엣지에 매달려 오르는 상황에서는, 특히나 맞아서는 안 될 스킬이다.

‘잇페인 역시 이 공격 때문에 애먹었다고 들었다.’

불안함에 젖은 손에서는 자꾸만 땀이 났다. 가상현실 시스템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자신의 감정변화다.

‘하지만 그 스킬은 데미지 량이 적다. 싸운다면 저깟 놈은 내 상대가 못돼.’

그 점을 위안 삼아도 땀은 멈추지 않았다.

객관적인 전력에서야 그러했지만, 지금 상황은 전투가 아닌 도주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강하고 약하고는 중요하지 않다.

도주에 필요한 건 마력의 정교한 컨트롤뿐이다.

그런데 W의 스킬에 맞으면 마력의 컨트롤이 어려워진다.

‘지금은 그놈의 스킬이 데미지가 높고 낮음을 따질 때가 아냐.’

훼방이 들어올 거라는 건 정도야 이미 예상한 바.

빙글뱅글은 불안으로 고동치는 마음을 추슬렀다.

조금이라도 더 위쪽으로 올라가려 손을 뻗었다.

W가 자신의 그림자를 통해 공격을 가한다면, 자신이 피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다.

끊임없이 움직이며 그림자로부터 튀어나온 W의 손을 피하는 것이다.

난 추락하지 않아.

더 오션에 들이 박은 돈과 시간이 자꾸만 생각났다.

실직 후에 가진 돈을 때려 박을 당시만 해도 도박을 하는 심정이었다.

하지만 대성공. 벌어들이는 액수도 직장 다니는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난 추락하지 않아.

콜로니의 상위 거주구역에 집을 마련해 이사 가던 날도 떠올랐다.

그 덕분에 하늘나라로 가기 전, 그녀에게 호화로운 생활을 선물할 수 있었다.

시간이 흐르자 이젠 빙글뱅글 자신도 그런 생활에 익숙해진지 오래.

다시 하위 구역으로 내려가라면 절대 살지 못할 것이다.

난 추락하지 않아.

난 추락하지 않아.

빙글뱅글은 마음속으로 몇 번이나 되뇌었다.


◇◇◇◇◇◈◇◇◇◇◇◇◈◇◇◇◇◇◇◈◇◇◇◇◇


‘그러게 왜 얼토당토않은 짓을 한 건데?’

자신의 공격에 움찔하던 빙글뱅글이 울 것만 같은 표정으로 다시 절벽을 오르기 시작했다.

위즈는 그 모습을 조금 떨어진 곳에서 지켜보는 중이었다.

정확히는 빙글뱅글이 매달린 곳에서 대각선으로 오른쪽 위.

그것도 절벽에 틀어박히다시피 한 상태로 웅크려 있었다.

라바 사이테리아의 방해로 절벽에 얼씬도 못하던 위즈가, 어떻게 빙글뱅글을 앞질러 숨을 수 있었던 것일까?

이 모든 건 곰곰 덕분이었다.


◇◇◇◇◇◈◇◇◇◇◇◇◈◇◇◇◇◇◇◈◇◇◇◇◇


덩굴채찍의 공격을 피하지 않고 곰곰이 멈췄을 때만 해도 자포자기의 심정이었다.

절벽까지 가려면 곰곰의 존재는 반드시 필요했다.

사이테리아의 공격을 피하려면 기동력은 필수.

정령강화나 화염돌격만으로는 그런 속도를 내기 힘들다. 게다가 용암의 강까지는 내리막이지만, 건너고 난 뒤에는 평지다.

그래서 일찍이 곰곰을 불러냈다.

패시브로 적용되는 아드레날린 부스터는 예상대로 충분한 속도를 제공해주었다.

문제는 곰곰도 생물인 이상 지치게 될 거라는 점.

용암의 강까지야 어떻게든 갈 수 있겠지만, 그 너머에는 라바 사이테리아가 버티고 있다. 온갖 방법으로 훼방이 들어올 것이고, 그것을 피하거나 대응하다보면 곰곰은 소모될 것이다.

하지만 곰곰은 의외로 잘 버텼다.

특유의 강인함 때문이 아니었다.

곰곰의 주둥이에서는 침인지 거품인지 분간이 안갈 액체가 뿜어졌다.

땀에 젖은 몸통에서는 후끈한 김이 피어올랐다.

‘녀석……정말로 아이린을 좋아했구나.’

곰곰은 그야말로 죽을힘을 다해 버티고 있었다.

위즈가 곰곰의 입장이라면 지쳐도 진즉 지쳐서 나가 떨어졌을 것이다.

허나 곰곰은 포기 하지 않았다.

이 싸움은 위즈만의 싸움이 아니다. 곰곰에게도 싸우기에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

소환수인 곰곰은 주인인 자신보다 아이린을 꽤나 마음에 들어 했다.

그런 아이린에게 수작을 부린 게 빙글뱅글.

위즈만큼이나 속이 부글거리는 게 지금의 곰곰.

누구보다 곰곰의 상태를 잘 알았기에 위즈는 곰곰이 멈췄을 때 닦달하지 않았다. 도리어 올 것이 왔다는 담담함과 함께 마음이 편해졌다. 힘든 역할을 묵묵히 맡아 낸 소환수를 기특해하지는 못할망정, 어찌 화를 낼 것인가?

위즈는 곰곰을 역소환 시키고 혼자서라도 싸워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이 결정엔 죄 없는 소환수를 희생해가며 싸우고 싶진 않다는 마음이 크게 작용했다.

하지만 곰곰은 이상한 행동을 했다.

위즈가 내리자마자 입으로 물어서는 다시 등에 올려버린 것이다.

뭐라 따지기도 전에 곰곰의 몸에서 마력이 터져 나왔다.

곰곰의 스테이터스는 체력과 스태미나뿐이다.

당연히 마력을 사용하는 스킬은 없다. 그렇다면 이 엄청난 양의 마력은 뭐란 말인가?

곰곰이 울부짖었다. 털이 쭈뼛 서도록 처절한 울음소리가 용암지대를 뒤흔들었다.

크아아아아아!


<당신의 소환수 ‘곰곰’이 ‘이름 없는 여신’의 가호를 받았습니다.>


“또 당신이야?”

뭔가 불리해질 때마다 튀어나오는 존재가 거론되었다.

위즈는 즉시 곰곰의 정보를 확인했다. 하지만 마력과 자연력 게이지가 새로 생겨난 건 외에는 변화가 없었다.

“아니야. 뭔가 스킬이 사용되고 있긴 해.”

위즈가 지켜보는 가운데 마력과 자연력 게이지가 쭉쭉 닳고 있었다.

배운 적도 없는 기술이 발동될 수 있는가. 물론 있다.

스킬의 단서를 얻어 시도할 때 그러하다.

그 결과 제대로 스킬이 완성된다면, 그것은 정식으로 스킬창에 등록된다.

“대체 무슨 스킬이기에……가만, 이동을 멈춘 시간이 꽤 되었는데 어째서 공격이 안 들어오지?”

라바 사이테리아는 용암을 쏘아내지 않았다.

덩굴채찍은 물론이고, 덩굴줄기도 곰곰과 위즈를 공격하지 않았다.

이리저리 너울대고는 있지만, 엉뚱한 곳만 때려댄다.

잠시 후 머뭇거리던 라바 사이테리아가 용암을 쏘아냈다. 용암의 강 너머 어딘가에서 불꽃이 확 솟았다.

정확히 자신들의 근처에 떨어지던 용암이 엉뚱한 곳으로 향하는 걸 보고 든 생각은.

“코앞에 두고도 못 찾고 있어?”

저 마물들의 감지능력에 문제가 생긴 게 틀림없었다.

“네가 배우려는 스킬은 단순히 교란용인 거냐?”

그 말을 부정하듯 곰곰의 몸이 크게 부풀기 시작했다. 갑자기 커진 곰곰의 덩치는 위즈를 뚫고 점점 자라나 주변을 까맣게 덮었다. 일루전을 많이 겪어보았기에 위즈는 단박에 눈치 챘다.

커진 것은 눈속임에 불과하다. 저건 실체가 아닌 허상이었다.

“당연히 공격력은 기대 못할 것이고……대체 뭘 하란…….”

중얼거리던 위즈는 입을 다물었다. 허상이긴 하지만 그 크기가 너무도 거대하다. 그리고 허상치고는 아주 농밀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지 않은가?

설마 하는 생각에 위즈는 섀도 런을 사용해보았다.

“아!”

자연스레 탄성이 새어나왔다. 마력이 뭉텅이로 깎였다.

그리고 위즈는 먼 거리를 이동해 있었다.

한밤의 어둠이 드리워진 게 아니다. 울창한 숲속에 서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이만큼이나 이동할 수 있다.

사이테리아와 용암지대가 주는 핸디캡이 사라진 것이다.

이 모든 게 곰곰이 만들어낸 거대한 허상 덕분임은 두말하면 잔소리.

뿐만 아니라 곰곰의 거대한 허상은 그림자만 쓸모 있는 게 아니었다.

바로 허상 그 자체를 타고 섀도 런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것.

두 번째로 사용한 섀도 런이 끝날 때쯤. 위즈는 자신이 허공에서 떨어지고 있음을 깨닫고, 허둥지둥 섀도 런을 사용했다.

원래 그림자와 어둠을 타고 다니는 스킬인 섀도 런인데, 곰곰이 만들어낸 환영 그 자체를 타버렸기 때문이다.

어쩌다보니 이번엔 환영의 다리부분에서 빠져나와 무사히 착지할 수 있었다.

위즈는 곧 허상을 어떻게 쓸지 생각해냈다.

“만약 이 허상을 절벽에 갖다 댈 수만 있다면?”

스킬이 끝나는 시점에서 땅바닥에 떨어지겠지만 빙글뱅글만 앞지른다면.

그런 위험정도는 감수할 만하다.

“곰곰. 허상을 움직여! 두발로 서!”

위즈의 명령을 받은 곰곰이 몸을 일으켰다. 그러자 허상도 같은 자세를 취했다.

그림자 역시 길게 늘어졌다. 근처에서 빛나는 라바 사이테리아 덕분이었다.

위즈는 그림자를 타고 이동하다가, 절벽이 가까워지자 곰곰의 허상에 대고 섀도 런을 사용했다.

곰곰이 만든 허상은 최대한 절벽에 가깝게 붙었지만, 워낙이 멀어서 절벽에 닿질 않았다.

그 사실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곰곰의 허상으로부터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허상과의 접촉도 끝나버렸으니 이제 되돌릴 수 없는 상태.

아래를 내려다보니 빙글뱅글이 곰곰의 거대한 허상에 놀라는 모습이 보였다.

‘이렇게 된 거 이판사판이다’

위즈는 인벤토리에서 단검을 꺼내 자신의 가슴을 푹 찔렀다.

얼마 남지 않은 체력이라 위즈의 몸은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급소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었습니다.>

<세 갈래 운명의 길이 발동 되었습니다.>

<셋으로 나윈 육체는 체력, 마력, 스태미나가 1/3인 상태입니다.>

<셋으로 나윈 육체는 모든 스탯이 20으로 고정됩니다.>

<셋으로 나윈 육체는 이동속도가 초당 5m로 고정됩니다.>


절벽 위 허공에서 위즈의 몸이 셋으로 나뉘었다. 위즈의 분신은 즉시 서로의 손을 맞잡았다. 맨 위의 분신은 절벽에 맨 손을 박아 넣었다. 손목이 단숨에 부러져나가고 분신들은 절벽을 미끄러져 내렸다. 다른 분신들도 손을 박아 넣었지만 속도는 쉬이 줄어들지 않았다.

“으으으!”

“으으으!”

“으으으!”

자연스레 신음이 터져 나왔지만, 혹시라도 빙글뱅글이 눈치챌까봐 분신들은 절벽에 얼굴을 파묻었다.

흙으로 이루어져 잘 바스러지는 절벽은 이들의 얼굴을 효과적으로 갈아버렸다.

하지만 그 덕분에 떨어지는 속도는 크게 줄더니 가까스로 멈춰 섰다.

분신들은 그제서야 절벽에 처박은 얼굴을 들어올렸다. 그 얼굴들이 가관이었다.

흙과 피가 뒤범벅이 된 얼굴은, 살짝만 때려도 죽을 것처럼 생겼다. 실제 체력도 간당간당해서 죽이자면 파리 잡듯 쉽게 죽일 수 있다.

그렇지만 위즈의 가슴엔 안도감이 피어났다.

‘살았다!’

본래 ‘세 갈래 운명의 길’은 죽음에 맞닥뜨렸을 때, 분신을 만들어내어 하나라도 살아남으면 목숨을 부지 할 수 있게 한 스킬이다. 그래서 분류도 ‘서바이벌 마스터리’에 들어간다.

하지만 위즈는 자살에도 반응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갑작스레 ‘세 갈래 운명의 길’을 사용해야겠다는 마음을 품은 이유는 거리에 있었다.

곰곰의 환영이 끝나는 지점에서 떨어지는 중이었으니 정신이 없었다. 그 와중에도 위즈는 절벽과의 거리를 재어보았다.

‘분신들이 손을 잡고 달라붙으면 닿을지도 모르겠는데?’

그래서 도박을 한 것인데 그게 맞아 떨어졌다.

‘운도 따라줬고 말이지.’

저 멀리에서 거대한 곰의 환영이 흐려지는 게 보였다.

‘아차! 곰곰!’

위즈는 소환해제를 외웠다. 다행이도 소환수를 다루는 건 분신상태로도 가능했다. 직접 자신이 사용하는 스킬만 아니면 되는 모양이었다.

‘빙글뱅글은 한참 아래인가.’

여유가 생긴 위즈는 주변부터 살폈다.

용암지대를 감싼 절벽은 대체적으로 그 재질이 부서지기 쉬운 흙이었지만, 위즈가 있는 곳에는 드문드문 자갈이며 돌이 박혀 있었다. 적어도 빙글뱅글보다는 오르내리기 수월한 곳이다.

‘빙글뱅글이 올라오기 전에 자리를 잡고 싸울 준비를 해야만 해.’

분신들은 즉시 벽을 파 들어가기 시작했다. 부러진 손목이 단단하게 다져진 흙을 헤집었다. 그때마다 3인분의 고통이 밀려들었지만, 위즈는 묵묵하게 절벽을 파들어 갔다.

그 노력이 헛되지 않아 한사람의 몸을 구겨 넣을 정도의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리고 빙글뱅글이 가까워지자, 분신들을 전부 이용해 배리어를 공략했다.

덮어놓고 떨어져 내리는 것에 불과하지만, 단순한 게 효과적이라고 빙글뱅글은 쩔쩔맸다.

세 번째 분신까지 이용해 빙글뱅글을 흔들어놓은 위즈는 삼위일체 스킬로 분신들을 거둬들인 후, 미리 파두었던 절벽의 공간에 몸을 날렸다. 빙글뱅글이 방어를 하겠답시고 사용한 스톤 스파이크는 훌륭한 발판이 되어주었다.

그 다음부터는 곰곰의 소환과 역소환을 반복해 빙글뱅글을 압박했다.

“똥줄이 타들어갈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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