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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4월

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대체역사

제이v
작품등록일 :
2021.11.30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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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03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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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1.30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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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일 오후 9시 07분]

DUMMY

[그해 4월]


1. 4월 2일 그날 밤의 상황

[4월 2일 오후 9시 07분]

차량의 운전은 부관이 맡았다. 헌병대원들을 신뢰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신뢰의 여부를 따지고 있기에는 너무나 큰 사건이었고, 시간은 촉박했다.

차량 안에는 틀어놓은 무전기에서 이따금 들리는 집합 명령들 말고는 다른 대화는 들리지 않을 정도로 고요했고, 나 말고 다른 대대장들에게도 그 정도의 생각의 시간은 필요했을 거라 생각했다.

십 분여의 시간이 지나 왕궁 앞에 도착하자, 평소보다 어림잡아 두어 배는 많아 보이는 병력이 경계를 서고 있었는데, 정문을 맡은 것은 수비대 전차 중대장인 데븐 소령이었다.

그가 직접, 라이트를 들고 차량으로 접근해 차량 안을 비추며 나의 얼굴을 확인한 다음 경례를 하면서 말했다.

“사령관님, 무례를 사과드립니다. 수비대장이 혹시라도 모를 상황에 대비해 만전을 기하라고 전달했습니다.”

나도 창문을 내리고 말했다.

“아니네, 문을 열어주도록. 수비대장과 이야기 하도록 하겠네.”

“알겠습니다. 자유 헨센을 위하여.”

그가 경례를 하고 돌아가 손짓을 하자, 왕궁의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정문 뒤에도 많은 병력이 대기를 하는 것이 눈에 보였는데, 안쪽으로 전차들마저 준비시켜 놓은 모습이 눈에 보였다.

“전차들도 꺼내놨군요···”

제르먼이 말했다.

“아쉽게도 수도에 있는 전차는 여기 전부 있지.”

툴린도 전차를 보더니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차량이 왕궁 앞으로 도착하자, 시몬 중령이 먼저 나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사령관님, 오시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는 나와 같이 왕궁 안으로 들어가며 말했다.

“저희는 이 날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릅니다. 사령관님께서 이 헨센을 지켜주셔야 합니다.”

그는 매우 열정에 찬 목소리로 나에게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매우 차분했지만, 느껴지는 감정만큼은 매우 고무되어 있는 상태라고 느껴졌다.

“시몬, 그렇게 이야기할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되네. 거기에, 나와 대화도 하지 않고 이런 일을 벌이다니. 이건 반역이라네.”

나는 시몬을 타이르듯 말했지만, 그에게 그런 단어는 전혀 들리지 않고 있었던 것 같다.

“사령관님, 이건 반역이 아닙니다. 자유 헨센을 위하는 일이 반역이라고 하면, 헨센을 지킨 우리들은 반역자가 되는 것입니까?”

시몬은 계단을 같이 걸어가며 나에게 항변했고, 지금은 그와 이런 대화를 나누는 것이 무의미 하다는 생각에 그에게 물었다.

“그래서, 국왕 폐하는 지금 어디 계시지.”

“국왕은 지금 3층 튤립 홀에서 격리 중입니다. 사용인들과 궁 내부 인원들 중 우리의 의사에 반발하는 사람들은 3층의 창문 없는 방에 수용해 두었습니다.”

“혹시라도, 사람들이 빠져나갔다는 정보는 있나.”

“들린바 없습니다.”

“왕궁에 파견 중인 동부군과 서부군의 연락장교는 어디 있지?”

“서부군 연락장교 호튼 대위는 우리들과 뜻을 함께하기로 하여 같이 행동 중이고, 동부군 연락장교는 저희의 대의에 동의하지 않아 3층 창문 없는 방에 수용했습니다.”

“연락실은 확실히 통제되고 있는것이 맞는가.”

“예, 말씀하신 대로 가장 믿음직스러운 병력 위주로 배치해 두었습니다.”

2층 복도에도 병력이 순찰을 돌며 대기 중이었고, 나는 바로 3층으로 같이 올라가며 말했다.

“정확하게 누구누구가 동의했는지 설명해주게. 미안하지만, 아직 나도 전부 납득이 되지는 않아서 말일세.”

“제1중대부터 5중대 그리고 전차 중대까지 총 480명의 인원 전부의 동의를 받았습니다. 소수의 몇몇은 처음에 당황스러운 눈치였지만, 이내 열성적인 부대원들의 설득을 통해 동의를 얻어냈습니다.”

아직도 나는 의문이 드는 점이 몇 가지 있었다.

“하지만, 자네를 직접 지명한 것도 폐하였고. 부대원들의 선발에도 어느 정도 영향력을 끼치신 걸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그들 모두가 이 상황에 동의했다는 것인가.”

“아시다시피, 사령관님과 저 그리고 여기에 있는 수많은 대원들이 모두 플로이카의 영웅들입니다. 국왕은 그들의 명성을 원했고, 그래서 우리의 동지들이 계속해서 합류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이런 천재일우의 기회를 만들어준 것은 국왕 자신이었죠 사령관님.”

지난 전쟁 중 우리 군에게 있어 가장 큰 전환점이라고 할 수 있는 상황을 꼽자면, 플로이카 포위전 이었는데. 거의 모든 전황이 붕괴하여가고 있던 도중 플로이카를 사수하고 있던 우리가, 약 한 달여간 계속된 렌지아군의 맹공을 막아내며 그들의 진격을 막아낸 전투였다.

그 전투에서 생존했던 부대원들 중 다수가 이곳으로 배치되어 있었고, 그건 시몬의 의지보다는 오히려 정예병을 가까이 두고 싶다는 국왕의 의지가 더 깊게 반영되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그들이 이 국왕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을 가지고 있으리라는 사실은 모르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사령관님.”

시몬이 나에게 물었다.

“미안하네만, 나에게도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라는 게 필요하다네, 시몬. 모든 사람들이 항상 준비되어있지는 않은 것처럼, 나에게 이 상황은 생각보다 커다란 변화라고 느껴지는군.”

“저희는 결정을 따를 뿐입니다. 사령관님께서 국왕을 풀어주라고 하신다면, 저희는 그에 따를 겁니다. 플로이카부터 그랬듯이 사령관님의 판단이 틀리리라 믿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아침이 되면 상황이 악화할 뿐 입니다. 사령관님.”

제르먼도 나에게 말했다.

“시몬, 서부군 연락장교가 어디 있지?”

“아마 수비대에 있을 겁니다.”

나는 뒤돌아 부관과 툴린을 가리키면서 지시를 내렸다.

“부관은 일단 수비대로 가서 서부군 연락장교와 접촉해 데려올 수 있도록. 툴린은 연락실로 가서 본부의 상황을 확인해보고 나에게 보고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시몬과 제르먼은 잠시 이야기 좀 하도록 하지.”

“알겠습니다.”

부관과 툴린이 아래로 계단 아래로 내려가고, 나와 제르먼 그리고 시몬은 2층 석영 홀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이런 방식은 옳지 않네, 시몬. 어차피 이렇게 급진적인 방법을 취하지 않아도. 결국은 우리에게 기회가 온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 이런 식으로 행동해야 했나.”

나는 처음으로 시몬에게 분노한 듯이 말했다.

“내가 수도 내의 병력을 소집해서 자네와 내 전우들을 사살하도록 명령해야 했나?”

그는 고개를 숙이고 말이 없었다.

그가 천천히 입을 열어 말했다.

“전승국이라고 하지만, 폐허밖에 안 남은 땅에. 이게 이긴 겁니까? 역사에는 이겼다고 표현되겠죠. 당연히 이긴 건 맞습니다. 그런데, 누가 이긴 겁니까. 바다 건너 화란에서 잘 먹고 잘살던 총 한 발 안 쏜 국왕이 이긴 겁니까?”

“누구도 국왕 폐하의 승리라고 표현하지는 않는다. 시몬.”

“여기 있는 제르먼도 알고, 저도 알고, 길가에 돌아다니는 모든 사람들이 아는 사실입니다. 어차피 국왕의 권위야 바닥으로 떨어져 있던 것이고, 여기를 드나드는 장교들 말로는, 동부와 서부의 사령관들도 언제 이 자리를 꿰찰지 시기만 노리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먼저 한 겁니다.”

“후일이라는 건 생각해본 적 있나.”

시몬은 점점 흐느끼면서 말했다.

“후일 같은 건··· 생각한 적 없습니다. 저에게 생각나는 건, 전쟁에서 죽어 나간 동료들 부하들 생각만 떠오를 뿐입니다.”

제르먼이 그의 어깨를 토닥거리며 위로해주고 있었지만, 이 전쟁을 겪었던 사람들은 모두 부하와 동료를 잃어본 적 있는 사람들이었다.

“너무 감정적으로 일을 진행하려 하지 말게, 시몬. 나도 지금의 헨센이 마음에 드는 사람은 아니지만, 모든 일에는 순서라는 것이 있다네. 이미 엎어진 물을 다시 담으려고 애써본다고, 축축이 젖어버린 카펫만 남아 있을 뿐이야.”

나는 시계를 쳐다본 뒤 물었다.

“대신들을 소집하려면 얼마나 걸리지?”

“아마 비상 소집이라고 하면, 30분에서 한 시간 내외로 소집이 가능할 거라 생각됩니다.”

“제르먼, 자네도 연락실로 내려가 대신들을 소집해주도록 하고. 시몬은 나와 같이 국왕 폐하가 있는 곳으로 가도록 하지.”

“알겠습니다.”

제르먼이 먼저 석영 홀을 빠져나갔고, 나와 시몬도 홀에서 나와 위층에 있는 국왕 폐하가 있는 튤립 홀로 향했다.

계단을 올라가며 왕궁을 살펴보니 깔끔한 내부와 정교하게 장식된 대리석 조각들이 눈에 보이면서 여러모로 복잡한 생각들이 들었다.

전후 햇수로 2년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군으로부터 신임을 얻지 못하고 있는 국왕, 명맥 상 재건이라고 말은 하고 있지만, 수도 역시 왕궁이나 몇몇 건물들을 제외하고는 아직도 반은 판자촌이나 마찬가지인 구역들도 있는 상황에서, 눈에 보이는 이런 장식품들이 과연 필요한 것일까.

지난 전쟁 도중 한참 전황이 좋지 않았던 시절에는 영토의 칠할 이상, 거기에 수도 헨센마저도 전장이던 시절이 있었다. 그 당시에 기존의 왕궁은 파괴되었고. 현 왕궁은 전후 바로 복구가 시작되어, 약 반년 정도 전에 완성된 새로운 건물이었다.

튤립 홀 앞에는 무장한 헌병 열 명 정도와 눈에 익은 중대장이 경계를 서고 있었고. 우리가 도착하자, 중대장이 먼저 경례를 했다.

“자유 헨센을 위하여.”

나는 경례를 받은 뒤 말했다.

“폐하와 대화하려고 한다.”

시몬이 앞으로 나와 문을 노크했다.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안에서는 아무런 말이 없었고, 시몬은 가지고 있던 열쇠로 문을 열었다.

“들어가시지요. 사령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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