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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4월

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대체역사

제이v
작품등록일 :
2021.11.30 07:28
최근연재일 :
2021.12.03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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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1.30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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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일 오후 8시 22분]

DUMMY

[그해 4월]


1. 4월 2일 그날 밤의 상황

- 여는 이야기

[4월 2일 오후 8시 22분]

“사령관님, 저희가··· 성공했습니다.”

수화기 속 남자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감격에 찬 말투로 말했다.

“성공이라니, 이 시간에 무슨 소린가···”

난 앞뒤 모두 생략된 내용에 당황스러운 말투로 말했지만,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남자가 먼저 말했다.

“우리가, 국왕을 감금시켰습니다. 저희가요.”

방금 들은 단 한 마디로 식사 후 마시고 있던 위스키의 취기가 확 날아갈 만큼 충격적인 소리였다.

“아니··· 국왕을 감금시켰다니, 그게 무슨 소린가!”

이게 정확한 반응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남자는 내 대답을 기다릴 생각도 없이 계속 말하고 있었다. 내가 그를 알고 있던 이후로, 그의 목소리가 이렇게 밝았던 적은 없었다.

“···왕궁 수비대 전원의 인명과 동의를 받아서 진행했습니다. 이제 사령관님이 원하시는 대로 하실 수 있다는 겁니다!”

수화기 속 남자의 확신에 찬 발언에 순식간에 수만 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며 지나가기 시작했다.

“···사령관님?”

잠시 오만가지 생각 속에 빠져있던 나를 찾는 그의 목소리에 답했다.

“알겠네, 지금 어디인가.”

“왕궁 경비대장실입니다.”

“혹시, 나 말고 다른 사람에게 연락한 적 있나.”

“없습니다. 사령관님이 처음입니다. 우리의 성공을 가장 기도하신 분 아니겠습니까.”

“일단, 아무 일 없는 것처럼 있어 주게, 그리고 연락실을 확실하게 점거해서 소식이 빠져나가지 않게 해주도록 해주고, 나도 바로 들어가도록 하겠네. 중령,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절대 소식이 밖으로 빠져나가선 안되네.”

“알겠습니다. 사령관님 어서 오십시오.”

남자의 대답을 듣자마자 수화기를 내려놓고는 통화 때문에 내려두었던 위스키 잔을 들어 숨도 내쉬지 않고 모두 마셔버렸다.

하지만 독한 취기가 올라오는 것과는 다른 기분이 발끝부터 몸을 타고 올라오고 있었고, 그 느낌이 머리에 닿기도 전에 수화기를 들었다.

“어, 사령관이다. 지금 바로 각 대대 지휘관들 연락 돌려서 본부로 들어올 수 있게 조치해주도록 하고, 나도 바로 들어가겠네. 아, 그리고 왕궁 수비대 쪽은 연락 안 해도 되네.”

그렇게 말하고 군복으로 갈아입기 시작했는데, 늦은 저녁에는 꺼두곤 하던 테이블 위에 무전기의 전원을 켜자, 이 시간에 통상 들리곤 하는 별다를 것 없는 평범한 무전들만 가끔 들려오고 있었다.

군복을 갈아입으며 머릿속 생각들이 당겨진 고무줄처럼 팽팽하게 당겨지자 수없이 많은 경우들을 생각해내면서 시나리오를 그려내기 시작했다. 먼저, 수도에 있는 헌병들만으로는 수도를 장악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군권 전체를 장악할 수는 없었다.

그렇다면, ‘왕궁 수비대를 안심시켜두고는 진압을 해야 할까’ 라는 생각도 했다. 그들이 가장 먼저 소식을 알린 대상이 나였고, 내가 그들로부터 가장 신뢰받고 있는 사람이라면, 역으로 그들을 가장 안전하게 진압할 수 있는 것도 나였다.

물론, 지금 상황에서 내 부하라고 불러야 할 그들은 국왕이라는 왕국의 존엄을 유폐시킨 범죄자들이었고, 그런 적법하지 않은 절차를 통하여 권력을 찬탈하는 행위를 우리는 쿠데타라고 말한다. 그들은 실행범이었다.

아무리 국민 모두의 신뢰를 잃어버릴 대로 잃어버린 왕가라고 하지만, 허수아비 머리 위에도 왕관은 올라가 있었다. 그리고, 그 상징은 아직 유효하기 때문에 그는 우리 위에 있을 수 있던 것이다.

여러 가지 생각들을 하며 차에 올라타 헌병대로 향했고, 가는 동안 바라본 사람들은 어떤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지 아무것도 모른 채 활발히 돌아다니고 있었다.

부대 앞에 도착하자, 경비를 서고 있던 헌병들이 내 얼굴을 알아보고는 문을 열었고, 살짝 고개를 흔들며 그들과 눈을 마주치고는 부대 안으로 들어갔다.

막사 안으로 들어오자, 당직근무를 서고 있던 연락장교가 나에게 경례를 했다.

“아니, 경례는 치우고. 다른 지휘관들은 다 들어왔는가?”

“네, 방금 왕궁 수비대를 제외한 다른 대대장들은 들어와서 사령관실에 대기 중이십니다.”

“알겠네, 혹시라도 나를 찾는 연락이 오거든 바로 알려줄 수 있도록.”

“알겠습니다. 혹시 무슨 일이라도 있는 것입니까? 이 시간에 다들 소집시키신걸 보면···”

“잠시 뒤에 설명해주겠네.”

나는 그렇게 말하고 지휘소를 나와 내 사무실로 향했다. 문을 열자 왕궁 수비대를 제외한 일곱 명의 지휘관이 자리에 앉아 대기 중이었고, 사무실 문을 닫기 전 혹시라도 복도에 누가 있는지 한번 훑어본 다음 문을 닫았다.

“안녕하십니까.”

사령관실에 모여있는 지휘관들 전부 한밤중의 소집에 적잖이 당황한 분위기였고, 사령관실에 소집된 서로의 얼굴을 보면서 그들을 모두 소집할 정도의 사건이 펼쳐졌다는 사실 정도는 말은 하지 않아도 유추할 수 있으리라 생각되었다.

하지만, 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큰 사건이었다.

전쟁을 제외하면 말이다.

“음···”

내가 말하기 전 잠시 뜸을 들이자, 그들 모두의 시선이 나를 향하고 있었다.

“가감 없이 전달해주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왕궁 수비대에 의해 국왕이 연금되어 있습니다. 먼저 말씀드리지만, 저의 지시사항은 아니었으며. 왕궁 수비대의 독단적인 행동임을 알려드립니다.”

그 소리와 함께 조용했던 방안이 혼란스럽게 변하기 시작했다. 다른 대대장들은 서로의 얼굴을 보며 경악하고 있었고, 그들 중 일부는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사령관님은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2대대를 맡은 제르먼 중령이 먼저 물었다.

“미안하지만, 아직 나도 결정이 서질 못했다.”

그렇게 말하자 바로 다음 지휘관이 나에게 말했다.

“어차피 쳐내야 될 국왕이었습니다. 사령관님이 결정을 내리셔야죠.”

이게 지금 현 국왕의 처지였다. 전쟁 초반 타국으로 망명해 더부살이를 하다 연합국의 상륙 이후 다시 들어와 생색만 내다 왕관을 지킨, 그런 국왕을 대하는 사람들의 시선이었다. 일선에서 싸우던 장교들의 생각이기에 더하면 더했지, 전혀 덜하지는 않으리라 생각된다.

다만, 그런 역사에 남을 일을 시행할 인물이 나였을까.

이런 마지막 의문이 생기는 마지막까지 시험대에 오르게 하고 있었을 뿐이다.

“왜, 사령관님이 손에 피를 묻히려 하시는 겁니까. 다른 사람들도 생각만 하고 있지 실행은 않는 이유가 있지 않습니까.”

다른 의견을 가진 대대장들도 있었다.

“사령관님, 신중하게 생각하셔야 됩니다. 지금 사건은 당장 이 사건 하나로 종결될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그러니까···”

“왕궁 수비대장과 대화는 해보셨습니까.”

“시몬는 수비대의 모든 인원에게 인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네들도 생각하겠지만 강압적인 분위기 때문에 누군가는 억지로 동의 했을 거라는 생각은 하고 있다.”

“저희 말고 아는 사람이 있습니까?”

“아직 없는 거로 알고 있다. 먼저, 외부로부터 연락을 차단하라고 했고, 시몬은 그런 면에선 철저한 편인 친구니까.”

대대장들 역시 서로의 의견을 계속 제시하면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지만, 결국 결론을 내리지 않고 대화만 하고 있는 것은 지금 가장 중요한 자원인 시간을 내다 버리고 있는 꼴 이었다.

몇 분 정도의 시간이 흐르고, 생각을 하고 있던 나는 대대장들이 앉아있는 탁자 쪽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먼저, 시몬과 이야기해보겠다. 제군들, 미안하지만 아직 백 퍼센트의 확신은 서지 않았다. 이런 중대한 일을 결정하기엔 너무나 짧은 시간이 아니었나 생각이 드는군, 자네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먼저 가장 멀리 앉아있던 1대대장이 손을 들고 말했다.

“사령관님, 저희는 결단이 섰습니다.”

그렇게 말하고는 의자에서 일어서서 말했다.

“모든 걸 사령관님의 결정에 따르겠습니다. 명령을 내려주시지요.”

그 말과 동시에 나머지 대대장들 모두 의자에서 일어나 나를 바라보았다.

“알겠네, 참모장과 대대장들은 먼저 여기서 대기하며 병력을 깨워두고, 제르먼과 툴린은 나와 같이 왕궁으로 가도록 하자. 일단, 불시에 진행하는 훈련 일정이라고 해두도록 하겠네.”

나도 의자에서 일어나 그들을 바라보자, 선임 대대장인 1대대장이 경례를 하면서 말했다.

“저희는 영웅을 믿습니다. 사령관님.”

나도 그들을 향해 경례하면서 말했다.

“나는 자네들을 믿네.”

내가 손을 내리자 그들 모두 경례를 마치고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밖으로 나갔다. 모두가 사라진 사령관실 뒤쪽 부속실 문을 열고 부관 브라운 중위가 나왔다.

“사령관님, 차량을 준비할까요.”

이미 모든 대화를 듣고 있던 그가 물었고,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수화기를 잡고 연락을 했다.

나는 침묵을 지키며 잠시 서 있다가 전시장에 걸려있던 두 개의 훈장을 꺼내 전투복 위에 패용하며 마지막으로 마음의 준비를 했다.

몇 분 뒤 차량이 준비되자, 부관이 부속실에서 다시 나와 나에게 말했다.

“사령관님, 준비되었습니다.”

내가 사령관실을 나가려 할 때, 부관이 나를 잠시 멈춰 세웠다.

“사령관님, 잠시만.”

그는 허리띠와 권총이 들어있는 권총집을 나에게 건네며 말했다.

“어떻게 될지 모르는 자리입니다. 마음의 준비는 하셔야지요.”

지휘소 앞에서 2대대장 제르먼과 5대대장 툴린이 대기하고 있었고, 그들과 함께 차량에 탑승해 왕궁으로 향했다.

아무런 계획 없이 당겨진 활시위에 올라타 버린 꼴이 되어버린 것일까, 아니면 무수히 많은 상상을 해오던 그 상황이 마침내 펼쳐진 것일까.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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