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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니 천재 네크로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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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3.05.10 16:48
최근연재일 :
2023.05.24 19:30
연재수 :
1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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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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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글자수 :
74,729

작성
23.05.16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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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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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1쪽

2. 생명의 마탑(6)

DUMMY

“간덩이가 부었구나. 감히 너 따위가 스승님 말씀에 토를 달아?”


한 대 때린 것으로는 쌓인 감정이 풀리지 않은 것일까?

다시 한번 역수로 쥔 지팡이를 머리 위로 들어 올리는 란.


“그 죄. 목숨으로 사죄드리거라.”


사형선고와 함께 지팡이가 반쯤 휘둘러졌을 때였다.


턱-


손가락조차 근육질인 손이 그런 지팡이를 붙잡아 새웠다.


“스승님? 어찌 막으시는 겁니까!”

“클클. 그쯤 하거라.”

“허나!”

“내가 됐다 하지 않느냐.”

“··· 알겠습니다.”


스승의 한마디에 귀가 축 처진 고양이마냥 지팡이를 내려놓는 란.

그런 란의 눈에 한 존재가 들어왔다.

기절한 채 어깨에 짊어져 있는 하온 이였다.


“음. 이걸로 기절한 것만 3번째 보는군요.”

“아는 놈이더냐?”

“예. 제자가 데려온 자이옵니다. 그런데?”


왜 하온을 짊어지고 있냐고 에둘러 묻는 란.

거기에 노인네는 클클 웃으며 답했다.


“주웠다.”

“예?”

“인원을 보충하려고 내려왔다가 재밌어서 주웠다.”

“음. 그렇군요. 확실히 재밌는 자이긴 했죠. 그리고···.”


위험하다고도 덧붙이려던 란은 입을 다물었다.

자존심 강한 스승님에게 할 말은 아니었으니까.


“왜 말을 하다 마느냐?”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보다 인원 보충이 필요하시다는 건?”


황급히 화제를 바꾸는 제자의 물음에 잭이 순순히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그래. 저번에 투입한 50명이 오전에 전부 사망했다.”

“그렇군요. 3개월 정도 걸린 건가요?”

“그쯤 걸린 거 같구나.”

“이번엔 좀 오래 걸렸군요. 진척은 좀 있었습니까. 스승님?”

“그건 올라가서 차차 이야기하도록 하고.”


휙-


귀찮다는 듯이 하온을 제자에게 휙 던지는 노인네.

그러고는 자기가 부순 벽 쪽으로 걸어 나갔다.


“나는 올라가서 먹을 걸 준비할 터이니, 넌 여기서 절반 정도를 끌고 따라오거라.”


밥이라는 말에 란의 얼굴이 금세 시무룩해졌다.

가난한 마탑의 밥이라 해 봤자 풀뿌리가 전부일게 불 보듯 뻔했으니까.

그런 제자의 표정을 읽었는지 끌끌 웃는 미친 노인네.


“그런 표정 짓지 말거라. 얼마 전 멧돼지 한 마리가 흘러들어온 걸 잡아놨으니.”

“메, 멧돼지요!? 설마 스승님 혼자 다 드신 건 아니시죠!?”

“예끼! 내가 그리 정 없는 놈으로 보이더냐? 양념 발라서 잘 숙성 해뒀다.”

“꺅! 스승님 최고!”


***


눈만 뜨면 낯선 천장이여 시불.

대체 언제쯤 익숙한 천장에서 눈을 뜰 수 있는 걸까?

그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아직도 얼얼한 턱을 더듬거리는데.


킁킁-


단백질 구워지는 냄새가 코에 진동했다.

냄새의 근원지를 찾기 위해 고개를 든 나는 멍한 표정이 짓고 말았다.


“저 둘이 왜 같이 있어?”


그곳엔 날 기절시켰던 미친 노인네와 란이 오순도순 고기를 굽고 있었으니까.


“저건 무슨 조합이야?”


잠시 호기심이 들었지만 금방 사그라들었다.

생각해 보니 같은 마탑 식구인데 같이 있는 게 신기한 일은 아니잖아?

무엇보다 나는 지금 배가 고팠다.


냠냠- 쩝쩝-


음. 무슨 고기지?

냄새가 역한 게 돼지나 소는 아닌 거 같은데.


지구라면 먹으래도 미간을 찌푸리며 거절할 품질의 고기.

하지만 선조들의 말씀처럼 허기가 반찬이라고 그럭저럭 먹어 줄 만했다.

다만 별거 아닌 문제가 하나 있었는데.


“뭘 그리 빤히 쳐다만 보고 있습니까? 저기 고기 타는 거 안 보여요?”


고기를 굽던 노인네와 란이 어이없다는 얼굴로 계속 쳐다보고 있다는 점 정도?


“··· 배짱 하나는 여전하구나.”

“끌끌! 고놈 참 볼수록 마음에 든단 말이지. 그래 입맛에는 맞느냐?”


노인네의 물음에 고기를 한 점 더 입에 넣으며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냄새가 고약한 거 빼고는 먹을 만하네요. 근데 이거 무슨 고깁니까?”

“멧돼지다.”

“그것참 다행이네.”

“다행이다? 그게 무슨 뜻이냐?”

“전 거지새끼들이 고기를 다 구워 먹길래, 인육이면 어쩌지 걱정하고 있었거든요.”

“···”

“···”

“왜 그렇게 보십니까? 칭찬입니다. 칭찬.”

“··· 그게 어딜 봐서 칭찬이냐. 이놈아.”

“가난해 굶어 뒤져도 인육은 안 먹는 인간의 됨됨이를 칭찬한 거죠.”


수습이라는 조미료가 한가득 뿌려진 내 말에 아리송한 표정을 짓는 것도 잠시.

납득한 듯 고개를 끄덕이며 뿌듯한 표정을 짓는 란이 보였다.


“흠흠. 우리의 인성이 뛰어나긴 하지.”


··· 당근으로 뮤지컬 티켓 나눔 하다가 가방까지 뺏길 년일세.

어떻게 저 머리로 마법사가 된 거지?

그런 의문을 품으며 쉼 없이 단백질을 흡입하고 있을 때였다.


빡-


주절주절 자신의 됨됨이를 자랑하던 란의 뒤통수를 노인네가 후려갈겼다.


“왜, 왜 때리십니까! 스승님!”

“··· 스승이라 부르지 말거라.”

“예? 갑자기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스승님!”

“부르지 말래도! 쪽팔리다 이것아!”


암 쪽팔리지.

저런 걸 제자라고 키웠으니.


“나 같으면 진작에 접싯물에 코 박고 자살했다.”


찌릿-


살결이 타들어 가는듯한 시선이 느껴진다.

평소라면 여기서 ‘어르신 보고 한 말 아닌데 찔리세요?’라고 한 번 더 긁어줬을 텐데.


하지만 상대는 다름 아닌 저 미친 노인네.

짜증 난다고 그냥 죽여버리고도 남을 인간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하지 않을 건 아니지만.


“그냥 혼잣말인데요? 찔리셨어요?”

“··· 최후의 만찬 정도는 즐기게 해주려 했건만.”


얼굴이 시뻘게진 노인네가 내 뒷덜미를 잡아 들어 올렸다.

난 황급히 고기 한 주먹을 입안에 쑤셔 넣으며 물었다.


“읍읍읍읍읍!”

“··· 다 처먹고 말해라 이 원숭이 같은 놈아.”


오물- 오물- 꿀꺽-


“목적지는 좀 알려주고 움직이시는 게 어떻습니까?”

“보물찾기하러 간다. 네놈은 미궁 탐험가였다지? 딱 이구나.”


탐험? 아직 미궁이 열릴 시기가 아닌데?

이거 뭔가 싸한데?


오감이 비상을 알리지만 방법이 없었다.

현재 내겐 선택권이란 게 없었으니까.


“흡!”


짧은 기합성을 터트리며 허공에 정권을 내지르는 미친 노인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쨍-


유리가 터지는 소리가 울려 퍼지며 공간이 깨져나간 것이다.

그리고 드러난 것은 보라색으로 일렁이는 포탈.

고위 마법사들이 사용하는 공간이동 마법이었다.


“끌끌. 란아. 너는 다른 놈들을 인솔해서 따라오거라. 나는 이 원숭이 같은 놈을 데려갈 테니.”


그렇게 말하고는 솥뚜껑 같은 손으로 내 뒷덜미를 더욱 꽉- 움켜쥐는 노인네.


“한시도 쉬지 않고 잔머리를 굴려대는구나.”


아무래도 할아방탱이가 들어가면 도망치려던 계획이 시작도 전에 엔딩을 맞이한 모양이다.

결국, 나는 망캐인 물리 마법사에게 붙잡혀 제일 먼저 게이트에 던져지고 말았다.


***


“재밌는 곳이네요.”


게이트를 타고 이동한 곳은 개발이라곤 전혀 진행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산속이었다.

그런 아무것도 없는 곳이 재밌는 이유?

산속이 안개로 뒤덮여 있었으니까.


“끌끌. 눈치챘느냐?”

“제가 산전, 수전, 공중전은 기본에 몬스터 위장에서도 싸워봤거든요. 덕분에 이런거에 좀 예민합니다.”


안개에는 특유의 눅눅하고 찌는듯한 고유의 냄새가 있다.

하지만 지금은 그게 전혀 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느껴지지 않았다.

그게 의미하는 건 딱 하나.


대기가 수분 포화 상태에 이르러 발생한 자연적인 안개가 아니라는 뜻.

이 환경은 누군가의 인위적인 개입으로 만들어진 현상이라는 뜻이다.


“흐흐. 정답이다. 그러니.”


항상 짓궂은 웃음을 흘리던 노친네의 얼굴이 답지 않게 진중해졌다.


“다들 조용히 따라오거라. 죽고 싶지 않다면.”


살벌한 경고를 끝으로 노친네가 앞장서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런 그의 태평양 같은 등짝을 숨죽이며 쫓길 얼마나 흘렀을까?


“히이익!”


쫓아오던 뒷 행렬에서 처음으로 경고가 깨져나갔다.

덕분에 노친네가 왜 그렇게 침묵을 강조했는지 알 수 있었다.


서걱-


살벌한 소리와 함께 비명을 지른 당사자의 목이 잘려 나간 것이다.


“어?”


바로 옆에서 꺼져간 동족의 생명.

그건.


“꺄아아아아악!”

“시, 싫어어어어!”


군중의 패닉을 일으키기엔 충분했고.


휘익-


또다시 방금의 살행이 되풀이되나 싶을 때였다.


깡-


단단한 강도를 가진 두 개의 물체가 부딪히는 소리가 숲을 뒤덮었다.


“쯧. 그러게 조용히 따라오라지 않았더냐?”


제일 선두에 있던 노친네가, 안개에 숨은 자객의 검을 막아선 것이다.

이후의 행동은 극히 짧고 간결했다.


우드득-


노친네가 자유로운 왼손을 이용해 자객의 목을 꺾어버린 것이다.

그러자 신비한 일이 벌어졌다.


푸스스-


자객이 사망한 자리엔 남아야 할 시체는 없고, 웬 검은 가루가 떨어진 것이다.


“뭐, 뭐야?”

“사람이 아닌 거야?”


나를 제외한 모두가 방금 일어난 기현상에 패닉에 빠졌다.

나는 왜 안 빠지냐고?

그야 익숙한 광경이었으니까.


그보다 내 관심을 끈 건 다른 것이었다.

바로 첫 비명이 터지게 된 원인.

길가에 널브러진 백골들에 관심이 쏠린 것이다.


“끌끌. 그리 보면 시체가 말이라도 걸어주느냐?”

“예. 아주 많은 걸 알려주죠.”


흔히들 말한다. 시체는 말이 없다고.

그거 다 개소리다.

시체만큼 거짓 없이 많은 정보를 주는 게 또 어딨다고.

이번 역시 다르지 않다.


“복장들이 참 다양하네.”


방패를 문 사자가 새겨진 풀 플레이트 아머.

이건 라인하르트 제국 소속 기사들의 보급품이고.


은은한 자색을 띠는 나무로 만든 활.

이건 엘프들의 전유물인 세계수의 가지로 만든 활.


그 외에도 골격이 3m가 넘어가는 바바리안의 시체.

반대로 채 50cm가 되지 않는 요정의 시체 등등.

그야말로 모든 종족의 시체를 진열해 놓은 듯한 참상이 펼쳐져 있었다.


“기후와 백골화를 봤을 때 죽은 건 5년? 그쯤으로 추정되네요.”


거기까지 정보가 모이자, 이곳이 어딘지 추측할 수 있었다.


“아카스 산맥.”


옛 흑마법사들의 성지.

진짜 생명의 마탑이 있던 아카스 산맥인 것이다.


“호오. 왜 그렇게 생각했느냐?”

“미궁을 제외하면, 5년간 이런 다종족 연합이 만들어진 사건은 딱 하나뿐이니까요.”


바로 흑마법사들의 거점을 토벌하려던 그 사건 말이다.


“끌끌. 관찰력 하나는 쓸만하구나. 하지만 반만 맞았다.”

“그건 무슨 뜻입니까?”


의문에 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노친네는 그저 싱긋 웃으며 걸음을 재촉할 뿐이었으니까.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안개에 가려져 있던 하나의 건축물이 우리 눈에 들어왔다.

온통 검은색으로 뒤덮여 있는 탑.

진짜 생명의 마탑이 등장한 것이다.


“우린 저곳을 이리 부르지. 13대 탑주의 무덤이라고.”


13대 탑주.

마탑원들을 대피시키고자 홀로 각국의 정예를 막아내다 사망했다는 인물.

내가 알고 있는 정보는 딱 그게 전부였다.

관심이 없었으니까.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미궁 입구는 한정되어 있다.

그런데 그걸 각국에서 철저히 통제하니, 흑마법사들은 미궁의 입장이 불가능했던 것이다.

린이 특별 케이스였던 것이다.


덕분에 내가 알고 있는 탑주의 정보는 저 일화 하나가 전부였다.

방금까지는.


“갑자기 자취를 감췄다 했더니, 여기 있던 거냐.”


목을 자르던 괴인.

그건 린이 부리던 흑요석 병사였으니까.

이곳은 옛 친우의 무덤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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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2. 생명의 마탑(10) 23.05.19 23 4 14쪽
10 2. 생명의 마탑(8) 23.05.18 25 4 18쪽
9 2. 생명의 마탑(7) 23.05.17 28 3 12쪽
» 2. 생명의 마탑(6) 23.05.16 30 3 11쪽
7 2. 생명의 마탑(5) 23.05.15 34 4 11쪽
6 2. 생명의 마탑(4) 23.05.14 34 4 12쪽
5 2. 생명의 마탑(3) 23.05.13 44 4 12쪽
4 2. 생명의 마탑(2) 23.05.12 52 5 10쪽
3 2. 생명의 마탑(1) 23.05.11 53 5 11쪽
2 1.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었다(2) 23.05.10 58 5 12쪽
1 1.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었다(1) 23.05.10 79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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