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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Sn50 님의 서재입니다.

기사단장의 투잡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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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Sn50
작품등록일 :
2022.07.18 12:32
최근연재일 :
2022.12.02 17:00
연재수 :
11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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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79,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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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3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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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67화 뒷수습 (1)

DUMMY

메리의 집단, 테러리스트는 먼 옛날 총공세를 펼친 이력이 있었다. 그녀가 존재하지도 않았던 시절.

제국의 5강이 전부 자리를 비웠을 때를 노려 황궁을 습격한 사건이었다.


‘물론 실패했지만.’


황궁의 방어를 뚫고 경미한 피해를 주긴 했지만, 거센 저항에 대장을 비롯한 장로들은 전멸.

그 이후 테러집단으로 규정되고 격노한 제국의 추격에 이저저리 흩어지고 찢겨 나갔다.

벌써 수백 년이 지났음에도 일명 테러리스트라 이름이 붙여진 조직은, 다른 집단에 비해 여전히 규모가 제일 작았다.


‘그래도 성과는 있었다지.’


소위 제국 5강이라는 강자들의 움직임에 많은 제약이 생겼으니까 말이다.

물론 그것도 그 당시의 테러리스트에게나 가능했던 일.


‘피해망상에 젖은 드리머 놈들이 그런 큰일을 해낼 수 있을까? 크흐흐.’


절대로 불가능하다. 이 사실을 깨달았기에 테러리스트는 더 이상 거창한 계획이나 음모를 꾸미지 않는다.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행동하다가 정체가 드러난 일원들을 구제해주는 정도로 활동한다.


‘제발 벌집을 쑤신 꼴은 되지 않으면 하는데.’


그리고 제국도 이쪽을 건드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테러리스트는 다시 한번 죽을 때까지 제국과 싸우게 될 테니 말이다.


“아등바등해봤자 뭐 달라진 게 있나. 적당히 즐기면서 살아.”


메리의 충고는 로먼에게 와 닿지 않았다. 오히려 그의 반발심만 부추겼다.

그도 그럴 것이 여태까지 수백에 가까운 대륙인들을 두 손으로 몰살했던 살인마였으니까.


‘살인귀 년 주제에.’


마치 대단한 깨달음이라도 얻은 것처럼 지껄이다니 로먼은 헛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똑같이 숨어다니면서 충고질이냐?”


공격적인 어투에도 메리는 태연하게 흘려 넘겼다. 그 태도가 더욱 열 받는다는 것을 아는 듯했다.


“우린 너희같이 유치한 짓은 안 하잖아.”


엄지로 자신을 가리키다가 곧바로 검지로 삿대질하면서 말했다.

입맛을 다신 그녀는 갑자기 윙크하며 그들을 용서해주었다.


“그래도 방금 한 충고랍시고 말한 게 나도 웃기니까 한번 봐준다.”


속으로 욕지거리를 삼킨 로먼과 질린 표정의 파몬드.

하지만 메리의 심기를 거스르는 추가적인 발언은 없었다.

제일 작은 세력으로 유지하고 있지만, 테러리스트가 강대한 힘을 지닌 것은 변함이 없었기 때문이다.


‘병신들, 나한테도 아무 말 못하는 주제에 뭘 하겠다고.’


메리는 다시 한번 한심스럽다는 듯이 쳐다보며 속으로 욕을 하며 등을 돌렸다.


“행운을 빌게.”


그녀가 사라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머릿속 생각을 정리한 로먼도 자리를 벗어났다.


‘그래도 시간은 충분하다.’


메리와 파몬드를 속이기 위해 일부러 서두르는 척 연기를 했을 뿐. 실제로는 전혀 조급해할 이유가 없었다.


‘다들 혼란스러울 테지.’


쾰른의 여왕이 죽은 지 얼마 안 된 시점.

여기저기서 사고가 일어날 테고 제국도 그 모습을 두고 볼 수만은 없을 것이다.


‘쾰른은 물론이고 각 나라가 수습하느라 바쁠 거야.’


그저 계획했던 대로 진행한 후 녀석들의 소식에 맞춰서 함정을 준비하고 기다리면 될 것이다.


‘선물을 하나 준비해주지.’


다만 로먼도 착각한 부분이 하나 있었다. 쾰른은 왕의 공석 때문에 시간이 걸리겠지만.

제국과 물론이고 프리지아도 쉽게 수습 가능한 수단이 있다는 점이었다.


*


제국의 중심. 수도 루테디아의 한 구역을 차지하는 가디언 본부. 쾰른으로 임무를 떠난 다섯 명을 제외한 나머지가 회의실의 둥근 탁자에 자리 잡고 있다.

창문으로 비치는 석양빛으로 보아 저녁이 다된 시각임을 알 수 있었다.

이들은 아론의 긴급 소집에 각자의 활동을 내팽개치고 모인 상황이었다.


“아론, 녀석들이 거기서 뭔가를 꾸미는 걸 알고 있었나?”


못 본 사이 수염이 많이 자라난 스테인이 먼저 입을 열었고. 아론은 고개를 저으며 자신도 예상치 못했다고 진솔하게 말했다.


“내가 알았으면 반대하지 않았겠지.”

“음, 그랬겠네.”


스테인은 괜한 질문을 해서 미안하다는 듯 입을 다물었고. 모두가 아론의 발언을 기다리게 되었다.


“다들 모인 김에 진행 상황을 말해봐.”


쾰른에서의 사건은 일단락된 상황.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를 말해주는 것보다 새로운 내용을 보고받는 것이 우선이었다.

아론의 말에 따라서 세 명이 순서대로 활동내역을 전하기 시작했다.


“대장, 난 조사를 더 해봐야 합니다. 아직 원인을 모르겠어요.”


마를롱이 간 곳은 제국의 서남쪽 몬스터 수해와 맞닿은 화산지대.

활동이 정지된 휴화산인데 얼마 전부터 일어나는 지진이 일었다. 주변 마을이 불안에 떨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현재 마를롱이 조사 중이었다.


“나도 마찬가지다.”


스테인은 중앙 대륙의 북부 아카이아 공국의 너머 설산 부근을 탐험하고 있다.

아카이아 공국에서 몬스터로 보이는 정체불명의 커다란 짐승을 발견했는데. 퇴치하는 것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고 한다.


‘마을 하나가 사라지고, 사냥에 나선 용병들이 설산에서 전멸했다지.’


왕실에서 파견한 기사단이 털끝도 보지 못하고 추위에 헛고생만 하다 돌아갔다고 들었다.


“영리한 놈이다. 잘도 날 피해 다니고 있어.”


정말 골치가 아픈지 스테인은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마를롱과 스테인은 허탕을 쳤다는 말을 했지만, 다음으로 임무를 수행 중인 에녹의 말은 달랐다. 조용히 차례를 기다리던 그가 눈을 뜨며 보고했다.


“야만인들이 쾰른의 남부를 두드리는 이유는 못 찾았지만.”


그의 과제는 야만인 무리가 준동하는 이유를 파악하는 것이었다.

사실 에녹이 맡은 지역이 가장 범위가 넓었기에 성과가 있을 것으로 여기지도 않았는데.


“드리머, 그 새끼들이 거길 거점으로 삼고 있더군.”


그러한 생각을 뒤집고 충분한 단서를 찾았다. 물론 연관이 있을지는 조사에 착수해봐야 할 것이다.

클로에는 손뼉을 치며 축하했고 다른 사람들도 눈으로 에녹의 수고를 알아주었다.


“수고 많았어, 에녹. 혹시 적들의 수도 파악했나?”

“꽤 많더군. 혼자서는 힘들 정도였어.”


아론은 그의 의견으로 상대의 수를 가늠해 보았다. 에녹 혼자서 안될 정도라면 도저히 적은 수라 보기 힘들다다.


‘새로 거점이라도 세울 속셈인가’


쾰른의 여왕 코린느를 처치할 때는 여유로웠던 아론의 눈에 경각심이 생겼다.

당장 그곳을 헤집어 놓고 싶었지만, 현재는 벌려놓은 일이 많은 상황.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준비를 철저히 해야겠군.”


우선 쾰른에 파견간 가디언들이 돌아오는 것을 기다려야 했다.


“일단 대기하고 있어 봐. 지원이 필요할 텐데. 누가 좋을 거 같아?”


아론은 현장을 본 에녹의 의견을 먼저 들어보았는데.


“라이언이 있으면 편할 텐데.. 이번 임무에서 좀 무리했다지?”


에녹도 아론과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보통은 라이언이 가서 싹 쓸어버리는 것이 제격이었지만. 그는 현재 후유증이 남아 있어 아직 활동하기에 부적합했다.


“라이언씨가 부상을 입다니, 상대가 만만치 않았나 봅니다.”


팔짱을 낀 채 오-하며 마를롱이 감탄하는데.

쾰른에서 벌어진 일을 알고 있는 아론은 쓴웃음을 지었다.

라이언은 적의 공격으로 상처를 입은 게 아니었다.


‘제이드를 말리기 위해 그런 상황이 된 거지.’


상처는 적었다. 문제는 막대한 기력을 빌려서 사용했다는 점이다.

기력을 서로 전달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목인의 심장 같은 도구를 이용해도 되고.

이전의 재회에서 디아나가 제이드의 기운을 강탈해간 것처럼, 소량 정도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빌려가는 양이 많아지면 흐름이 막혀버리지.’


강제로 활동 정지가 되어버리기 때문에 웬만하면 쓰지 않는데.

제이드의 알 수 없는 폭주 덕분에 그럴 수밖에 없었다.


“뭐, 그런 셈이지. 일단 다들 복귀할 때까지 생각해보자.”


몇가지 자잘한 안건을 점검하자 회의는 끝이 났다.

오랜만에 만나 안부를 묻는 시간을 거치면서.


“저 먼저 일어나겠습니다.”

“나도 이만.”


마를롱과 스테인이 회의장을 떠나고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은 아론과 에녹, 클로에였다.

할 말이 없는 클로에도 눈동자를 뒤룩뒤룩 굴리며 떠날 기회를 엿보았다.


“저도...!”

“클로에 나가지 말고 있어 봐.”


마찬가지로 회의장을 빠져나가려는 그녀를 아론이 붙잡는다.

그의 말에 클로에가 바로 정자세로 대기했고 그 모습에 아론은 작게 웃었다.


“좀 쉬게 해주고 싶은데 부탁할 것이 있어.”


본래 가디언은 정치적인 일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전투원으로서 분명한 목적성을 띤 집단이니 만큼, 대부분의 대외적인 일은 컨티넌트에서 알아서 해결해주기 마련이었다.


“조금 빠르게 수습해야 할 것 같아.”


하지만 가디언들이 관여하지 말라는 제약은 없었다. 자신들이 움직인다면 컨티넌트 일동은 오히려 두 손 들고 환영할 것이다.

아론의 말을 에녹이 귀를 기울였고 클로에 또한 멀뚱멀뚱하게 듣고 있었다.


“프리지아부터 해결하자.”


프리지아의 사절단이 쾰른에 억류당한 상황.

어셔 백작가는 이미 장악했으니 그들을 바로 해방할 수 있겠지만. 프리지아의 마탑에서 이 일을 문제로 삼지 않을 리가 없었다.

원래라면 이 부분도 거론되지 않도록 할 수 있었으나.


‘하필이면 아그네스 공주가 그렇게 되어 버려서 어렵게 됐어.’


쾰른의 여왕 처단은 완벽하게 마무리되지 않았다. 본래 왕의 자리에서 협상자리에 앉을 공주는 현재 이어받을 수 없는 상태였다.


“에녹, 너는 프리지아 마탑에 이 내용을 전달해줘.”


아론이 손에 들고 있던 두루마기를 에녹에게 넘겨준다. 빠르게 펼쳐서 읽은 에녹이 아론의 의도를 이해했다.

이거라면 마탑도 차분히 기다려줄 것이다.


“근데 제이드도 동의한 사항인가?”


에녹의 질문에 아론이 고개를 까딱 위아래로 움직인다.

쾰른으로 떠나기 전에 이미 협의한 내용이었다.

약간의 소란은 있을지 모르나 문제가 될 여지는 하나도 없었다.


“물론이지. 그리고 이것도.”


이번에는 품에서 문서를 꺼내는데. 그 하단에는 가디언의 수장 아론의 상징, 화룡 문양의 도장이 찍혀있었다.

아론이 능글맞은 눈초리를 지었다.


“이제 우리 식구야.”


제이드도 정식으로 가디언이 되었다.

살짝 불안하지만 오리진의 갈피도 잡은 것 같았고. 무엇보다 티모시를 쓰러뜨린 전과를 인정했다.


“아론, 저는 뭐 때문에...?”


에녹과 이야기를 마치자 곧바로 클로에가 마음을 졸이며 묻는다.


“클로에는 제이드를 만나러 쾰른으로 가줘야겠어.”

“예?”


한순간 고개를 갸우뚱하는 클로에.

그녀는 근 2년 만에 박물관을 휴업하고 외근을 나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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