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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기사단장의 투잡 생활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Sn50
작품등록일 :
2022.07.18 12:32
최근연재일 :
2022.12.02 17:00
연재수 :
11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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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27
추천수 :
91
글자수 :
579,291

작성
22.10.2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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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84화 재대결 (2)

DUMMY

‘이걸 이렇게 온다고?’


당황하지 않고 로먼 또한 뒤로 물러났지만, 점점 그 거리가 짧아지고 있었다.


‘어떻게 계속 달릴 수 있는 거지?’


로먼은 전력으로 도망치면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제이드의 팔과 입이 보였다.

제이드는 클로에가 챙겨준 약초를 주먹으로 으깨고 씹은 뒤 뱉고를 반복하며, 로먼의 뒤를 쫓았다.


“쯥. 퉤.”


로먼의 전투가 치사하고 옹졸하다면 제이드는 단순하고 무식하다고 표현할 수 있었다.


‘뭘 먹으면서 싸우는 건 처음이네.’


체할까봐 조심해서 꼭꼭 씹느라 제이드는 턱이 아플 지경에 이르렀지만.

확실히 성과가 있고, 약초도 많으니 굳이 어설프게 머리 쓸 이유가 없었다.


“누가 이기나 해보자고!”


제이드의 저돌적인 행동으로 로먼은 전략을 수정하기로 했다.

점차 줄어드는 거리. 그로 인한 압박감을 견디기 힘들었다.


“아주 기가 살았군. 붙으면 이길 것 같아?”


분명 성가시게 되었지만, 낭패라고 여길 것까지 없었다.

로먼은 쉽게 가려 이러한 방식을 취했을 뿐, 정면 대결도 자신이 있었다.


“덤벼라!”


도망치는 것에서 공세로 태도를 바꾸자 오히려 제이드의 돌진이 늦춰진다.

소나기처럼 퍼붓는 그림자 주먹과 땅에서 솟아나오는 가시.

그저 체력을 갉아먹는 것이 아닌 충분히 위력을 가진 공격이었다.


“좋다, 차라리 이게 낫겠어. 빠르게 끝내주지.”


로먼은 전력으로 몰아붙혀서 꺾을 각오을 마쳤다.

토할 것 같은 메스꺼움을 참으며 한층 더 짙은 어둠을 뿌리기 시작했고.

방어에 전념하기 바쁜 제이드는.


‘이거 너무 다르잖아...?’


클로에한테 미리 들어서 알고는 있었지만, 역시 상상과 현실은 달랐다.

직접 마주한 로먼은 이전과 차원이 다른 힘을 보여주었다.

미처 피하지 못하고 허용한 일격.


‘얼얼하군. 하루만에 저리 변하다니.’


제이드는 긴장을 늦추지 않고 방어에 임하는 한편, 한가지 이상한 점을 느낄 수 있었다.

분명히 이전과 비교하면 비약적으로 강해졌는데도.


‘쉬운데?’


제이드의 숨통이 트인다. 금방 여유를 되찾고 넓어진 시야로 사전에 간파하며 미리 대처한다.

어느 순간부터 제이드가 허용하는 공격이 하나도 없었다.

이런 사실은 공격하는 당사자, 로먼이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실력을 숨긴 거냐...! 아니, 그럴 리가 없는데?”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상황. 로먼이 당황한 것이 눈에 훤하게 보였다.

이게 어떻게 된 조화인지, 무슨 재주를 부린 것인지 제이드 본인조차 알 수 없었다.


‘그냥 보이잖아. 그것도 아주 선명하게.’


희끠무레하던 그림자의 형태가 뚜렷하게 보였고.

어느샌가 푸르게 빛나는 제이드의 눈동자가 로먼의 모든 공격을 포착한다.

어디로 어디서 가는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는지까지.


“맞아! 맞으라고!!!”


로먼은 주구장창 공격하는 입장이었는데도 조바심에 점점 침착함을 잃어간다.

공격도 단조로워 지면서 날카로운 설계도 정교함도 사라진 지 오래.

그저 힘을 남발하고 있었다.


‘뭐하는 거지? 연기로 방심시키려는 건가.’


제이드는 이 상황을 곧바로 기회로 여기기보다는 상대의 함정으로 의심한다.

아직 모든 게 끝나지 않은 시점. 이 중요한 순간에 이성을 잃은 것처럼 행동하니 착각할만 했다.

하지만 제이드는 로먼의 긴박한 표정에서 결코 거짓이 아님을 눈치챘다.


‘진짜야? 정말 그런 거야?’


김이 팍 새며 초라해진 전투.

제이드는 더 이상 질질 끌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됐다. 빨리 끝내자.”


올라오는 짜증을 풀어내며 거침없이 전진한다.

이를 조롱이라고 여긴 것일까. 로먼은 핏발 선 눈으로 제이드를 째려보았다.


‘노려보면 어쩔 건데.’


제이드의 걸음을 막을 수 없었다.

강력한 한방 찌르기는 눈으로 보고 회피하면 그만이고.


“어떻게 피하는 거야!!!”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지르며 내지른 광범위한 공격이 청색의 방패가 막혔다.

패턴 하나 바뀌지 않은 단순한 반복.

이윽고 제이드는 방패조차 치워버렸다.


“죽어!!!”


이를 기회라 여겼는지 다시 한번 그림자의 비가 제이드에게 쏟아졌지만.

제이드의 손에서 뿜어져 나온 푸른 연기가 그림자를 지워버렸다.


‘클로에가 말한 게 이런 거였나?’


클로에와 비교하면 조잡했지만, 제이드는 나름 연기술을 시전해본다.

손으로 펼치는 빠르고 안정적인 방어기술.

순간 욱했던 마음이 순식간에 가라앉으며 흥미가 생긴다.


“으아아아아!!!”


이성을 잃은 로먼이 재차 공격을 가하지만.

제이드에게 전혀 위협적이지 않았고, 정해진 공격을 가하는 연습상대로 전락해 있었다.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그를 상대로 여러 가지 실험을 한 후에야.


‘이 정도면 충분하다.’


제이드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끝낼 생각을 했다.

얼마나 적용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에게는 매우 좋은 경험이었다.


“이제 죽어.”


제이드는 마지막으로 약초 뿌리를 꺼내 씹으며 냉정하게 선언했다.


*


한편 무스타바의 주도하에 시작된 불곰 사냥.

거의 막바지에 이른 제이드와 로먼의 대결과는 달리 아직도 한창 치열한 혈투를 벌였다.


“그 고생을 한 보람이 있어!”


무스타바가 여유롭게 불곰의 공격을 피했고, 예상과 다른 의외의 장면이 펼쳐지고 있었다.

쿠어어어-.

불곰의 울음소리가 작고 휘두르는 앞발은 형편없이 느렸다.


“발카르!”


불곰을 잡기 위해 손수 제작한 거대한 돌도끼가 회수하지 못한 앞발을 내려찍는다.

여전히 가죽을 뚫지 못했지만, 불곰은 충분히 고통스러워 했다.


“크하하!”

끼릭-!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벌써 스무 번도 넘게 도끼에 발등을 찍혔기 때문이다.

이미 곰의 왼쪽 앞발은 사실상 너덜너덜한 상태.

그렇다고 반댓발에 힘이 실려있는 것도 아니다.


“너 같이 괴물 같은 놈도 지치긴 하는군!”


눈에 띄게 지친듯한 모습과 영 멕아리가 없는 행색.

녀석은 정상적인 몸상태가 아니었다.


“포기한 거냐? 근성이 없다!”


무스타바는 상대가 짐승인 걸 모르는지 끊임없이 중얼거렸고.

그 노력에 뉘앙스를 눈치챘는지 불곰은 한껏 성질을 부렸다.


“그래, 그렇지. 좀 더 힘을 내라고!”


무스타바는 또다시 히죽 웃으며 환호했다.

제이드가 해가 중천에 이르러서야 싸움에 들어갔지만, 이들은 새벽부터 불곰과 맹렬하게 부딪치고 있었다.


“아직 멀었다.”


곰이 자리잡은 동굴 입구에 불을 지르고 바로 도망치면서 장장 6시간의 괴롭혔고.

무스타바는 충분한 휴식은 물론 약초로 도핑까지 마친 상태.

그러한 인간의 집요함에 불곰은 제대로 쉬지도 먹지 못한 채 싸움을 지속했다.


‘너도 당해봐라.’


이는 맹수를 잡는데 효과적인 방법이면서도 좋은 복수이기도 하다.

불에 그슬린 털이 너무나 볼품없어 보인다.


‘마음대로 짓밟고 떠나던 그때와 다르다.’


고작 이런 짓으로 부족원들의 넋을 달랠 수는 없겠지만, 무스타바는 악독한 사냥꾼이 되어 원한을 쏟아내고 있었다.


“발-카-르!”

끼익-.


무식하게 커다란 도끼를 휘두르는 무스타바도 문제였지만.

불곰은 날파리처럼 자신의 뒤를 왔다 갔다 하는 피노도 무척이나 거슬렸다.

마침내 피노에게 관심이 쏠리며 덩치로 짓누를 생각으로 돌진하자.


“넘겨버려!”


무스타바의 외침에 따라 피노는 달려드는 불곰의 앞발 사이로 들어가더니, 곧장 뒷다리를 어깨로 들이박았다.

부피에 비해 무게가 많이 나가는 강철목의 신체를 가진 피노가 전력으로 들이박자, 불곰은 앞으로 나자빠졌다.


“잘했다, 이거나 먹어!”


일어나려 버둥거리는 사이, 무식하게 거대한 돌도끼가 뒷다리를 두들겼다.

쿠오오오!!!

쿵, 쿵.


“흡, 흡! 저리 치워라.”


무스타바는 고통에 몸부리치며 반사적으로 내뻗은 불곰의 앞발을 뿌리치며 작업을 계속했고.

가까스로 몸을 일으킨 불곰이 이번엔 제대로 힘을 실어 그를 공격한다.

콰앙!!!


“크으윽!!!”


두손으로 도끼를 꽉 쥐며 낮은 자세로 날아가지 않게 버텨냈다.

관절 뼈마디가 욱신거리고 근육이 비명을 질렀지만, 덕분에 피노가 녀석의 등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죽여버려...!”


무스타바가 쥐어짜낸 음성. 불곰은 그제야 피노의 존재를 눈치채고 몸을 이리저리 흔들었지만.

피노는 한손으로 털을 붙잡으며 안정된 자세로 불곰의 눈에 남은 한쪽 팔을 사정없이 찔러넣었다.


쿠와아아아아!

불곰 큰 덩치로 바닥을 미친 듯이 구르며 발악하는데, 피노는 이미 등에서 내려와 무스타바의 곁에 서 있었다.


“후우, 후.”


한쪽 무릎을 꿇은 무스타바가 숨을 몰아쉬고 고르게 안정됐을 무렵.

불곰은 발악을 멈추고 힘겹게 네발로 일어섰다.

낮은 울음소리로 경계하며 천천히 거리를 벌렸다.


“도망가지 마라.”


무스타바는 겁에 질려 도망치려는 불곰에게 다가갔다.

손으로 닿기도 힘든 높이에 있던 불곰의 머리가 바닥까지 내려와 있었다.

퍽, 퍽. 퍽.


“하앗! 후!”


무스타바는 아무 말 없이 녀석의 머리를 사정없이 내려찍었다.

반항할 의지조차 잃은 짐승이 두 발로 머리를 감쌌지만.

열 번, 스무 번, 서른 번을 넘어가면서 스르륵 미끄러져 내려갔고, 불곰 사냥은 그리 마무리되었다.


*


코앞으로 다가온 제이드가 검을 정면에서 일직선으로 치켜세운다.

로먼은 그 모습을 두고 볼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까지 격차가 나다니...”


제이드는 로먼의 중얼거림을 듣고 한숨을 참지 않았다.

저 인정할 수 없다고 부정하는 표정이 티모시를 연상시킨다.


‘한심하군.’



누군가는 기력을 사용해서 순식간에 강해진 제이드가 할 생각이 아니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제이드는 어떻게든 극복할 방안을 생각했을 것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애초에 이런 짓 안하고 살면 되잖아.’


자신들의 행동 탓에 이런 상황이 온 것은 생각지도 않은 채, 눈앞의 상황만 부정하면서 현실도피를 하다니.

게다가 반성하는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죽어나간 사람들만 불쌍할 따름이다.


“아오, 걍 죽어.”


더 이상 들을 말도 없다.

제이드의 검이 단번에 로먼의 정수리로 향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고 허공을 베었다.

잔상이 일며 사라진 로먼은 멀찍한 공간에 나타나더니 숨을 몰아쉰 후.


“허억, 허. 파몬드 네가 여긴 왜...?”


대륙에서 보기 드문 검은 머리와 검은 눈을 지닌 청년.

자신의 어깨를 붙잡고 있는 파몬드를 의구심 섞인 눈으로 바라보았다.


‘역시 한패였나. 근데 왜 이제야 나섰지?’


눈에 적응하기 시작하면서 제이드는 파몬드의 존재를 진작에 눈치채고는 있었다.


“안녕?”


마치 친구를 만난 것처럼 파몬드가 제이드를 향해 친근하게 인사를 건넸지만.


“그거 냅두고 꺼져.”


제이드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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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99화 활동 재개 (2) 22.11.15 78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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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95화 낭중지추 (2) 22.11.09 75 0 11쪽
95 94화 낭중지추 (1) 22.11.08 71 0 11쪽
94 93화 반발 (2) 22.11.07 70 0 11쪽
93 92화 반발 (1) 22.11.04 74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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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89화 네 개의 기사단 (4) 22.11.01 75 0 11쪽
89 88화 네 개의 기사단 (3) 22.10.31 81 0 12쪽
88 87화 네 개의 기사단 (2) 22.10.28 89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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